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화되어 가는 중국의 기독교 규제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출범 이래로 모든 종교를 종교국에 귀속시켜 국가의 관리대상으로 규정했다. 기독교는 공산 정부가 가장 주목하고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대상이었다. 중국 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열강의 침입을 받을 때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앞잡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많은 선교사들이 중국에 왔는데 순수한 사명감만으로 뛴 사람들도 많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교라는 미명을 이용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특별히 지도층은 더욱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이다. 언제 다시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되어 공산주의 체제에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문화대혁명 기간에도 중국 정부의 인준을 받은 삼자교회마저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덩샤오핑 이래 개혁개방파가 실권을 잡았고, 기독교에 대한 규제가 많이 완화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2∼3년 전부터 저장성[浙江省, 전체 인구 약 4500만 명, 기독교 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중국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원저우(温州)가 위치한 성]을 중심으로 중국 각처에서 기독교 박해를 노골화하고 있다. 삼자교회 건물의 십자가까지 떼어내라는 명령이 내려왔고, 요구를 따르지 않는 교회는 헐어버리는 일도 벌어졌다. 십자가를 떼이거나 헐린 교회가 전국에 수백여 곳에 이른다. 선교사들에 대한 단속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탈북자 사역을 하던 한국선교사에 대한 추방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우려스러운 일이다. 중국 당국은 새로운 정책을 전국으로 시행하기 이전에 미리 몇몇 지역에서 시범 시행해 보고 효과가 있다고 여겨질 때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곤 한다. 그러므로 현재 중국교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2. 기독교 규제와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고민
중국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한국인선교사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교회에 대한 규제 들이 가해질 때만 해도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정책이 더욱 개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대감은 불안감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정권이 출범한 이래 불안감은 더욱 깊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중국이 바라는 기독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왜 중국 당국은 지금 기독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일까? 최근의 국제 정세(한국의 사드 배치와 미국과 신냉전 도래) 속에서 중국은 기독교를 하나의 위험 요소로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중국은 종교가 외세의 영향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토착화가 되기를 원한다. 삼자교회의 삼자, 즉 자치, 자전, 자양을 모토로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산정권 성립 후 중국 당국이 권장한 신학 사상은 딩광쉰(丁光训, 1915~2012)의 과정신학이다. 그의 신학 사상은 사실상 정통 기독교가 추구하는 것과 다르다.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할 뿐이지 그 가르침 안에는 하나님의 나라도 심판도 내세도 모호하다. 딩광쉰의 신학은 중국교회 안에 뿌리내리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삼자신학교에서 여전히 가르쳐지고 있다. 그러나 목회현장에서 가르쳐지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다시 한 번 기독교의 토착화를 주문하고 나섰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아, 뜻있는 중국교회 지도자들과 현지선교사들에게 큰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3. 중국의 기독교 규제로 말미암은 이단 사이비의 흥기 우려

1) 인위적인 변화 시도는 불확실성만 높일 뿐이다. 억지로 토착화를 유도할 경우 중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교회가 국가에 수동적으로 협조하는 수준을 넘어 능동적으로 협조하기를 원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불신자인 당국자들의 눈에 기독교 조직은 체제에 대한 잠재된 위협 요소로 비칠 만하다. 그렇다고 세속적 관점에서 토착화를 압박하여 인위적 변화를 가하겠다는 것은 신앙이 무엇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다. 그럴수록 정교분리의 원칙이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기독교를 능동적 우호세력으로 만들면 당장은 시름을 놓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기독교를 합법적으로 정치세력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것은 체제에 대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2) 기독교의 이단 사교 집단화를 부추길 것이다. 기독교의 시작은 복음이 전해지는 데서 출발했다. 이 복음은 국경이나 이념을 초월하여 전해지고 건전하게 뿌리내려져 왔다. 이는 폐쇄된 것이 아니라 개방된 환경에서라야 기독교가 건전할 수 있음을 대변한다. 역사에서 볼 때 서방교회도 교황권력이라는 폐쇄성에 기댄 결과 중세 암흑기를 겪었다. 폐쇄된 종교 환경은 심각한 변질과 부작용을 낳는다. 중국이 지금처럼 교회와 해외선교사들을 계속하여 규제할 경우 중국교회는 폐쇄된 환경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필자가 중국 각지를 다니며 겪어본 바에 의하면 중국교회는 늘 이단 사이비와 심각한 긴장 관계 속에 놓여 있다. 분별력 부족으로 사교사상에 미혹되어 넘어가는 교인들로 넘쳐난다. 정통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은 곤고한 중국교회가 사악하게 변질되는 것을 막아주는 귀한 존재들이다. 그런 선교사들이 규제로 인해 모두 빠져나간다면 중국의 많은 교회는 쉽게 사교화가 되고 말 것이다.
 

