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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3 통권 188호     필자 : 서게바 프린트   이메일 
[선교사의 삶과 사역]
아버지의 마음


“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고 이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 같이 권하려 하는 것이라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 (고린도전서 4:14-16)

 

중국선교사가 되고부터는 중국선교를 하고 있는 교회나 관련 중국선교단체를 관심 있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관련 서적이나 자료들을 찾아보고 연구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초기 중국 선교사역을 준비할 때 제게 큰 도움을 준 자료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어문선교회에서 발간하는 <중국을주께로>라는 계간지였습니다. 계간지가 나올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잡지를 읽으면서 도전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격월간으로 발행되던 <중국을주께로>가 2004년 봄호부터 2005년 겨울호까지는 잠시 계간지로 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9월호부터는 월간 ‘웹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그 당시 ‘나도 언젠가 여기에 글을 한 번쯤 실을 수 있었으면 (…)’ 하는 꿈이 생겼습니다.
 

처음 원고 청탁을 받고 제가 간사님께 건넨 첫 마디가 바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렇게 지면이 허락되어 지난 2월호부터 이번 4월호까지 부족한 저의 글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늘 하나님 안에서 꿈을 꾸면 하나님이 언젠가는 이루어주십니다.
 

제 개인적으로 선교사역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지금까지 사역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지시를 따라 정한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가 정한 것입니다. 선교현장이든 아니든, 그 어디에 있든 가정이 첫째입니다. 그리고 둘째가 선교사역이라는 원칙을 정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고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불화한다면 선교사역도 순조롭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시험에 들게 되겠죠.
 

그리고 가정 안에서도 나름 원칙을 세웠는데 아내가 우선이고 자식은 나중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순위를 정한 것은 아무리 내 자식이라도 언젠가 독립하여 그의 인생을 살게 되고 부모를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평생 나와 함께할 동반자는 다름 아닌, 저의 아내입니다. 그래서 저는 집안에서는 아내 위주로 생활을 합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더니 지금은 아빠가 엄마를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것을 알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입니다. 아내는 당연히 아들을 사랑하기에 저의 사랑이 아내를 통해 자식에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신앙과 믿음이 더 깊어졌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저에게 했던 말씀들이 다 잔소리로 들렸는데 이제 자녀를 낳아서 길러보니 부모인 나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말해주는데 아들은 저처럼 똑같이 잔소리로 듣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뭘 좀 하라고 시키면 첫 마디가 대뜸,
 

“안 해”, “못해”, “싫어”입니다.
 

왜 그렇게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정말 속이 상합니다. 그럴 때마다 자식인 제가 저의 부모님께 했던 것이 생각나면서 정말 마음 깊이 반성이 되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부모님께 어떤 거짓말을 해도 부모님은 아무것도 모르고 계실 줄만 알았는데,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그저 눈빛만 봐도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됩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그제서야 깨달아 알게 되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나를 향한 무한하고 값없는 사랑에 다시금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군대를 제대하자 아버지는 저를 불러서 진로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선택을 해라, 도와 줄게”라고 하시는데, 첫째는 아버지를 따라 중화요리 기술을 배워서 식당을 경영하는 것이고, 둘째는 공부를 해서 대학을 진학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맡아온 자장면 냄새가 싫어서 집을 떠나고 싶었는데 가업을 이으라니 정말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을 진학하는 것도 정말 싫었지만 집을 떠나기 위해서는 대학 진학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때 아버지에 대해 곡해한 것은 ‘어떻게 맏아들한테 자장면 만드는 기술이나 가르치려고 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아버지의 마음으로 제 아들 녀석의 장래 희망을 위해서 기도하는 데 꼭, 한 가지입니다. 중국선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저처럼 제 아들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중국선교사로 귀하게 쓰임받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비 된 자의 마음인가 봅니다.
 

중국에서 가정교회를 개척한 초기에 목표로 삼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영적으로 좋은 교사가 되어서 영적으로 탁월한 학생들을 길러내는 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형제자매들을 리더로 세우고, 리더로 세워진 이들을 특별히 엄격하게 훈련하고 양육하였습니다. 어쩌다 그들한테 전화라도 하면 긴장을 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잘못이 있어서 꾸중이라도 들으면 어떻게 할까 무서워했습니다. 심지어 심할 경우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려면 차라리 교회를 떠나는 편이 낫겠다 하면서 책망을 하고, 호되게 야단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은 안타까움과 사랑의 마음이 아니라 율법 교사의 눈에 벗어난 문제아처럼 본 것이었습니다. 리더들은 좀처럼 저한테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았습니다. 그저 형식적인 만남과 교제만 있었습니다.
 

한 텀의 사역을 마치고 안식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텀 사역을 시작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혜가 있었습니다. 바로 바울과 같은 마음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 4장 14절부터 16절까지 언급했듯이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스승은 많지만 아버지는 없다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두 번째 텀의 사역에는 좋은 교사가 되기보다는 좋은 영적 아버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이 묵상과 결심에 이르기까지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깨달은 것입니다.
 

두 번째 텀의 선교사역을 하면서 교회 안에서 형제자매들을 양육하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전에는 엄하게 가르쳤다면 이번에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내 자식을 키우듯이 긍휼과 사랑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전에는 저를 피하고 저에게 말도 붙이지 못했던 형제자매들이 어느새 저와 같이 앉아서 얘기도 하고 자신의 고민거리도 꺼내놓기도 하면서 금세 친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형제 리더는 최근에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여자친구가 교회에 나오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네가 리더씩이나 돼서 어떻게 신앙도 없는 여자를 친구로 사귀냐”하면서 호되게 잔소리를 퍼부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냐고 하면서 토닥토닥, 인내하며 들어주고 함께 그 문제를 두고 기도하자”라고 권면했습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도 금세 넘어지고 좌충우돌하는 형제자매들한테 전에는 매부터 들었지만 이제 사랑과 긍휼로 다가가니 교회는 더 부흥되었습니다. 마치 제가 정말 이들의 부모가 된 것만 같았습니다. 잘 자란 이들이 직장을 다니고,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가정을 이루고 각자 속한 교회에서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며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사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이 저절로 나옵니다.
 

결론을 맺겠습니다. 중국에 있으면서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가 있습니다. <我的父亲母亲: 나의 아버지 어머니>라는 영화인데 유명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작은 농촌의 초등학교 교사이고 주인공 아들은 출세하여 도시에서 사업을 하며 살았습니다. 평생을 초등학교 교사로 수고하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그의 장례식에는 그동안 선생님한테 수업을 듣고 졸업한 학생들이 소식을 듣고 중국 전역에서 달려와서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함께하는 그 행렬이 장관이었습니다.
 

이미 장성한 수백 명의 학생들이 선생님의 관을 메고 장지로 향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도 저렇게 인생을 마무리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내 일생 복음을 전하고 가르쳐서 나를 통해 복음을 들은 이들이 저의 죽음을 기억하고 천국 가는 길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말미는 고향을 떠나 살았던 아들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시무했던 작은 초등학교에서 아버지처럼 교사가 되어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것이었습니다.
 

참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고 저도 저의 아들이 저의 뒤를 잇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선교사의 삶과 사역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가진 자로 그의 삶과 사역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선교행진에 부족한 저와 저희 가정을 사용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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