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는 중국 안의 로컬과 해외비정부조직 그리고 시민사회에 대한 중국 당정의 일련의 정책조치,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 제정-통과 이전의 일련의 정황과 흐름,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과 유관 규범들의 연관성 등 세 가지 사항을 통해, 중국 당정이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을 제정하게 된 목적과 의도가 무엇인지 가늠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발효된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의 시행으로 인해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이 받게 될 영향에 대해 전망해보려고 한다. 대략 세 가지 정도의 예측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첫째,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의 시행으로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의 자율성(autonomy)과 활동성은 일정 정도 위축되고 제한될 것이다. 회계사와 회계법인을 통한 조직의 회계정산 업무와 재무회계보고서의 작성, 업무주관단위와 등기관리기관(공안기관)의 연도심사를 위한 1년 동안 조직의 재무회계보고서와 활동보고서와 조직, 인원변동보고서의 작성과 제출, 차년도 활동계획서와 자금사용계획서의 작성과 제출, 세무등기와 납세, 신고업무, 해외비정부조직이 채용하는 중국인 직원/스태프들의 신상정보 제출과 등록 등을 비롯해 기타 무수히 요구되는 준수사항들, 피감독과 관리 조항들은 단체의 재정(financial), 조직운영/행정사무(administrative)와 사업활동(operational) 등 여러 방면에 유무형의 부담과 압박을 주게 된다. 이는 조직운영과 활동에서 비용증가와 심적 압박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의 사업활동 역량과 중국 시민사회의 필요 충족의 역량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의 과도한 행정적 요구와 상시적이고 정기적인 감독·관리·심사로 인해 적지 않은 해외비정부조직들이 자신들의 사업활동의 규모를 줄이거나 최악의 경우 중국에서 사업을 접고 타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둘째,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이 갖는 내용상의 모호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 국가 또는 권위주의 국가의 법률규범이 지니고 있는 공통의 기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모호성인데, 이는 정부 당국의 자의적인 행정처분과 처벌부과 가능성을 높여준다. 예컨대 법률의 제5조는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은 중국의 국가통일과 국가안전, 그리고 민족단결에 위해(危害)를 가하거나 중국의 국가이익과 사회공익에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모호하고 포괄적이다. 국가안전과 민족단결을 해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경우 국가이익과 사회공익, 그리고 공공질서가 손상을 받는 것인지 명확히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같은 제5조에서 해외비정부조직은 중국 안에서 비영리활동, 정치활동, 종교활동에 종사하거나 혹은 자금지원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데, 정치활동 등의 구체적 범주와 적용예시가 명기되어 있지 않다. 위의 조항을 위반한 –즉 위반했다고 공안 당국이 판단을 내린- 해외비정부조직들은 제47조와 제50조에 의거하여 등기말소(혹은 임시활동 등록 취소), 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제출국조치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포착될 경우 당국은 책임자 소환조사, 사무실 압수수색, 계좌와 자금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렇듯 모호한 규정/조항에 대한 해석권과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권을 등기관리기관인 공안 당국이 자의적으로 독점하고 행사할 여지가 농후하기에, 비정부조직의 책임자/직원/활동가들에 대한 구류와 처벌, 조직의 설립등기 취소, 사무실 폐쇄, 은행계좌 압류와 은행잔고 회수, 강제출국 등의 탄압조치가 얼마든지 쉽게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이 등기·등록을 기피하고 불법 신분으로 활동하거나 혹은 중국에서 활동 중단 등을 심각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셋째,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의 재정상황이 점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것은 아래 세 가지 경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uncertainty of funding’과 관련되어 있다. 먼저, 업무주관단위를 확보하지 못 하거나 혹은 업무주관단위를 확보했다고 해도 등기관리기관인 공안부문의 불허로 인해 설립등기에 실패하는 해외비정부조직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특별히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영역에서 활동하여 이미 당국의 눈밖에 난 해외비정부조직들의 경우 설립등기와 임시활동 신고·등록에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해외비정부조직들은 ‘grey area/zone’에서 존재하며 당국의 묵인 하에, 때로는 묵인과 동시에 감시를 받으면서, 혹은 당국의 눈을 피해 중국 안에서 모금활동을 하거나 해외로부터 후원을 받아 활동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공식 설립등기를 취득하거나 임시활동 신고‧등록을 마친 단체만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등기등록에 실패하여 안정적/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된 단체가 예전과 같은 규모의 펀드레이징을 유지하긴 힘들 것이다. 바로 후원자/기부자들의 심리 때문이다. 그 다음, 등기등록을 마친 해외비정부조직이라 해도 중국 안의 모금활동은 전면 금지되어 있고 회원모집/후원자 개발 역시 –당국의 공식 허가를 취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불가하다. 즉 이제부터는 주로 해외 후원에만 의존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조달되는 후원금/기부금은 공안부문과 국가외환관리국에 신고, 등록된 공식 지정계좌로만 받을 수 있고, 그 은행계좌는 상시적으로 당국에 의해 모니터링 될 수 있고 자금출처와 사용내역 역시 그러하다. 또한 규정위반 혐의가 포착될 경우 해당 계좌와 자금은 언제든 동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원자/기부자들의 후원액수 감소, 후원중단, 안전하고 안정된 타국/타기관으로 후원변경 등의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 이렇듯 여러 경우에서 발생 가능한 ‘uncertainty of funding’은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의 자금형편과 재정상황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된다. 이상과 같이 해당 법률의 시행이 중국 안의 해외비정부조직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와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는데, 이에 대해 계속해서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해외비정부조직관리법의 시행이 –해외비정부조직 이외의- 중국 안의 자생적 로컬비정부조직에 미치게 될 영향이 무엇일지 전망하고자 한다.
사진 | 바이두 김성민 |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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