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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3 통권 179호     필자 : 쑨빈 프린트   이메일 
[기획]
위기관리 시스템과 중국교회, 그리고 선교

예기치 못한 사건에 직면한 중국교회
결국 일이 터졌다. 2030년까지 2만 명의 해외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선교중국 2030’ 프로젝트를 내걸고 있는 중국교회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직면했다. 2017년 5월 24일 12시쯤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州)의 주도 퀘타시 진나타운 식당. 현지 경찰로 가장한 IS(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이 진나어학센터의 중국인교사 3명한테 접근했다. 무장한 그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막무가내로 차량에 태워지는 과정에서 1명은 극적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멍리쓰(孟丽思·여·26)와 리신헝(李欣恒·남·24)은 끌려갔다.
 

피랍사건이 발생한 발루치스탄주는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中国梦)’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요충지의 한 곳이다. 지난 2014년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계획에 따라 중국 신장(新疆)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000㎞ 길이의 도로와 철도, 가스관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 규모는 460억 달러(52조6460억 원). 단일 항목으로는 최고액수다. 저우강(周刚) 전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에 따르면 발루치스탄 퀘타지역은 넓은 면적, 적은 인구에 치안이 불안한 곳으로 무장 세력들이 인접한 과다르항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중국인들을 납치하는 사건 등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곳이었다.
 

파키스탄은 2011년부터 신드주에 한해 중국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했으나 최근 전국 대부분의 주들이 중국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 의무교육을 시키고 있다. 파키스탄과 중국 관계는 2011년 빈 라덴 암살(2011년 5월 미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도시인 아보타바드를 습격, 빈 라덴을 사살함) 이후, 특히 2013년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 따라 매우 친밀하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중국은 우리의 가장 친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다. 중국은 항상 파키스탄 편에 서왔다”라고 높게 평가할 정도다. 그런 가운데 피랍사건이 발생했으니 양국 정부는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6월 2~4일 파키스탄 특수부대는 IS 조직원 은신처 동굴을 급습했지만 중국인 인질 구출에는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IS 조직원 12명이 사망하고 파키스탄 특수부대원 8명이 부상했다. 6월 8일 IS는 연계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중국인교사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6월 12일 파키스탄 차우드리 니사르 알리 칸 내무장관은 “IS에 납치된 중국인 2명이 비즈니스 비자로 파키스탄에 입국했지만 포교활동을 펼쳤다”라고 밝혔다. 기독교 선교 의도가 파키스탄 정부 관료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물론 사건 발생 원인을 전적으로 선교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파키스탄 정부의 속내가 어느 정도 읽힌다.
 

이번 사건에 대한 각국 언론의 보도를 좀 더 살펴보자. 한국의 경우 일부 언론이 간헐적으로 관련 보도를 내놓고 있지만 중국과 파키스탄은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중국 중앙(CC)TV 등 중국 언론은 5월 25일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납치 사실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때는 중국인교사 부부가 무장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했다. 이들을 지키던 사설 보안요원은 저항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环球时报)는 6월 9일 이후 지속해서 기사 또는 사설 통해 피살된 2명 포함한 중국인 13명이 한국인이 현지에 설립한 중국어학원에서 일하면서 불법 포교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12일 사설에서는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2명이 살해당했던 샘물교회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한국교회의 공격적인(?) 선교 문제까지 거론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은 사설 게시 반나절 만에 2만여 개의 ‘반한‘ 댓글들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6월 14일 ‘역외 종교세력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국가적 대책 필요’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다음은 중국 언론에서 거론한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한국인 원장은 이들에게 각각 다우드, 무사라는 파키스탄식 이름을 주고 중국어반 개설에 앞서 현지어인 우르두어를 배우도록 했다.” “납치된 중국인교사 2명은 2015년 11월 한국인원장과 또 다른 중국인교사 11명과 함께 파키스탄에 입국했으며, 발루치스탄주 퀘타시의 한 숙박시설에 어학원을 설립하고 생활해왔다.” “어학원은 ARK라는 이름으로 확인됐다. 납치된 교사들과 동료 11명은 이곳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현지어인 우르두어를 배우면서 종교적 색채가 강한 활동을 했다.” “종교적 색체가 강한 활동이란 현지인과 교류를 통한 포교활동으로 3~5명씩 조를 이뤄 길거리에서 현지인에게 기독교 선전 영상을 보여주거나 종교활동에 현지인을 초대하는 것이다.”

