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을 맞이하는 중국은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최대 정치행사 중 하나인 양회(两会,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이어 11월 제2기 시진핑(习近平) 총서기 체제의 등장을 공식화하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각각 예정되어 있다. 양회에서는 2017년이 13.5규획(2016년~2020년) 시행 2년차라는 점에서 정책 중간 검토가 핵심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13.5규획 마지막 해인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만큼 이번에 전방위적인 개혁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 중 하나인 2017 경제 성장 목표치는 6.5% 내외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공산당은 당 중앙위원회 → 중앙정치국 →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순으로 권력이 집중되고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총서기·국무원 총리·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주요 보직을 맡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정치 변동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당 중앙위원회, 중앙정치국 안 인물들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중앙위원은 상무위원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국무위원, 당정 중앙기관의 부장급 고위층, 성(省)·시·자치구 당 서기 또는 성장 급(级)으로 구성된다. 중앙후보위원은 대개 당과 국무원의 부부장급, 성·시·자치구의 부서기 또는 부 성장급이다. 중앙후보위원은 중앙위원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차기 주자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1월 시 총서기의 제1기 체제가 등장한 이래 2016년 6월 말까지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205명 가운데 8명, 중앙후보위원 171명 가운데 13명이 반(反)부패 사정작업 등으로 각각 낙마함에 따라 이번 19차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계열이 대거 약진하는 대신 공산주의청년단(共青团) 계열은 다소 퇴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해본다. 이와 관련하여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언론들은 1921년 공산당 창당 이래 2012년까지 91년 동안 중앙후보위원 낙마자가 고작 4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현 상황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SCMP에 따르면 낙마한 중앙후보위원 13명의 평균 연령은 56세. 이들은 공산당의 70세 이전 퇴진 규정에 따라 19차 당 대회 이후로도 1∼3차례 5년 임기의 중앙위원이나 중앙후보위원을 지낼 수 있었다. 따라서 19차 당 대회에서 중앙후보위원 결원을 놓고 각 정치세력 사이에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낙마자 대부분에게 부정부패 혐의가 적용됐지만 소위 시진핑의 ‘정적’과 관련된 인물들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낙마한 중앙후보위원 중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와 왕용춘(王永春) 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부사장은 2015년 부패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저우용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천촨핑(陳川平) 전 타이위안(太原)시 당서기는 같은 산시(山西)성 출신인 링지화(令计划)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낙마한 이후 당적이 박탈됐다.
판창미(范长秘) 전 란저우(兰州)군구 부정치위원은 제47집단군 군장 선배인 궈보숑(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낙마하기 6개월 전인 2014년 말 옷을 벗었다. 역시 낙마한 중앙후보위원 완칭량(万庆良) 전 광동(广东)성 광저우(广州)시 서기와 판이양(潘逸阳) 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부주석, 위위안후이(余远辉) 전 광시(广西)장족(壯族)자치구 난닝(南宁)시 서기 등은 공청단 계열이다.
리윈펑(李云峰) 전 장쑤성 부성장과 양웨이쩌(杨卫择) 장쑤성 난징(南京)시 서기, 치우허(仇和) 전 윈난(云南)성 부서기 등은 ‘장쑤방(江苏幇·장쑤성 출신 정·재계 인맥)’출신이다. 정치판에서 이들 대신 시 총서기의 과거 측근들이 부상했다. 그중에서도 시 총서기가 과거 저장(浙江)성 서기로 재임했을 당시 함께 근무했던 인물들의 발탁이 두드러진다. 저장성 성장에서 장쑤(江苏)성 서기로 승진 이동한 리창(李强), 장시성 부서기에서 성장으로 승진한 류치(刘奇), 산시(山西)성 부서기에서 산시성장으로 승진한 러우양성(楼阳生) 등이 바로 그들이다. 현재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 시나리오는 상무위원 7인 체제를 고수할 경우 크게 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대만의 ‘중국공산당 연구’잡지사 우런제(吴仁杰) 연구원은 차기 상무위원으로 시진핑, 리커창, 리위안차오(李源潮), 왕양(汪洋), 후춘화(胡春华), 쑨정차이(孙政才), 리잔수(栗战书)를 꼽았다.
둘째, 중국의 유명 블로거인 ‘라오쉬시사평론(老徐时评)’은 시진핑, 리커창, 후춘화, 쑨정차이, 리잔수, 왕후닝(王沪宁), 왕양을 유력하게 봤다. 시사평론은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시진핑, 국무원 총리는 리커창, 전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왕후닝, 전국 정협주석은 왕양, 간부나 선전활동 등 당 사무공작 담당은 후춘화, 국무원 상무부총리는 쑨정차이, 중앙기율위 서기는 리잔수로 예상했다.
