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들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한반도와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이 실시되고 이어서 추가 인공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한 실질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 실험, 잠수함 미사일 (SLBM) 발사 실험 등이 실시되면서 남북 관계의 악화뿐 아니라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크게 증가하면서 북한 문제가 국제사회에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북핵 문제에 대해 직접 당사국인 한국도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고, 미국도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제3자를 통한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 관련 조항을 강화한 H.R. 757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대북제재가 미 행정부의 행정 명령을 통해 적용되었던 것을 생각할 때, 이번 법안은 국회 차원에서 대북제재에 더욱 힘을 실어준 조치로써 미국의 대북정책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해 북핵 문제가 국제사회가 공조하여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의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유엔은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여러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해 북한을 압박해왔다. 그리고 올 3월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름으로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명시한 UNSCR 2270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특별히 이번 결의안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북한의 무역의 90% 이상을 의지하고 있는 중국의 참여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결의안 전까지는 대북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으며 안보리이사회에서도 반대표를 던져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중국 또한 대북제재의 필요성에 동감하는 제스처를 취하였고 이번 제재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는 등 전에 비해 적극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도 바로 중국의 참여에 있다.
그렇다면 이번 유엔 제재안과 미국의 대북제재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특별히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자면 먼저 북한을 출입하는 모든 화물에 대한 의무 검열이 시행된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금지 품목을 운반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을 시에만 검열을 시행했으나 이제는 의무사항으로 강화된 것이다. 또한 북한의 군사력에 사용될 만한 모든 품목의 북한 반입이 금지되고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인 광물과 금속류 등 지하자원의 수출이 금지된다. 단 주민 생활과 관련된 석탄과 철광석의 경우는 예외로 두었다. 그 외에 북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자금 동결과 북한은행의 해외지사 설립 금지 등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법도 북한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 확산, 불법무기거래, 사이버 테러, 인권유린, 집권층 사치품 구입 행위 등을 돕는 개인, 금융기관 또는 국가 등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과 행정부에게 부여하고 있다. 또한 광물과 금속자원 또한 북한의 주요한 무기 개발 자금원으로 인식하고 해당 물품의 수출을 돕는 개인, 기관 또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다. 특별히 해당 법률은 미국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도 제재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여 더 넓은 영역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강제적인 제3자 제재를 적용했던 이란제재 때와는 달리 미 행정부의 재량에 따라 조치하도록 함으로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인한 외교분쟁을 피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
 |
|
중국 단동에서 북한산 석탄을 하역하는 모습 (출처: VOA) |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 등으로 이전과는 다른 외교, 정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이번 제재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라면 과연 이 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즉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개혁과 개방의 길로 북한이 나아가도록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측은 ‘제재만으로는 부족하다’ 라는 것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의 폴 박(Paul Park)과 캐서린 문(Katharine H.S. Moon)은 북한에 대한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기에 충분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1) 북한은 국제 경제 체제에 거의 연관이 없을 뿐 아니라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식 창구는 좁아졌을지 모르지만 비공식, 또는 불법 밀수를 활용한 물자 유입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계속 언급되어 온 중국의 태도도 기대만큼 강경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유엔의 제재를 비중 있게 생각하지 않을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롯한 제3세계 국가들과 북한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 자체가 대북 전략이 될 수 없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외교적으로 장기적인 로드맵과 협상해야 할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별히 미 행정부가 기존의 전략적 인내가 아닌 적극적인 북핵 억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
 |
|
지난 3월 2일, 유엔 안보리의 결의 모습 (출처: VOA) |
