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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3 통권 193호     필자 : 한중호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제2 사역지를 꿈꾸며
제2의 사역지에 대한 생각

무슨 일을 하던 바른 생각과 바른 마음의 태도가 중요하다. 참된 목회가 있듯이 참된 선교가 있다. 참됨의 표준이 있을까? 있다. 바로 예수님이다. 나는 중국선교를 하면서 ‘내게 주신 은혜를 따라’ 세 가지의기본원리를 따르려고 노력해왔다. 

첫째는, 기본적인 성경원리이다. 변치 않는 온전한 주권(뜻)과 권능(힘)이 그분에게만 있다. 그분은 선한 목자이시다. 그분은 우리보다 앞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지도하신다. 지혜와 지식의 완전함이 그분에게만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곧 그 길이니” 하시며  “나를 따르라”라고 하신다.

둘째는, 역사적인 경험원리이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 변함없으신 하나님은 성경 속의 인물을 다루시는 방식으로 우리를 다루신다. 역사는 반복된다.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거울이고 그림자이다. 다른 이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은 겸손한 태도이고 지혜로움이다. 그래서 역사의 경험을 공부하는 자세가 늘 필요하다.

셋째는, 시대적인 전략원리이다. 시대는 변한다. 그 시대적인 필요는 늘 다르다. 지역마다 다른 삶의 색갈이 있다. 그래서 예민하게 문화적인 코드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선교 사역에는 ‘열린 관용의 자세(flexibility)'와 ‘신속한 적응력(swiftness)’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 목회와 선교에도 시대적 혁신에 대응하는 노력과 지혜가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하나님의 선교를 늘 성경원리에 반추하며 묵상하고 사고해본다. 그리고 역사 속의 경험원리를 열심히 공부하고 진지하게 선배들에게 길을 묻는다. 시대를 읽기 위해 30여 년 동안 교양종합지인 ‘신동아’와 ‘월간조선’을 읽어 오는 중이다. 그리고 틈을 내어 서점을 찾고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보기도 한다. 참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열어가시는 미래를 선교학적 관점으로 탐구해보고자 미래학에 대해서도 늘 관심을 갖는다.
 

하나님의 선교와 순종

나는 열아홉 살 청년의 때 선교사로 헌신하고 서른 둘에 목사가 되었다. 이후 첫 10년간은 두란노서원과 개척교회 목회, 그리고 기독교대학에서 제자훈련 과목을 가르치면서 선교사로서의 준비기간을 보냈다. 목회의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신명기 1:6~8 “ (…) 너희가 이 산에 거주한지 오래니 방향을 돌려 행진하여 (…) 레바논과 큰 강 유브라데까지 가라 (…) 내가 맹세하여 주리라 한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 할지니라” 말씀으로 오래전 꿈꾸던 중국 대륙 사역으로 나를 부르셨다. 나는 그 즉시 목회를 내려놓고 순종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중국선교의 문을 열어주셔서 한•중수교 전에 중국 대륙으로 입국을 인도해주셨다. 나를 부르신 분이 모든 것을 공급하여 주실 것을 믿고 따랐다.
 

첫 번째 사역지 이동
첫 10년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 정착하여 사역을 하였다. 전문인으로 일하며 장애인 사역, 대학생 제자훈련과 신학교설립 사역, 교회지도자훈련, 테이프성경공부과정, NK전도 사역, 언어 사역, 그리고 성경과 신학문서보급 등 참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때 베이징에는 700만 대의 자전거가 거리의 홍수를 이루었고, 양권(两圈, 기름과 설탕을 살 수 있는 표)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외국인은 런민비(人民幣) 대신 태환권(汰换圈)이라는 별도의 화폐를 사용해야 했다.

