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2.jpg) 내 선교의 꿈을 차곡차곡 담아놓으신 하나님 올해로 한국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한 지 10년째이다. 현재 섬기는 교회에서는 7년을 섬기고 있다. 처음부터 국내 사역의 길을 준비하며 목회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유년 시절 목회에 대한 마음을 주신 하나님은 고3 때 누가복음 4장 18-19절의 말씀으로 선교에 대한 마음을 갖게 하셨다. 하나님은 선교에 대한 나의 마음을 불가리아 단기선교를 통해 펼치게 하셨고, 또 선교사로 살고 싶다는 마음을 더욱 크게 갖게 하셨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당뇨는 점점 악화되어 갔고 급기야 신대원 시절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일주일 만에 퇴원을 했지만 앞으로 평생 인슐린을 맞고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나에게 선교는 부르심이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름대로 선교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었다. 총신대학교 대학원 안의 GMS(총회세계선교회) 간사로 1학기 동안을 섬겼고, 1년 간 LMTC (Local Missionary Training Course, 지역 단기선교훈련과정)를 이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선교에 대한 내 마음은 너무나도 컸다. 하루에 3-4번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형편에서 과연 선교가 하나님의 부르심이 맞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병원의 정기검사와 인슐린 주사 처방 때문에 1년에 적어도 3-4번은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선교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 담당의사도 이런 상황 속에서 굳이 외국에 나가서 생활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당시에는 정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나빴기 때문에 나 역시도 별다른 방도 없이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나는 국내 사역의 길로 자연스럽게 들어서게 되었다. 선교사의 마음을 접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래도 목회자로 사역할 수 있게 상황을 열어주셨고, 힘을 주셔서 국내의 교회를 섬길 수 있는 은혜를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설교를 통해 말씀을 전하는 자리에서 말씀과 씨름하며 말씀의 귀함과 중함을 배웠다. 만약 젊은 나이에 열정과 패기로 선교현장에 곧바로 갔으면 선교지의 언어를 빨리 배우고 그만큼 사역의 경험도 많아 쌓였지만 말씀의 언어를 배우는 데는 좀 소홀했을지도 모르겠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나의 마음을 아시고 지금 섬기는 동인교회의 중국선교지 방문에 초대해주셨다. 우리 교회는 격년마다 중국선교지를 방문하는데 그동안은 담임목사님이 성도님들과 함께 가셨는데 이번에는 나와 나의 아내도 함께했다. 그러나 출발하기 일주일 전 담임목사님의 비자가 거부된 것이 큰 변수가 되었다. 선교의 꿈을 갖고 사역했던 중국땅이기에 담임목사님도 충격이 크셨겠지만 나머지 팀원들의 당혹감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차분히 일정들을 고치고 다듬었다. 실제로 세 곳의 선교지를 방문하려고 했는데 두 곳으로 변경되었다. 담임목사님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는 방법을 최선을 다해 알아보셨다. 나머지 팀원들도 마음을 지키며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잘 감당했다. 졸지에 모세 없이 가나안땅에 들어가는 여호수아가 되다 사실 담임목사님만 믿고 따라가면 되었기에 중국선교지 방문을 크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졸지에 담임목사님은 가나안땅을 들어가지 못하는 모세가 되었고 나머지 팀원들은 모세 없이 가나안땅에 들어가는 여호수아가 되었다. 여호수아의 두려움의 크기가 실로 짐작이 되어 기도가 절로 나왔다. 동시에 여호수아와 함께하실 것을 약속하시며 두려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은혜의 크기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의지하도록 우리의 모든 계획을 엎으셨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진정한 대장은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연약한 마음을 기도로 붙들며 나와 아내 그리고 권사님 6명만 중국을 향해 출발했다.
중국에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가이드북에 있는 그대로 사도행전 큐티 말씀으로 아침마다 경건회 시간을 가졌다. 말씀을 묵상하는데 우리의 상황에 딱 맞는 말씀들이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황을 아시고 말씀으로 인도해주셨다. 특별히 첫 경건회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사도행전 6장 말씀에서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매일의 구제에 빠지는 문제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한 사건을 묵상하며 제자가 많아지는 은혜 속에서도 원망의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나누었다. 즉 선교지에 있는 동안에도 원망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영적인 싸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분주함 속에서 말씀을 제쳐두지 말고 우리 자신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이 되어 영적으로 지혜롭게 해결해 가자고 서로를 격려하며 기도했다. 