“이들의 행동이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현지인들에게 일종의 ‘종교모독’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한국인원장이 어떻게 중국에서 청년들을 모집해 파키스탄으로 입국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후 나머지 11명의 중국인은 모두 중국으로 귀국한 상태다.” “고향집 문제 십자가, SNS엔 ‘주여 오시옵소서’” 웨이보 중국공산주의청년단 계정은 환구시보 기사를 인용해 “한국인들을 만나면 영혼부터 감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안의 인터넷 포털 등에서 “학원 원장인 한국인이 중국인교사들의 휴대폰 사용을 제한해 위기 대응이 어려웠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비난이 이어졌다. “위험한 한국기독교의 중국 침투를 조심하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华春莹)은 6월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초기 조사에 따르면 납치된 교사 2명은 처음에 알려진 것과 달리 부부 사이가 아니고, 각각 다른 성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납치된 두 명의 중국어교사를 구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했다.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6월 15일 외교부의 또 다른 대변인 루캉(陆慷)은 정례 브리핑에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들과 동료 중국인들은 아마도 한국의 유관 종교단체 사람들한테 이용당했을 수도 있다”면서 “이들이 불법 포교활동을 했는지는 파키스탄 당국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hina Christian Daily는 6월 15일 보도를 통해 특정 선교단체에 대해 9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왜 한국 선교단체는 잘못된 정보를 SNS를 통해 확산시켰는가?”
“한국교회는 어떻게 젊은 중국인들을 모집해서 파키스탄으로 파송할 수 있었을까?”
“한국교회는 무슬림과 친화적인 중국인들을 선교에 이용했다.”
“살해당한 전도자들의 부모들은 그들이 위험한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사건이 발생한 뒤 사실관계를 제대로 전달받았을까?”
“13명의 중국인들은 그들이 위험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왜 현지 친구인 엘사(Elsa)는 그들이 아무런 안전의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을까? 그들이 그곳에 가도록 유혹당한 것은 아닐까?”
“한국 선교단체 리더는 왜 두 중국인이 납치된 이후 안전하다는 뉴스를 내보냈는가? 그런 정보의 근거는 어디로부터 얻었으며 그것은 믿을만한 것이었나?”
“더 많은 중국인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위험한 지역으로 파송된 것은 아닐까? 크리스천 ‘위쳇(WeChat)’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A스쿨은 한국 B단체의 하부조직인가?”
“왜 한국교회는 그런 미숙한 젊은이들을 위험한 곳으로 보냈는가? 왜 그곳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시켰는가?”
“왜 한국 선교단체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중국 희생자 가족과 중국인들, 특히 중국 기독교인들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 것인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월 19일 중국 안의 반한, 반기독교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SCMP는 중국 누리꾼(웨이보 등)들이 중국군 파견, 복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통제 통해 트윗의 차단을 시도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트윗으로 인해 대처가 순조롭지 못하다고 전했다.
 

한편 파키스탄 언론도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다룬 것을 알 수 있다. 6월 13일 파키스탄투데이는 “IS에 의해 납치 살해된 중국인 2명은 파키스탄 지하교회의 한국인에게 고용된 선교사들이었다”라고 보도했다. “‘ARK인포테크’라는 회사이름으로 가장한 지하교회는 언어교육기관인 ‘ARK 아카데미’를 소유하고 있으며, 소유자는 Seo Juan won로 표기돼 있다”라고 밝혔다. 또 “ARK 아카데미는 12명 한국인선교사와 15명의 중국인선교사를 고용했다. ARK 아카데미는 가난한 파키스탄 또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을 끌어들여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방법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적어도 2명 이상의 한국 여성선교사들이 인근에 위치한 사다 부하드 칸 여대의 여대생들에게 접근했으며, 대학 당국이 사전에 이를 알고 차단했다.” “한국의 여성선교사는 27세의 권씨와 23세의 이씨였으며, 이들은 퀘타 와니아 호스텔에서 거주하면 포교활동을 했었다. 와니스 호스텔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이들을 호텔에서 내쫓았다.”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발급 관련, 내부 수속절차를 강화키로 하는 한편 비자 신청자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관련 기관이 공유하기로 했다.”
 

