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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0 통권 88호     필자 : 한광수 프린트   이메일 
[중국은 지금]
고구려사 왜곡과 한. 중 경제협력
초라한 역사인식의 후유증

한.중 수교 12주년을 맞은 지난 8월 24일은 예년의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썰렁하게 지나갔다. 난데없는 고구려사 왜곡의 파장 탓이다. 우리는 우리 조상의 호방하고 시원스런 모습의 표상인 고구려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여론은 들끓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가슴은 통일신라 이후에 민족의 행동반경이 웅장한 대륙에서 비좁은 반도로 오그라든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채워져 있는 터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이처럼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안타까운 정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예전의 중국은 역사를 중시하는 문화적 전통으로 평가받았다. 그런 중국이 오늘날 이처럼 초라한 역사인식을 갖게 된 원인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얼마 전 중국의 고위층이 연이어 한국을 다녀가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태는 표면적으로 다소 진정되어 가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 가슴속에 남은 상처는 살아 움직이고 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는 중국에 대한 대중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얼마나 차갑게 변했는지를 수치로 보여주었다. 응답자중 중국을 좋은 나라로 보는 비율이 40%에 그쳐 좋지 않게 보는 비율 58%보다 훨씬 낮았다. 중국을 동반자로 보는 비율은 19%인 반면 경쟁자로 보는 비율은 79.8%에 달하였다. 감정의 골이 패인 것이다.

최근 KBS 방송국은 일주일간 ‘중국을 다시 본다.’는 집중기획을 편성하면서 ‘대 중국 경제 의존도, 이대로 좋은가’라는 다소 비판적인 어투의 소제목 프로를 제작하였다. 최근 중국에 대하여 크게 바뀐 여론 풍향이 반영된 것이리라.

굶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과거와는 달리 일인당 소득 1만 달러가 넘은 지금 우리 사회는 풍요로우면서도 당당한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늘날 미. 중. 일 3대국은 우리의 3대 경제 협력 상대국이다. 이들 세계적 강대국들과 당당하면서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국과는 주한미군 문제, 해외파병, 한국 전쟁시 민간인 학살 등으로, 일본과는 제국주의 시대 과거사 반성문제, 그리고 칭일 청산 문제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 역사의 검은 짐으로 남아있다. 이제 중국이 우리를 향하여 고구려사 왜곡을 들고 나오는 것인가. 강대국들 앞에서 우리를 ‘고래들 앞의 새우’에 비유하며 중대한 문제들을 어물쩍 넘어가는 나약함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면서, 나름대로 아편전쟁 이래의 역사적 웅비를 꿈꾸고 있다. 이처럼 날로 부상하는 중국시장을 올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고구려사 왜곡을 낳은 동북공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동북지방은 버림받은 땅인가
오늘날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게 되었지만, 근현대사에서 보면, 중국의 동북지방은 ‘수난의 땅’이었다. 명.청 시대에는 주로 유배지로 쓰이는 ‘버림받은 땅’으로, 청왕조에서 보낸 유배자만 하더라도 무려 15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그 후 20세기 전반 제국주의 풍랑 속에서 동북지방은 더욱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동북지방을 버릴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은 손문이었다. 혁명아 손문은 오늘날 중국 봉건제를 무너뜨리는 계기를 세운 신해혁명의 기수로 추앙 받고 있지만, 그에게도 어려운 고비가 적지 않았다. 혁명 좌절 이후 광동 군벌로 전락했던 시절 그는 일본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만주를 대가로 내줄 수도 있다는 ‘망언’을 한 적이 있다. 그가 한족 중심주의를 표방한 점을 감안하면 ‘만주’에 대하여 한족은 별다른 친밀감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반증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1930년대 일본의 만주침략과 만주 괴뢰국 수립은 중국대륙 침략을 위한 교두보 구축을 위한 것이었으며, 1945년 일본 패망에 즈음하여 소련군의 진주와 주둔도 제국주의 시대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슬픈 역사들이다.

중국정부 수립이후 1950년대에 동북3성에서 단일 유전으로는 세계 최대인 “따칭‘ 유전이 발견되었다. 거대한 검은 황금을 중국인민에 선사한 땅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지방은 오늘날 서부내륙지역과 함께 중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꼽힌다. 개혁개방이후 지난 8,90년대에는 중앙정부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기업들 간에 상호 빚의 연쇄 고리인 삼각채(三脚債)라는 악성 부실채권이 이 지역 발전을 옥죄어 왔다. 

