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화포스터movie_image.jpg) 2016년 7월 8일 중국에서 소수민족 좡족(壮族) 출신 량쉬안(梁旋) 감독이 12년 ehddks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대어해당(大鱼海棠)》이 개봉되었다. 량쉬안은 2003년 칭화대학교에서 퇴학당한 뒤, 2004년 7분짜리 플래시애니메이션 《대어해당》을 선보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2005년 그는 장춘(张春)과 동업하여 피안천(彼岸天, B&T) 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대어해당》으로 2010년 제10회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기술상을 수상하였다.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하늘과 인간 세상을 연결하는 넓고 깊은 바다엔 만물의 질서를 관장하는 기타인(其他人) 종족이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소녀 춘(椿)은 해당화를 관장하는데 16세 생일에 빨간 돌고래로 변해 성년식을 치르기 위해 7일 동안 인간 세상으로 나왔는데 불행히도 마지막 날에 춘은 어부가 깔아 놓은 어망에 걸려들어 빠져 나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는데 인간 소년이 나타나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춘을 구해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년은 사나운 소용돌이에 휩쓸려 결국 목숨을 잃게 되자 소년의 여동생은 바다한테 제발 오빠를 돌려 달라고 애원하며 부르짖었다. 춘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소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수명 절반을 담보로 인간의 영혼을 관장하는 영파(灵婆)에게 간곡히 부탁하여 소년의 영혼이 담긴 작은 물고기 곤(鲲)을 남몰래 집에 데리고 와서 보살피며 키웠다. 기타인은 인간 세상의 영혼을 자신들이 사는 곳에 들이면 재앙을 초래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금기시하였다.
생명을 이어주는 사랑과 희생 세상이 어지럽고 살기 힘들지만 개인이 희생하여 다른 사람을 구하고 개개인의 여러 희생이 모이게 되면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춘은 인간 세상 소년 곤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 부모, 친족, 세상 사람들한테 비난과 원성을 들었다. 인간의 영혼이 깃든 물고기 곤은 덩치가 너무 커지자 기타인들은 불길하게 느끼고 자신들의 생활을 위협받는다고 느꼈다. 갑자기 기타인이 사는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서 그들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고 집들이 파괴되어 쑥대밭이 되는 비극을 겪었다. 춘은 홍수로 인해 실종된 팅무를 부르는 여동생을 보는 순간 인간 세상에서 곤의 여동생이 바다에서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간 오빠를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했던 장면을 떠올렸다. 춘은 자신의 곤에 대한 향한 보은 때문에 기타인들이 재앙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기꺼이 생명을 희생하여 할아버지의 영혼이 깃든 나무와 하나가 되어 뻥 뚫린 하늘 구멍을 메워서 종족을 위기에서 구출하였다. 인간 소년은 돌고래로 변한 춘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였고, 춘은 소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켰고, 춘을 짝사랑하던 어릴 시절 친구 추(湫)는 춘을 구하려고 두 마리를 가진 독사와 사투를 벌이다가 뱀에 물려서 목숨이 위태로워졌다. 춘의 할아버지는 소년 추의 목숨을 살리려다 자신은 목숨을 잃어버리고 큰 나무로 변했다. 추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영파와 계약을 맺고, 죽은 춘을 살려 세상에 보내 곤과 재회하게 도와주었다. 그는 춘을 위해 목숨 바쳐 뱀과 사투를 벌이고, 곤을 세상에 돌려보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하늘 문을 열고 춘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도 기꺼이 생명을 희생하였다.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춘의 개인적인 보은 행위는 종족의 안위조차 소홀히 여기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추의 맹목적인 희생에 대해서도 질타가 잇달았다. 그러나 춘의 할아버지는 임종할 때 춘에게 자신의 꿈과 선택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전했다. 감독은 청춘에게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사랑을 위해 용감하게 행동하길 바랐다. 영화는 늙은 춘의 독백을 통해 관객에게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고, 높은 산을 올라가고, 자신만의 꿈을 추구하며 현실에서 대담하게 살아 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희생을 선택한 개인적인 행동은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동의하지는 않지만 시도할 가치는 있는 것이다. 인간 소년이 돌고래가 된 춘을 구해주고, 춘이 물고기가 된 곤을 사람으로 살리려는 노력에 대해 어떤 사람은 동물의 보은 사상으로 바라보았는데 이는 비교적 협소한 해석으로 비춰지며 주체와 객체가 감정을 공유하는 동일한 인격체로 인간과 동물의 주종이나 우열 관계가 아닌 가치와 유대에 기반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중국풍과 글로벌 문화의 만남 중국 첫 장편 만화 영화는 1940년에 제작된 《철산공주(铁扇公主)》로서 소재는 《서유기》를 바탕으로 중국 색채를 시도했지만 주인공 손오공은 월트 디즈니 사의 미키마우스를 닮았다. 1950년 만화영화 《까마귀는 왜 검은가?(乌鸦为什么是黑的)》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1961년 《대뇨천궁(大闹天宫)》 민족 만화에 이어 서유기를 소재로 한 2015년 《대성귀래(大圣归来)》는 10억 위안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였다. 중국 애니메이션 《대성귀래》과 함께 최근에 주목 받은 《대어해당》은 5억 6천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중국적인 스타일로 세계화를 추구하였다.
