“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전 세계가 주목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지난 2018년 2월 3중전회 이래 약 20개월 만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시진핑(习近平)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의 집권 2기 반환점을 넘어서는 시점에 개최되기 때문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중국은 9000만여 명의 당원 중 2200여 명으로 전국대표대회 대표를 구성한다. 이들 가운데 중앙위원은 205명, 후보위원 171명이다. 여기서 25명을 골라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또 다시 추려 7명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최상위 권력기관을 꾸린다. 중앙위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하는 것을 중전회라고 부른다. 중전회는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 열린다. 이번 4중전회는 제19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위원회가 출범한 뒤 네 번째로 열리는 중앙위원들의 전체회의라는 의미이다. 전국대표대회는 5년 회기에 한 번 열린다. 그 외 시간에는 중앙위원회가 중국공산당을 대표해 중요 정책과 인선 등을 심의, 결정한다.
한편 4일간 일정으로 지난 10월 26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된 4중전회에 앞서 홍콩 ‘명보(明報)’는 정치국 상무위원 수를 7명에서 9명으로 늘려 후계구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시 총서기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천민얼(陈敏尔) 충칭(重庆)시 당 서기, 후춘화(胡春华) 부총리가 신임 상무위원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홍콩 사태, 중·미 무역전쟁 등 악재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후계자 지명을 서두를 것이라는 명보의 예측은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역시 명보의 보도를 받은 언론매체는 전혀 없었고, 4중전회 결과 오보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명보는 ‘동방일보(東方日報)’, ‘성도일보(星島日報)’ 등과 함께 홍콩의 3대 일간지로 꼽힌다. 1959년 무협소설로 유명한 진융(金庸)과 그의 친구 선바오신(沈寶新)이 함께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총서기를 ‘당 핵심’으로 표현하면서 “모든 당과 민족, 인민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에 따라 긴밀히 단결을 강화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와 국가 체계 현대화를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4중전회 결과를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신중국 70년간 이룬 성과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가 중국의 발전에 근본적인 보장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따라 긴밀히 단결해 ‘두 개의 100년’(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인 2021년·신중국 건국 100년인 2049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화통신은 “4중전회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체제가 중국을 발전시킨 과학적 체계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 제도는 14억 명 인구를 가진 국가의 두 개 100년 목표 실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4중전회는 중국의 국가 제도와 국가 통치체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우월하다며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泽东)사상, 덩샤오핑(邓小平)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사상 아래 당의 영도와 의법치국을 견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중국 공산당의 영도체계를 견지하고 완비해야 한다며 당 중앙의 권위를 결연히 옹호하고 당의 영도가 국가 통치의 각 분야에 구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과 군대 건설에서 ‘시진핑 강군 사상’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 군의 최고 지휘권을 당 중앙에 맡겨 세계 일류의 군대를 만들기로 했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견지하며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 대만과의 평화 통일 기조도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공산당이 4중전회를 마치고 발표한 공보에 새로운 정책이 거의 없는 가운데 법률적 수단으로 홍콩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향후 홍콩에 대한 압박 강도가 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공산당은 홍콩의 시위사태를 의식한 듯 특별행정구의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홍콩의 헌법격인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중 23조 사항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시사하고 있어 매우 의미심장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미중 무역전쟁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등에 대한 언급 없이 홍콩 문제만 ‘콕 집어’ 말한 것을 볼 때 중국이 앞으로 홍콩에 관한 압박 강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은 지난 199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1985년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홍콩 기본법 초안 작성위원회를 결성된 뒤 1990년 제7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통과돼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날부터 시행돼왔다. 23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홍콩특별행정구는 자체적으로 법을 제정하여 국가를 배반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며 반동을 선동하고 중앙 인민 정부를 전복하며 국가기밀을 절취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며 외국의 정치조직 또는 단체가 홍콩특별행정구에서 정치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홍콩특별행정구의 정치조직 또는 단체가 외국의 정치조직 또는 단체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즉 23조는 홍콩특별행정구가 독자적인 법률을 제정해 국가 전복이나 반란을 선동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난 2003년 홍콩 정부는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50만 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 시위에 나서 반발해 법안이 철회됐다. 반면 마카오에서는 10년 전 비슷한 취지의 법안이 제정됐다.
‘범죄인인도법안’, 이른바 송환법 개정 강행이 1997년 홍콩 반환 뒤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초래한 가운데 이번에 중국의 압력 속에서 국가보안법 도입이 재추진되면 홍콩의 정치적 갈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지난 2일 홍콩 완차이(灣仔)에 있는 신화통신 홍콩사무소의 유리문과 창문이 부서지는 등 시위대의 습격이 일어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가 되고 있는 듯하다. 당시 건물 내에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불길을 신속히 잡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화통신 대변인은 2일 밤 성명을 내고 “폭도들의 만행에 극도로 분개하고 야만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며 “홍콩 경찰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폭도들이 중국의 상징적 기관인 신화사를 파괴한 것은 홍콩 법치의 치욕일 뿐만 아니라 중앙 정부와 중국 본토에 대한 도발”이라며 “폭력으로 홍콩의 모순을 격화시키려는 범죄자들의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 언론사로 국무원 산하 기관이다. 공산당과 정보부에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갖춘 중국 정부 최대 정보수집기관이기도 하다. 전 세계 107개국에 지사도 갖고 있다. 홍콩 경찰은 3일 성명을 통해 “공공질서와 시민들의 일상적 삶을 파괴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지난 7월 입법회를 점거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중국 문양을 훼손했고, 10월 7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막사 건물로 몰려가 레이저 빔을 쏘면서 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급기야 중국 기관을 상대로 직접 공격을 가한 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요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에 경찰은 ‘방어 후 진압’에 나서던 기존 방침을 바꿔 처음부터 시위대 해산에 나서는 적극적인 대처로 최소 2명의 구의원 선거 후보자를 포함해 200여 명의 시위 참가자를 체포했다.
19기 4중전회가 그동안 국가 운영과 철학, 정책 방향을 재확인한 선에서 끝내고 홍콩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냄에 따라 당의 통치 능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문제를 국가안전과 안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개입은 노골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힘에 부치게 될 홍콩 시민들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여론전을 더욱 펼치게 될 것이고, 이는 중국 내부 문제에 외세를 끌어들인다는 이미지를 덧칠하게 돼 중국 본토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거센 비난을 받게 돼 홍콩 시민들의 고립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홍콩 자치정부나. 홍콩 시민이나 모두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어 보인다. 시간이 지나 명분이 켜켜이 쌓이면 중국은 행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전에 ‘솔로몬의 지혜’와 같은 해법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홍콩 문제를 생각하면서 오늘의 중국교회가 오버랩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사진 | voakorea.com, 신화망 왕빈 | 중국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