지리적으로도 불리하였다. 북쪽과 동쪽은 러시아와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북한과 접해 있어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시장경제 활력을 끌어들이기가 어렵다. 중앙정부가 변경무역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특혜를 주었지만 밀수와 투기, 부패와 혼란이 밀려들었다. 부패는 하늘을 찔렀다. 급기야는 주룽지 당시 부총리가 흑룡강성에 날아가 현지 수습을 하는 강경책을 구사한 적도 있다. 동북지방은 대련항을 끼고 있는 요녕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안과 먼 내륙 덩어리다. 이것은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 이래 경제적 효율을 전제로 한 해안 중심의 발전 전략에서 소외되는 이유가 되었다.

동북공정이 나오기까지
중앙정부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동북3성에 대한 경제개발을 표명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가 놀랄만한 발전 속도를 보여 왔으나, 그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채택하고 있는 불균형 성장의 부작용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중 중요한 문제의 하나가 지역간 격차, 특히 동서 격차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정책이 대대적인 서부대개발이다. 서부지역 못지않게 소외되어온 지역이 동북3성이다. 최근 중국정부가 동북지방의 경제개발에 관심을 갖는 배경을 짚어보자.

우선, 동북지역은 국제적인 경제 지리적 위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철의 실크로드’가 그것이다. 때마침 ‘동북아 물류 시대’라는 유행어와 함께 일본, 남북한, 그리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 물류라인에서 동북지방은 필수코스가 되는 것이다. 이 점이 그동안 이 지역 침체를 탈출할 묘수가 없어 고민하던 중국정부를 자극하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은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포용하는 문제다. 중국의 소수민족들은 대부분 중앙에서 먼 내륙의 국경지역에 산재해 있다. 그리고 이들 지역은 대부분 빈곤지역이다. 빈곤은 사회불안을 낳고, 사회불안은 소수민족의 동요를 낳게 된다. 중국의 56개 민족 중에서 인구규모로 14번째 민족인 200만 조선족은 중국 밖에 자신의 조국을 보유한 드문 민족이다. 미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한반도 통일 이후 귀속분쟁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동북지역의 경제 발전에서 북한과의 협력관계 설정이다. 북한 경제는 이미 신의주와 개성의 개방을 착수하고 있으며, 변화해 가는 북한이 언젠가는 경제발전을 위해 개방이 본격화할 것이다. 특히 신의주 등 중국 동북3성과 인접한 북한 도시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북지방과 인접한 신의주가 본격적으로 개방되고 한국 등 외자가 들어오게 되면 한국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동북지방의 자본들이 신의주 특구 등으로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동북지방의 경제발전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위와 같은 배경들은 모두 동북지역의 경제발전이 필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문화적, 정신적 응집력과 구심점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왜곡하려는 접근방식은 오히려 해가 되는 것임을 진작 알았어야 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다시 보는 계기로
돌이켜보면, 한.중 양국관계는 지난 12년 동안 비교적 순조롭게 이어져 왔다. 북한이라는 껄끄러운 변수조차 현실적인 이해를 토대로 극복하면서 무역과 투자, 금융 등 모든 경제 분야의 협력 면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발전을 거듭하였다. 

우리의 수출은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 26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52억 달러로 13배 증가하였으며, 총 무역규모는 9배 증가하였다. 10년째 이어오는 무역흑자는 지난해 132억 달러를 넘어서서(중국측 통계로는 230억 달러),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44억 9천 달러로 일본에 이어 2위(홍콩 제외)를 차지하였고, 올 상반기에는 3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물론 이와 같은 중국의 대외 협력 확대 현상은 우리나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 경제 국가들과 예외 없이 경제협력을 엄청나게 증대시키고 있는 중이다. 일본은 여간 무역 규모 2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제1위 무역 상대국이며, 미국은 중국에 연간 1천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안겨주는 제 1위 무역 흑자국으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동북아 지역에서는 새로운 협력의 질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창 진행 중이며 그 핵심적인 요소의 하나가 한.중간 협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긴요한 시기에 터져 나온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동북아의 새로운 신뢰 구축 작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고구려사 실무대책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외교부 이수혁 차관보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 기관지들이 고구려를 지방정권으로 보도하고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고구려를 삭제함으로서 이 문제가 외교 현안으로 발전했다.’ 

