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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 통권 187호     필자 : 한국오픈도어선교회북한선교연구 프린트   이메일 
[선교일언]
통일의 세대, 탈북 청소년∙대학생과 교회

서론, 통일과 다음세대
‘통일’ 에 대한 열망은 대체로 젊은 세대보다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북한은 정치적인 골칫거리 같은 모습이다. 같은 민족과 동포로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통일이 정말 이루어진다면 그 통일을 완성시키고 통일시대를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바로 우리 젊은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을 생각하고 북한을 생각할 때 현 세대보다도 다음세대에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탈북민이 남한으로 오게 된 것에서 하나님의 크신 뜻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은 통일이전부터 동과 서의 사람들이 조금씩이나마 왕래하고 서신을 주고 받았다면 우리는 비록 고난의 행군이라는 비극적인 기아와 아픔이 있었지만 그 고통마저 선으로 사용하셔서 남과 북이 서로 만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탈북민들을 통해 주시고 있다고 보는 성도들이 많다. 과연 탈북민들과 함께 생활해 나가면서 우리는 느리지만 조금씩 우리 안에서 통일의 체질을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복음으로 하나되는 남과 북을 꿈꾸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탈북민들, 그리고 더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나눠질 수 있는지 보고 있다.
 

탈북민들 모두가 주님 안에서 의미 있는 존재이지만 그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들은 바로 젊은 세대이다. 이들은 새로운 통일의 주역이 될 사람들이면서 동시에 통일시대를 살아야 할 남한의 젊은이들에게 통일의 체질을 길러줄 수 있는 축복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익히 알아왔던 전형적인 탈북민의 모습과 탈북청소년과 청년들의 모습은 사뭇 다르고 그에 따른 남한에서 겪는 경험과 어려움도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들인지에 대한 선언이 공허한 말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들도 탈북민이지만 부모세대의 그것과는 다른 어려움을 맞닥뜨리기에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다른 세대, 다른 탈북민
보통 탈북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우리가 일반으로 가지는 이미지는 북한 체제에서 경제적으로 고생하다가, 또는 자유가 없는 그 땅의 현실에 환멸을 품다가 탈출하여 갖은 고난과 역경을 겪은 끝에 한국까지 넘어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분들은 대체로 일정 기간 이상 북한에 거주하면서 그 체제나 사상에 익숙하다. 또 많은 우여곡절 끝에 고생스럽게 이 땅에 오신 경우가 많다. 실제 이런 경험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들이라면 대체로 연령이 꽤 높을 것이다.
 

그렇지만 탈북민들 가운데 젊은 세대는 대부분 부모의 남한행에 동행하여 이곳에 정착하게 된 청소년과 젊은이들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탈북민의 정의와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많다. 일단 이들은 북한 체제에 대한 경험이 적거나 심지어 전혀 없기도 하다. 이 중 북한에서 일정 기간 이상 성장한 이들도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시장 경제를 피부로 체험하고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전에 비해 폭넓게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생활 경험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남한에 올 때도 고생을 많이 한 사람도 있지만 어른들을 따라오다 보니 엉겁결에 이 땅에 들어온 사람도 있다. 때로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게 된 사람도 있다. 이들이 바로 함께 통일을 꿈꾸며 나아가야 할 다음세대다.
 

청소년기나 대학생활은 또래 친구들과 우정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자기의 세계를 확립해나가며, 또 미래를 꿈꾸고 이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의미 있고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탈북청소년과 청년들은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세대이다. 그렇지만 남한에 적응하고 또래들과 어울리고 공부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탈북청소년, 청년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북한에서 태어나서 자라다가 부모님의 손을 잡고 탈북한 경우다. 이들은 나라에서 탈북자로 인정을 받고 각종 학비지원이나 혜택도 주어진다. 같은 민족이라는 정체성도 있고 억양이나 사용하는 단어 등 문제는 있지만 한국어에도 기본적으로 능숙하다.
 

북한 체제와 사상에도 어른들보다는 덜 물들어 있다. 이렇게만 보면 남한 사회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금세 잘 적응할 것 같다. 그렇지만 남한 사회는 이들에게 만만하지 않았다. 이들 나름대로의 어려움과 고민이 있다. 나는 북한 사람인지 아니면 남한 사람인지와 같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 또 외래어가 가득한 교과서와 책자들, 간판들 속에 같은 언어라고 생각했던 남한어가 갑자기 어색하게 느껴진다. 북에서 배운 내용과 지금 남한에서 배우는 내용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높은 교육열 속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또래 친구들 없이 새롭게 관계를 개척해나가야 하는 상황도 부담스럽다.
 

북한 출신 어머니에 의해 제3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들도 있다. 이들은 어머니가 북한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북한과 연관된 기억이나 경험이 없다. 단지 어머니를 따라 남한으로 왔을 뿐이다. 이들은 심지어 언어도 익숙하지가 않다. 민족이나 국가적 정체성도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나라에서는 탈북민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여러 혜택에서 제외되어 있는 상황이다. 언어 문제로 일반 학교에 진학해서 남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어찌 보면 이들이야 말로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친구들인지도 모른다. 최근 이 부류에 속한 이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도부터 전체 탈북학생 수에서 제3국 출신 학생이 북한 출신을 넘어섰다.
 

부류를 막론하고 탈북청소년, 청년들은 가정 문제, 학업 문제, 정체성의 문제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탈북 과정에서 많은 가정이 뿔뿔이 흩어져서 어쩔 수 없이 해체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또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어딘가 한 켠이 비정상적인 가정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한쪽 부모나 친척이라도 함께 남한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행운아인지도 모른다. 북한 출신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당수의 자녀들이 북한과 중국 등지에 있다. 물론 부모가 의도적으로 자녀를 버리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또 무사히 부모를 따라 남한에 와서도 소위 어른들의 문제 속에서 가정의 파괴를 경험하는 일도 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 이 글은 <선교타임즈>(2017년 7월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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