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프리즘으로 본 중국 

중국은 21세기에 들어서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은 WTO 가입, CDMA 방식의 이동통신 채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등으로 이제 날개를 달았습니다. 이런 중국의 부상은 인접국인 한국에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중국어는 영어 다음으로 인기 있는 외국어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은 우리에게 거대한 시장으로 때론 경쟁상대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나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중국의 부상과 접근을 선교적인 프리즘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교적인 시각으로 볼 때 중국은 현재 한국 교회의 가장 거대한 선교 대상국입니다. 한국 교회가 중국에 파송한 선교사 숫자는 이미 천여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교회는 중국선교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 비교적 저렴한 비용, 갈급하기까지 한 현지의 필요성, 점전적인 중국의 발달, 언어적 문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조선족 선교, 땅끝처럼 여겨지는 북한선교와의 깊은 연관성, 이 모든 점들이 한국 교회로 하여금 더욱더 중국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 이러한 중국선교의 부상은 이제 단순히 선교 대상국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중국은 장차 선교사 파송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중국이 선교사 파송국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는 선교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 우선 규모면에서 한국의 10배가 넘는 선교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중국 교회는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를 향한 기독교 국가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 교회의 파송을 받은 중국선교사들이 세계선교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어 갈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이런 중국 교회의 선교적 부상(浮上)이 더 강화되고 발전되도록 도울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중국선교는 그런 면에서 선교사적 의미를 지닙니다. 중국선교라는 조약돌은 세계선교라는 호수에 많은 긍정적인 파장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중국선교라는 조약돌이 다듬어지고 준비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선교중국의 앞날을 예비하는 일, 그 일에 동참할 기회가 우리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러면 이 열려진 기회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제3세계 중국인 사역, 현장과 전략이 만나는 곳 

우리는 이런 미래의 일어날 중국선교의 흐름을 예상할 뿐 아니라,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기회에 대한 전략적인 준비, 그것이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상황입니다. 전략이라 하면 몽상가나, 도서관이나 앉아서 펜만 굴리는 이상가들의 탁상공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선교가 차세대 세계선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요한 선교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주도면밀하게, 곧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전략이란 장차 하나님께서 어떠한 일을 이루실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분의 도구로서 그 일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에 대한 믿음의 선언입니다. 앞부분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중국에서 이루실 것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장차 중국교회를 사용하셔서 세계선교를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이 일을 이루어 나가실 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이 때를 준비할 것인가? 바로 이 부분에서 지금 우리는 믿음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전략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중국선교를 하고 있는 우리들의 숙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미래를 향한 전략적인 준비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준비는 선교현장에서의 준비입니다. 현장은 선교의 뜨거운 가슴과 전략의 차가운 머리가 만나는 곳입니다. 전략은 현장에서 가다듬어져야 하며, 현장은 전략에 의해 인도되어야 합니다. 현장과 전략은 중국선교를 견인할 두 바퀴와 같은 것입니다. 저는 이 현장과 전략의 쌍곡선을 함께 그려나갈 방법으로 제3세계 중국인 선교를 제안합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은 현장과 전략이 만나는 곳입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의 장점 

여기서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이라 함은 중국을 제외한 외국에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대륙출신의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을 의미합니다. 흔히, 한국이나 일본, 유럽, 미국 등에 임시로 거주하는 대륙출신의 중국인들을(화교를 제외한) 선교하는 사역을 말합니다. 제3세계 지역은 대부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자유롭게 선교사역을 할 수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노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지역은 대부분 복음의 자유지역입니다.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앙성장을 위한 훈련과 집회를 마음껏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인들이 나그네요, 외국인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가난한 심령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 나와 있는 중국인들은 기존의 불신의 환경, 가족,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적 내면적 상황은 복음에 대해 더욱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제3세계 중국인 사역지에서 일어나는 생명력 있고 성령 충만한 사역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좀 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교회 상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대륙 내에 있어서 기독교 역사와 단절되고 치우친 교회 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3세계의 중국인들은 대부분 노동자이거나 유학생입니다. 노동자들은 돈을 번 뒤, 유학생들은 학위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중국 사회변혁의 역동적 주체인 중산층을 형성합니다. 그들이 중국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굉장한 것입니다. 특히, 유학생들은 장차 중국에서 사회지도층 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복음을 듣고 훈련받아서 중국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어떤 면에서 중국인 자비량 선교사를 중국에 파송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은 또한 사역자들에게 유익합니다. 보안과 안전에 매인 불필요한 소모전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사역은 사역자의 언어적, 문화적 이해도를 더욱 빨리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유지역에서의 선교는 장차 중국에서 종교적인 자유가 주어졌을 때, 어떠한 중국인들의 교회를 어떠한 방식으로 도울 것인가? 구체적인 중국선교 전략을 현장에서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익을 넘어서 보다 분명한 것은 사역의 필요성입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의 필요성과 현황 

