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설정   사이트맵    사역에 동참하시려면  
    HOME  |  선교회소개  |  교육.훈련  |  중국을주께로  |  중국기도  |  중국어교실  |  자료나눔  |  커뮤니티  |  도서·음반
   
중국을 주께로는
전체보기
이번호보기
지난호보기
주제별보기
  특집/기획
  선교전략
  중국교회
  중국사회와 문화
  지역 및 종족연구
  중국뉴스
  중국어관련
  선교일반
  선교나침반
  중국 기독교
  기획
정기구독안내
해외정기구독안내
HOME > 중국을주께로 > 이번호보기
2019.6.3 통권 202호     필자 : 나은혜 프린트   이메일 
[나은혜 선교문학]
성구(聖具)보내기 통로가 된 이유


내가 속한 노회의 목회자 밴드에 필요한 사람에게 교회 장의자 15개를 주겠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그런데 장의자를 주겠다는 교회는 울산에 있었다. 울산은 수도권에서는 꽤 먼 곳이다. 하지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가 관리하는 목회자와 선교사 카카오톡 단체방(이하 단톡방)에 이 소식을 올렸다. 그랬더니 얼마 되지 않아서 필리핀 세부(Cebu)에서 사역하는 K 선교사님이 선교지의 교회에 장의자가 필요하다는 답글을 보내왔다. 나는 속으로 “아이쿠, 또 선교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국내에서는 장의자든 뭐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큰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다.

이삿짐센터나 화물트럭 등 다양한 이동수단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해외는 다르다. 우선 배에 실어 보내야 하는데 선적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K 선교사님은 선적비용을 알아보더니 200만 원 이상이 들것 같다고 하였다. K 선교사님은 선교지의 교회에서 장의자가 꼭 필요한 것이었기에 선적비용을 위한 후원모금을 곧바로 시작하였다. 놀랍게도 후원모금을 시작한 지 며칠이 안 되어서 선적비용이 다 채워졌다. 나는 그렇게 수월하게 필리핀 세부에 ‘장의자보내기’가 되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는데 필리핀에 더 필요한 성구가 있으면 가져가는 길에 보냈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K 선교사님에게 뭐가 더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어볼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른 단톡방에 아담한 강대상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안양에 있는 Z교회가 강대상을 내놓았는데 필요한 분은 가져가라는 것이다. 나는 얼른 필리핀의 K 선교사님에게 연락을 했다. 그런데 K 선교사님은 곧바로 카카오톡(이하 카톡)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강대상이 필리핀에서 필요한지 어떤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단톡방에서는 강대상을 가져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벌써 그룹단톡방에는 “그 강대상 저 주세요. 제가 가져가겠습니다.”라는 문자가 올라왔다. 그룹 안의 다른 목사님이 강대상이 필요하다며 가져갈 의사를 보이신 것이다. 내가 필리핀 선교사님의 답장을 못 받아 멈칫대고 있는 사이에 단톡방의 다른 목사님이 그 강대상을 찜해 버린 것이다. 나는 내 일도 아니지만 아무튼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장의자를 보내는 김에 강대상까지 선교지로 보내면 좋았을 텐데, 허나 이렇게 값을 지불하지 않고 가져가는 물건들은 언제라도 먼저 찜한 사람이 임자이다. 나는 너무 아쉬웠지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카톡을 뒤늦게 읽은 K 선교사님이 그제야 연락을 보내왔다.

 


사진을 보니 강대상이 그리 크지도 않고 아담하니 가져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이미 강대상을 가져갈 임자가 정해졌는걸, 나는 K 선교사님에게 선교사님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다른 분이 가져가기로 했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자 K 선교사님은 몹시 아쉬워했다. 필리핀 세부에 교회를 다섯 곳이나 세운 K 선교사님이니 그중 어떤 교회 안에 성구들을 채워 주고 싶은 곳이 있었나 보다. 그런 K 선교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강대상을 먼저 찜한 목사님에게 염치 불고하고 카톡으로 문자를 남겼다. “목사님, 필리핀 선교사님이 강대상을 필요로 하시는데 혹 양보할 마음은 없으세요?” 그런데 금방 답장이 왔다.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딱 한 마디, “네, 드리셔요.”였다. 나는 너무 감사해서 얼른 감사의 인사를 카톡으로 보냈다.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목사님께 더 좋은 것으로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그러자 그 목사님도 대번에 답글을 보내왔다. “네, 목사님! 항상 주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이리하여 그 이쁘고 아담한 강대상은 선교지인 필리핀 세부의 현지인 교회로 가게 되었다. 장의자 15개는 울산 S교회에서 해운회사가 있는 포천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안양 Z교회에 있는 강대상도 따로 포천으로 보내졌다. 이제 해운회사가 이 성구들을 컨테이너(container)에 실어 필리핀으로 보내주면 되는 것이다.

 
다행히 성구를 가져갈 선적비용도 다 모금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다. 몇 번 성구를 선교지에 보내는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나도 이력이 생긴 것일까.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내가 중고 성구를 선교지에 보내는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하하∼,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먼저 이런 일은 누군가가 성구를 무료로 내놓아야만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어떤 교회든지 필요 없어서 내놓은 성구를 선교지로 연결해 주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비록 작은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이런 일을 하고 난 뒤에 맛보는 성취감이 나는 참 좋다. 나 자신도 선교지에서 교회를 개척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남편 K 선교사와 함께 선교지에서 교회를 개척할 당시 성구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의자만 몇 개 사다놓고 성도들을 앉혔을 뿐이었다. 
 

강대상이니 헌금함은 언감생심 구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보면대를 강대상 삼아 6개월여 예배를 드렸다. 헌금함은 종이박스에 예쁜 종이를 붙여서 만들고 헌금봉투가 들어갈 크기의 구멍을 내었다. 그렇게 갖춘 것 없는 교회였지만 한 영혼 한 영혼 주님께 돌아오는 즐거움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 주일 이었다. 이웃 도시에서 우리 도시로 잠시 여행왔던 권사님 한 분이 우리 교회의 이러한 상황을 보고 갔다. 그리고 얼마 후 그 권사님은 인터넷에서 강대상 모델을 찾아서 출력한 뒤 C국 목공소에 맡겨서 강대상을 만들어 우리 교회로 보내 왔다. 헌금함도 함께 말이다. 강대상과 헌금함은 좀 엉성하게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면대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 후에 사업을 하는 성도님이 우리 교회 교인이 된 후에 이 엉성하게 만들어진 강대상과 헌금함을 가져다가 칠을 덧입혀서 가져오니 정말 멋져 보였다. 그리고 그 성도님은 강단도 만들어주었다.
 

2004년 남편 K 선교사와 함께 개척한 선교지의 그 교회는 그때 그 강대상과 헌금함, 그리고 강단을 15년째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C국은 한국처럼 성구들이 많이 있지도 않고 파는 곳도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때 선교지 목회를 하면서 교회 안의 성구 결핍 경험이 오늘 내가 한국에서 성구들을 선교지로 부지런히 연결해 주는 작은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하나님이 내게 이런 통로의 역할을 맡겨 주신다면 열심히 감당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늘 축복하고 기도하는 선교사님들이 행복해 하고 선교지의 성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엡 4:16)

 




 

나은혜 | 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인쇄하기   이메일보내기   
   
110-812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29길 25, (명륜3가 명륜빌딩 202호)   Tel : 02)745-0780~2, 070-8236-1270   Fax : 02)745-0786    E-mail : sinim@chol.com
Copyright 중국어문선교회 All Rights Reserved.     Product by gmgl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