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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5 통권 184호     필자 : 왕빈 프린트   이메일 
[선교나침반]
‘영점조정’이 필요하다

'마오쩌동(毛泽东) 사상'이 봉건주의와 제국주의에 의해 억압당한 중국 인민이 ‘우뚝 일어선(站起来)’ 시대를 열었다면, '덩샤오핑(邓小平) 이론'은 빈곤한 중국을 다시 ‘부유하게 한(富起来)’ 시대를 만들었다. '시진핑(习近平)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하 시진핑 사상)'은 중국이 다시 ‘강해지는(强起来)’ 시대를 활짝 열겠다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즉 ‘중국의 꿈(中国梦)’을 담고 있다. 이는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论)’과 ‘3단계 발전전략(三步走)’을 ‘공부론(共富论)’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 완결판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완성해나가겠다는 원대한 비전이다.
 

선부론이 일부 사람, 일부 지역이 먼저 부유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 공부론은 중국인이라면 모두가 함께 부유해지는 것을 뜻한다. 3단계 발전전략이란 원바오(温饱·기본 의식주가 해결된 단계) → 샤오캉(小康·부유하지 않으나 여유 있는 생활수준 단계)  → 다통(大同·모두가 잘사는 태평성대 단계)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지난 10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에서 밝힌 '두 개의 100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도 3단계 발전전략의 완결판이다. 두 개의 100년 목표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샤오캉 사회를 실현하고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미국을 능가하는 중국 굴기의 완성, 사회주의 최강국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하면서도 내실 있는 중국공산당의 영도(지도)가 필수적이라는 데 중국 최고지도부 내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끊임없는 부정부패 척결, 지속 가능한 전면 개혁, 투명한 당 관리, 사회·문화에 대한 과거와 차원이 다른 고도의 통제, 종교에 대한 엄격한 감독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한 최근 하나의 조치가 중국공산당의 당무 공개다. 12월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11월 30일 시진핑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갖고 앞으로 공산당의 당무를 공개하는 조례를 심의·통과시켰다.
 

당무 공개 추진은 19차 당대회 정신을 관철하고 실현하는 중요한 조치로서 “종엄치당(从严治党·엄격한 당 관리)의 전면적 추진, 당내 감독 강화, 당 전체의 적극성·주동성·창조성을 동원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당원의 알 권리, 참여권, 선거권, 감독권 실현을 위해 향후 중앙·지방의 각급 단위에서 당무 공개조례를 시행하고 조례의 주요 내용과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당무 공개 작업에 대한 조직 지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앞으로 중국이 중국공산당으로 인해 계속 변화될 것을 잘 보여준다. 내치의 완성뿐 아니라 상호 존중·공평 정의·협력 상생을 추구하는 신형 국제관계를 통해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세계 패권 국가들이 힘의 논리로 다른 강대국을 압도했던 것과 달리 중국은 상생을 통해 세계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중국의 이런 저런 상황 변화를 보면서 떠올리는 단어가 ‘영점조정(零点调整)’이다. 사전적 의미로 영점조정은 사격을 통해 총포의 조준점과 탄착점이 일치하도록 조준 장치나 가늠자를 조정하는 것이다. 군복무를 해본 사람은 알지만 사격을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점조정을 위한 영점사격을 해야 한다. 영점조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 영점조정이 안된 상태에서 총을 쏘면 빗나가기 일쑤다. 총알이 발사되면 일단 포물선을 그리면서 위로 올라간다. 첫 번째 조준선과 일치하는 지점은 25m, 그 이상으로 올라간 총알은 250m 지점에서 내려오다가 조준선과 다시 한 번 만난다. 먼저 3발을 쏜 뒤 1cm 이내로 형성된 탄착구(탄이 맞은 지점) 위치를 확인한다. 이를 보고 소총의 가늠자를 수정해 점차 중앙 타깃을 맞힐 수 있도록 한다. 영점조정을 위한 발사횟수가 1회가 아닌 3회 이상인 것은 오차 때문이다. 사람이다 보니 조준선을 정확히 맞추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평균치를 내는 것이다. 즉 3회보다는 4회, 4회보다는 그 이상의 발사횟수의 평균치가 더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인들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영점조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지난 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작된 시진핑 제2기 체제가 앞선 시대의 연속성이면서도 매우 차별화가 된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인에 있어 어떤 영점조정이 필요할까?


