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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2 통권 178호     필자 : 나은혜 프린트   이메일 
[나은혜 선교문학]
로아는 “동산 스타일”

출산한 딸아이와 외손녀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서 신생아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1시부터 1시반 사이의 단 5분, 면회시간을 허락해준다. 지난 수요일에 면회를 갔더니 이게 웬일인가? 갓난아기인 로아가 선글라스를 척 끼고 있는 게 아닌가. 황달이 온 아기를 치료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로아가 태어난 지 나흘째 되는 날 황달이 온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이에 적절한 치료를 하고 있는 것이고 말이다.
 

그런 로아를 보고 있던 딸 녀석이 훌쩍거리며 운다. 아기를 낳은 어미로서 아기가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입원실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엄마 품에 안겨 있지도 못하고 이렇게 하루에 단 5분 보는 것이 고작이니 안타까웠나 보다. 거기다가 오늘은 로아가 치료를 받느라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으니 오죽했으랴. 나는 딸아이의 등을 토닥토닥하며 위로해주었다.
 

“이제 내일이면 아기를 데리고 퇴원하는데 하루만 참자. 아기를 위해서 입원실에 있는 거니까 말이야.”
 

병실로 돌아온 딸이 간호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로아가 왜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지 나한테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로아가 받고 있는 광선치료는 뭐 아프거나 거창한 건 아니구, 쓸개즙 색소를 이루는 등황색((橙黄色) 또는 붉은 갈색의 물질인 빌리루빈(bilirubin)이 빛에 약하기 때문에 로아한테 선글라스를 씌우고 인공 불빛에 몸을 쪼여서 빌리루빈을 파괴해서 응가로 나오게 하는 치료에요.”
 

그러더니 딸아이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그런데 엄마, 로아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니까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생각이 나요. 호호호~~” 나도 덩달아 터진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얘, 그 꼬맹이 로아가 무슨 강남 스타일이니? 동산(동산병원 출생) 스타일이지. 호호호~~”
 

그러고 보니 로아는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에서 태어난 것이다. 현재의 동산병원은 “1899년 10월 미국 예수교 북장로파 대한선교회 유지재단에서 설립한 제중원(济众院)이 동산의료원의 모태이다. 대구·경북지역 최초의 서구식 진료소였던 제중원은 대구 동성로 근처 약전골목의 구(旧) 제일교회 자리에 있었으며, 선교사 존슨(Woodbridge O. Johnson)이 의료원을 운영했다. 1903년 현재의 동산동으로 이전하였고, 1905년 종합병원으로 발족했다.”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은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서울에는 알렌 선교사가 서양식 국립병원의 설립을 제안하여 1885년 4월 10일 제중원(현 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하였다. 세브란스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세워진 근대식 병원이다 그 외에도 평양 기홀병원, 전주 예수병원, 광주 제중원(현 광주기독병원) 등 선교사들은 전국에 병원을 세웠다.
 

딸아이가 입원한 대구 동산병원 산부인과 병동에는 고위험군 산모치료실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아픔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들을 치료하는 치료실도 있었다. 누군들 건강한 아기를 낳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고의 진통 끝에 낳은 아기가 생사의 기로에 있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겠는가. 하지만 옛날 같았으면 잃어버렸을 귀한 생명을 이제는 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통해서 살려내고 있으니, 우리나라에 병원을 세워준 선교사들이 새삼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선교의 빚을 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도움만 받고 갚을 줄 모르는 사람을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은혜를 입고 배신한 사람은 ‘배은망덕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가 진 선교의 빚을 아직 복음을 모르는 나라에 그 복음으로 갚아주어야 한다. 또한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현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도와 주어야 한다. 의료든 교육이든 우물파주기든.


아무튼 이번에 나의 외손녀 로아가 선교사들이 세운 동산병원에서 출생하여 그 고마움을 되새겨 보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현재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를 알 텐데 말이다. 우리 로아가 크면 너는 ‘동산 스타일'이라고 말해 주어야겠다.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이 있어서 네가 안전하게 태어났으니,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교사님들한테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이다.
 

“너희는 여호와께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가 행하신 일을 만민 중에 알릴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고 그의 모든 기사를 전할지어다 그의 성호를 자랑하라 여호와를 구하는 자마다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대상 16:8-10)






 

나은혜 | 장로회 신학대학교 선교문학 석사, 미국 그레이스신학교 선교학 박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지구촌 은혜 나눔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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