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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2 통권 192호     필자 : 김영철 프린트   이메일 
[중국 영화]
《상애상친 (相爱相亲, Love Education)》 - 영원한 사랑과 가정

《상애상친》은 《20 30 40》의 2017년 버전의 영화
《상애상친 (相爱相亲, Love Education)》(2017년 11월 3일 상영)는 저명한 대만의 여성감독 장아이자(张艾嘉)에게 제9회 중국영화감독협회(2018년)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의 영예를 안겨주었고, 제22회 부산영화제에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장아이자는 40여 년간 일백 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았고 영화 연출에도 왕성하게 활동하였다. 장아이자는 여성 영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1995년에 그녀가 연출한 《소녀 샤오위(少女小渔)》는 제40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고 영화상과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2005년 연출과 주연을 맡은 《20 30 40》에서는 연령층이 각기 다른 세 여성의 사랑과 일, 그리고 가정에 대한 소재를 다룬 영화였다. 바로 오늘 소개할 《상애상친》은 《20 30 40》의 2017년 버전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세 명의 여성, 라오라오·후이잉·웨이웨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으로 디자인이 된 영화 포스터는 할머니·어머니·딸로 대변되는 세 여성의 사랑과 가정에 대한 시선을 조명하였다. 본 영화는 세대가 각기 다른 세 여성의 사랑과 미묘한 갈등을 다루었다. 웨후이잉(岳慧英, 张艾嘉 분)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고향에 모신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여 부모님을 합장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아버지 웨쯔푸(岳子福)의 본처인 라오라오(姥姥 吴彦姝 분)의 반대에 부딪쳤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웨후이잉의 딸인 웨이웨이(薇薇, 郎月婷 분)는 라오라오를 접촉하며 취재하는 도중에 그동안 몰랐던 외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웨이웨이는 어머니의 반대에 무릅쓰고 술집에서 노래하는 가수 아다(阿达, 宋宁峰 분)와의 결혼을 강행하려고 가출하였다. 

기다리는 사랑
라오라오는 한 사람을 평생 기다리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겼다. 라오라오의 남편 웨쯔푸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훌쩍 도시로 떠난 뒤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라오라오는 90세가 되도록 평생 독수공방하면서 젊은 시절 남편이 보내준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라오라오는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다른 여자나 자식을 따로 두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고 기다렸다. 남편이 죽어서 고향에 돌아온 뒤 남편의 무덤을 지키며 장래 자신이 누울 관을 집에 마련하고 죽은 뒤에 남편과 함께 있을 것만 상상하였다. 

라오라오의 남편에 대한 태도는 전통 여성 속에 나타나는 열부(烈婦)나 절부(節婦)의 이미지였다. 후이잉은 아버지의 묘에 대한 이장 문제가 난관에 봉착하자 법적인 혼인관계를 제기하면서 라오라오의 전통 혼인관계를 부정하였다. 후이잉이 변호사를 대동하고 마을 이장을 설득하여 아버지의 묘를 이장 하려하자, 라오라오는 족보를 보여주며 자신이 정실부인이라며 정당한 혼인관계를 증명하려고 하였다. 라오라오는 웨이웨이의 남자친구 아다가 만들어준 노년의 남편 웨쯔푸와 라오라오의 합성사진을 받고서 무척 감격하였다. 그녀는 사진 속 남편의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지자 닦으려다 사진이 뭉개지자 가슴 아프게 통곡하였다.

후이잉은 라오라오에게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식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알려주고 아버지 묘를 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라오라오는 후이잉의 집에 와서 남편과 가족들의 사진을 살펴보고 자신이 남편의 유일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한 뒤에 남편의 이장을 허락하였다. 라오라오는 남편의 이장을 목격하면서 유해를 세심하게 살피고 쓰다듬다가 “가세요, 이제 당신이 필요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지고 있던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이러한 그녀의 심경 변화는 영화 마지막에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중국 전통사회에서 효자나 절부를 표창하기 위해 세워 둔 패방에 올라가서 노는 장면과 중첩된다. 

함께하는 사랑
퇴직을 앞둔 중장년 직장 여성인 후이잉은 신체나 정서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 직장과 가정에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후이잉은 사랑에 있어서 말이 소중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딸은 엄마 후이잉이 달콤한 말을 좋아하지만 정작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듣기 좋은 말이 없다고 불평하였다. 후이잉은 성실하고 능력 있는 직장여성으로 주관이 뚜렷했지만 자신과 남에 대한 요구가 지나치게 높았다. 후이잉은 부모를 합장하기 위해 이장을 반대하는 라오라오의 입장에 서서 그녀의 말을 경청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아버지 묘지 곁에 이장하는 것도 결사코 반대하였다. 후이잉은 부모가 평생 큰 소리 내며 다툰 적이 없고 서로 사랑했기에 합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후이잉은 자신의 어머니를 아버지의 유일한 합법적인 아내임을 입증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부모의 혼인증명서를 새로 만들었다.
 