또 그 당시 베이징에는 꽃집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야생의 잡초를 캐다가 밥그릇에다 심고 창가에 두고 키우며 자연을 감상했다. 우리도 그들처럼 10년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왜냐하면 연로하신 현지 목사님들의 집에 전화기도 선풍기도 없었을 뿐 아니라 그들은 낡은 자전거를 타고 일하러 다니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처럼 그렇게 했다. 작은 아파트에서 친구요 동료인 두 가정이 함께 6개월을 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때는 마냥 참 행복했다.
 

당시 (압록)강을 건너오는 수십만의 탈북민들을 돌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며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강변에서 밤을 지새우다가 동상으로 고생도 했다. 이런 고생도 고생이지만 가슴을 더 시리게 한 것은 이들의 숱한 죽음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첫 안식년 기간 아내가 암수술을 받고 한동안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후 여러 사역환경의 시련기를 보내야 했다. 한 달간 금식기도를 하며 로마서를 읽었다. 로마서 15:19~20 “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서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 기록된 바 ‘주의 소식을 받지 못한 자들이 볼 것이요 듣지 못한 자들이 깨달으리라’ (사 52:14,15) 함과 같으니라” 이 말씀으로 하나님은 나를 깨우치고 오래전부터 꿈꾸던 미전도소수민족 사역의 비전에 순종하게 하셨다.

목회 10년, 베이징 사역 10년 이후 두 번째 새로운 사역지로 이동을 하였다. 그 후에 대학생 제자훈련 사역은 4개 그룹에서 8개 그룹으로 성장하였고 30여 명의 지도자들이 세워졌으며, 전국에 네트워크를 가진 도시가정교회로 성장하였다. 이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요, 현지 이양의 결과라고 믿는다.

“그가 나를 데리고 (…)” (겔 47:1) 전략적 재배치는 당신의 손이 이끄시는 은혜의 열매이다.

두 번째 사역지 이동
하나님은 아내의 질병과 사역 환경의 어려움으로 또 기도의 씨름을 하게 하셨고, 우리를 이끌어 윈난성(雲南省) 산골 차마고도(茶馬古道)로 인도해주셨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쌍무지개를 보여주시며 “내가 여기 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해발 2600m, 인구 8만 명의 산간분지 작은 마을에 살며 장애인 사역과 소학교와 중학교를 지원하며 아동케어 사역을 했다. 그리고 교사들을 지원하며 지방 정부와 함께 지역개발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참여하였다.

아내는 고산증으로 인해 해발 1900m 정도 되는 대도시에 내려가서 살았다. 거기서 아내는 국제언어사역과 ‘결혼과가정연구소’ 사역을 하였고, 나는 ‘자연농업시범농장’을 만들어 농업기술을 가르치며 공동체생활을 하였다. 수고로운 삶이었으나 양자강과 메콩강 상류의 30여 종족의 미전도 산골 소수민족을 섬기는 기쁨을 누리며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하나님은 전문인 선교동원의 비전을 주셨다. 두 번째 안식년(2003년) 중에 K대학의 초빙교수로 1년간 대학과 대학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며 대학부설 기관인 ‘전문인선교훈련원(KPTI)’을 시작하게 하셨다. 현재는 졸업생 동문들이 650여 명, 그중 50여 가정이 파송받아 20여 개 나라에서 선교사로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오지 사역지 연구’ 과제로 3년간 교육학 박사과정을 장학금으로 공부하는 기회를 주시고 학위를 받게 인도해주셨다. 논문은 ‘차마고도상의 소수민족 아동케어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The Study of Development of Children Care Program for Minor People Group along the ‘Ancient Tea-Horse Trail’) 였다. 공부하며 사역하는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진 것이다. 이는 이후 신학교육과 선교훈련의 귀한 도구가 되고 있고 선교지도자로서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세 번째 사역지 이동
차마고도 사역 10년째 되던 해에 소속 선교단체의 본부대표로 총회의 부름을 받았다. ‘총회세계선교센터’ 건축을 완공하고, ‘비전2030 로드맵’을 만들어 전방개척선교에 전략적으로 집중하였다. 선교현장에 팀선교 구조를 만들고, 본부 행정의 전산화와 교회중심의 중국선교를 위한 지역교회 선교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무엇보다 중장기 선교연구개발을 위해 훈련원을 ‘선교연구훈련원’으로 개편하였다. 그리고 나는 이 임기를 끝내고 암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회복된 뒤에 다시 사역지로 돌아가서 제5기 사역을 시작하였다. 사도행전 16:6~10 “ (…) 가고자 애쓰되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아니하시는지라 (…)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나의 손을 잡아 이끄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뜻밖에 옛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어 다음세대 신학교육을 도와달라는 간청을 받고 3년간 청년세대 지도자교육을 하며 목회자연장교육도 첫 3년 교육을 마쳤다. 이후 중국에서 긴급 잠정철수를 하게 되었고 이제 제3의 지역에서 정착하여 신학교육과 선교훈련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놀랍고 귀한 하나님의 선교에 작은 도구로 생애를 드릴 수 있음에 감격하며, 나를 따르라는 제자도의 삶을 더 깊이 살아보려고 잠잠히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주의 종의 자세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당신의 The Best’를 주신다. 그리고 그것은 하늘의 비전을 이루는 작은 도구가 된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요 3:30) 세례 요한과 같은 자세로 일하면, 우리를 통해 하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기쁨이 우리 안에 늘 충만할 것이다.
 