《대어해당》은 중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가미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장자》의 <소요유>편 뿐만 아니라 《산해경(山海經)》, 《수신기(搜神記)》, 《회남자(淮南子)》 등 고서에 담긴 신화와 전설의 스토리를 빌려왔다. 봉황, 여와, 축융(祝融), 적송자(赤松子), 누조(嫘祖), 후토(后土), 구망(句芒), 제강(帝江), 비휴(貔貅) 등 중국 고대 신화 전설의 형상이 등장하였다. 영화 속 요괴 이미지는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2001) 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주인공 춘의 종족이 사는 세상은 중국의 전통적인 향토 사회이고 그들이 사는 토루는 객가인의 건축물로 복건(福建)성 민남(閩南), 주삼각(珠三角) 일대에 있다.
영화에서 붉은 색을 기조로 하고, 돌사자상, 도자기 피리, 도롱이, 홍등, 중국식 침대, 자수, 탕좡, 기름종이 우산, 마작, 편종, 수르나이 등 중국 물질문화가 등장한다. 감독은 청대 유명화가 양주 팔괴(扬州八怪) 김농(金农)의 제화시, 시경(诗经)• 소명(小明)》, 《순자(荀子) • 천론(天论)》, 청대 건륭황제의 글을 인용하고 중국의 다양한 문화를 가미하여 중국풍을 돋보이게 하였다. 영화는 중국의 물질적인 문화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정신적인 문화를 발현하고자 하였다. 주인공의 성격과 스토리 안에 장자 소요유의 절대 자유사상, 《산해경》의 기이한 상상력, 전통 유가 사회의 질서 의식을 불어넣었다. 감독은 중국만의 고유문화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각국의 제작자와 협업하였다. 홍콩 회사가 음향 효과를 맡았고, 한국에서 영상 화면 작업을 담당하였고, 일본 작곡가 요시다 키요시(吉田 潔)가 음악을 제작하였고, 대만에서 3D효과를 연출하였다. 민족과 국가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세계화의 조류에 발맞춰 중국 경제 체제의 변화가 일어나고 네트워크 사회의 발전과 전 지구적 차원의 정보 교류로 인해 중국 대중문화의 세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 제목인 ‘대어해당’은 큰 물고기 곤과 해당화 춘을 지칭하며 이름의 기원은 장자에서 나오며 영화 첫 장면에서 《장자(庄子) • 소요유(逍遥游)》의 글귀를 인용하였다. “북쪽 끝 바다에 물고기가 있었는데 이름은 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가 몇 천리가 되는지 모른다. ” 영화의 엔딩 자막은 춘이란 나무의 유래에 관한 것이다. “먼 옛날 대춘(大椿)이란 나무가 있었는데 8천년을 봄으로 하고, 8천년을 가을로 삼았다.”(《장자(庄子) • 소요유》)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장자 사상에 기반을 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영화의 핵심인물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어떤 인위적인 구속에도 침해 받지 않는 절대자유를 추구하였다. 이는 주인공 춘과 곤의 사랑, 희생, 자유를 대변하였다. 영화의 도입부에 소개된 늙은 여성 춘의 독백이 나온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가? ” 인간 존재의 시작과 끝에 관한 물음은 종교적인 동시에 철학적이다. 인간의 존재는 사랑과 희생을 기초로 하고 희생은 다른 생명의 구원을 의미하며 이러한 희생은 선순환하기 마련이다. 해당화를 관장하는 춘은 자신의 생명의 은인 물고기 곤을 지켜주었다. 소년 곤과 소녀 춘은 남녀 관계이자 물고기와 나무의 관계이며,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관계이기도 하다. 하늘로부터 생명을 선사 받은 이는 다른 생명을 지켜주는 일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 주어야 함을 시사한다. 소년 추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여 춘과 곤을 인간세상으로 돌아가게 도와주었다. 할아버지는 춘에게 “네가 선량하면 모든 옳고 그름은 다른 사람의 것일 뿐”이라고 격려하며 세상이 비난하는 춘의 선택을 지지하였다.
영화 속에서 전통적인 가치를 계승하는 동시에 자연과 세계에 눈을 뜨며 새로운 이상의 깃발을 세웠다. 손녀는 어려움에 처할 때 할아버지에게 의존하였고, 할아버지는 손녀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며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호한 관계를 맺었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고 둘이 합하여 큰 나무가 되어 세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사람들을 구출하였다. 가족과 사회,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향은 과거 누군가의 사랑과 희생에서 비롯된 것이다. 량쉬안 감독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애니메이션으로 청소년에게 사랑과 신앙의 힘을 전해주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요한복음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12:24)라는 구절이 있다. 감독은 물욕과 공리주의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 순수하고 평범한 신앙이 결핍되었다고 인식하고 개인으로부터의 희생을 통해서 사회를 개선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 | 네이버 영화 김영철 |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중국학과 교육전담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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