현재 제3세계 중국인 사역지는 희어져 추수하게 된 밭입니다. 그러나 추수할 일꾼이 너무나 적습니다. 중국유학생만 전 세계에 45만 명이나 됩니다. 근로자는 천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유학생들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일본, 중동, 동남아시아까지 나가 있습니다. 근로자의 경우는 더욱 널리 퍼져 있는데 세계에 안 나가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복음에 대해서 개방적이고 수용적입니다. 현재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중국인 건축노동자 사역이나, 사이판의 봉제공장 노동자 사역, 팔라우의 중국인 사역 등의 사역현장은 영적인 생명력과 은혜가 충만합니다. 제3세계 거주 중국인들의 영적인 갈급함과 수용성은 하나님이 준비시켜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가진 이들을 향한 사역이 몇몇 곳에서 시작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들이 사역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양들은 많고 할 일은 많은데, 일꾼이 너무나 없습니다. 

현재 중국인 유학생 사역의 경우,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의 교회들은 꽤 관심을 가지고 중국유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중국 유학생들을 돕기 위한 기독교 단체들도 꽤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대학마다 그런대로 중국어로 진행되는 성경공부반도 있는 편입니다. 이뿐 아니라, 작지만 중국인유학생들을 위한 수양회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독교가 약한 나라들의 중국학생들은 방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지역인데, 일본은 중국유학생들의 전통적인 유학대상국입니다. 중국의 개화기에 일본은 많은 중국개혁가들의 요람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도 일본에서 가장 수가 많은 유학생은 중국학생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많은 학생들이 있지만, 일본은 기독교가 약하고 소수라 중국유학생들을 선교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심한 경우 중국유학생이 1만여 명이나 되는 지역에 한 곳의 교회도, 단 한 명의 중국어 사역자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영적인 관심이 있는 중국학생들이 일본어로 진행되는 일본인 교회에 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재 이들을 돕는 일은 시급한 형편입니다.

해외거주 중국 근로자들에 대한 사역 또한 긴급합니다. 중국인들을 노동자로 고용하는 의류공장이나 외항 선박들은 아프리카나 중동,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모든 지역에 퍼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건축노동자로부터 사이판 섬의 공장노동자까지, 중국노동자들을 해외에서 만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중국정부도 지속적으로 노동력을 수출할 계획이라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되리라 예상됩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거의 모든 지역에 중국인 교회나 사역자가 없습니다. 기회는 많지만 일꾼이 없어 추수할 때를 놓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도 사이판에 약 2만여 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사이판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20대 전후의 젊은 여공들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의 시골지역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2-3년 정도 계약직 노동자들로 일하는데, 돈을 벌기 위해 왔다가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이판의 한 교회의 경우 이미 1,300여 명의 중국인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중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이 교회를 통해 중국 내 20여 곳에 가정교회가 개척되었고 수십 명의 전임 전도자들이 배출되었습니다. 사이판은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이런 열려있는 지역의 희어져 추수하게 된 사람들을 방치하거나 무관심한 것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있어서 엄청난 손해입니다.

제3세계 중국인 선교, 중국인 선교의 또 다른 기회 

제3세계 중국인 선교는 중국선교의 또 다른 기회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에 대해 우리는 주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접근을 해왔습니다. 많은 경우 관심이 없었고 모두가 중국대륙사역에만 관심을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좀더 넓게 보며 다양한 중국선교의 기회들을 선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3세계 중국인 선교는 중국대륙선교의 대안도 아니며, 보조도 아닙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은 중국선교의 다양한 한 부분이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중국선교의 또 다른 기회입니다.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전략적, 창조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이 시대에 하나님이 그렇게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이 해외에 나와서 생활하는 것을 허락하셨을까? 그리고 해외생활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끊임없이 대답하려 노력해야 하며, 그 답에 맞게 순종해야 합니다.

중국선교, 이제는 지역 개념에서 대상 개념으로 

중국선교를 좀 더 정확히 얘기한다면 중국인 선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도시 내 소수민족선교와 중국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은 중국선교가 이제 중국대륙에서만 사역하는 지역 개념에서 중국인이라는 대상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많은 중국선교의 사역적 대상자들이 있는 곳은 중국대륙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중국선교는 곧 대륙선교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많은 중국인이 살고 있고, 전 세계 화교의 중심인 중국대륙에 대한 사역은 필수적인 것이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선교의 다양화와 미래지향적인 전략 면에서, 중국선교는 지역 개념을 넘어서 대상 개념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우리의 중국 선교지입니다. 우리는 중국선교에 가능한 모든 전략을 동원해 하나님 나라가 흩어진 제3세계 중국인들 가운데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필자는 그것이 이 시대 우리에게 제3세계 중국인 사역의 문을 열어주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박다니엘/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