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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4 통권 196호     필자 : 유관지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한국 화교교회의 두 거목, 유전명 & 유소충 목사님의 목회 40년을 돌아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 두 분 목사님


[편집자주]
지난 10월 6일 한성화교교회에서 유소충 목사님과 유전명 목사님의 목회 40주년 감사 및 명예은퇴 예배가 있었습니다. 이 두 분은 한국 화교교회의 거목이 되어 주셨습니다. 본 웹진<중국을주께로>의 발행인 유관지 목사님께서 이렇게 귀한 두 분의 사역을 특집으로 마련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기획을 하고 두 분 목사님과 다른 필진님들께 원고청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유소충 목사님은 너무나도 바쁜 일정 관계로 고사하셨습니다. 유소충 목사님의 글을 싣지 못하는 아쉬움을 유관지 목사님께서 잘 다루어주셨기에 그 아쉬움을 달래어봅니다. 다시 한 번 이 지면을 통해 한국 화교교회를 위해 힘써 오신 두 분 목사님의 40년의 목회를 축하드리며, 이후의 모든 시간도 더 활기찬 발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말을 징그럽게 잘하는 중국 목사님’
유소충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1970년대 중반, 정동의 아세아방송에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정동에 CCC빌딩이 있었는데 아세아방송이 그 건물 6층의 방 셋을 빌려 쓰고 있었다. 여기에서 잠깐 ‘아세아방송’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겠는데, 그때 한국에는 TEAM(복음주의동맹선교회) 선교부에서 1956년에 인천에 설립한 극동방송과, 미국의 FEBC에서 1973년에 제주에 설립한 아세아방송이 있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TEAM 선교부가 극동방송에서 손을 떼기를 원해서 FEBC가 1977년 1월 1일에 극동방송의 운영권을 인수 받았다. 

2002년 10월 1일자로 두 방송은 ‘극동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법인 합병되어 아세아방송은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한국에서 송출되는 선교방송 전파가 중국선교에 큰 기여를 했다’고들 하는데 250kw의 강한 출력과 공간파, 지향성의 방식으로 송출되고 있는 아세아방송의 전파가 그 중심에 있었다.
 

어느 무척 더운 날에 유소충 목사님이 아세아방송 사무실에 오셨다. 건너편에 있는 한성화교교회에 오셨다가 들렸는지. 아니면 그때 아세아방송에 사무엘 왕(王恒)이라는 중국 목사님이 중국어방송 책임자로 있었는데 그분을 만나러 온 것인지, 아니면 둘 다 겸해서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 분의 첫마디가 “바쁘시지요? 하긴 요새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이었다. ‘한국말을 징그럽게 잘하시는 중국 목사님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월 3일에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했다. 이날 저녁에 남산 밑에 있는 동보성이라는 중국음식점에서 해외에 있는 한성화교교회 교인들의 홈커밍(Homecoming)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유 목사님을 오래간만에 뵈었다. 혹시 나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유관지 목사입니다.”하고 내 소개 겸 인사를 했더니 대답이 “잘 알지요. 유 목사님을 모르면 간첩이게요”였다. 
 

‘여전하시구나!’ 하면서 한편으로는 ‘전에는 간첩은 침투한 곳의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런 말이 생겼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간첩이 오히려 더 잘 아는데…’ 했다. 7, 8년 전의 일인데 유소충 목사님이 <중주>에 ‘노자와 기독교’라는 제목의 글을 연재한 일이 있었다. 시작 부분에서 유 목사님은 “나는 중국 목사이어서 한글로 글을 쓴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그러나 글을 읽어보면 김치 냄새가 물씬 나는 문장이었다. ‘한국말을 징그럽게 잘 하는 목사님답구나!’ 했다.
 

유 목사님은 이어서 ‘나는 노자 애호가이지 전문가가 아니어서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읽어보니 전문가도 그런 전문가가 없었다. 그의 겸손과 깊이를 실감 있게 깨달을 수 있었다.
 