셋째, 필자의 생각으로는 후춘화, 쑨정차이 등 ‘6세대’로 불리는 1960년대 생을 이번에는 한 명만 상무위원으로 등용하고 한 명은 정치국 위원으로서 국무원 부총리직을 담당하게 한 뒤 2022년 20차 당 대회에서 후계그룹을 완전체로 세우는 것이다. 그럴 경우 시진핑, 리커창, 왕양, 리잔수, 자오러지(赵乐际), 왕후닝, 후춘화를 상무위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넷째, ‘7상8하(7上8下 67세 이하면 유임되고 68세 이상이면 은퇴)’ 관행 타파, 즉 왕치산(王岐山)이 유임된다고 가정하면 시진핑, 리커창, 왕치산, 왕양, 후춘화, 리잔수, 쑨정차이 또는 시진핑, 리커창, 왕치산, 왕후닝, 후춘화, 리잔수, 쑨정차이라는 포메이션의 가능성이다.
2016년 11월 1일 SCMP 보도에 따르면 덩마오성(邓茂生) 중앙 정책연구판공실 부주임은 10월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8차 6중전회 외신기자 설명회에서 “왕치산 상무위원이 7상8하 원칙의 예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7상8하라고 하지만 어떤 상무위원은 68세가 되기 전 은퇴하기도 했다”며 “명확한 규정이 있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덩 부주임은 “지도자를 인선할 때 당은 엄격한 규정과 민주적 절차를 따르지만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며 “상무위원의 연령 제한에는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7상8하는 장쩌민(江泽民) 시대인 2002년부터 관례로 굳어졌다. 이에 따르면 현재 상무위원 7명 중 2017년에 64세가 되는 시 총서기와 62세가 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뺀 나머지 5명은 모두 은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왕치산 상무위원을 유임시킬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쏭핑(宋平), 주롱지, 츠하오톈(迟浩田), 우이(吴仪) 등의 공산당 원로들과 백여 명의 현 고위관료들이 연명서신을 통해 “19차 당대회에서 왕치산을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로 유임시켜 반부패운동을 계속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능상능하(能上能下, 간부 상하위직 순환 근무)’규정 등장이나 정치국 상무위원 제도 자체의 폐지 가능성이 나옴에 따라 왕치산의 상무위원 유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닌가라는 관측도 있다.
만일 왕치산이 연임된다면 시 총서기가 5년 뒤에도 은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집권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분석하는 이들도 적잖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말 시 총서기를 명명할 때 ‘핵심’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중국 역대 지도자로는 마오쩌동(毛泽東)과 덩샤오핑(邓少平), 장쩌민에만 붙였던 ‘핵심’이라는 표현은 후진타오(胡锦涛) 시절에 사라졌다가 이번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제18차 6중전회는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제18차 당 대회 이래 솔선수범해 당의 관리 강화(从严治党)를 전면으로 추진해 당내 정치를 정화하고 부패를 엄격히 처리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당심과 민심을 획득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동안 중국에서 정치경제 변화(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베이징올림픽, 상하이세계박람회 등) 를 목전에 두었을 때마다 중국교회 상황도 만만치 않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올해 중국기독교 기상도에 한냉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따르면 2017년에는 중국공산당이나 정부를 자극하는 일체의 행동을 멈추고 교회의 내실을 기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1월 2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 때리기’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관계가 급냉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중국교회는 해외기독교 세력과 연계되는 프로그램을 자제하고 중국교회가 시급하게 풀어야 하는 ‘목양의 전문화’와 ‘신학의 표준화’, ‘선교교육과 훈련의 보편화’에 보다 힘써 정치 시즌 이후 펼쳐질 수 있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극 대비할 수 있는 내성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정부차원에서 기독교의 중국화가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구화된 기독교가 아니라 중국화가 된 기독교만이 중국에서 뿌리 내려야 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논리다. 국내외에서 미묘한 정치 대립이 발생할 경우 교회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중국사회에 적응된 기독교는 중국의 현행 사회체계, 법치관리, 지역관리구조, 조직의 형식을 따를 때 가능하다. 기독교의 중국사회 적응은 사회건설, 사회구조에 대한 적응 등을 포함한다. 교회는 사회라는 체계 속에 있는 하부구조라는 점에서 교회 시스템은 중국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기독교의 중국화 논리의 하나다.