6월 18일 파키스탄 일간지 돈(DAWN)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 직속 연방수사국(FIA)은 6월 12일 퀘타에 거주하는 한국인 서모씨 일가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2011년 비즈니스비자로 파키스탄에 입국한 서씨는 ARK인포테크라는 업체의 공동 소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르두어학원은 이 사업체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퀘타 경찰에 따르면 이는 선교활동을 가리기 위한 위장이었다. 퀘타 경찰서장인 압둘 라자크 치마는 “서씨 가족이 선교를 위해 중국인들을 훈련한 것”이라며 “이들과 접촉한 현지 주민 50여 명 모두 이들이 선교활동을 했다고 증언했다”라고 덧붙였다. 치마는 또 “서씨가 중국인들에게 각각 한 달에 3만~3만5000 파키스탄루피(약 32만~38만 원)을 생활비로 지급했다”면서 “사법당국이 이 돈의 출처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사건 보도 프레임이 전환됐음이 드러나다
사건 초기에는 사실 확인 보도가 이뤄졌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분석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보도 프레임이 전환됐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구시보는 IS의 잔악성보다는 한국교회의 공격적 선교 문제를 제기했다. 중화망은 선교 문제가 아닌 중국과 파키스탄의 경제협력을 방해하려는 게 목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음 단계는 파키스탄과 중국 정부의 관련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투 트랙 접근’ 기사의 가능성이 크다. 즉 일반적 접근으로 양국 경제협력 방해와 사전에 예고된 IS테러, 외국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적대감, 반한 감정 표출이다.

아울러 특정 선교단체의 일탈행위 지적 또는 전방위적인 한국교회(중국교회 포함) 선교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가 기승을 이룰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중국교회를 집중 관리 감독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노골화하는 걸 확인하게 될 것이다. 환구시보의 6월 14일 ‘역외 종교세력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국가적 대책 필요’라는 제목의 기사와 한국 연합뉴스의 6월 29일 “중, 파키스탄서 피살 선교사 2명 소속 교회 간부들 구금”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그 예이다.
 

그중 6월 29일 연합뉴스의 보도는 다음과 같다. 연합뉴스는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파키스탄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벌이다 살해된 중국인 2명의 소속 교회를 상대로 대대적으로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피살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비(非)관영 기독교회 활동을 억압하는 구실로 삼으면서 해외 종교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현재 저장(浙江)성 원저우(温州)시에서는 이들 선교사 2명이 소속돼 있던 기독교 교회의 간부 4명이 모두 당국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라는 기사를 좀 더 살펴보면 중국 정부의 의도가 드러난다.

미국에 소재한 기독교 단체인 중국기독교도정의동지단(CCFR)의 류이(刘贻) 목사는 “2명의 선교사를 파키스탄에 파견한 원저우교회의 간부 4명이 현지 공안에 연행돼 구금돼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류 목사는 중국 당국이 이들을 상대로 ‘살인범’으로서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며 숨진 피해자들의 친구나 지인, 선교사들을 일제히 잡아들이고 있다는 현지 목사의 전언을 전했다. 또 류 목사는 피살 사건 뒤 중국으로 돌아온 다른 11명의 선교사들에 대해 어떤 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고 이들을 찾는 변호사들조차 없다며 “정말 두려움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기독교계 인사는 “당국이 살해된 중국인 2명의 친지를 찾아 위로하기는커녕 이 비극적 사건을 빌미 삼아 원저우 기독교 ‘가정교회’와 신도들을 탄압하고 있다”라고 했다. 순교자들이 모두 경건한 기독교인들로서 파키스탄에 자원해서 갔고 한국 선교단체와 협력 관계에 있었을 뿐이라는 중국교계의 목소리는 전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6월 28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선교사 멍리쓰의 생명 간증’이나 ‘리신헝의 세계선교역사상의 의의’라는 글을 읽다 보면 ‘주님의 제자’로 살기를 바랐던 두 선교사의 영혼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잘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필연적으로 직면하는 희생
해외선교를 본격적으로 할 때 필연적으로 직면하는 것이 희생이다. 특히 개인, 가정의 아픔을 넘어 공동체의 절규로 변할 수 있는 게 순교이다. 누군가는 “순교의 피는 한 알의 밀알과 같아서 흩어지면 수많은 결실을 맺는 성경의 원리를 문자 그대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성령의 역사”라며 “순교의 역사는 멈춘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기독교 2000년 역사가 박해와 순교로 점철돼왔다는 점에서 어쩌면 순교는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 ‘교회의 아버지’로 불리던 테르툴리아누스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 되었다”라고 할 정도이니까.
 

