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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3 통권 290호     필자 : 이일형 프린트   이메일 
[선교현장 이야기]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샬롬! 동역자 여러분, 모두 평안하신지요? 지난 9월 한 달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까이서 경험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9월 2일 첫째 주 수요기도회는 원래 성경공부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흘 전에 몽골 선교사 부부(인도네시아인)의 간증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뿐인 성경공부라 9월은 그냥 지나가게 되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인도네시아 선교사님들이라 몽골 선교현장의 이야기가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예배 전 잠시 인사를 나누다 보니, 두 분은 인도네시아 화인(華人)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다른 종족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감리교 1연회 소속 영광교회에서 파송을 받아 4년째 몽골에서 사역하다가, 비자 문제로 잠시 귀국하신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간증을 듣는 내내 같은 선교사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지난 A국에서 사역하던 시절의 기억도 자꾸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은 이 시간을 통해 저를 선교사로 부르신 소명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간증과 예배를 마치고 나눈 대화에서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 선교사님은 목사님으로, 결혼 전 9년 동안 A국에서 가정교회를 섬기셨던 분이었습니다. 덕분에 중국어로 계속 대화할 수 있었고, 저의 지난 A국에서의 사역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곳에 온 뒤로 이렇게 마음이 뜨거워진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뛰게 한 것은 그 교회의 선교 이야기였습니다. 영광교회는 현재 네 가정의 파송 선교사가 있는데, 몽골, 인도, 요르단, 그리고 NK 지역이라고 했습니다. 

NK로 파송된 선교사는 10년 동안 그곳에 들어가기를 기도했고, 올해 마침내 문이 열려 들어갔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감리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그것도 네 가정이나, 게다가 NK 지역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현지교회를 너무 낮게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섬기는 화인교회는 선교라는 개념조차 낯설어하다 보니, 현지교회가 대부분 그럴 것이라고 단정해 버렸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급히 자리를 마련하셔서, 이곳 화인 교회도 열방을 품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적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소망을 몽골 선교사님의 간증과 교제를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 눈앞의 현실만 보고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으려 합니다. 한 영혼이라도 복음을 제대로 깨달으면, 그로부터 열방을 품고 나아가는 화인 선교사들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소망합니다.

이 은혜도 잠시, 현실은 제 마음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비자 만료일은 다가오는데 8월 한 달 내내 연장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9월이 되어서도 소식이 없었습니다. 저를 초청한 화인연회가 연장에 필요한 서류를 적극 준비해 주어야 하는데 아무 움직임이 없으니, 이제 선교사가 더는 필요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지금의 감독님은 저를 초청하신 분이 아니라서 그런 마음이 더 컸습니다(작년 10월, 화인연회 감독님이 바뀌었습니다). 메단의 화인 선교사역이 여기까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교회에서 맡은 사역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9월 3일, 교회로 가는 길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비자 걱정과 교회 안의 문제들 그리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 등이 한꺼번에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교회에 도착해서도 폭우는 그치지 않았고,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다가 문득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차 안에서 찬양을 크게 틀어놓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펑펑 울며 저의 마음을 다 쏟아냈습니다. 그러자 마음에 평안함이 찾아왔고, 주님은 지난주에 묵상한 말씀인 ‘여호와 삼마’를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위로하셨습니다. 

“일형아, 지금 내가 너와 함께 있단다. 앞으로 네가 가야 할 그곳에도 내가 이미 가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마!” 

제 안에 평안과 자유가 다시 찾아왔고, 고민하던 모든 문제와 비자 연장도 하나님이 하실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정말, 그날 이후 하나님이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여전히 쉬지 않고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 교회 평신도 대표, 화인연회 감독님 그리고 행정 담당 목사님이 적극적으로 서류를 챙겨 주셔서 9월 말에 접수를 마쳤습니다. 다만 보통 두 달쯤 걸리는 절차를 만료 한 달 전에 접수했기에 그 안에 비자가 나올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이번 일은 “작년에도 비자 연장이 아무 문제 없이 잘 되었으니, 올해도 괜찮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선교지에는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배우는 시간입니다. 여호와 삼마! 할렐루야!



9월부터 메단에 독감이 유행하면서 교회의 많은 성도가 독감에 걸렸고, 결국 우리 가정도 모두 독감에 걸렸습니다. 특히 둘째 지유가 가장 심했는데, 9월 14일 점심부터 열이 나서 학교 양호실에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약을 먹였지만 열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고 40도까지 올랐습니다. 다음 날에도 40도 근처를 오르내려서 저녁에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이곳에 온 뒤 처음 가본 병원이었습니다. 다행히 저녁에도 일반 진료가 가능했고, 역시나 A형 독감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독감이면 흔히 처방하는 타미플루가 병원 약국에 없었습니다. 메단의 큰 국제 병원인데 타미플루가 없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병원이 알려 준 다른 큰 약국에 갔더니 거기도 없었고, 다시 다른 약국을 소개받아 갔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약국은 보통 밤 10시에 문을 닫는데 그때가 밤 9시였습니다. 한 시간 동안 주변 약국 스무 곳을 돌았지만 끝내 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허탈했지만, 마음 한편에 믿음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이제는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메단에서는 현재 타미플루 반입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 이곳에서 독감에 걸린 사람들은 일반 감기약과 항생제로 버티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유는 그날 병원에서 진료받는 사이에 열이 다 떨어졌고 몸 상태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약을 먹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날 이후로는 40도까지 오르는 일 없이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타미플루 없이 이렇게 회복된 것은 하나님이 고쳐 주신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유를 제외한 가족들도 목이 붓고 몸살은 앓았지만 열은 나지 않았고, 감기약과 항생제로 잘 회복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치료의 하나님이 하셨음을 믿습니다. 할렐루야! 여호와 라파!

9월 26일 토요일에는 우리 교회 ‘Youth’ 3주년 기념 감사예배가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생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교회에서도 창립기념일이 1년 중 가장 큰 행사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두 달 전부터 이날을 준비해 왔습니다. 이날은 우리 교회 성도만이 아니라 화인연회에 속한 다른 교회의 청년들도 초대하는데, 이번에도 열 개 교회의 청년들과 담당 목사님들이 함께하셨습니다. 120여 명이 모였는데, 이렇게 젊은 청년들과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모습은 참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난 한 해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예배라기보다, 다른 교회에 ‘우리가 이만큼 준비했다’를 보여주는 공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Youth’를 맡은 사역자로서 이 부분을 어떻게 조금씩 바꾸어가야 할지 큰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화인감리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다음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형편이 되는 가정은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는데, 대부분 그곳에 정착하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또 화인감리교회가 장년 중심이다 보니 청년 사역의 구조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년부 예배와 소그룹이 활성화한 다른 교단 교회로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또한 화인교회의 큰 숙제이자 기도제목입니다. 앞으로 목회자들과 장년들이 청년들을 어떻게 믿음의 세대로 세워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마음을 모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








♣사진 설명 | (위) 3주년 감사예배 찬양시간 (가운데) 지유 독감 병원지료 (아래) Youth 3주년기념감사예배 청년들과 목회자들
♣이일형 | MDC 화교감리교회 협력목사, 인도네시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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