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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2 통권 0호     필자 : 프린트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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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언론자유 싹 트나
지난 15일 중국 몇 개 인터넷사이트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의 한 편집책임자가 쓴 장문의 글이 올랐다. 총편집인에게 띄우는 공개 질의서 형식의 ‘만언서(萬言書)’였다. 글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모든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삭제된 이유가 있었다. 만언서를 쓴 리다퉁(李大同)은 이 신문사의 기자 평가제도에 대해 “중국청년보 기자들을 노예로 만들고 저속하게 만드는 제도”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중국청년보를 공청단 중앙서기처 개별 지도자의 기관지로 개조하려는 시도”라며 공청단 고위간부를 직접 겨냥했다.
문제가 된 기자 평가제도란, 독자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는 기껏 50점 가점을 부여하는 데 비해, 당과 정부 간부로부터 칭찬을 받은 기사는 최저 80점에서 최고 300점을 부여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간부로부터 비판을 받으면 그만큼 감점하도록 했다.
 리다퉁은 서민들의 고충을 고발하는 주간 코너인 ‘빙점(氷點)’ 편집책임자. 그는 “기사가 독자로부터 얼마나 많은 호응을 받았는지 관계없이 어떤 간부를 기분 나쁘게 만들어 비판을 들었다면 그 모든 노력이 제로”라면서 “이런 제도에서 어떤 정신 나간 기자가 제대로 된 기사를 쓰겠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놓여 있던 중국 언론계 내부에 최근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당국의 언론 통제에 반발하고, 자유롭고 비판적인 보도를 요구하는 ‘자유 언론’의 싹이 움트고 있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리다퉁의 만언서 사건에 앞서 공개되지 않은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중국 언론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청년보 논평 부문 편집 책임자였던 리팡(李方)은 리다퉁보다 앞서 공청단과 신문사 최고위층의 논평 부문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항의하며 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등 대도시 기자 2300여명이 ‘사스’ 보도와 경찰의 대학생 폭행치사 사건 보도 이후 투옥된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간부 2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중국 기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언론계에 부는 시장 원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던 매체들이 광고와 독자 구독에 의지하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 중국청년보의 경우 상부 통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 큰 적자를 기록했고, 발행부수도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다퉁은 “이대로 가면 중국청년보가 ‘제2의 광명일보(光明日報)’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광명일보는 1980년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신문이었으나, 지금은 영향력과 발행 부수가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기자들의 ‘자유 언론’ 움직임에 통제 강화로 맞서고 있다. 인민일보와 신화사·CCTV·광명일보·경제일보 등 주요 매체들은 지난 6월부터 ‘허위기사 배격’이라는 명목으로 자체 검열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기자들의 자유 언론 시도와 당국의 탄압이 맞서는 상황이 중국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2005/8/1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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