국내 전문가들도 앞으로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제재 이후의 추가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한 발표2)를 통해 이번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미국의 대북제재 법안은 분명 기존의 제재에 비해 상당히 강화된 것이고 이번 제재가 북한에 대한 심리적 압박 효과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나 더욱 효과 있는 대북제재를 위해서는 추가 소다자간 제재 등 이어지는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별히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일 수 있는 외교 수단을 강구하고, 북한 고위층으로 흘러가는 자금 차단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소3)는 한국이 북한의 붕괴를 우려하는 중국을 안심시키고 미·중 사이의 전략경쟁에 북핵 문제와 한국의 노력이 연결되지 않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대북 비핵 신안보체제 구축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즉 제재 강화와 핵 억지력 개발을 통해 북한을 압박함과 동시에 북한이 진정성 있는 핵 동결과 비핵화에 나섰을 때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 등을 제공하는 구상을 마련하여 북한이 자생적으로 기존 경제-핵 병진 노선에서 비핵 안보-경제발전의 신병진노선을 새로운 대안으로 추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별도로 이번 제재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으로 대표되는 외부와 교역이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워지면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용품과 식량 등 교역이 더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고 제때 충분한 양의 물건들이 공급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우려 속에 강화된 대북제재가 실제로는 타깃으로 하는 북한 고위층에 대한 압박과 군사 개발 견제에 제대로 된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주민 생활에만 더 큰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부정의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대북제재를 단순히 적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북한과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한 태도와 대북제재의 강화는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북한선교의 길을 닦기 위해 노력해 온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먼저 국경지대에서 이루어져 온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에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물자 지원은 어려워질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비법적으로든 정식으로든 중국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의 숫자가 이미 급감하고 있다. 줄어든 숫자만큼 이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추적이 더욱 쉬워질 것이며, 특별히 어떤 특정한 목적을 보위부나 안전부로부터 받고 나오는 인원들에 의한 일종의 함정에 한국과 조선족 사역자들이 노출될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다.
여러 국제 NGO의 사역도 제한이 많아질 것이다. 이번 대북제재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북한에 들어가는 자금 흐름에 대한 차단이다. 상당한 액수의 재정과 물자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대북 지원 사업은 이런 맥락에서 그 순수성에 더 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또 여러 후원자들을 설득하고 실제 물자 동원하는 일에도 애로사항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전에 북한 개발 소식을 통해 다루어진 것처럼 국제 NGO들, 특히 기독교 배경의 NGO들은 제재 적용으로 인해 국제사회 안에서 겪는 어려움 외에도 북한 정부의 의심과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전반적인 대북 사역의 문이 좁아질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번 대북제재는 장기 관점에서는 일종의 새로운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 기존의 제재는 실질 규제에는 상당히 부족했고 또 제재와 연관한 후속 조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대표되듯 주변 국가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도 상당히 소극적이었고 일견 무대책으로 보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연속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으로 이제는 북핵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었고 이번 제재는 이를 보여주듯 상당히 실질적이고 강화된 모양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도 북한의 정책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구상이 구체화 될 것이다. 북한도 점점 강화되는 제재 앞에 모종의 태도 변화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이 꼭 긍정의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번 강력한 제재가 북한 정부에게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주변국의 출구 전략과 연계되어 북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반대로 북한이 계속 완고한 태도를 견지하고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는 등의 도발을 실시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 정치 역학 관계 속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새로운 북한선교의 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사람은 쉽게 예측하기도, 판단하기도 어려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먼저는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의 안정을 위한 기도가 필요할 것이다. 믿는 우리가 기대해야 할 것은 바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다. 북한 관련 정세가 요동치는 지금이야 말로 특별히 전쟁과 폭력이 아닌 평화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더 나아가 복음으로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기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준비 작업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별히 지금까지 해온 대북 사역들을 정비하는 일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상당 기간 대북 지원이 중단되면서 한국의 NGO들의 대북 활동이 상당한 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 중단의 시기가 무의미하게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이전의 대북 사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앞으로 사역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귀한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있을 변화를 기대하며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을 믿고 준비하며 기도해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온다. 한반도와 동북아에 전쟁과 분쟁의 소식만 이어져 들려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하나님의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교회가 북한에 대한 비전을 꿈꾸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세속 정권과 기관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분주히 움직이며 고민하는 이때, 하나님의 비전과 능력으로 무장한 주님의 백성들이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북한에 대해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때에 쓰임받는 일꾼이 되기를 소망한다.
미주………………………………… 1) Paul Park and Katharine H.S.Moon. 2016. “Are sanctions enough to deal with North Korea?”. http://www.brookings.edu/blogs/order-from-chaos/posts/2016/03/02-north-korea-sanctions-china-park-moon 2) 양운철, 2016,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세종연구소 제 8차 정세토론회 발표 및 토론 자료. 3) 하영선 외. 2016. “북핵위기의 새로운 해법”. EAI 연구보고서
♧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