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화포스터1.JPG) 이 영화는 저우쯔양(周子扬) 감독이 처음 연출한 작품이고 6세대 감독 왕샤오솨이(王小帅)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를 맡았다. 왕 감독은 베이징 영화대학 출신으로 베를린영화제,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같은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쌓았다. 본 영화는 2017년 10월 28일 일본 토호 시네마즈 롯폰기 힐즈(Roppongi Hills)에서 상영되었다. 2017년 제54회 대만 화제 진마장(金马奖)에서 저우쯔양 감독은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라오양(老杨) 역을 맡은 투먼(涂们)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라오양(老杨, 涂们 분)은 네이멍구(内蒙古)자치구 어얼둬쓰(鄂尔多斯)에서 어렵게 생활하다가 경제 개발로 인해 벼락부자가 되었다가 다시 파산하고 병상에 누운 아내를 돌보며 지냈다. 옛 친구 루부썬(卢布森, 阿拉腾马拉 분)이 자신의 낙타를 수의사에게 보이려고 라오양에게 잠시 맡겼는데 라오양은 낙타를 팔아서 젊은 애인 리리(莉莉, 王子子 분)에게 옷과 소고기를 사주었다. 라오양은 자식들이 마련해준 아내의 수술비를 가져다가 루부썬에게 젖소를 사주었다. 자식들은 수술비가 없어진 것을 알고 화가 나서 라오양에게 강제로 각서를 받아내고 지하실에 감금하였다. 라오양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식과 사위를 법원에 고소하였다. 늙은 야수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네이멍구의 어얼둬쓰는 감독의 고향이다. 감독은 생명력이 강하고 마구 자라나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납가새에 고향과 고향 마을 사람들을 비유한 영화의 첫 장면은 황폐한 대지에서 자라난 야생 식물들을 클로즈업하여 먼발치의 아파트와 공장의 연기와 대조적인 화면 구도를 이루었다. 자치구 네이멍구에 있는 어얼둬쓰시는 ‘2015년 어얼둬쓰(鄂尔多斯, ORDOS)100’이라는 구호 아래 세계 29개 국가와 지역의 100명의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하였다. 중국 국적의 건축가를 제외하고, 유럽 44명, 미주 37명, 아시아 18명, 아프리카 1명을 초청하여 건물 100동의 설계를 기획하였다. 일부 건축가는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고려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두었다. 주인공 라오양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파산하였다. 경제발전으로 부자가 되었다가 경제쇠퇴로 일시에 빚더미에 앉게 되고 빌려준 돈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어얼둬쓰는 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서고 황폐한 사막에는 가시나무와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나고 시공을 하다가 그만둔 빈 건물의 잔해들이 영화 속에 민낯을 드러내고 라오양은 선글라스를 끼고 전동 스쿠터를 몰고 이곳의 대로와 골목을 누비고 다닌다. 영화 제목은 늙은 짐승으로 라오양을 지칭하는데 그는 야생초처럼 가족과 남들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도시에 살지만 순화되지 않은 유목민의 기질을 지니고 살아간다. 라오양은 오랜 세월을 같이한 아내와 1남 2녀를 두고 손자도 두었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동물적인 야성을 분출하지만 매번 속이 시원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스러워하고 때로는 무기력감마저 느꼈다. 라오양이 현금지급기 앞에서 머뭇거리니까 등 뒤에서 어느 젊은이가 문을 두드리며 재촉하다가 돈도 없다고 경멸하는 말을 내뱉자 라오양은 도박장에서 가져온 마작 패로 문 틈바구니에 넣어서 문을 열지 못하게 하며 소극적인 복수를 하였다. 발길을 재촉하는 라오양을 막아서며 아파트 분양 전단지를 돌리는 두 젊은이에게 대들다가 흠씬 얻어맞아서 코피가 나고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는 체면과 의리를 중시하고 남에게 굴복하지 않는 야성을 지녔다. 과거 전장 속의 몽골의 말과 전사처럼 강인한 정신력을 발산했던 그는 이제 늙어서 무기력감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 연민의 대상이 되었다. 막내딸네 집에 가려고 탄 버스에서 라오양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자 안내양한테 내려달라고 호통을 쳤지만 그래도 버스를 세우지 않자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고 바닥에 뒹굴었다. 그의 몸은 노구(老躯)에 갇혔지만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무모함과 객기의 정신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다. 야수와 가족의 상처 밖에서 뿜어내는 라오양의 야성은 가족들한테도 고스란히 표출되었다. 가족들은 라오양을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라고 무시하였다. 자식들은 라오양이 병든 어머니를 돌보지 않고 도박장을 전전하고 여자를 만나러 다닌다고 욕했다. 자식들은 자신들이 애써 모은 수술비를 가져갔다고 아버지인 라오양을 유인하여 강제로 의자에 앉히고 포박해서 각서에 지장을 받아냈다. 둘째 사위는 라오양의 이마에 흐르는 피를 묻혀서 각서에 지장을 찍게 하고 지하실에 감금하였다. 간신히 빠져 나온 라오양은 첫째 아들과 둘째 사위를 고발하였지만 이내 후회하고 고소를 취하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아 노심초사하였다. 라오양은 아들과 사위가 6개월 형을 받게 되자 변호사인 조카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여 재심을 청구하고 간신히 문제를 해결하였다. 