자세-1 선교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 나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아브람처럼 영적 순례자의 자세로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니” (마 16:18)라고 말씀하신 주님을 따르는 참된 선교의 도구가 되어야겠다. 가라 하면 지체 없이 가고, 있으라 하면 묵묵히 있고, 또 다시 10년 “다시 아브람처럼 살아라” 말씀하신다.
 

자세-2 성경적 선교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선교사의 직무는 목사와 다르다. 하늘이 선교사에게 주신 직분의 은사는 “두루 다니며 복음전하는 자이다” (엡 4:11). 그래서 그 일을 위해 파송을 받는 것이다. 사도행전 13:2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하신 것처럼 선교는 예배가 없는 곳으로 가서, 함께 예배 드리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인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지점은 자립하는 토착교회이고, 사역의 현지이양이다.
 

1930년 상하이(上海) 선교사 모임에서 허드슨 테일러는 “선교사의 사역은 건축의 거푸집과 같다. 뼈대를 세우고 집 모양이 완성되면 거푸집을 뜯어낸다. 이와 같이 이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것은 양편을 위해 다 좋은 데, 집을 짓는 쪽은 이양을 받아서 좋고 기다리는 쪽은 새 집을 빨리 지을 수 있어서 좋다.”라고 했다.
 

제2의 사역지! 하늘의 뜻 안에서 그것은 하나님 편에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다. Ω


 

많은 동역자들이 비자발적 혹은 자발적으로 사역지를 떠나고 있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적인 인도하심이라고 믿는다. 이제 중국교회는 청년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빠른 이양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중화권에서 일한 귀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선교가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전략적 재배치를 통해서 제2, 제3의 사역지 이동을 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우리가 이미 경험 있는 선교사로서 필요한 선교지에서 빠른 정착을 하고 새롭게 전방개척 사역을 하고 있을 때, 바로 그곳으로 중국교회 파송선교사들이 오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수십 년 동안 중국교회를 준비해오셨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길까? 중국교회와 중화문화를 경험한 우리가 중국교회의 그분들과 선교지에서 협력하며 동역하는 귀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겠는가?
 

이것은 중국교회의 선교동원에 최상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리라 생각한다. 중국교회는 파키스탄 순교사태의 경험에서처럼 한국교회가 주도하는 선교를 싫어한다. 아주 싫어한다. 그들이 받은 소명과 중국교회 특색의 영성과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겸손히 손잡고 함께 친구가 되어주면 참 좋겠다. 이제는 우리가 주도하면 안 된다. 우리의 실패의 경험을 나누며 곁에서 돕는 지혜로운 친구가 되어 그들은 존중하며 함께 일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김한중 |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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