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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된 <13·5규획 강요>에서 일대일로 전략이 향후 중국의 국가 전략의 주요내용으로 공식화하면서, 중앙 정부와 각 지방 정부(성급 31개)들은 13·5규획(2016년-2020년) 기간 동안의 일대일로 추진계획을 마련했고 현재 진행 단계에 있다. 중국 정부가 설명하고 있듯이 일대일로 전략의 뼈대인 5통(정책소통, 인프라연통, 무역창통, 자금융통, 민심상통)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민심상통은 다른 4통의 사회적 토대가 된다. 일대일로 권역 내 국가들의 시민사회와 일반 국민들의 전반적인 지지와 참여 없이 그리고 상호 간의 연계 없이 각국 정부 지도자들의 의지만으로는 그 광대한 프로젝트의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심상통 영역은 곧 일대일로 역내의 각국 시민사회 간의 교류와 협력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첫째, 민심상통 영역의 주요 행위자는 시민사회 내 시민 개개인, 집단/계층, 사회단체, 민간조직/NGO, 활동가 그룹, (사회적 기업 등의) 사회적 경제부문, 싱크탱크/민간연구소 등이 될 것이고, 통상 제2섹터로 분류되는 일반기업 또한 시민사회에 포함될 수 있겠다. 둘째, 민심상통 영역의 주요 내용으로는 문화교류, 관광교류, 청소년/청년교류, 도시 간 교류, 학술교류, 교육협력, 과학기술협력, 민간조직 간 협력, 빈곤감소와 지역개발사업/프로젝트, 공익/자선활동 협력, 의료/보건협력,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상황적·구조적으로 볼 때 시민사회 교류와 협력, 즉 민심상통은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일대일로 권역 내의 60여 개 국가들이 모두 저발전국 혹은 발전도상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치발전과 경제발전을 이미 오래 전에 달성한 소위 선진국, 즉 발전국가는 시민사회의 역사가 길고, 그에 따라 시민사회가 축적한 역량과 경험이 두터우며, 사업/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과 (경제적·사회적) 자본의 조달 또한 시민사회의 힘만으로 충분하다. 그에 반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발전의 정도가 미약한 저발전국과 발전도상국의 경우 시민사회가 충분히 성숙되어 있지 않다. 시민사회의 역사가 일천하고,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경험도 적으며, 자체적으로 조달/동원할 수 있는 가용자원과 (경제적·사회적) 자본에도 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대일로 전략의 추진과 실행에 있어 민심상통 영역은 정책소통, 인프라연통, 무역창통 등의 타영역들과 보조를 맞추어 함께 진행되는 게 논리적/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 특히 양자 혹은 다자간의 지역협력 관련 정책을 만들고 상호 조율하는 정책소통 영역의 역할이 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일대일로 권역 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역내 각 시민사회가 상호 교류와 협력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필요한 자원과 자본들을 측면에서 지원해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민심상통 영역은 정책소통 등 타영역의 진행과 비슷하게 혹은 시간적으로 약간 이후에 진행되는 것이 타당할 텐데, 중국 내 각급 연구소와 기관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민심상통 관련 사업들의 추진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심상통 관련 사업들이 주로 여행·관광교류, 실크로드 관련 문화제, 영화제와 박람회 개최, 역내 국가 유학생들의 중국 유치 등 비교적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행사 혹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일 것이다. 향후 정책소통 등 여타영역에서의 협력이 보다 심화되면 민심상통 또한 단순한 여행·관광교류나 문화제·영화제 등의 행사개최를 넘어 교육협력, 빈곤감소와 지역개발사업, 공익/자선분야 협력, 의료/보건협력, 민간조직 협력 등으로 발전, 확장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관련국들의 정부와 시민사회의 학술적·정책적·실천적 합력이 필요할 것이다.
민심상통 영역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연구과제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13·5규획 기간 중국의 중앙 정부와 성급 지방 정부가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 양 방면을 따라 추진 중인 민심상통 관련 사업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후 주요사업들에 대한 심도 있는 사례연구의 실시가 요청된다 하겠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민사회 교류와 협력’이라는 명제 하에서 그리고 정책소통 영역 등 타영역과의 연관성 속에서 이에 대해 살펴야할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연구를 통해 민심상통 영역의 성과와 한계, 강점과 취약점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그 후에는 연구내용과 결과를 토대로 민심상통 영역의 향후 전망과 제언을 제시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역내 국가들의 상호이해, 호혜평등, 공존공영을 추구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실현에 있어 민심상통이 그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려면 관련 정책과 사업이 어떤 중장기적 방향성과 방식, 내용을 가져야 하는지 전망과 정책적·실천적 제언을 도출하고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사진 | 바이두 김성민 | 동서대 국제관계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