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에 ‘엽기토끼(마시마로, Mashimaro)’ 열풍이 불고 있다. 김재인이라는 한 대학생이 만든 이 캐릭터 상품의 2001년 중국 매출액이 한화 1,600억 원에 달함으로써 중국에서의 한류(韓流) 열풍은 새로운 차원에 접어들게 되었다. 중국의 캐릭터 산업은 아직은 미숙한 단계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캐릭터 산업은 발랄하고 기기묘묘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데, 정치적인 폐쇄성으로 인하여 현대 중국 문화가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발상이 꽃을 피우게 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중국의 폐쇄성이 변화하여 열리고 확대된다면 한국은 더 이상 한류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고, 때문에 한류열풍은 앞으로 2~3년 정도밖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있었다. 더불어 우리 나라도 앞으로 어떻게 문화산업 지원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중국 내에서 캐릭터 문화를 포함하는 청소년 문화 전반에 걸쳐 문화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가 결정되리라 보여진다. 이런 점에서 현재 중국에 어떤 회래 캐릭터가 인기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중국의 청소년 문화를 이해할 때 몰라서는 안 될 10개의 캐릭터를 발견하였다. 작은 곰 푸우(維尼. Weenie the Pooh), 바비(芭比), 심프슨가족(Sympson), 가필드(加菲猫), 동짜몽(機器猫), 헬로키티(Kitty猫. Hello Kitty), 미키마우스(米老鼠, 米奇老鼠, Mickey Mouse), 스누피(史努比, 史諾比. Snoopy), 芝麻街, 테디베어(態迪熊, 泰德 熊. Teddy Bear) 등이다. 물론 피카츄나 마시마로도 인기순위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다.
중국인 스스로 중국의 카툰문화가 외국 카툰문화의 태풍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할 정도이니, 중국이 자국 문화산업의 발전에 대해 향후 21세기에 어떻게 전략을 세울지는 윤곽이 잡힐 것이다. 디즈니 만화영화, 그리고 일본의 아톰, 도라에몽, 슬램덩크 등이 지금 중국 청소년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중국도 〈피리부는 목동(牧笛)〉, 〈손오공 천궁을 시끄럽게 하다(大鬧天宮)〉, 〈세 명의 스님(三個和尙)〉 등 우수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창작하기는 하였으나, 외국의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제작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열악한 중국 내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해 중국 국가TV방송국【國家廣播電視局】은 2006년 6월 1일부터 각 TV 방송국에서 국산 만화 영화의 방영률을 60%로 올리도록 지시하였다. 「카툰왕」 잡지 주편인 판궈샹(潘國祥)은 2000년 상하이 애니메이션영화 전람회에 대해 평하면서, “열정은 높으나 창의력이 낮으며, 사업의 기회는 많다” 고 단적으로 중국 애니메이션영화의 전반을 평하였다. 2000년 여름 ‘홍콩국제영화TV박람회’ 에서 〈12개 취엔자푸(全家福)의 신기한 세계(이하 ‘全家福’로 약칭)〉라는 열두 간지(干支) 캐릭터를 제작하여 유명해진 상해개원공사(上海開圓公司)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뛰어난 수준으로 향상된 중국 캐릭터 디자인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이들은 수백 종의 캐릭터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많은 사람들이 ‘全家福’가 중국 캐릭터 문화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취엔자푸보다는 〈藍猫淘氣3000問(이하 ‘란마오(藍猫)’ 로 약칭)〉에서 찾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보여진다. 1999년 9월 ‘란마오’는 전국 컴퓨터애니메이션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 9월 베이징(北京) TV방송국에서 방영할 때 줄곧 시청률 1위를 점유하였다. 뿐만 아니라 중국애니메이션학회는 항저우(杭州)에서 100여 명의 전문가들로 조직된 평가팀을 통하여 ‘란마오’를 개혁개방 이래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중 최우수 TV물로 평가하였다. 2000년 3월에는 문화부(文化部), 교육부(敎育部), 방송총국(廣電總局)이 연합으로 공문을 하달하여 ‘란마오’를 우수영화로 추천하였다. 2000년 6월부터는 ‘란마오’가 전국 TV방송국에 방영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까지 약 309개 방송국에서 방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급(縣級) 방송국까지 포함한다면 약 1천여개의 방송국에서 ‘란마오’를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10월에는 제18회 중국 TV 금동(金童)상 수상제에서 ‘TV미술영화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란마오’ 54집 “북극곰은 어떻게 생활하나?”는 제5회 전국TV프로그램 금동상 중 동화프로그램 3등상을 수상하였으며, 후난(湖南)성 위원회 선전부는 ‘란마오’에게 ‘오개일공정상(五個一工程)’을 통보하였다. 여기서 ‘五個一工程’ 이란 중공중앙선전부에서 조직하는 정신문명건설을 말하며, 매년 각 성, 자치주, 직할시 등에서 다섯 가지 부문 즉 희곡작품, TV 제막물, 사회과학도서, 사회과학 이론 문장, 노래 및 TV 드라마 분야에서 1년에 한 차례 좋은 작품을 선정하여 발표하는 사업을 지칭하는 것이다.
2001년 2월 28일에는 국가방송영화TV총국【國家廣播電影電視總局】의 자오스(趙實) 부국장이 “삼진영고 회사가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의 번영에 이루어낸 공헌에 감사하며 과학지식과 과학정신이 란마오 이미지를 통하여 수많은 소년 소녀들의 마음속에 파고들도록 계속 노력하십시오”라고 격려사를 전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겠다.
중국은 그동안 청소년들의 마음을 외국 캐릭터 애니메이션영화에 빼앗겼으나, ‘란마오’ 가 확실하게 중국캐릭터 애니메이션의 전망을 밝게 해주었고, 중국적인 이미지 구축을 통해 청소년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여진다. 즉 21세기의 중국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전망과 발전은 ‘란마오’ 관련 문화 산업과 맥락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21세기 문화산업에서의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시점에서 전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 한국의 캐릭터 ‘마시마로(중국 명칭: 壤壤兎, 流氓兎, 兎子大王)’ 가 전도시에 거대한 열풍을 불러내고 있음은 주목할 일이다. 왜냐하면 마시마로 열풍이란 중국의 한류열풍의 새로운 방향과 21세기 대중국 전략이 문화산업이 주력이 되어야 하며, 또한 그것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례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한국에서 만든 여러 가지 캐릭터 및 캐릭터 상품들이 중국에서 또다른 한류열풍을 지속적으로 불게 해주면서, 중국에 대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점차적으로 깊어지고 넓어지는 데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각 지역의 역사, 문화 등의 인문사회 환경을 읽어내고 연구하는 전문적인 지역 연구가를 적극적으로 배양하는 ‘중국전략연구소’나 ‘중국문화연구소’ 등의 국책연구소를 만들어 지원해서 21세기 중국에 경쟁력을 갖고 뛰어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중국의 문화 전반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중국인, 특히 청소년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지고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중국적인 문화상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문화 전문가와 중국문화 관련 벤처기업을 결합시킨 ‘한 ∙ 중 문화컨텐츠연구학회’를 만들어 중국 지역문화의 컨텐츠와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에 관심있는 문화관련(캐릭터 애니메이션 산업) 벤처기업이 이를 응용하여 중국에 상표등록 및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선교와 관련해서도 중국의 팬시메일 사업은 중국인들의 전반적인 호감을 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팬새메일 사업을 하면서 팬시메일을 통해 선교를 계획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문인선교 분야 중에 하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일 | 목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mamadu@ham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