우리는 이번 사건을 대하면서 중국교회 안에서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넘어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본격 논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걸 감지한다. 위기관리는 개인적, 단체적, 점진적, 상황적 위기 앞에서 매우 절박하고 실제적인 전략이 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위기관리재단이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위기관리재단에 따르면 위기관리의 실행구조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주님의 돌보심. 그리스도께서 위기관리의 중심이며 궁극의 주체가 된다. 양이 이리 가운데로 들어가는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것은 목자이신 주님이 양들을 돌보시고 지켜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둘째, 자신과 팀 상호간의 관리. 사역자 개인에 속한 의무나 책임을 다른 주체가 대신할 수는 없다. 위기관리 정책이나 비상계획을 실제적으로 수행하는 최종 실행자는 사역자 개인과 그가 속한 팀 사역자들이기 때문이다.
 

셋째, 파송자 관리. 파송교회와 선교단체는 본국과 선교현장이 상호 협력하여 위기관리의 주체가 돼야 한다. 위기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선교단체는 위기관리 정책 수립과 회원들의 훈련을 책임지게 되고 위기가 발생할 때 통합적인 위기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 파송교회는 선교단체와 협력해 영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서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피해자 가족들을 관리하고 돌보는 것도 파송교회와 선교단체의 몫이다.
 

넷째, 전문가 지원. 위기관리 전문가의 자문과 훈련전문가의 참여는 필수이다. 특히 인질사태의 경우 협상 전문가나 팀의 도움이 필요하고 위기 후속관리를 위해 정신건강 전문가나 상담가의 도움이 요구된다.
 

다섯째, 외부네트워킹 지원. 국내외 타선교단체나 선교연합기구, 위기관리 전문기관 등을 통해 정보와 자원을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위기관리재단에 따르면 위기관리를 위한 핵심정책에는 위기 예측, 대비 위한 정책(위기 예측, 위기관리 조직, 비상계획, 보고 체계, 교육 훈련, 위기기금과 비상금)과 위기상황 관리 정책(철수, 납치와 인질, 정보 관리), 위기 후 관리 정책(멤버 케어, 평가작업과 위기학습) 등이 있다.
 

중국교회에게 묻고 싶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중국교회에게 묻고 싶다. 과연 우리가 어느 정도 위기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는가? 선교사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안일했던 것은 아닌지? 위기관리 시스템의 도입을 위해 선교기관이나 파송교회의 책무는 잘 지켜졌는지? 위기 예측과 현지상황 파악이 충분히 됐는지? 예측 실패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초동 대처에 실기(失期)하지는 않았는지? 위기관리 교육훈련은 있었는지? 제2의 위기요인인 미디어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본국 후송자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위기 후 평가 작업과 관리체제 보완이 진행될 것인지? 여러 가지 생각이 몰려왔다.
 

앞으로 필연적으로 양국 정부와 국민이 해외 교회의 선교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될 것이다. 특히 교회의 이슬람권 선교방식의 노출에 따라 이슬람국가들의 경계 단계도 높아질 것이다. 한국교회도 강력한 선교 한랭전선 출현에 따라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1차적으로는 중국과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에 대한 감시 강화가 이어지고, 이후 체포 또는 추방 가능성이 있고 2차적으로는 다른 이슬람권으로 위협이 확대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아울러 시행을 앞둔 새 종교사무조례의 엄격한 본보기를 위해 향후 강력한 종교법규 적용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의 가정교회와 연계된 한국교회, 선교단체, 선교사들에 대해 X파일을 통한 단속과 함께 순차적, 주기적인 입국거부, 추방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삼자교회와 연계된 경우에도, 특히 선교훈련을 시키는 한국교회, 선교단체, 선교사에 대한 경계, 감시가 이뤄질 개연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과거에는 해외교회의 중국 안의 복음화 시도를 문제시했다면 해외선교가 국제 문제화할 소지가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기존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하는 한편 중국과 이슬람권 사역에 대한 매우 신중하면서도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이미 노출된 선교라인을 살펴보고 중국이나 이슬람권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 중국교회나 한국교회나 도마뱀처럼,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처럼 순결, 순전하게 사역을 해야만 할 때를 맞이한 것이다. 그것만이 이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선교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쑨빈 | 중국인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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