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나라는 야누스 그 자체다. 남중국해에서는 동남아 국가들과 부딪히고, 센카쿠 열도에서는 일본과 맞선다. 양안(중국, 대만)해협도 바람 잘 날 없고,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와는 국경 문제로 시끄럽다. 한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D, 사드)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이 고조되었다. 이웃나라 모두와 한판 붙어보자는 심사다. 또 다른 얼굴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도 아래 새로운 ‘중국의 꿈(中国梦)’을 외치며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 건설)’ 국가 전략을 추진하면서 그들의 일대일로 큰 그림에 인접해 있는 국가들한테 웃으며 다가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주장에 맞서서는 “이젠 중국이 자유무역을 선도하겠다”며 세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100년 가게’ 넘보는 중국공산당 역사를 돌이켜볼 때, 절대국가 또는 절대왕권은 찾아보기 힘들다. 2021년 창당 100주년을 맞는 중국공산당의 장수비결이 궁금했다. 현재 중국에는 독일 인구보다 많은 8800만 가까운 세계 최대의 당원이 존재한다. 중국공산당이다. 서방세계는 중국공산당의 일당제 지배에 회의적 반응을 갖고 있다. 중국이 붕괴된다면 공산당 때문에 그렇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은 내부적으로 당 개혁만으로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절대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고 한다. 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지면 한낱 ‘진흙 속의 거인’으로 몰락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대왕조를 통해 학습받은 내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 지도부는 당 조직이 관료화가 되는 기미가 보이면 가차 없이 개혁의 칼날을 빼 든다. 이 칼럼의 필자 이희옥(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공산당의 내적 힘을 여덟 가지로 정리했다. 위기의식, 끊임없이 공부하기, 현실에 뿌리내림, 유연성, 차세대 양성, 현장 중시, 연속성 선호, 당원들의 미래 비전 공유하기 등이다. 여기에 부족한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참여와 경쟁, 효율, 소통, 책임성, 반응성 등의 부족은 중국공산당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진다. 가족만 빼고 모든 것을 공유한다 유희문(한양대 중국학과) 교수의 글이 흥미롭다. 중국이 이렇게까지 변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2017년 중국 경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 한 가지를 뽑는다면,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공유경제’ 열풍이라고 한다. 자전거와 우산은 물론 구찌 같은 명품 핸드백도 공유해 쓰는 중국의 공유경제 이용자 수가 2016년 6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현재 GDP(국내총생산)의 4%를 차지하는 공유경제 규모가 2020년 10%를 넘어 2025년에는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 중국 시장은 공유경제란 프리즘을 통해 봐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싹이 튼 공유경제가 중국에서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것은 제품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여럿이 나눠 쓰는 협업소비의 개념이다. 중국에서는 펀상(分享)경제라고 한다. 그 범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출장을 갈 때 굳이 위안화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공항에 내려 택시를 잡을 경우 현금이 아닌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재가 가능한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 중국판 우버)’을 부르면 된다. 가까운 약속 장소는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유자전거로 이동한 뒤 자전거를 아무데나 세워두면 돼 꽤나 편리하다. 갑자기 현금이 필요하다고? 그렇다면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아 운전기사의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이용해 송금하고 그 액수만큼의 현금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중국은 어떻게 ‘공유경제의 천국’이 되었을까? 유교수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거론한다. 첫째는 모바일 플랫폼의 편리성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중국의 문화적 코드에서 찾고 있다. 우리는 서비스에서 친절과 예의를 따지지만 중국인은 실용성과 편의성을 우선한다. 세 번째 요인은 중국 개혁의 순차적 적응성과 제도적 보완성이다. ‘선허용, 후규제’라는 특징적인 정책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해주는 멍석이 된다. “중국 정부의 장점은 일단 어떤 비즈니스도 가능하게 해준다.” ‘중국식 공유경제’가 중국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점에 중국 외부시선이 이를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서울과 부산 등 각 자치단체에서 나눔카, 물품공유센터 등 공유경제 서비스를 실험 중이지만 중국에 비하면 이야기 거리도 안 되는 것 같다. 아직 관련법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의 공유경제 비즈니스와 협력네트워크를 어떻게 확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중국 시장 진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처는 코끼리 타고 왔는데 예수는 대포 타고 중국에 왔나 뭔 소린가? 1920년대 중국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장멍린(张梦麟)이 남긴 말이다. 기독교를 서구의 무력 위협에 빗댄 것이다. ‘대포 위의 예수’라는 표현 속에는 기독교가 중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외래종교란 인식이 담겨있다. 중국은 종교에 대해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진 연구원(연세대 인문학)은 중국 정부가 종교에 관대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첫 번째는 종교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부정적 인식이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을 절대 신봉하는 분위기다. 그간 중국은 봉건시대의 잔재인 미신타파를 명분으로 무신론 교육을 강화하고 종교단체의 재산을 몰수했다. 문화대혁명 기간 중 종교는 궤멸의 위치에 처하고 공산주의는 최고의 신앙으로 등극했으며 마오(毛)는 신격화가 되었다. 두 번째는 종교가 외세의 침략도구로 이용됐던 역사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중국이 외세의 종교 개입을 극도로 경계하게 된 것은 아편전쟁으로 상징되는 서양제국의 침략에 그 원인을 둔다.
신학자 파울 틸리히는 ‘궁극적 관심에 붙잡힌’ 상태를 종교로 정의했다. 그는 국가주의와 사회주의를 유사종교로 규정했다. 유사종교는 유신론적 종교와 마찬가지로 추종자들의 충성과 숭배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종교와 공산주의는 유신론과 무신론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신앙과 신앙의 대립이 될 것이다. 공산주의에 대한 확신은 메시아의 약속에 대한 확신과 같은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리는 공산당원이 종교를 가져선 안 된다는 원칙으로 이어진다. “공산당원은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무신론자가 되어야 하며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결코 종교에서 찾으면 안 된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말이다. 중국을 바라보고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각 사람마다 다르다. 각기 이해관계에 따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필진들은 거의 같은 목소리로 중국을 그려주고 있다. 이 책의 필진들은 각기 학문, 외교,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서 평생을 중국과 더불어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정치와 사회, 교육, 언론, 종교, 경제와 산업, 한•중관계, 한•중 비즈니스, 외교와 안보, 인문 등의 분야에서 이들이 전하는 ‘인사이트’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변성래 | 중국을 알고 싶은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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