중국에 있는 동안 A에서 3일, B에서 2일을 머물렀다. 예전에 스무 살 때 베이징에 간 적은 있었지만 중국 ○○지역은 처음이었다. 네 분의 선교사님들의 강의를 들어보니 ○○지역은 사역의 열매도 거의 없고 사역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실제로 가서 보니 영적으로 척박한 땅이었다. 한 선교사님은 때로는 “지금 내가 여기에서 뭐하나? 선교비만 축내고 있지는 않은가? 변화도 없고 열매가 없다”라며 낙심이 될 때가 많다고 말씀하셨다. 더군다나 중국은 올해 새 종교사무조례의 시행으로 선교사님들을 그 어느 때보다 적극 추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C지역의 선교사님들은 이번 여름단기선교팀을 아무도 받지 않았을 정도로 현재 선교지 상황은 살얼음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길거리에서나 버스, 그 어떤 차 안에서도 심지어 숙소에서조차도 행여나 말실수할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조심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한 번 왔다 가는 것이지만 선교사님들은 삶의 터전이기에 우리 때문에 피해가 갈까봐 조심 또 조심했다. 선교지 방문이 우리에게도 은혜가 되어야 하지만 선교사님들에게도 은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헛된 신을 섬기며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민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복음을 가로막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 박해의 상황을 간접 경험하면서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고 도시 전체가 사단에게 빼앗긴 기분까지 들었다. 언더우드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와서 “‘조선 땅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기도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중국 ○○지역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C지역을 관통하며 흐르고 있는 강의 탁하고 거센 물줄기만큼이나 중국의 영적인 상황은 탁했고 거침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며 사는 사람들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것 너머 믿음의 눈으로 중국을 감싸고 있는 하나님을 보아야 한다. 우리를 에워싸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마저도 더 크게 에워싸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전쟁이 여호와 하나님께 속해 있듯이 중국 역시 하나님께 속해 있다. 아낌없이, 후회 없이, 후퇴 없이 나는 중국에서 절망도 보았지만 소망도 보았다. 이미 오래 전에 그 땅을 사랑하여 아낌없이, 후퇴 없이, 후회 없이 복음을 전하겠다며 찾아온 선교사들님이 있었다. 지금도 중국의 여기저기에서 선교사님들이 묵묵하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교사님들을 보내고 또 보내시는 하나님이 중국에도 계시기에 소망이 있다. 중국에 오기 전에 시편 22:27-28의 말씀을 묵상하며 붙들고 기도했다.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리니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 복음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많고 강하고 중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씀대로 중국도 하나님의 것이요, 중국의 주재도 하나님이시다. 중국에도 복음의 물줄기가 흘러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게 될 것이다. 그 말씀을 붙잡게 하시고 그 땅 가운데서 그 말씀을 선명히 알게 하심으로 소망을 갖게 하셨다. 중국선교지를 방문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계속 반복해서 들은 찬양이 있다. 주님, 이곳에 내가 사랑을 전합니다. 주님, 이곳에 내가 소망을 전합니다. 연약한 내 모습 돌아보게 하시려 날 이곳에 보내셨네. 주님, 이곳에 이미 사랑이 있습니다. 주님, 이곳에 이미 소망이 있습니다. 완전한 그 사랑 찬양하게 하시려 날 이곳에 보내셨네. <주님, 이곳에> 내 마음의 고백을 찬양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하나님의 사랑과 소망을 전하겠다는 큰 포부와 꿈을 가지고 중국선교지를 방문했는데, 이미 그곳에 먼저 강하게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거기서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완전한 그 사랑을 찬양하게 하시려고 자신을 선교지에 보내셨음을 깨달으며 그 은혜를 찬양한다. 중국 역시 소망이 있는 나라이다. 완전한 주의 사랑이 지금도 그곳에 역사하고 계심을 나는 믿는다. 나 역시 중국에서 그 사랑을 보고 돌아왔다. 중국으로 나를 부르시고, 우리 가정을 부르시고, 우리 교회를 부르셔서 보여주시고 사랑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중국 입국 심사를 기다리며 예상치 못한 유홍준 교수님과 깜짝 만남조차도 우연이 아니었나보다. 유홍준 교수님의 책 속의 한 구절처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니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선교지 방문에서 나뿐 아니라 우리 모든 팀원들이 중국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감사하다. 하나님이 우리 일정 가운데 기후, 음식, 여행지, 만남 등 모든 것에서 중국의 아름다움을 가득 경험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전과 같지 않은 기도의 새로움을 경험하게 하시니 더욱 감사하다. 또한 짧은 일정에 풍성하게 우리 팀을 섬겨주시고 인도해주신 선교사님들께 감사하다. 선교사님들 때문에 중국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에게도 감사하다. 서로를 배려하면서 겸손하게 순종하는 모습에 하루하루 즐거웠다. 더 나아가 우리를 보내고 계속 기도해주신 담임목사님과 동인교회 성도님들에게도 참 감사하다. 매순간 기도의 힘이 느껴졌고 기도를 통해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최준| 동인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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