시중에서는 해방 이래 우리나라가 그동안 미국, 일본과의 경제협력과정에서도 가슴에 상처를 입는 아픈 경험을 지속해 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국 차례인가 하는 탄식과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러 분위기는 한편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사실은 이런 계기가 아니더라도 대외 의존도가 큰 우리는 늘 주요경제 협력 상대국들인 이들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전략적 차원에서 새롭게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중경협을 바라보는 시각
과연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인가, 아니면 상처만 안겨줄 것인가. 이것을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 중국과의 경제 협력은 우리 경제의 성장과 고용을 뒷받침해주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최근에 보는 바와 같이, 우리 기업들이 급속하게 계속 중국으로 빠져나가면 결국 실업 증가와 함께 우리의 성장률을 저해하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더욱이 중국에 대한 무역이 크게 증가하게 되면 경제의존도가 심화되어 중국에 경제위기가 올 경우 우리 경제가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문제를 검토하려면, 우선 우리가 상대하는 중국경제의 변화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가 출발점이 된다.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러시아 등 많은 나라들 중에서 드물게 성공하고 있는 나라다(북한도 이미 이 방향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25년간 중국의 발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경제에 충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주지하는 바와 같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이 포함된 새로운 세계질서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세계는 19세기 초 아편전쟁 이래 160여 년 만에 새로운 동서양 접촉의 시대를 대면하고 있으며, 우리는 역사적 전환기에 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의 위상과 영향이 얼마나 변했는지 지난해를 기준으로 간단히 살펴보자.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크게 상승하고 있다. GDP기준으로 보면, 세계 속에서 중국의 비중은 1990년에 1.7%였으나 13년이 지난 2003년에는 두 배가 훨씬 넘는 3.9%로 커졌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세계 속에서의 비중 25%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중국화폐의 실제구매력을 미국 달러의 구매력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하기 때문에(이는 세계은행과 IMF의 평가수치이다.)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실제 구매력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23.5%로 미국의 18.6%나 일본의 5.3%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 중국의 GDP규모를 보면, 1조 4천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는 6조 8천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수치는 미국 총 GDP 11조 달러의 절반을 초과한 것이며, 일본의 4조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세계 무역증가율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11%에 달하여 미국의 3.2%나. 일본의 5.9%를 두 배에서 세 배 앞섰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8천억 달러를 돌파하여 일본을 누르고 세계 3대 무역국으로 부상한데 이어 금년에는 1조 달러 초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자 유치도 지난해 말 현재 실제도입액 기준으로 5천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을 누르고 연간 외자유치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 

석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세계 석유소비의 7.2%를 차지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석유수요 2위 국가로 부상하였다. 이 밖에도 중국은 철강에나 비철금속과 같은 원자재 소비도 놀라운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래들 앞에선 ‘상어’가 되자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 이러한 중국경제의 변화와 활력을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할 것인가에 있다. 이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세계 최대의 발전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 지금(다른 때가 아니고) 변화의 용트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당당하고 슬기롭게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21세기 활로를 여는 것이다. 만약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역으로 돌이킬 수 없는 좌절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
러한 중국의 변화와 발전에 대하여 미국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21세기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제국주의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냉전체제가 자리 잡은 2차 대전 종전 이래 확보한 세계패권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더구나 1990년을 고비로 냉전체제가 와해된 지금 미국은 테러-반테러 구도로 세계 패권유지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정상을 향하여 급부상하는 중국의 발전에 대하여 미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미.중 화해의 주역이며 미국 보수논객인 헨리 키신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지난해 봄 미. 중 화해 30주년을 맞아 뉴욕 프레스 센터 기념 연설에서 이렇게 내놓았다. 

‘중국의 발전은 운명이다. 중국을 견제하기보다는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의 대 중국정책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움직이고 있다. 무역 발전은 물론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금융협력을 위하여 미국의 모건 스탠리를 비롯한 투자은행들이 중국의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무역, 투자, 금융 등 모든 경제 영역에서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주변국들도 중국과의 경제교류가 왕성한 것은 하나의 대 추세다. 미국은 이들 중국 주변국들이 보이는 중국과의 경제관계에도 깊숙하게 참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앞에서 본 것처럼 한중관계가 급속하게 발전하는 문제를 미국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최근 미국 등 서방자본은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와 증권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IMF이래 한국에 대한 서방의 직접투자는 700억 달러를 돌파하였고 증권투자는 1천억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러한 투자증가가 중국과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이윤구조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동아시아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 중, 일, 러 등 강대국들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지난 20세기 우리가 겪은 시련의 태반은 우리 땅에서 벌어진 강대국들의 이해 다툼의 산물이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고래 앞의 새우’라는 의식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적어도 ‘고래 앞의 상어’로 격을 올리고 당당한 자존심을 토대로 이들과 우호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을 탓하는 분위기를 바꾸어 자신을 채찍질하는 강인함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한광수 | 인천대학교 동북아 국제통상대학 교수

* 이 글은 CHINA21(10.1일자)에 실렸던 글로 CHINA21의 허락을 받아 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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