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는 실크로드 포럼이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았다. 이 포럼에 빠짐없이 참석한 본인은 이제 이 포럼이 사역의 중요한 일부가 된 느낌이다. 중국에서 이스탄불까지 이어지는 선상 10여 개 국가의 실크로드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현장에 뿌리를 두고 있는 포럼이 그동안 키르기스스탄, 터키, 카자흐스탄, 홍콩 등지에서 열렸다가 이번에는 한국에서 열리게 되었다.
실크로드 포럼이 그동안 현장사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한국교회와 교감할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겨서 이번에는 한국에서 개최하게 된 것이다. 비교적 현장 경험이 많은 선교사들 위주의 초청으로 열리는 포럼인 만큼 참석에 제한이 있었으나 이번 포럼에는 실크로드지역에 선교사들을 파송한 선교단체 대표들과 관심 있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많이 참석함으로써 지경을 넓히게 되었다.
실크로드지역에 살고 있는 민족들은 대다수가 무슬림이며 복음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 90년대 초 구소련이 붕괴되고 중앙아시아지역 선교의 문이 일정기간 열렸던 때를 제외하고는 국가적 차원에서 계속해서 복음을 적대시하고 탄압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이 지역에 대한 선교는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에 의해 확장되었고 많은 교회가 개척되고 일꾼들이 세워져서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의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선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오래전에는 네스토리안들에 의해 복음이 광범위하게 전파된 지역이었고, 그 후에는 이슬람에 정복당함으로써 민족들이 무슬림화가 되었으며 근세기에 들어와서는 러시아의 지배와 영향력이 미친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은 자원외교의 각축장으로 서구의 영향력과 중국의 힘이 확대되고 있고 선교의 면에서는 이슬람선교의 새로운 도전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이슬람이 점령했거나 영향력이 미친 곳은 오늘날도 그 종교적인 면에서는 그 영향력이 그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중동,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의 이슬람이 들어왔던 지역은 여전히 그 견고한 세력이 진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이슬람을 향한 선교는 시대적 과제이며 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합과 협력 없이는 이룰 수 없다.
실크로드지역에서 사역을 해오던 선교사들은 비교적 연합과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며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사역해 왔다. 이곳은 이슬람선교에 있어서 근본주의 이슬람이 아니다. 그들의 신앙의 형태는 민속이슬람이 주를 이루고 정치적으로도 종교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고 민족적, 언어적, 문화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에 협력의 조건들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지역의 실크로드 포럼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지역 선교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설정과 전략화, 연합의 필요성을 느낀 선교사들과 이 지역에 대한 선교열정을 가지고 있던 홍콩한국선교교회를 비롯하여 홍콩엘림교회 등 몇몇 교회들이 뜻을 모아 시작하게 되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연합의 즐거움과 사역에 대한 다양한 도전과 시도들을 통하여 구체적인 열매도 맺게 되었고 변화하는 지역 선교 환경에 대처하는 힘도 키우게 되었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진행하는 선교 포럼이 이처럼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이렇게 계속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이를 위해 희생하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한국선교교회와 홍콩엘림교회가 그 교회들이다. 넉넉하지 않은 교회 여건 가운데서도 포럼 개최를 위한 재정지원은 물론 평소에도 계속된 기도사역과 함께 다양한 협력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의 선교의 귀한 모델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보여주기식 선교사역에 익숙해서 지 교회를 드러내기 위한 지역연합선교집회나 일회성의 선교 포럼은 많이 열었지만 이러한 모양으로 드러내지 않고 지역 선교 포럼을 계속해서 지원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한국에서 개최된 이번 6차 실크로드 포럼은 한국교회들한테 새로운 도전이 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로 또 다른 디아스포라 한인교회가 지원해서 열리고 있는 ‘트렌스히말라야 선교 포럼’도 한국교회의 지역연합선교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필립 | 중국대학선교회 대표,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