첫째, 중국 기독인들이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 정통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초심(하나님과 첫 만남)을 회복해야만 한다. 왜 우리는 성경을 믿어야 하는가? 그것은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그렇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성경은 단순히 유대 역사와 초대 기독교에 대한 우연한 기록이 아니다. 하나님 자신의 증거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해 말하는 말씀을 믿을 것도 원하신다. 우리가 성경의 진리를 성경 밖의 사실들을 이용해 변호하려고 할 때 성경보다 그러한 사실들에 더 큰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따져봐야 한다. 지엽적인 문제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자칫 성경의 숲은 파악하지 못하고 나무에 얽매어 하나님의 말씀을 오해하기 쉽다. 그럴 경우 쉽게 이단사설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중국 기독교는 중국공산당에게 인정받기 더욱더 어렵게 된다. 오히려 척결의 대상이 되기 쉽다. 독도법을 알면 지도만 갖고도 얼마든지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듯이 성경을 읽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신앙의 내면화까지도 가능하다.
 

성경 안에는 지식, 재물, 명예, 권력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삶의 군상들이 가득 기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먼저 거기서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배경을 일단 이해하면 성경 기자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시대 속에서 땀 흘렸던 그 때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 성경의 책장을 넓길 때마다 우리를 두근거리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세기 6∼8장 노아의 홍수사건에서는 하나님의 눈물과 속 터지는 사랑의 교차를 느낄 수 있다. 출애굽기 19장부터 민수기 10장 10절까지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광야에서 거주한 1년 동안 일어난 내용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온 세계에 구원의 역사를 어떻게 펼쳐가야 할지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다. 신명기는 가나안 정복에 나설 ‘만나세대’를 위해 모세가 아라바 광야에서 행한 마지막 설교다. 다윗왕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사무엘상·하, 열왕기상, 역대상과 시편의 관련 구절들을 동시에 읽어야 한다. 그러면 정치가이자 군사전략가인 다윗의 사회성과 영성을 함께 볼 수 있다.

성경을 제대로 읽으면 요셉, 다니엘, 느헤미야 등과 같은 평신도들이 신앙과 전문성을 어떻게 조화시켰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역사서인 열왕기상·하와 예언서인 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등 선지자서를 재배열해서 읽으면 전체 숲을 그릴 수 있다. 사도행전도 내용 흐름에 맞춰 사도 바울의 서신서와 함께 묵상하면 좋다. 성경은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다. 아브라함의 종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 예수님을 위해 들러리가 된 세례요한, 바울의 사역 길을 터준 바나바 등 숲 속 옹달샘과 같은 하나님의 또 다른 사람들을 성경을 통해 만나는 재미가 솔솔하다. 중국 기독인이 성경을 제대로 읽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졌으면 좋겠다.
 

중국교회는 하나님과 중국공산당을 화해의 길로 인도하는 참된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전령은 메시지를 가감 없이 그대로 전하는 것이 임무이다. 자신의 생각을 첨가하면 안 된다. 교회도, 목회자도, 성도도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다. 하나님과 성경은 굳이 인간의 변호를 필요로 하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하기에 좀 더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 설교자의 설교가 하나님 중심이 되어야 하듯이 우리의 삶이 성경적 중심을 유지할 때 기독인의 말과 행동은 곧 선한 영향력이라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를 세상의 화해자로 설 수 있게 해주셨음에 감격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로 작정하고 기독인의 삶이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가 된다면 중국공산당은 중국 기독교에 대한 뿌리 깊은 의구심을 거둬낼 수 있다. 중국 기독교의 완전한 중국화의 길을 교회와 기독인들이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성과 또한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중국교회 안에서 교회론에 대한 근본적인 재물음이 요구된다. 과연 중국 기독인들이 추구해야 할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고 따르는 성도들의 공동체 또는 그 장소라는 정통적인 관점이라면 더 이상 ‘사이즈(크기, 규모)’에 좌우되는 대형화를 꿈꾸지 말아야 한다. 만인제사장론에 입각해 성직자와 성도는 직분과 역할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건강한 신학의 토대 위에 서서 보다 정예화하고 중국 현실에 맞는 교회를 세워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교회의 본질은 양적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과 기독인의 사명의 본질을 회복하고 실현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필자는 중국에 필요한 교회는 ‘중국형 셀교회’라고 확신한다. 한국교회나 서구교회는 참고할 대상이지 그대로 복제할 절대적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형 셀교회’는 우선 방법이나 구조, 조직, 훈련자료 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복음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이 간과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두 가지 정신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그리스도의 주권에 완전히 복종하는 정신이다. 인간의 죄악된 모습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참회,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주 되심에 대한 온전한 고백과 함께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그리스도의 통치권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는 교회의 골간을 이루는 모든 기독인들이 사명자, 소명자로서 삶을 살기 위해 애써야 한다. 만인제사장화 과정을 필수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독인이라면 누구나 복음의 사역자들로 그런 신분에 걸맞은 사역을 할 수 있게 교회구조를 바꾸고 모든 교인들이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모든 성도가 각각 책임을 맡은 사역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하나의 작은 교회로서 기능을 갖게 해야 한다.
 