후이잉은 남편이 이웃집 왕 부인에게 상냥하게 운전을 가르쳐주고 술도 함께 마시는 모습이 달갑게 보이지 않았다. 후이잉은 말은 거칠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남편이 과음한 것을 보고 잔소리를 하고 목욕한 뒤에는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하고는 했다. 그리고 남편이 옷장 안에 숨겨둔 자신을 축복하는 카드를 우연히 발견하고서는 감동을 받는다. 
 
남편 인샤오핑(尹孝平, 田壮壮 분) 은 새 차를 뽑아서 후이잉에게 퇴직하고 나서 함께 여행을 다니겠다고 했던 젊은 시절에 두 사람이 한 약속을 상기시켜 주었다. 남편은 젊은 시절 자주 듣던 조선족 로큰롤가수 최건(崔健)이 부른 〈꽃집의 아가씨(花房姑娘)〉를 흥얼거렸다. 그 순간 후이잉은 학교에서 학생이 찬 공에 맞아 기절하고 꿈결에 젊은 남자가 손을 뻗어 일으켜 주었는데 그 남자가 젊은 시절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울먹였다. 중년에 닥친 위기는 부부관계를 요동치게 한다. 가까운 이가 손을 내밀어 줄 때 위기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다.
 
자유를 꿈꾸는 사랑
평생 한 사람만을 기다리며 사랑한 라오라오, 사랑에 대한 증거와 말에 민감한 후이잉, 그리고 찰나라도 상관없이 격정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웨이웨이가 있다. 웨이웨이는 청춘의 사랑이며 불꽃같은 사랑을 갈망하였다.
 
〈길가에 핀 꽃(陌上花开)〉은 《상애상친》의 OST로 황윈링(黄韵玲) 작곡, 린쥔판(林珺帆) 작사에 탄웨이웨이(谭维维)가 노래 불렀다. 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다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사랑한다면
설령 한평생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조금씩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갈 거야”
 
웨이웨이의 사랑은 라오라오의 사랑으로 바뀔 수도 있다. 연인에서 부부로 바뀔 때 사랑에 대한 감각도 변화할 수 있다.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아다에게 첫눈에 반한 웨이웨이는 아다의 옛 동료 여자가수 주인(朱音, 谭维维 분)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인의 아들은 아다를 아빠라고 부르고, 아다는 그녀에게 번 돈을 부쳐주며 생활을 도왔다. 웨이웨이는 주인 모자에게 아다를 빼앗길 것 같은 조바심 때문에 결혼하겠다고 집을 나왔는데 신분증을 가져 오지 못해 혼인신고조차 못했다. 웨이웨이는 결혼에 대해 사랑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간주하였다.
 

아다는 꿈을 좇아 각지를 떠돌다가 웨이웨이를 만나 머물게 되었다. 그는 1993년 홍콩 로큰롤 그룹 비욘드(Beyond)가 부른 노래 〈광활한 하늘과 바다 (海阔天空)〉을 즐겨 불렀다.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용서하세요, 평생 얽매여 살기 싫고 자유를 사랑해요.” 웨이웨이는 아다에게 꿈을 실현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가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선언하였다. 웨이웨이는 평생 한 사람을 기다리며 사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상대를 소유해서 나만의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상대방에게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원한 사랑과 평안
영화 속 세 여성은 혼인·사랑·가정·꿈·효도에 대한 이해가 각기 다르다. 시대와 환경이 세대 간 사랑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모하였다. 세 여성은 사랑과 가정에서 충돌을 겪었지만 자신과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며 화해에 도달하였다. 장아이자는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랑을 동경하여 나이에 상관없이 호기심 많고 단순하게 사랑하는 것을 지향하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여성은 이런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진 여성이다. 장아이자는 진정한 사랑은 사심이나 두려움이 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상대방이 보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섭섭해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어느 할머니가 하루도 빠짐없이 먼 길을 마다않고 병원을 찾아와 할아버지를 위해 정성껏 안마를 해드렸다. 유달리 무더운 올 여름에 할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과실을 따다가 남편을 여의고 석 달 만에 돌아가셨다. 명죽포 (明竹圃)에서 접한 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는 유명한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를 떠올리게 하였다.
 
《상애상친》 영화의 첫 장면은 병상에 누운 할머니가 꿈결에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자신을 반갑게 마중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면서 말없이 세상을 뜨셨다. 하지만 딸 후이잉은 어머니가 임종할 때 소원은 아버지와 합장하고 싶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은 올해 사망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사별의 고통을 겪는 수많은 노인에게 자녀들의 효도나 위로의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세상에서 고된 여정을 마친 영혼이 주님의 영광 안에서 강과 같은 안식을 누리고, 사별을 겪은 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천국의 소망이 함께하길 기도한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사랑의 교육(Love Education)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말로만 강조하기 보다는 몸소 실천하는 것이 정도 (正道)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그런 역할을 일상생활 속에서 감당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은 남을 가르치기보다는 타인에게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들이 매 시대와 각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사랑을 깊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영원한 사랑을 겸허하게 배우길 소망한다.
 
 
 

 

사진 | 네이버 영화
김영철 |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교육전담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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