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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가 변화 발전하면서 새로운 사물과 새로운 제도, 새로운 상황에 대한 신조어가 봇물 터지듯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생겨난 신조어는 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가 제2, 제3의 파생 효과를 가져 온다. 최근 일본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사축(社畜)’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한때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社畜(shèchù)’은 ‘회사가 기르는 가축’이라는 뜻으로 직장인 스스로 자신을 직장에서 시키는 대로 순종하는 동물이라고 폄하하며 자조하는 표현이다.1)
또 직장인을 ‘上班狗(shàngbāngŏu)’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무슨무슨 개(-狗)’ 형태의 신조어는 현재 중국 인터넷상에서 가장 핫한 신조어로 单身狗(dānshēngŏu, 솔로), 理工狗(lǐgōnggŏu, 이공대생), 科研狗(kēyángŏu, 과학연구 종사자), 考研狗(kǎoyángŏu, 대학원 시험 준비생), 考公狗(kǎogōnggǒu, 공무원 시험 준비생), 高三狗(gāosāngǒu, 고3학생), 数学狗(shùxuégǒu, 수학 전공자), 文科狗(wénkēgǒu, 인문계 전공자), IT狗(IT전공자), 金融狗(jīnrónggǒu, 금융 전공자) 등등 현재도 수많은 신조어를 파생시키며 놀라운 조어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서 ‘-狗’는 개가 아니라 사람을 의미하며 개보다 못한, 혹은 개처럼 낮은 지위의 자신을 조소하는 느낌을 담고 있다.
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예가 또 있는데 최근 크게 부흥한 중국 IT산업의 역군인 프로그래머(程序员, chéngxùyuán)를 IT업계에서는 ‘程序猿(chéngxù yuán)’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정보혁명(信息革命)을 통해 4차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자 프로그래머 발굴 육성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래머 자신들은 비록 높은 연봉과 대우를 받고 있지만, 앱 개발에 자신들의 청춘을 담보 잡혀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일만 하면서 갇힌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의미로 자신들을 ‘程序猿’으로 지칭하고 있다.2) IT인재들을 부르는 또 다른 말은 ‘码农’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 주로 CODE와 관련된 일이고 IT기업이 대부분 수도권 인근에 위치하여 자신들을 ‘농’민이라 칭하게 되었다.3)

직장인들 스스로 존재가치와 일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는 표현은 또 있다. 업무를 지칭하는 중국어는 ‘工作’이다 그런데 휴식 시간을 마치고 돌아갈 때, 친구에게 매일 회사에서 힘든 일을 한다고 할 때도 회사 ‘업무’를 “工作”이라고 하지 않고 “搬砖(벽돌 나르기)”라고 한다. ‘搬砖’은 건축 현장에서 벽돌을 옮기는 일을 말한다. 직장 일이 힘들어도 월급은 높지 않기 때문에 성취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자기의 일을 자조적으로 낮춰서 표현한다. 사실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극소수 엘리트를 제외하고 대부분 월급이 이상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월급이 적다보니 부업에 대한 개인적 요구가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를 지칭하는 “副业刚需(fùyè gāng xū)”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교육을 통한 부업으로 물질과 기회를 창출하려는 직장인들의 요구가 중국 사회에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샐러런트(샐러리맨과 스튜던트를 합친 말로, 공부하는 직장인을 이르는)는 말나 직장인 투잡족이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은 상태라 중국 사회의 이러한 변화는 지극히 정상적인 발전 과정이라 하겠다.
한 가지 예를 더 살피면 직장인 연가(年假)제도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연차를 주로 여름휴가에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따로 여름휴가가 없다. 물론 중국 노동법에 연가제도4)가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직장에서의 업무가 철저히 분업화하여 있어 당사자가 없으면 그 일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며칠 자리를 비우게 되면 회사에 영향이 크다. 그래서 일부 회사에서는 단체로 휴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아직 대부분 중국인들에게 ‘여름 휴가철’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다. 대신 중국에는 봄(5월 1일 노동절)과 가을(10월 1일 국경절)에 갖는 장기(3일) 휴가가 있다. 봄, 가을이면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절이고 주말을 끼면 장기 연휴라고 할 수 있어 여름휴가에 대한 요구가 우리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상 간단하게 살펴본 몇 가지 신조어들은 중국 직장인들이 느끼는 고충과 현실적 괴리감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현재 중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기 비하적 칭호는 오히려 사람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대상화하는 과정이라고 할까? 중국 사회의 변화 발전으로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여유가 주어졌고 이를 향유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마음의 여유로 느껴진다. 사실 직장이 없는 이들에게 ‘上班狗’나 ‘程序猿’가 어쩌면 부러운, 혹은 도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 성원들의 이러한 자각과 인식의 변화가 중국 사회의 변화에 어떤 작용을 하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미주 1) 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7%A4%BE%E7%95%9C 2) 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7%A8%8B%E5%BA%8F%E7%8C%BF 3) 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7%A0%81%E5%86%9C/10262742?fr=aladdin 4) 근속기간이 1년 이상 10년이면 5일, 10년 이상 20면 미만이면 10일, 20년 이상일 때 15일에 대한 연가를 보장하고 있다. 출처 https://baike.baidu.com/item/%E5%B9%B4%E5%81%87
사진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