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3.jpg) ‘六个钱包’(liù gè qián bāo)는 ‘여섯 개의 지갑’이라는 뜻으로 ‘식스 포켓(six pocket)’이라고도 불린다. 이 단어는 원래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부모는 물론이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까지 여섯 명이 가지고 있는 여섯 개의 지갑이 언제라도 자녀를 위해 동원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저출산으로 한 가정에 자녀가 한 명이나 두 명으로 줄어들었고, 경제력 있는 부모나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금쪽같은 내 새끼’를 위해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게 되면서 이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모, 고모, 삼촌의 지갑까지 가세하면서 ‘세븐 포켓’, ‘에잇 포켓’이 되기도 한다. 돈이 나오는 지갑의 개수에 따라 ‘텐 포켓’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산업은 여전히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한 가정에 한 자녀 낳기 운동’을 장려해 오다가 1982년 9월부터는 국가의 정책으로 결정되었다.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의 산물로 만들어진 신조어가 ‘샤오황디(小皇帝)’와 ‘샤오공주(小公主)’이다. 이 말은 가정에서 하나뿐인 자녀를 꼬마 황제나 꼬마 공주로 떠받들면서 키운다는 뜻이다. 이 정책은 중국 사회의 근간을 바꿔 놓았으며 갖가지 신조어를 양산해 냈다. 그중에 하나가 샤오황디나 샤오공주에게는 지갑이 여섯 개나 된다는 ‘六个钱包’이다. 중국에서 말하는 여섯 개의 지갑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말하는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말하는 여섯 개의 지갑은 아이의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총 여섯 명의 지갑을 가리킨다. 그런데 중국에서 말하는 여섯 개의 지갑은 아빠의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그리고 엄마의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총 12명이 가진 6개의 지갑을 가리킨다. 이 12명이 하나밖에 없는 자녀(혹은 손주, 증손주)에게 따로 용돈을 챙겨주거나 선물을 사 준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샤오황디나 샤오공주는 집에서만큼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다.
그러나 1980-90년대에 태어난 샤오황디나 샤오공주는 대학을 졸업한 뒤 막상 사회에 진출하면 ‘月光族’이 되기 일쑤이다. 월광족은 매달 받는 월급을 다 써버리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또 이들은 ‘月欠族’로 전락하기도 한다. 월흠족은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월급이나 용돈을 다 써버리고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젊은이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또 ‘草莓族’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그 이유는 온실 속에서 자란 딸기가 겉보기에는 예뻐 보이지만 조금만 압력이 가해져도 쉽게 물러버리는 특징이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겨난 신조어이다. 이들은 자기 몸을 너무 사리고 스트레스나 좌절을 좀처럼 견디지 못한다. 또한 그들 중 일부는 ‘일단 쓰고, 사고 싶은 것은 다 사고, 즐기고 보자’라고 하면서 무절제하게 돈을 쓰다가 빚에 쪼들리고 은행 대출 상환에 허덕여 결국 ‘팡누(房奴, 하우스푸어, 집의 노예)’, ‘처누(车奴, 카푸어, 차의 노예)’, ‘카누(卡奴, 신용카드의 노예)’로 전락되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여섯 개의 지갑으로 집을 사라(六个钱包买房)’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여섯 개의 지갑은 남편의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와 아내의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의 지갑을 가리킨다. 여섯 개의 지갑으로 집을 사라는 말은 2018년 4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의 위원인 판강(樊纲)이 중국중앙(CC)TV2의 ‘중국경제대강당(中国经济大讲堂)’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것이다. 그가 한 이 말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판강은 젊은이들이 만약에 여섯 개의 지갑을 모아서 집 계약금(첫 지급액)을 치룰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은 집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강의 이 말을 들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그가 젊은이들에게 ‘啃老族(캥거루족)’으로 살도록 부추기고 있다면서 그를 비난했다. 그들은 만약 여섯 개의 지갑을 젊은이들이 집 사는데 다 써버리고 나면 노인들이 병들어서 큰 돈이 필요할 때 가족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분노했다.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막무가내로 판강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어떤 상황 가운데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아서 생긴 오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판강의 말을 전달하는 매체들이 당시 상황과 그의 본래 의도를 전하지 않고 여섯 개의 지갑으로 집을 사라는 말만 보도했기 때문에 대중이 판강의 말을 오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TV 프로그램의 방청객 중 한 명이 “청년들이 집을 임대해서 사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집을 사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이때 판강은 여섯 개의 지갑이 바로 가정 형편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대답했다. 