라오양은 조카한테 사람을 돈으로 등급을 매기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그가 가난했다가 부자가 되고 다시 파산을 경험하였고, 돈 때문에 자식들과 갈등을 겪게 되었지만 돈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라오양은 구치소에서 나오는 가족들을 건너편에서 몰래 바라보고 그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손자의 이름도 불러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적셨다. 강인한 용사 같던 그가 자신을 욕보이고 동물처럼 대했던 자식들한테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자식과 사위, 며느리는 걸핏하면 라오양의 일탈만을 꼬집어 비난하고 라오양이 그들에게 베풀었던 은혜는 전혀 없었던 것처럼 말했다. 라오양은 둘째 사위가 직업이 없을 때 알선해주었고 막내딸과 사위가 집을 살 때도 큰돈을 보태주었다. 맏며느리는 라오양이 손자에게 사준 장난감을 내팽개치고 돌아섰다. 사위와 며느리는 서로 자신의 형편이 어렵다고 수술비를 마련하는 데 불평을 늘어놓으며 며느리는 이혼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하였다. 라오양은 6,7년 동안 혼자서 반신불수의 아내를 돌보았지만 그들은 아버지의 노고를 외면하였다. 라오양이 자식들을 힘들게 양육했지만 그들은 이제는 각자 독립해서 가정을 꾸려서 노부모를 돌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였다. 야수의 신의와 사랑 유목민 친구 루부썬은 병든 낙타를 수의사에게 데려가려고 잠시 라오양에게 맡겨두었다. 라오양은 낙타를 손자 단단(蛋蛋, 闫立杨 분)이 다니는 학교에 끌고 갔다. 라오양은 손자에게 낙타는 사막의 큰 배이며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해줘도 손자는 낙타를 보고 무서워하며 변신 로봇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손자의 말을 듣고 친구가 맡겨둔 낙타를 팔아서 변신 로봇 장난감을 사다주었다. 외지인 젊은 여성 리리를 위해서 옷과 소고기를 사주었다. 그녀는 라오양이 ‘양 사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 만난 사이였다. 라오양은 병원에서 루부썬이 낙타를 찾으러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그는 자식들이 아내의 수술비를 위해 마련한 3만 원 중에서 6천 5백 원을 가지고 우시장에서 젖소를 사서 건네주니 루부썬은 살 길을 터주었다고 고마워한다. 하지만 라오양은 오히려 루부썬한테 감사를 표했다. 루부썬이 말 2필을 팔아서 라오양 큰 아들이 결혼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라오양은 자식 중에서 가장 애지중지했던 막내딸을 찾아가서 돈을 빌리려고 했지만 사위가 적극 말려서 문밖으로 쫓겨나고 현관문을 쾅 하고 닫아버리는 바람에 라오양은 코피를 흘렸다. 그 뒤 병원에서 막내딸이 보탠 돈으로 아내가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라오양은 젊은 청년들한테 얻어맞았지만 그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아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병원에서는 퇴원해서 요양하라고 한다. 낙심한 라오양은 수십 년 동안 고락을 함께하였고 가장 사랑하는 이는 아내라고 고백하며 마지막도 함께하자며 수면제를 준비하였다. 초현실주의의 표상 라오양은 도시로 이주하였지만 적응하지 못한 유목민의 표상이었던 그는 도시와 농촌의 개발을 외치고 다녔다. 그의 친구 루부썬은 유목민이라고 자처하고 다니기는 하지만 허상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낙타 수컷 한 마리밖에 없는데 그마저 병들어 번식이 어렵고 방목을 제한하는 정부 시책 때문에 방목이 자유롭지 못하고, 낙타 시세는 젖소만도 못해서 고민이었다.
라오양의 행동은 완고하고 충동적이고 부도덕하고 이기적으로 보여 인간상의 부조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영화처럼 영웅 같은 아버지상이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서 수긍이 간다.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를 두고 외지인 여성을 돌봐주고, 친구가 맡겨둔 낙타를 팔아서 손자에게 장난감 선물을 사주고, 아내의 수술비를 가져다가 친구를 위해서 젖소를 사준다. 젊은이와 무모한 싸움을 한다. 자식을 고소하고 다시 취하하려고 애썼다. 감독은 영화와 라오양의 행동을 초현실주의라고 설명하였다. 라오양은 사우나에서 안마를 받고 나서 잠든 사이 푸드덕거리는 소리에 깨어나 벽장 속에서 까만 새를 가져다가 창밖으로 날려 보냈다. 라오양은 벽장 속에 갇힌 날짐승처럼 도시에서 좌충우돌하였다. 어느 날 라오양은 꿈속에서 건장한 흰말과 수액을 받은 나무와 자신을 바라본다. 몸은 병들고 늙었지만 야생의 본능은 꿈틀거리는 것을 상징하였다. 라오양은 길옆 수풀에 흰 천을 쓴 이가 구부정하게 이동하는 환영을 보았다. 라오양은 법정에서 맏아들과 둘째 사위와 시비를 벌이고 나와서 영화는 이 장면으로 전환되었다. 몽골인은 흰 눈이 내리고 나서 사람들이 흰 천을 쓰고 꿩을 잡는다고 하였다. 그들은 꿩과 사람을 같은 동물로 인식하여 영화는 같은 동물끼리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고 해석하였다. 라오양과 그의 주변인물은 이기적, 탐욕적이며 부도덕하지만 그들에게 온정도 느껴진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특별하기보다는 보편적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라오양의 행위를 개인의 도덕성에 기인한다고 판독했지만 감독은 시대와 환경에 의해서 조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시대와 환경에 노출된 인성의 연약함은 몽골이나 한국에서도 흔히 엿볼 수 있다.
김영철 | 한양대학교 중국학과 교육전담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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