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경험기1.JPG) 이번 중국-러시아 단기선교를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감도 있었지만 나의 마음 한편에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제껏 기대하며 나아갔던 수많은 일들 가운데 실패한 일들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 단기선교도 또 한 번의 실패로 남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출발할 때부터 믿음으로 나아갈 것과 믿음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마음의 결단을 내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단기선교 기간 동안 내내 하나님은 선하시며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심을 나의 입술로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결단하며 중국 땅을 밟았지만 막상 중국에서 시작된 일정은 처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단기선교 기간 동안 가장 기대가 컸던 것은 소수민족한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조는 선양(沈阳)에서 조선족을 찾아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4년 전의 단기선교 때와는 달리 소수민족 마을에 들어가서 잠을 안 잔다는 말을 듣고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우리 조가 조선족 마을에 가서 좀 놀랐던 것은 그들이 후미진 곳 저층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복음을 한 번도 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숙소에 돌아와 조모임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마음 한쪽이 눌려 있는 것과 같이 너무 아파왔습니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첫 번째는 ‘이번에도 실패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나의 입으로 직접 이 땅에 복음을 한 번도 전하지 못하고 한 영혼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다시 하나님은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선하신 분이심을 기억하게 하셨고, 고린도후서 5장 7절 “이는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고 보는 것으로 행하지 아니함이로라”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내가 이렇게 복음을 전하지 못한 것 때문에 마음 아팠던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해 볼 때, 내 안에 복음을 전하는 열정 또한 하나님이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있을 캠퍼스 전도 일정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하얼빈(哈尔滨)사범대학교에 전도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얼빈사범대학교는 방학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한산해서 대학생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돌아다니길 한참, 멀리서 딱 봐도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지나가기에 냅다 뛰어가서 그냥 말을 걸면서 가다가 교내 호수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 여대생이 호수 건너편 벤치에 앉아있던 한 남학생을 부르기에 아는 사이인 줄 알았는데 둘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그 남학생을 불렀습니다. 캠퍼스 전도 팀은 2인 1조가 한 팀이었습니다. 우리 팀의 누나는 그 여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는 그 남학생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는데 그 남학생은 중국의 회교(回教)를 믿는 후이족(回族)이라는 소수민족이며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때 내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하나님이 용기를 주셔서 계속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친구는 복음을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은 알라신을 믿는다고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하나님께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님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친구는 그냥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우리가 다시 돌아가는 길을 설명해 주면서 같이 동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식사시간이 되어 같이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서로에게 각자의 언어로 편지를 써 주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다 쓴 편지를 읽어주는데 그 순간 나의 마음이 터질 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 친구와 헤어질 때 예수님을 꼭 믿으라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그 친구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복음의 강렬함을 느꼈습니다. 중국 땅 가운데서 하나님이 주신 마음은 복음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열정을 가지고 러시아로 갔습니다. 러시아 라지똘리노에 도착한 우리는 한 선교사님의 가정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묵으면서 근처 마을에서 전도한 이들을 교회로 초청해 복음을 전하는 아가페만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도를 하면서 오전에는 무척 즐거웠는데, 오후에 전도를 나갔을 때 한 러시아 청년에게 난생 처음으로 ‘아, 이게 인종차별이구나’하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으면서 급격하게 마음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이 ‘이거 되겠나? 애들이 오겠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 간 순간 모든 나의 모든 두려움이 깨지고 놀라움으로 바뀌었습니다. 교회 안에는 러시아 아이들로 바글바글하였고 아가페만찬 또한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결국 이번 일을 통해 결국 일을 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단기선교의 기도제목 중 하나는 ‘통일한국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보는 것’이었는데 러시아 일정 중반까지도 정확히 무엇을 보여주시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렇게 통일비전을 더 보기 위해 기도하며 나아갔을 때 하나님은 다시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고 보는 것으로 행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통일한국을 바라보았을 때는 언제 통일이 될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또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날마다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들 또한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나의 눈으로 볼 때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어 보이고 실패로만 여겨졌던 모든 순간들 하나하나, 모두 하나님이 인도해 오신 것이며, 선하신 하나님이 가장 좋은 것들을 이제껏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보는 것으로 행하지 아니하고 믿음으로 행하는 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우리를 바보라고 하며 이해해 주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일하실 날들을 향해 날마다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통일비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 때와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하나님이 열어 주실 때를 기다리며 우리 삶의 자리에서 늘 깨어 기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믿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또 믿음으로 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자리, 나에게 허락하신 가정, 교회, 지역, 그리고 캠퍼스선교사로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통일한국을 열어 주실 때, 그리고 나를 사용하시겠다는 자리로 부르실 때, 언제든지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되어 가기를 원합니다. * 이 글은 <CUM-Q>(2015 가을 통권 59호)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한 것입니다.
이현우 | 대구대흥교회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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