만약에 재력이 허락한다면 마땅히 분할 상환식 담보대출 시스템을 잘 활용해서 집을 살 수 있으며, 재력이 허락되지 않으면 집을 임대하는 방법을 고려해야지 억지로 무리해서 집을 사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판강은 결혼한 젊은 부부가 여섯 개의 지갑을 활용하여 계약금을 지불할 수 있는 형편이 된다면 집을 사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덧붙여 설명하기를 만약 집을 사게 되면 매달 대출금을 갚아야 하지만, 20년 혹은 30년을 갚으면 그 집이 바로 자기 집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집을 임대할 때 전세제도가 없기 때문에 월세로 집을 얻어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월세가 비싸기 때문에 월세를 내는 돈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주택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중국 정부도 계속해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집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은 경제 구조조정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2019년 5월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의 요시노 소장은 중국의 부동산 버블(거품)이 1980년대 일본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가격에서 버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北京)의 평균 집값은 2000년대 초반 1㎡당 4000위안(약 68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무려 15배가 오른 6만 위안(약 천만 원)을 웃돌고 있다. 베이징 일대에 최근 새롭게 들어선 신규 아파트 단지의 매매가는 무려 1300만 위안(약 22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1996년 5.6에서 2013년 7.3으로 뛰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적정 집값이 중산층 소득의 3~6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8년 10월 기준으로 베이징 같은 1선 도시(一线城市, 중국에서 가장 발달한 4개 도시를 말한다. 즉 상하이[上海], 베이징, 선전[深圳], 광저우[广州])는 집값이 중산층 소득의 50배 이상이며 상대적으로 낙후한 3~4선 도시도 중산층 소득의 30~40배 수준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여 일본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일반 직장인이 여섯 개의 지갑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하기’는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렵고 힘들다. 더 잔인한 사실은 매우 많은 젊은이들이 설사 어른들의 여섯 개의 지갑을 다 털어서 돈을 모은다고 해도 집 한 칸의 계약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전히 높은 집값으로 고통받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여섯 개의 지갑으로 집을 사라는 말은 그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기에 사람들이 여섯 개의 지갑을 털어서 무리하게 집을 사고 결국 팡누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2019년 7월 30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개최된 뒤 중국 부동산 시장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 방침이 재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중앙정치국 회의를 통해 중국 정부가 2019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과 부동산 산업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정리했다고 평가했다. 우선 그간 중국 정부가 줄곧 강조해 왔던 부동산의 원칙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중국 정부는 줄곧 ‘집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회의 결과로 부동산과 경기부양을 연결하는 시장의 관성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인지 전문가들은 관망하고 있다.
중국전문가들에 의하면 부동산과 중국 경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임대 소득세와 구매 제한과 같은 단기적인 규제 조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실물경제를 크게 발전시키고 공급측의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젊은 세대가 유독 주택 마련에 필사적인 이유는 성비 불균형 문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얼마 전까지의 극심한 남아선호사상으로 성비 불균형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남성의 여성 배우자 찾기가 어려워진 상태이다. 그래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집을 미리 장만하는 것이 남자측의 혼수용품이 되었다. ‘집 없으면 장가도 못 가’는 중국에서 80, 9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이들이 여섯 개의 지갑으로 집을 사려는 추세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참고 자료 https://baike.baidu.com/item/六个钱包/22528523?fr=aladdin, 2019.9.13 열어 봄. https://baijiahao.baidu.com/s?id=1599802762363090132&wfr=spider&for=pc, 2019.9.13 열어 봄. http://baijiahao.baidu.com/s?id=1598717887460916784&wfr=spider&for=pc 2019.9.13 열어 봄. http://k.sina.com.cn/article_1668926483_6379cc1302000am2x.html, 2019.9.13 열어 봄. https://zhuanlan.zhihu.com/p/36108013, 2019.9.13 열어 봄 http://news.g-enews.com/view.php?ud=201905291427389657f806fa96c5_1&md= 20190529164342_M, 2019.9.13 열어 봄. https://leekihwan.khan.kr/entry/소황제와-6개의-지갑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지 전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