따라서 중국교회는 중국사회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늘 함께 하는 존재라는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기독교가 종국적으로 중국사회에 완전 동화돼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중국기독교는 중국문화 색깔을 더 많이 나타내 보이고 중국사상과 문화를 통해 표현해야 한다고 여긴다. 서구문화를 무조건 배척하지 않되 기독교 안에 중국문화를 녹여내야 하는 게 중국교회의 과제다. 올해 종교사무조례 수정안 발효로 인하여 중국기독교의 상황 변화도 예측된다. 중국공산당의 종교에 대한 관점은 명확하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종교이론을 견지, 발전시키고 당의 종교공작 기본방침을 전면적으로 관철시켜 종교공작의 수준을 제고해야 한다.”
“당의 종교 신앙 자유정책을 관철시키되 종교사무는 법에 의거해 처리하고 독립자주원칙을 고수하고 종교가 사회주의사회에 상호 적응되도록 해야 한다.”
“모든 종교는 ‘당의 영도’을 따라야 한다. 종교는 행정, 사법, 교육 등 국가의 각종 직능에 간섭할 수 없고 정부는 국가이익과 공공이익에 관련된 종교 문제를 법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
“공산당원은 확고한 마르크스주의 무신론자로서 당장(党章)규정을 준수하고 절대로 종교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찾아서는 안 된다.”
“외부세력이 종교를 이용해 (중국에) 침투하는 것을 단호히 막아내고 종교 극단주의 사상에 의한 침해를 방지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당의 종교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또한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해외 비정부기구 국내활동관리법’은 외국에 본부를 둔 국제 NGO 활동과 중국 안 조력자들과 협력기관들의 움직임을 쉽게 모니터링하게 한다. 이 법에 따라 인권 문제, 노동 문제, 민족 사이의 형평성, 신앙의 자유 등의 문제에 대해 활동을 펼치고 있는 NGO는 직접 감시와 영향권에 놓이기 된다.
“NGO는 중국의 일정 수준 이상 고위관리를 후견인으로 두어야 한다. 공안 당국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등록이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공안 당국은 외국 NGO의 대표 또는 책임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약속을 잡아 조사와 교육을 진행하는 ‘웨탄(约谈)’을 할 수 있다. 특정 외국 NGO의 활동이 국가 안전에 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활동을 정지시킬 수도 있다.” 중국공산당은 어떤 경우이든 ‘체제 밖 교회’를 용납하지 않는다. 통제되지 않는 교회는 잠재하고 있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때문에 가정교회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종교사무조례에서 임시 종교활동 장소라는 조항을 보다 구체화하려고 한 것이다. 종교를 믿는 공민대표가 현급 인민정부 종교사무부문에 신청하면 현급 인민정부 종교사무부문은 소재지 종교단체와 향(乡)급 인민정부 혹은 가도판사처의 의견을 구한 뒤 임시활동 지점으로 지정할 수 있다.
임시활동 지점은 현급 종교사무부문의 지도를 받아야 하고 소재지 인민정부 또는 가도판사처의 감독을 거치고 구비해야 할 조건을 갖추게 되면 훗날 종교활동 장소로 정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교회는 정부의 종교관리와 지도강화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정치사회화될 위험세력가 아니라 사회에 꿈과 희망을 제시할 대안세력이라는 인정을 받는 게 필요하다.
시 총서기 시대의 종교정책은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되 철저한 법의 집행에 따라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시 총서기는 과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헌법공포 3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공산당은 반드시 헌법과 법률의 범위에서 활동해야 한다”며 당 간부의 임의적인 판단이 헌법과 법률보다 중시되는 일을 경계하면서 법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기독교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관점은 당 국가와 종교조직의 통제 메커니즘을 통해 교회에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대신 당 국가에 의해 지배받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이나 정부가 더 이상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기독교를 말살하려고 하지 않을 테니 종교 신앙의 자유를 만낏하되 정국의 안정과 단결을 유지하는 데는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12월말 중국 정부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节·설날) 연휴에 한국행 부정기 전세기 운항을 전격 불허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와 관광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한 이례적인 이번 조치에 대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을 상대로 암묵적인 한한령(限韩令)을 내린 데 이어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저가 여행 단속을 이유로 지방정부를 통해 일부 지역 여행사에는 한국행 여행객 수를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카드가 많다. 정치·경제적 상황변화에 따라 이러할 진데 종교에 대해선 어떠하겠는가. 정치시즌에 중국교회가 직면하게 될 상황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전선에도 이상이 생길 것이 농후하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선교사들도 이를 감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국교회가 가장 필요한 바를 옆에서 도와주는 자로 서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중국교회보다 앞서 움직인다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선교중국을 향한 중국교회나 중국선교, 선교중국에 힘쓰는 한국교회 안에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자세가 보다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왕빈 | 중국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