교회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영적 삶이 철저히 상호의존관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 목회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중국교회는 수많은 작은 교회(중국형 셀)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각자의 공동체가 강력한 유기체가 되도록 끊임없이 영적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기성교회 안에도 일반적으로 소그룹은 존재한다. 성경공부 모임도 있고 연령에 따른 모임도 있다. 기타 행정적인 소그룹 모임도 있다. 하지만 그 소모임 자체가 교회가 되지 않는다.
 

반면 중국형 셀은 그 자체가 하나같이 교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예배, 교육, 친교, 전도, 선교 등 기존 교회의 모든 사역을 포괄적으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은 중심 역할이 아닌 각 셀의 사역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또 중국형 셀 안에서 모든 멤버들은 각자 받은 영적인 은사들을 활용하고 상호보완 관계가 되어야 한다. 돌봄의 은사가 많은 사람은 어린 신자 혹은 새 신자를 돌보고 섬기는 데 주력해야 한다. 가르침의 은사가 있는 사람은 교육과 훈련의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찬양에 은사가 있는 사람은 셀 예배를 인도하면 된다. 복음 전도에 은사가 있는 사람은 셀 배가에 앞장서면 된다. 자신의 은사에 따라 셀 안에서 각자의 기능을 작동하게 해서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한편 중국형 셀은 독립적이지만 고립되면 안 된다. 셀은 하나의 교회이면서 각 셀은 전체 셀교회를 이루는 요소이다. 셀 하나 하나에는 셀 리더, 담당목회자(전문화한 사역자)가 있지만 그 셀들이 이루는 연합으로서 대그룹 셀교회는 담임목회자와 그를 돕는 부목회자(또는 지역목사)를 두어야 한다. 담임목회자는 교회 전체의 비전을 수행하기 위해 소그룹으로서 중국형 셀들을 네트워킹해야 한다. 각 셀은 셀들의 필요에 따라 서로를 위해 봉사하고 정기적, 비정기적 전체 집회를 통해 같은 비전, 같은 소망으로 일체감과 연합됨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셀 안의 교회적 기능은 단일 공동체로서 온전성에 근거해야 한다. 재정의 투명성과 책무 또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교회 기능과 지속 가능한 투명성이 모두 드러날 때 공동체성을 충실히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국형 셀교회는 특히 복음전도와 함께 사회적 책임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중국 사회에 조응하는 중국 기독교를 주문하는 중국공산당 입장에서 교회가 사랑과 섬김의 참된 공동체로 사회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중국교회는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애달픔과 온전한 코이노니아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결코 성장을 꿈꿔서는 안 된다.

중국에 맞는 교회는 대형교회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모여 있는 강소형 교회, 중국형 셀교회다. 중국교회와 중국 기독인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온전한 교회론으로 다시 한 번 영점조정해서 중국적인 성숙한 교회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솔선수범한다면 중국공산당은 보다 나은 미래지향적 사회주의 정신문명의 길을 척결의 대상인 과거와 현재의 외래교회가 아닌 사회·문화적 파트너이자 이웃으로 등장하는 현재와 미래의 중국교회에서 찾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 섞인 전망을 해본다.






 


왕빈 | 중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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