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김치 기생충

중국산 김치에서 얼마전 납 성분이 검출된데 이어 이번에는 기생충 알이 발견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 16종과 국산 김치 18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중국산 9개 제품에서 4종류의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문제는 기생충 알에 오염된 김치를 섭취할 경우 알이 체내에서 부화해 유충으로 성장, 인체에 기생하며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에서 수입된 모든 김치에 대해 통관을 보류하고 앞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김치에 대해서는 전량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통관을 허용키로 하는 한편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국내외 김치에 대해 기생충 오염 여부를 검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중국산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은 회충과 구충(십이지장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 네 종류이다. 이들 기생충은 토양 매개성으로 사람의 분변과 토양, 지하수 등에서 잔류하다 채소 등에 묻게 된다.
기생충 알은 인체에 들어가면 기관지와 식도 및 위 등에 기생하면서 1～2개월 뒤 성충으로 자라 인체 내 영양분을 빼앗고 복통, 구토, 피로감, 설사 등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성충은 지속적으로 알을 낳아 인분 등으로 다시 자연계에 배출, 하천 등으로 흘러 들어가 2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견된 기생충 알 가운데 회충은 주로 소장에 기생하고 몸길이는 15～35㎝이다. 암컷은 하루에 20만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사람의 입으로 들어온 알은 약 2개월 정도면 성충이 된다. 감염될 경우 복통과 식용부진, 폐렴,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십이지장충은 대개 2주 이내에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이 입으로 들어가면 5분 이내에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기관지 등을 거쳐 소장에 이르러 혈액을 빨아 먹어 철분결핍성 빈혈증을 일으킨다.
사람의 소장 상부에 기생하는 동양모양선충의 성충 몸길이는 3.8～6.7㎜에 달한다. 유충은 피부를 뚫는 힘이 강해 주로 입을 통해 감염되며, 위를 지나 소장에 기생하며 소장 점막을 손상시킨다.
사람등포자충은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방에서 주로 발견되며 국내에서는 발견 사례가 흔치 않은 기생충이다. 동양모양선충처럼 소장 점막에 손상을 입혀 영양흡수 방해와 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생충 검출 김치를 먹었을 경우 기생충에 감염될 수도 있지만, 인체의 건강상태 등에 따라 감염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감염될 경우 구충제를 복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럼 인체에 감염되는 기생충에 대해 알아보자.
기생충은 크게 원충류(Intestinal Protozoa), 선충류(Nematoda), 조충류(Cestoda), 흡충류(Trematoda)로 구분된다.
원충류(原虫类) 기생충은 단세포로 돼 있어 현미경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어떤 것은 매우 빠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숙주의 장을 점령하고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어떤 것은 적혈구를 먹고 살아 "현미경적 흡혈귀"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어떤 기생충은 포낭을 형성해 음식이나 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포낭 속에 들어있는 원충은 소화액에도 용해되지 않는다. 이 기생충은 숙주의 조직세포를 훼손시키기도 한다.
 선충류(线虫类) 기생충은 끝이 가늘게 된 원추상 기생충으로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등으로 우리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진 기생충들이다. 원충은 단세포인데 반해 이 기생충들은 다세포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성충은 알을 낳아 번식하며 알은 보통 사람에게 옮기기 전에 흙이나 중간 숙주에 먼저 옮아진다. 이 기생충에 심하게 감염되지 않는 한 보통은 감염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기생충의 숫자가 많아져 장기를 봉쇄하지 않는 한 체내에 이 기생충들이 살고 있어도 사람들이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조충류(条虫类) 기생충은 두절, 체절 또는 편절을 갖는데 흔히 촌충이라고 불린다.
촌충은 우리의 인체에서 사는 기생충 중 가장 큰 기생충으로 스콜렉스(Scolex)라고 불리는 머리를 우리의 장벽에 박고 산다. 촌충이 장벽 점액질에 머리를 박고 있는 한, 거기서 새로운 촌충이 또 자랄 수 있다. 촌충은 소화기관이 없어 숙주의 소화액에서 양분을 섭취하며 산다. 색깔이 희고 납작한 리본 모양을 하고 있으며 투명한 피부로 덮여있다.
사람들은 우연히 먼지 등을 삼키면서 촌충 알을 먹게 된다. 알에서 부화된 이 작은 유충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기로 깊이 파고든다. 우리의 몸은 기생충을 이물질로 판단하고 물 혹을 만들어 이 기생충을 감싸준다. 백혈구는 우리 자신의 몸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창조됐기 때문에 우리의 몸인 물 혹 주머니는 백혈구의 공격을 받지 않는 상태로 생존주기를 맞게 된다. 만약 우리가 고기를 먹을 때 고기의 살 속에 이와 같은 촌충의 물혹이 있다면 우리는 결국 촌충을 먹게 되는 셈이다. 음식을 깨물 때 물 혹이 깨지고 유충은 그대로 삼켜져 우리의 장에 기거하게 된다. 그 곳에서 계속적으로 분절이 생기며 길게 자라난다. 일부 촌충의 분절은 알과 함께 대변으로 방출되기도 한다. 분열기 촌충은 체내에서 멜로닉산을 생산한다. 멜로닉산은 세포내에서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는 크렙사이클을 억제해 종양형성에 기여한다.
 또 분열기 촌충은 박테리아를 기르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곰팡이 같은 스트렙토마이스다. 수 백 종에 이르는 이 박테리아는 항생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합성체가 인체 조직 내에서는 정기적으로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스트렙토마이신은 단백질 형성을 중단시키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이와 꼭 같은 일이 종양속에서 일어난다. 스트렙토마이스가 체내에 나타나면 단백질을 형성시키는 핵산 RNA가 나타나지 않는다. RNA가 없으면 단백질 부족으로 세포가 병들게 되고, 병든 세포는 암세포가 된다.
 병든 세포가 지속적으로 RNA를 만드는 건강한 세포에게서 단백질을 취하면 건강한 세포도 병이 들게 되며 결국은 종양이 형성된다. 병든 암세포를 살려주지 않는 한 암은 낫지 않는다. 세포가 병 들었다고 그것을 죽이려하면 할수록 종양세포는 더 커진다. 암세포도 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분열기 촌충을 죽이는 최상의 방법은 시스테인인데 이것은 스트렙토마이스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흡충류(吸虫类) 기생충은 사람이나 동물에 기생하고 덜 익힌 생선, 갑각류, 낭포성 식물 등을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흡충류는 나뭇잎 모양처럼 납작하게 생겼다. 달팽이가 유충을 물 속에 뿌려 놓을 때 생 명주기가 시작된다. 헤엄을 쳐서 우리의 피부에 침투하든지 음식을 통해 인체로 들어온다.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가을철이면 초등학교에서 구충제를 나눠주곤 했다. 이번 가을에는 온 가족이 구충제를 복용하는 편이 맘이 편할 듯 싶다. <2005/10/23 사이언스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