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과 18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각각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제4세대 지도자의 권력인수 작업 등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공포했다.
특히 이번 전인대 투표 상황은 중국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인대 투표장에서 쩡칭홍(曾慶紅) 신임 국가부주석은 전체투표자 2,944명 중 12.5%인 367명의 기권 및 반대표에 직면했다.
이번 대회는 최고 지도부 인사 마무리와 국무원 기구 개편 등과 함께 중국 지도부가 향후 중국을 어떻게 이끌지를 분명히 보여준 계기가 됐다. ‘빅3 지도자’ 후진타오-우방궈(吳邦國)-원자바오(溫家寶) 라인의 나이가 전임자들인 장쩌민-리펑-주룽지(朱镕基) 라인보다 무려 15세 정도 낮아졌다. 최고 지도부를 비롯해 부장들 대부분이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갖춘 것도 연경화(年輕化)와 전문화가 고려된 세대교체의 영향이다. 행정부에 해당하는 국무원의 축소 조치를 비롯한 기구 개편 역시 전문성이 최우선 됐다.
향후 중국지도부의 정치 경제 외교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한 제4세대는 카리스마 부족을 ‘법치(法治) 건설’을 통해 메꿔 나가는 방법론을 선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 상무위원장이 비록 헌법 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16기 당대회 때 생산력을 높이고 사기업인의 입당을 허용하는 내용의 장주석의 ‘3개 대표론(三個代表論)’이 당장(黨章)에 삽입된 점으로 미뤄볼 때, 경제성장 지속과 생산력 발전을 위해 사영기업의 역할을 중시하고 개혁 개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軍은 장쩌민, 黨 國家는 후진타오 중국 지도부는 ‘안정과 번영의 지속’이라는 대명제 아래 신구의 조화를 특징으로 한 세대교체 작업을 완료했다. 장쩌민과 리펑. 주룽지 등 제3세대 지도자들은 후진타오. 우방궈. 원자바오 등 제4세대 지도자들에게 각각 국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 국무원 총리를 이양한 것이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장쩌민의 은퇴 여부는 군사위 주석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퇴(半退)’를 귀결해 전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예를 따르는 절묘한 수를 선보였다.
이번 지도부 구성과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은 양분됐다. ‘향후 후진타오 체제를 위한 권력분점’ 또는 ‘수렴청정형의 불완전한 세대 교체’로 규정했다. 다른 한편에선 앞으로 “정칭홍. 자칭린(賈慶林). 황쥐(黃菊) 등 권력핵심에 포진한 강주석의 막료들이 후를 끊임없이 견제할 것”이라면서 “권력의 불안 요인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유념해 볼 것은 지난해 16기 당대회 이후와는 달리 전인대 폐막 후 중국 언론들의 보도태도다.
관영 신화통신도 3월 24일, 쑤부칭(蘇步靑) 전 정협 부주석의 장례식 기상에서 제4세대 지도부 출범 후의 새로운 권력 서열과 관련해, 그동안 1위였던 장주석을 2위로 돌리는 대신 후총서기를 1위에 올렸다. 이는 당(黨), 정(政)에서 실질적으로 ‘후진타오 시대’의 막이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 행마는 후총서기를 상하이방이 둘러싸고 있는 형국이다. 즉 당 권력 서열 2위인 우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권력서열 4위와 5위인 자칭린 정협 주석과 쩡 국가부주석(중앙당교(中央黨校) 교장 겸직) 등 소위 상하이방이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며 포스트 장쩌민 시대를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내 역학관계에는 파벌정치라는 주요 변수가 있지만 국가이익 차원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만 장이 어떤 제도적 경로를 통해 영향력을 행상할 지 주목된다. 여기에 후 국가주석을 보좌하는 쩡 국가부주석의 역할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는 당 서기처를 장악하고 있다. 또 대만의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양안 관계 개선을 위한 밀사를 파견했을 때 중국 측에서는 쩡이 실질적인 접촉 창구의 역할을 맡았던 바 있다.