‘정동지기’ 목사님
유전명 목사님은 정동에 있는 한성화교교회를 참 오랫동안 지키셨다. 정동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덕수궁이 있고, 외국 영사관들이 여럿 있었고, 근대문화유산들도 많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대법원을 비롯해서 각급 사법기관들이 있다가 서초동으로 이사를 가고 그 자리에 서울시립미술관이 들어섰는데 그 주변에는 독립신문사 자리 등 문화유적의 푯돌들이 여럿 서 있다.
 

정동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어머니 교회 가운데 하나인 정동교회가 있고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이 근대교육을 시작한 곳이다. 한성화교교회가 그런 정동에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성화교교회에는 참 여러 번 갔다. 중국선교와 관련된 일들을 비롯해서 여러 행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유전명 목사님을 뵙고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잊히지 않는 일들이 몇 있다. 극동방송에서 일하던 주지호 형제와 또 한 분의 목사안수식이 거기에서 있었는데 그날도 무척 더웠다. 그런데 예식이 너무 길어서 견디기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중간에 일어나서 바람을 쐬고 다시 들어갔다. ‘이게 중국식이구나’ 했다. 주지호 목사는 거기에서 결혼식도 올렸는데 식이 끝나자 신부를 번쩍 안아 들고 퇴장을 해서 하객들이 모두 폭소를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
 

한국이 대만과 단교를 하고 중국과 국교를 맺었을 때 국내의 화교 교인들이 며칠 동안 거기 모여 연합으로 철야기도를 했는데 분위기가 몹시 비장했다. 이런 일들은 거의 대부분 유전명 목사님이 주관, 또는 집례를 했다. 참 많은 일을 하신 것이다.
 

유 목사님으로부터 좀 오래 전에 들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중국선교를 하겠다는 분들이 참 많이 찾아와요. 선교를 하려면 중국말을 알아야 한다고 하면, 할 줄 안다고 해요. 어떤 말을 아느냐고 하면 ‘니 하마’ 해요. 그게 다라고 해요. 그래 가지고 어떻게 선교를 하겠느냐고 하면 ‘방언으로 하지요, 뭐!’ 해요.” 초기에는 이런 식의 만용을 지닌 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동에서는 매년 ‘정동야행(貞洞夜行)’이라는 문화행사가 벌어진다. 정동에 있는 여러 곳을 탐방하며 즐기는 행사인데 한성화교교회도 탐방지 가운데 하나가 되어 있다. 지난 5월의 정동야행은 비가 와서 분위가가 좀 그런 가운데 한성화교교회 앞을 지나는데 여전도사님이 나를 알아보고 “유 목사님이 안에 계시다”라며 손을 잡아끌고 들어갔다. ‘이게 성도의 교제로구나!’ 느꼈다. 그때 유 목사님으로부터 은퇴 이야기를 들었다. 정동을 오랫동안 지킨 목사님, ‘정동대감’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는데 유 목사님이 틀림없이 ‘대감’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정동지기’라고 부르련다.
 

배울 것이 많다
나는 두 분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그 근실(勤實) 함을 배웠다. 끈기도 배웠다. ‘일관된 삶’이 어떤 것인지도 보며 배웠다. “뚜벅 뚜벅 걸어도 소걸음”이라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 두 분은 그대로이다. 참 유소충 목사님이 언젠가 중국어 설교에 대해 쓰신 글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설교를 할 때는 한국 속담 같은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하신 것을 읽었는데 이거, 야단맞을 짓이 아닌지 모르겠다. 경건도 배우고, 겸손함도 배웠다. 두 분을 대할 때마다 ‘한국 교인들이 중국 성도들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는 한다.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두 종씨 목사님, 은퇴를 하셨지만 계속해서 더 가르쳐 주십시오!






 

 

유관지 | 중국어문선교회 고문, 본지 발행인. 성화감리교회(분당)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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