3) 이단 사교의 흥기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지금까지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이래로 외세라고 대변되는 선교사가 중국의 정통교회를 자극하여 나라를 혼란케 한 사례는 없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우려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이단 사교로 인한 위협은 계속하여 높아지고 있다. 2012년 12월 종말론을 전파하여 중국 전역에 혼란을 야기한 전능신교동방번개가 그 대표되는 경우이다. 그 교주인 양샹빈(杨向彬)과 자오웨이산(赵维山)은 미국에 망명 중인데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권 이양기였던 당시를 틈타 그들을 부추겨 사회 혼란을 야기케 한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결국 중국 당국이 주목해야 할 대상은 이런 집단이지 정통교회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정통교회는 가정교회든 삼자교회든 외세의 영향을 받아 정부에 조직적으로 저항할 만한 정서적 토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공산당은 중국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제국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더 크면 컸지 자국 정권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은 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중국교회 지도자들은 선교사들과 교류할 때 학문의 도움을 받지만 그들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복종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이단 사교 종파 안에서만 그런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목격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오직 염려될 만한 것은 이단 사교의 발흥이다. 폐쇄된 교회의 분위기를 가장 좋아할 자들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단 사교 집단의 영도자들이다. 어쩌면 저들로 인해 제2의 태평천국의 난(청나라 말기 국가의 결정적 쇠락을 불러왔던 사교운동)이 일어 날지도 모른다.
 

4. 제언

1) 중국 당국은 과도한 염려를 내려놓아야 한다. 중국은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큼 성장했다. 중국은 중국 나름의 민주주의를 이미 실현했다. 서구식 민주주의와 방법론에서 다를 뿐이지 그 기능과 효용성은 오히려 서구식 민주주의를 넘어선 면도 많다. 더욱이 공산당은 인민들에게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의 기독교인들은 부정부패를 없애려는 시진핑정권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는 태도는 지혜롭지 못해 보인다.

2) 정상적인 선교사라면 허용해 주고 중국교회를 위해서라도 적당히 용인해 주어야 유익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활동을 허용해 줌이 좋을 것이다. 물론 이단 사교 종파의 선교사는 단호히 쫓아내야 마땅하다. 중국 체제에 적대하지 않는 정통교회 선교사는 중국 정부의 친구이다. 특히 한국선교사는 더욱 그러함을 인정해 주기 바란다. 

3) 필자는 중국에서 가장 체제를 위협하는 종교는 회교라고 생각한다. 회교는 중국 서쪽 변경에서 계속 동진해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끊임없는 생육을 통해 그 수효를 불려나간다. 회교도들은 수효가 적을 때는 순종하는 태도를 취하다가도 어느 정도 수효가 불어나면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하고 자기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저항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신앙을 최우선으로 앞세워 체제에 반항하는 회교의 진격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필자는 기독교를 키워 대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 이 글은 《현대종교》 2017년 3월호(VOL. 499)에 실린 내용을 저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한 것입니다.  


 

 

송요한 |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