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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3 통권 181호     필자 : 박애양 프린트   이메일 
[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
小目标(도달할 수 없는 목표)

지난해 아시아 부호 1위인 완다(万达)그룹 완젠린(王健林)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세계적인 부자가 되려면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우선 1억 위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라.” 완다그룹의 회장이 예로 든 ‘작은 목표(小目标, 샤오무뱌오)’는 ‘1억 위안(약 170억 원)’으로 대기업 총수에게 1억 위안이 소박한 목표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억 위안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천문학적 금액일 가능성이 높기에 그의 이 ‘통 큰’ 소박한 목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는 의미의 유행어가 되어 2016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비록 희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가 1억 위안을 小目标라고 인식한 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大目标(다무뱌오)’에 비해 小目标는 분명 작은 목표, 소박한 꿈 정도가 된다. 원래 ‘小’와 ‘大’는 비정량적 표현으로 사람에 따라 내용과 형체에서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는 ‘소박한 목표’ 앞에 ‘실현 가능한’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다른 사람들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했다는 의미다. 실로 대륙적인 배포가 아닌가.
 

1978년 개혁개방을 선포한 덩샤오핑(邓小平)은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温饱问题, 원바오 문제), 중산층 사회에 진입하고(小康社会, 샤오캉 사회), 이상적인 사회(大同社会, 다통사회)를 실현한다는 大目标를 발표하고 단계별 小目标 달성에 매진했다. 당시 중국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시급해 원바오 문제는 당시로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였다. 그러나 정부 주도형 경제개방이 진행된 후 중국은 이미 2000년대에 샤오캉 사회로 진입하였으며 2017년 현재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국제적 위상을 획득했으며 중국 사람들 자신도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자평한다. 당시 중국의 小目标는 다른 이들에게 황당하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정치, 경제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들을 하나씩 착착 완성해 가고 있다.
 

2013년 중국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시진핑(习近平) 주석이 연설한 ‘중국의 꿈(中国梦)’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몇 가지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담고 있다.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이루고 신중국 건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다통사회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小目标는 ‘一带一路(일대일로)’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一带)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一路) 사업으로 2049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한다. 일대일로 관련국만도 64개국1)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규모 국가 사업이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는 11개 자유무역시험구를 설립했는데 이를 권역별로 보면 텐진(天津)과 랴오닝(辽宁, 환발해), 상하이(上海), 광동(广东), 푸젠(福建), 저장(浙江, 동부 연해), 총칭(重庆), 쓰촨(四川),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산시(陕西, 중서부)2) 등으로 일대일로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팍스 시니카(Pax Cinica)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1978년 개혁개방 시기, 2050년의 중국을 염두에 두고 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단계별 목표를 설정한 덩샤오핑과 그의 안목과 결정에 동의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온 중국 지도자들의 결단이 오늘의 중국, 미래의 중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중국의 ‘소박한 목표’는 우리에게 완다그룹 회장의 小目标처럼 설정조차 어려운 목표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시각의 차이, 생각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성어 가운데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이 있다. 집 앞에 서 있는 산이 불편하다고 느껴 산을 옮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 노인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힘으로 산을 옮기는 데 시간적, 물리적 제약이 따르지만 노인은 개의치 않고 실행에 옮겼다. 자신이 못하면 자손들이 완성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결국 노인의 노력에 감동한 신이 산을 옮겨 주었다는 우공 고사는 중국인들 삶 가운데 중요한 정신으로 칭송된다.
 

우리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다 변한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그런데 이 말을 삐딱하게 보면 한국인의 시간관념을 왜곡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산은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숫자로 개념화한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강산도 변할 정도로 긴 시간이라는 착각을 가져온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서 5년이, 10년이 길게 느껴져 장기 계획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특히 정치인들에게 있어 10년은 도무지 오지 않을 미래인 것처럼 행동한다. 4년의 국회의원직을 위해 이전투구를 서슴지 않는 이들의 청사진에 국가의 10년, 20년, 100년 후가 그려질 수 있을까?
 

백년대계(百年大计)라고 하는 교육정책도 정권에 따라 뒤집히기 일쑤다. 우리가 손 놓고 서로의 흠결(欠缺)만을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중국은 몇 차례나 실현하기 어려운 작은 목표들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또 몇 번의 10년이 지나면 ‘중국의 꿈’이 완성될 것이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도래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그때도 우리는 1억 위안을 小目标라고 한 중국 기업가의 배포가 부럽다는 생각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실현 가능한 목표로 바꾸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시기다.



미주                                          
1) 인천발전연구원 자료 재인용(참고일: 2017.8.31)
출처:http://hanzhong.idi.re.kr/sub/subview.php?key=595&item=&search=&sort=&pagenum=2&category=AB
2) 유다형, 중국의 신성장거점, 자유무역시험구 현황 1-환발해권역 텐진/랴오닝, 한중Zine 최신 중국동향, Vol.203 2017.04.17.




 


박애양 | 중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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