이 밖에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통인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을 비롯해 13명의 새 장관이 탄생하고 국무원 개편이 단행됐다는 것. 장관의 평균연령은 종전 61.9세에서 58.7세로 내려갔다. 특히 이번 장관인사에 눈길을 끄는 사람은 리자오싱 외부부장과 차오강촨(曹剛川) 국방부장. 리자오싱은 외교부 수석 부부장으로 있으면서 첸치천(錢其琛)-탕자쉬안(唐家璇) 라인을 이어받아 외교부장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일본통인 탕자쉬안 밑에서 93년 유엔대사, 95년 외교부부부장, 98년 주미대사를 거치면서 미국통으로 성장한 그는 친한파로도 알려져 있다.
인민해방국을 이끌 차오강촨은 장주석의 군부 내 핵심 측근으로, 후 국가주석의 측근인 궈보슝(郭伯雄)과 함께 제4세대 군부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중국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부, 인민해방군을 이끌며 ‘군현대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재정경제통 화젠민(華建敏)이 국무원 비서장에, 신설 상무부의 초대 부장에는 뤼푸위안(呂福源)이 발탁됐다. 명칭과 기능이 바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는 마카이(馬凱) 국무원 부비서장, 신설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주임에는 리룽룽(李榮融)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주임 등이 기용됐다. 또 새로 출범하는 국가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임에는 옌하이왕(閻海旺)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이 승진 기용됐다. 조선족인 이덕수(李德洙) 국가민족위원회 주임은 유임됐다. 또 최고인민법원원장(대법원장)에는 샤오양(蕭揚) 법원장이 유임됐으며,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검찰총장)에는 한즈빈 검찰장의 후임으로 자춘왕(賈春旺) 공안부장이 기용됐다.
28개 부처 장관 중 유임된 쉬용위에(許永躍) 국가안전부장(전문대 졸)을 빼고는 모두 대졸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번 개편은 기구의 총수를 줄이는 기존의 방향과는 달리 기능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색다르다. 물론 23개 부처로까지 통폐합이 예상됐던 당초의 대대적 개편안에 비한다면 이번 내용은 다소 미진한 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같은 기능을 하는 국무원 내의 상무부를 비롯해 국가식품위약품감독관리국, 은행감독원, 국유자산관리위원회를 대거 신설한 것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외에 이번 전인대는 사유재산 보호법, 소득세법 등 사회 전반의 욕구를 반영하는 법안 입법이나 개정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한 마디로 모든 사회, 경제적 시스템을 21세기의 틀에 맞추겠다는 노력이 엿보였다. 중국지도부, 개혁보다 안정 우선 이번 대회는 국내외 정치 ∙ 경제 ∙ 외교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또 작년 개최한 제16기 당대회의 정책을 구체화하는 행사의 성격도 띠었다. 동시에 이번 대회는 WTO 가입을 비롯한 국내외 경제 및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중국 경제 현안을 점검하고 원 신임 총리가 이끌어 갈 향후 5년 간의 경제 비전을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경제 운영에 있어서는 대체로 주룽지의 성장정책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 전 총리는 대회 개막 첫날(5일) 정부업무 보고에서 내수 및 재정 확대로 올 경제성장을 7%대로 유지하겠다며 고성장 기조 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3개 대표론과 실천과 소강(小康)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중앙정부가 쥐고 있던 권력이 지방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인대로 출범한 후-원 체제가 50대의 전문 관료들을 앞세워 지방분권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것이다. 특히 후 인맥이 중앙정부에 비해 지방에 많이 포진돼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게 됐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신설도 기업 개혁을 중앙에서 지방으로 넘기는 일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중앙정부의 인허가 업무도 지방정부로 넘어가는 추세이다. 중앙의 정치권력을 민중으로 이양하는 작업도 더디긴 하지만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여기서 올 초까지 새로 선임된 인물 중 후진타오 인맥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주석 계열은 중앙을, 장슈에중(張學忠) 쓰촨성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장쑤성 서기, 리커창 허난성 서기, 한정 상하이 시장 등 후진타오 계열은 지방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長江)삼각주와 선전과 홍콩 등지를 아우르는 주장(珠江)삼각주 등은 독자적 경제공동체 구축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편 덩샤오핑의 지시로 지난 80년대 말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한 촌장 직접선거가 후-원 체제 출범이후 향, 진 단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농(농업, 농촌, 농민)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민주적 법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후 주석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공산당 주도의 정치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의 3권 분립체제로 개혁하는 실험도 차츰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실험은 쩡부주석의 주도로 선전시 등을 기점에서 시작돼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민주화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당내의 반발이 여전하다. 공산당은 이번 전인대 기간 중 정치 민주화를 주장한 주간지 ‘21세기환구보도’를 정간시키기도 했다.
