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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3 통권 185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黑科技 (Black Technology)

‘블랙테크’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기술, 공상과학에서나 나올 수 있는 첨단 신기술 등을 의미한다.
 

약 20년 전에 발표된 일본의 한 공상과학소설에서 사용되었다는 ‘블랙테크’는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기술이다. 특히 우주강국을 천명한 중국 정부는 귀주성(贵州省)에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天眼(tiānyǎn)’을 설치하고 가동 1년 만에 여러 개의 펄서(pulsar,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고속회전을 하며, 주기적으로 전파나 엑스선을 방출하는 천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마윈은 인공지능, 딥러닝, 스마트뱅크, 생체인식 등 ‘블랙테크’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시대를 선포하고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중국 항주시(杭州市)를 스마트시트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 같은 일반 서민에게 블랙테크는 아직 낯선 용어이지만 블랙테크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게 들어와 있다. 얼마 전에 크게 유행했던 증강현실게임도 블랙테크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요즘은 AI스피커 비서가 목소리만으로 우리의 고민을 척척 해결해 준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지문이나 홍채로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열고 금융거래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안면인식기술로 결제를 진행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실제로 알리바바그룹은 올해부터 알리페이 고객에 한해 안면인식시스템으로 표 구입에서 이동까지 지하철을 원스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안면인식기술은 금융거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얼마 전 중국의 한 도시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휴지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안면식용기계가 설치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화장실의 휴지를 가져가는 얌체족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휴지가 필요할 때마다 기계에 얼굴을 보여 주게 하는 이 발상도 놀랍기 그지없다. 중국의 안면인식기술 활용은 교통질서 교육에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주행하는 차량이나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하는 보행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국 교통당국이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이하 CCTV) 와 안면기술시스템을 이용하여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의 신상(行人闯红灯人脸对比)’을 공개하고 벌금을 부과하자 교통사고 발생률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한다.
 

위의 예가 다소 우스워 보이지만 현재 중국의 블랙테크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대기업의 인프라 지원으로 쾌속 발전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학생 기숙사에도 ‘黑科技(hēikējì)’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설치 초기에는 얼굴인식이 잘 안 되어서 등교시간에 기숙사를 빠져나가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시스템 딥러닝을 통해 현재 그런 기술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고 새로운 기술의 상용화를 시험 중에 있다. 중국 대학 기숙사는 대략 3-6명의 함께 지는데 현재 안면인식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기숙사의 효율적인 전력 사용을 위해 방에 학생들이 없을 때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되는 절전시스템 사용을 준비 중이다.
 

물론 중국 사회 일부에서 ‘黑科技’ 발전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는 기술로 인해 사적 영역이 줄어들고 행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물론, 모든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한다는 의혹과 함께 개인 정보가 유출될 경우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우려한다. 지금도 안면인식시스템이 가동 중인 기숙사에 학생이 장시간 출입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학생을 관리하는 지도원(辅导员)에게 자동으로 연락이 된다. 학생들의 24시간이 기계에 의해 감시되고 생활이 통제된다는 사실이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복도만 해도 총 5대의 CCTV가 가동되고 있으며 수업하는 교실 앞과 뒤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어 개인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정부는 테이터관리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으며 그런 위험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가상적 위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도 크게 불편해 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의 안면기술 개발 의지도 확고하다. 2030년까지 1500억 달러(한화 약 159조4천5백억 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참고로 올해 우리나라 1년 예산이 428조 8천억 원이니 중국의 안면기술 관련 분야의 투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블랙테크는 미래 먹거리산업 가운데에도 매우 중요한 분야다. 현재 블랙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이 이미 꽤 많은 부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 분야의 원천기술이 없는 나라나 기업은 중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의 블랙테크 발전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이 안타까웠던 일이 생각났다. 2016년 외부인의 침입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정부 청사에 정부는 22억을 들여 안면인식시스템을 장착한 스피드게이트를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시스템 오류로 사용자들이 큰 불편함을 겪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론의 비판이 거셌다. “얼굴 못 알아보는 안면인식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보도를 보면 시스템이 안정화가 되어 인식률이 99%에 이른다고 한다.1) 아무리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신기술이 상용화하는 데 오류의 발생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오히려 결점이 발견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완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블랙테크 원천기술이 많이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이 상용화가 되고 보급화하는 데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국민의 적극 지지가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지나친 지적과 비판은 건전한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온다. 새해에는 격려와 지지로 용기를 얻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 속에서 신뢰와 인내의 미덕을 발휘하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주                   

1) 충청일보 http://www.dailycc.net/news/articleView.html?idxno=348440






 

사진 | 바이두
박애양 | 중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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