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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4.2 통권 200호     필자 : 이성은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누군가 꿈을 꾸어 보는 선교지

2019년 1월 14일부터 24일까지 중국 내 각 지역으로부터 온 중국교회 리더들과 함께 필리핀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선교여행은 선교중국의 비전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많은 분들이 기도해오던 일이어서 중국의 형제 자매들에게는 매우 가슴 설레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꿈에도 그리던 선교지를 밟으며 그 현장에서 선교중국의 구체적인 비전을 품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필자인 저에게 이러한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필자는 30년 전 한국에서 방한중국인사역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되었을 즈음 재중동포를 전도하고 양육하는 사역을 먼저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때에 관악산 자락에서 먼 하늘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꿈을 꾸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때 나는 언제 저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선교를 하지 했었는데 어느덧 이번에 중국의 형제 자매들과 한 비행기를 타고 선교여행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중국교회의 리더들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와 실수를 줄이기 위해 필자를 선교의 선배로 여겨 필자로부터 지도와 도움을 받으려는 겸손한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면서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중국선교를 한다고 첫발을 내딛었을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아무런 경험도 없이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은 오랜 세월 놀라운 사역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중국교회 리더들이 일찍이 우리가 걸어왔던 그 길목에서 우리와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동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중국교회의 형제 자매들이 우리가 겪었던 실수와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선교중국의 길을 걸어갈 때 우리도 함께 응원하며 옆에서 뒤에서 동행하리라 다짐해봅니다.

필자가 섬기는 중국어문선교회가 금년으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동숭동에서 시작한 선교회가 종로로, 방배동으로, 상록수로, 명륜동으로, 제주대 앞으로 이전을 거듭하였고, 이제는 제주 김녕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김녕의 앞바다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우리를 통해 일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일찍이 한국선교사들이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선교를 감당했던 필리핀을 중국교회의 형제 자매들이 탐방하며 단기선교를 시작한다고 하니 선교중국을 위해 기도해온 우리에게는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필리핀의 한 시골마을에 까무잡잡한 아이들이 몰려옵니다. 마을 길머리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대부분 신을 신지 않았습니다. 유치원 아이들 또래의 작고 깡마른 아이들. 이 아이들의 눈동자가 얼마나 똘망똘망한지, 누군가가 그 눈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는데 그 느낌을 알 것도 같습니다.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새생명의 얼굴을 보는 듯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생들인데, 이들은 먹을 것이 부족하여 하루 한 끼 정도 밖에 못 먹는다고 합니다.


한 평 정도 되는 조그만 천막집에 아이들이 6,
7명 넘게 사는 집이 많습니다. 첫날 집회는 거리에서 진행되는 천막집회였습니다. 율동과 함께 진행되는 찬양 소리에 마을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아이가 아이를 안고 오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보입니다. 17살 정도 되어 보이는 청소년들 중에 이미 배가 부른 임신부도 여기 저기 눈에 들어옵니다. 청소년 사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입니다. 이들은 분명히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의 나이인데 돈이 없어서 생활전선에서 일을 해야만 합니다. 이제는 여기에 함께 온 우리 중국교회 형제 자매들이 이들을 위한 사역에 눈을 떠야 하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우리가 필리핀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저들을 돕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채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풍성하게 살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지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불현듯 중국선교 초기의 중국농촌교회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낯선 사람이 오면 금방 여기저기 소문이 나서 교회 안이 온통 사람들로 가득했던 그때의 모습이 이곳 필리핀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듯합니다.


단기팀들의 오전 일정은 선교지의 상황과 비전에 대한 특강을 듣는 것입니다. 더위를 몰아내기 위해 천정에서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더위에 지친 팀원들은 졸음과 싸우며 통역을 통해서 강의를 듣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을 하면서 듣는 강의이기에 더욱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선교의 첫발이 된다고 합니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식사를 익히는 것도, 더운 날씨를 극복하는 것도 다 현지문화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타문화 적응은 곧 하나님의 부르심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기쁨으로 순종하는 사람은 옛 생활을 모두 벗어버리고 기꺼이 낯설고 새로운 문화 속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으로부터 떨어져야 하는 이별을 먼저 경험하며 새로운 곳으로 들어가 정착하게 됩니다.
 

다음은 선교여행 중에 느꼈던 생각들입니다.
 

누구를 위한 선교인가? 우리를 위한 선교인가 현지인을 위한 선교인가? 배고픈 자들에게 한 끼의 식사를 주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하는가? 지역에 맞는 선교는 무엇인가? 그 지역 형편에 맞추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프로그램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또한 현지에서의 식사가 그 나라식이 아닌 내 식이 될 때가 많은데 그래도 되는 것인가? 가장 낮은 곳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긴 날들을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과연 이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우리 단기팀은 잠시 한두 끼 정도 주고 떠날 뿐인데.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번에 참여한 중국 형제 자매들의 마음이 모래알 같이 많은 현지의 영혼들을 향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우선 이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공동체로 모여서 공부도 하고 말씀도 배우고 식사도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단기선교가 그저 한 번 다녀가고 마는 단회성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과의 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공유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좋은 공동체기관을 세우고 중국의 형제 자매들이 여기에 헌신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성은 | 선교사, 중국어문선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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