폐막 당일 전인대에서 통과된 2003년 예산안에 따르면 재정수입은 1조 194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으며 재정지출은 1조 5138억 위안으로 4.7% 늘려잡았다. 총 3198억 위안의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3.2%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전년비 25% 증가한 3098억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국방예산은 1853억 위안으로 전년에 비해 9.6%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13년 동안 기록해 온 두 자릿수 증가율이 처음으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이 이 같은 노력들을 통해 과연 소기의 목적을 완벽하게 거둘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원 총리 체제하의 신 행정부가 주 전 총리 때보다 허약하게 평가되는 데다, 과잉 생산, 실업, 부동산 거품, 금융 부실 등이 향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까닭이다.
향후 금융개혁을 주도할 ‘4인방’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지난해 12월 증권감독위 주석에서 인민은행(중앙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긴 저우샤오촨(周小川)행장. 주 행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샹푸린(尚福林) 증감위 주석과 우딩푸(吳定富) 보험감독위 주석, 신설된 은행감독위의 주석으로 내정된 류밍캉 중국은행 행장 등이 바로 그들. 이들의 등장은 금융개혁이 보다 빨리 시장화될 것임을 시사해준다. 특히 은행 감독기능이 인민은행으로부터 분리됨으로써 금융권 부실의 주범이던 은행-국유기업 간 유착 관행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딩푸 보감위 주석 역시 “업계 사람들과 이유없이 만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비리 근절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공상은행 중국은행 농협은행 건설은행 등 국유 상업은행의 증시 상장도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국유상업은행 상장은 중국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은행개혁의 마지막 단계로 이와 관련해 유 은감위 주석의 언행이 관심거리다. 그는 상장 요건 충족을 위해 은행권 부실채권을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다.
중국의 발목 잡을 수 있는 경제 사회 국방문제 후진타오 체제하의 경제정책은 양적 팽창에서 질적 변화를 치중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 8%대의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2020년까지는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초고속 성장을 유지하려면 경제운영 주도권을 정부에서 시장으로, 국유기업에서 사영기업으로 옮겨야 하는 모험이 따른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인프라, 신종 서비스 산업, 대규모 제조업 등 거의 30개 산업분야에 대해 민간자본의 투자와 참여를 금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국가기간산업만 빼고 모든 분야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개방 분야에는 은행, 증권, 전자통신, 관광, 교육, 의약품, 자동차산업, 민간위성, 대형 장비 제조업 등이 포함돼 있다. 주 전 총리도 전인대에서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정부는 민간자본에 대해 개방을 확대하고 모든 유형의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이미 붉은 자본주의자들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고 유도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 시장이 함께 춤을 추는 시대로 들어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장리췬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앞으로 정부의 기능은 계획 관리에서 간접 조정에 국한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과성 ‘타격형’ 대책으로는 막을 수 없게 된 부패와의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지난 해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뒤 기율검사위원회를 맡아 반부패를 총지휘하고 있는 우관정(吳官正)위원장이 전인대 회의석상에서 “반부패는 이제 제도 건설을 통해 해결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정부기간에 대한 감독제도 개혁, 정부 일부 권한에 대한 제약, 간부 인사제도 개혁, 사법부문의 공정한 법 집행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최고인민법원 샤오양 원장도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자질 낮은 법관들이 뇌물을 받고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재판권을 악용해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법관들을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원장은 재판방식과 소송제도의 개선, 법관 관리제도 정비 등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인민해방군의 정예화 전문화가 눈에 띄고 있다. 육군학원(육사) 왕딩칭(王定慶) 원장은 해방군이 현대화 방안의 하나로 고급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해방군은 병력을 줄이는 대신 과학화, 엘리트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중국은 지난 85년부터 3년간 병력 100만 명을 감축하고 97년부터 3년간 50만 명의 병력을 줄이는 등 대규모 병력 감축을 2차례로 단행했다.
한편으로 중국은 국방비 총액을 1853억 위안까지 확대, 전년 예산(추정치)에 비해 10.03% 늘렸다. 중국정부는 국방비 증액이유로 하이테크 병기의 도입을 추진해 방위 작전 능력을 증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사정거리가 미국 알래스카에 도달할 수 있는 둥펑(東風)계 미사일, 러시아에 수주를 의뢰한 항공모함 등의 존재는 중국의 군사력이 자국방위 차원을 훨씬 넘어서고 있음을 알려준다. 2010년을 전후해 첨단 미그기를 러시아로부터 대량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계급 ∙ 계층 대두는 또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의 계급 ∙ 계층을 2개 계급(노동자 농민)과 1개 계층(지식분자)으로 분류하던 과거와는 달리 10개 계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같은 계층의 분화는 부의 불균형을 정당화하고 있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8배를 넘어섰으며 상∙ 하위 각각 10% 계층의 소득 격차가 21배에 달한다. 현재 농촌인구 3000만명은 의식주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절대빈곤층이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음) 또한 1980년 0.33으로부터 급속히 증대돼 1994년에는 경계 대상 한계점인 0.4를 돌파, 0.43에 도달했으며 현재는 이미 4.5를 초과했다.
또 1억 명에 달하는 유동인구가 도시로 집중, 3D업종에 주로 취업해 도시빈민층을 형성하면서 사회불안요소로 등장한다. 이들의 자녀들은 도시 호구(호적)가 없어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한다. 베이징 통계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이징시 외래인구 중 취학연령 어린이의 학교 입학률은 12%에 불과하다. 도시는 이를 노동력시장에서만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고 사회문화적으론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활동에 종사하거나 조직범죄단에 가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조직범죄 신디케이트가 급증했으며, 이 중 다수는 홍콩의 중국판 마피아 삼합회(三合會)와 연계돼 있다. 마약거래 납치 매춘 절도 위조지폐 유통 등 조직범죄단의 폐해를 척결하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전방위적 실용주의적 외교정책 강화 중국의 외교정책 골간은 인민일보 특간의 제목 ‘창러우빙지’(强柔倂濟: 강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서로 돕는다)에서 읽혀진다. 즉 평화공존 5원칙을 토대로 한 중국 외교의 원칙이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 자주. 독립. 평화 노선을 견지하면서 광범위하고 다각적인 외교활동 등을 통해 국제교류에 적극 참가하며 궁극적으로 국제지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미국보다 더 싫어하고 경계한다. 그들이 원하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커다란 암초가 된다. 중국이 북 핵을 둘러싼 북한-미국간 위기 고조에 참된 중재자가 될 수 있는 거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중국은 대 일본관계에서도 예전과 달리 과거사, 신사참배 문제 등을 그다지 크게 문제 삼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실용외교로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중국이 미국의 이라크 무력 개입을 반대한 프랑스-독일-러시아의 공동성명에 명분상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미-영의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것도 모두 실리를 챙길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또 대외관계에 있어 자국의 색채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19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후 대미정책에 있어 뚜렷한 변화 조짐을 드러냈다. 후 주석은 3월 18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정상들과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유엔의 틀 안에서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같은 날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어 전쟁이 발발하자 중국은 21일 외교부 전인대 등 국가기관의 잇단 성명을 통해 전쟁 즉각 중간을 촉구하면서 미국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앞으로 국제 외교무대에서 사사건건 미국과 부딪쳐야 할 중국 지도부가 이라크 전쟁 승리 후 훨씬 강해질 미국의 입김을 사전견제하고 협상테이블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다. 또 ‘장쩌민 외교’에 이어 대만 문제와 티베트 독립 등 내정간섭을 비롯, 북핵 문제를 다루는 양국 협상에서 수세에 몰리지 않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은 대만통일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공세에 임할 것으로 분석된다. 후 총서기는 3월 11일 “대만 국민 2300만여 명은 우리의 수족과 같은 형제로, 양안간 광범위한 경제. 문화 교류를 촉진하고 일부 대만 분리독립 추진 세력을 견제하는 핵심 세력”이라고 강조하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원칙으로 한 대만 통일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양안 경제 문화 교류 확대, 대만국민에의 연대감 강화, 양안 동포간 민족부흥 공동 추진 등 4개안으로 요약된다. 이 원칙 위에 장주석의 대만 통일 8개항 원칙(江八点)을 가미한 후총서기의 4대 중점 의견은 앞으로 중국 4세대 지도자 그룹의 대 대만정책의 기본 전략이 될 것이다.
함태경 | 국민일보 기자, 중국정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