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모하는 대학들 향후 10년은 중국 고등교육이 ‘영재단계’ 에서 ‘대중화 단계’ 로 넘어가는 중요한 역사적 시기가 될 뿐 아니라, 또한 중국의 대학이 경제 글로벌 시대에 국제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다르다. 현재 대학 입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수험생들은 중국 내 천여 개나 되는 대학 가운데 성적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는 대학들로 하여금 변화와 개혁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각 대학들의 전략은 매우 다채롭고 기발하다. 다양한 학생 모집 방법 중국 고등교육이 대중화의 길을 걸으려면 정원 외로 인원을 늘려 선발하는 특차 모집이 있어야 한다. 특차 모집생은 규정된 액수 이외의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만 빼고는 일반 모집 학생과 다른 구분이 없다. 각 학교들은 특차 모집정원을 정해진 규정에 따라 증가시켰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들을 일반모집 정원에 포함시킴으로써 형식상 특차모집을 한다 해도 ‘특차 모집생’ 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추세에 있다. 학교 측에서는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지만, 언론매체들은 추가로 뽑게 되는 48만 명의 특차생들을 교육 소비의 노른자위라고 말한다.
상하이(上海)에 소재한 대학들은 매년 거의 1만 명에 가까운 규모로 신입생 모집을 하고 있는데, 신통지대학(新同濟大學)은 올해 모집 정원이 7,330명에 육박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개인이 교육비를 부담한다는 기치 아래, 베이징과 상하이의 대학 학비 기준이 상향 조절되었는데, 국가 주요대학의 교육비는 약 6천 위안(元)에 달한다. 다른 지역도 상황을 보아 학비를 올릴 계획이다. 앞으로 적지 않은 신입생들은 이 부담스런 학비 때문에 “부모의 크신 은혜 어찌 갚으리” 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특차 모집 실행에 따라 수반되는 것은 대학 내의 건물 증축이다. 저장대학(浙江大學)은 2000년에 4만 8천평 규모의 학생 기숙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화공대학(華工大學)도 총 건축면적 4만 5천여 평의 학생 아파트 5개 동을 새로 지었다. 또한 총 5천만 위안(元)을 투자해 과학기술 건물을 건축하고 있으며 세탁소, 가구, 물품관리, 공원, 통신 등의 서비스 분야도 개척 중이다.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앞으로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은 보다 쾌적한 여건이 될 전망이다. 합병열풍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많은 학생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이에 상응하는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일류대학으로 발돋움하기는 힘들 것이다. 좀 더 안전한 방법은 두 개 혹은 여럿의 대학들이 힘을 합치는 길이다. 1993년 5월 장시대학(江西大學)과 장시교예대학(江西工業大學)이 난창대학(南昌大學)으로 합병한 이래로, 최근 몇 년 간 대학 합병 열풍이 끊임없이 불고 있다. 비록 대학들이 합병 후 기대한 만큼의 빠른 향상은 얻을 수 없다 해도 합병한 이후 과학 연구비, 캠퍼스 규모, 사회적 영향력 등 여러 부분에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약간 수준 차이가 나는 대학들은 유명 대학과 합친다는 것에 만족하고, 우수한 대학들은 규모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학 합병을 유익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1999년 통과된 “국무원 소속 학교들의 관리체제와 배치구조의 조정에 대한 국무원의 결정” 에서는 합병한 학교들이 24개조(個組) 59개 학교라고 언급하고 있다. 2000년 4월~6월까지 3개월 간 이루어진 대학 합병 상황을 살펴보면 너나할 것없이 대학들이 달려들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표1)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합병을 ‘조그만 배가 포위할 수 없는 항공모함’ 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학교 규모나 학생 수가 명문대학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만약 규모나 학생 수가 명문대학의 기준이라면 미국의 프린스톤대학 역시 명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예로 저장대학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전국 명문대학 서열 4~6위에 올랐는데, 이는 대학의 합병과 절대 무관하지 않다. 강강연합이든, 강약연합 혹은 약약연합이든 대학 측은 아무튼 합병한 것이 훨씬 낫다고 여기고 있다. 만일 그런 것이 아니라면 대학의 합병은 그저 하나의 흐름에 불과할 것이다. 전공의 신개념 좋은 대학을 가는 것보다 좋은 전공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전공은 대학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뿌리와도 같은 것이다. 중국 대학의 전공은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크게 보면 몇십 년 간 중국 사회, 경제발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90년대 시작된 시작된 시장화 경향은 대학의 사회화를 가속화시켜 주었다.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한 예로, 사회에서 뜨고 있는 직업은 곧 대학에서 인기 있는 전공으로 탈바꿈한다. 사실상 중국 대학의 전공 개혁은 일찍이 80년대 중엽에 시작되었다. 사회학, 법학 등 문화대혁명 당시 쓰레기 취급을 받았던 전공들이 다시 그 위치를 회복하였고, 이어서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경영, 금융, 무역 등과 같은 새로운 전공들이 등장하여 수험생들이 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와 같은 전공들이 등장함에 따라 학교와 부모들은 허겁지겁 교육 노선을 조정해야 하지만, 전공의 가치가 급속히 변화하는 바람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기 보다는 지금 어떤 전공이 인기인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최근에는 인터넷 관련 전공이 각 대학마다 설립되고 있다. 베이징방송학원(北京廣播學院) 부설 가상대학이 설립되었고, 칭화대학(淸華大學)에 인터넷뉴스방송학 전공이 혜성처럼 등장했으며, 칭화대학 국제전파연구센터에서 편찬한 「인터넷기자」 가 이미 출판되었다. 그리고 중국 최초의 ‘인터넷 컨텐츠 실험실’이 설립 중에 있다. MBA 후의 새로운 학위는 무엇일까? 바로 MPA 이다. MPA란 공공관리석사(Master of Public Administration)의 영문약자다. 2000년 10월, 칭화대학 등 여러 대학은 전국적으로 MPA 연합 시험을 통해 석사과정을 모집했다. 21세기 종교연구와 인문사회과학의 발전에 발맞추기 위해 난징대학에 종교학과가 설립되었다.
칭화대학은 1996년부터 모든 공과계열의 전공에 대해 ‘학부에서 석사까지의 통일적인 양성 모델”을 실행하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학 ∙ 석사 연계” 혹은 “학 ∙ 석사 통일 프로젝트” 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과, 경제, 관리, 인문사회과학, 법학 등의 전공에 대해서는 ‘학사 4년 + 석사 2년’ 의 양성 모델을 실행하고 있다.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석사까지의 직행열차에 몸을 싣게 되는 것이다. 베이징 각 대학은 2000년부터 인쇄, 관리 및 학력에 관한 증서 발행에 관해 자체적으로 책임을 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은 현재까지는 베이징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이 WYO에 가입한 이후 외국어 관련 졸업생들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다. ‘인기 외국어’ 과목 관련 졸업생들은 여전히 수요에 비해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이며, ‘비인기 외국어’ 과목 관련 졸업생 역시 취직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일은 없다. 또한 신흥 산업 관련 전공인 전산, 정보 ∙ 통신 관련학과 졸업생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형편이라 더욱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대학의 기업화 대학을 하나의 시장으로 이해하는 개념은 중국의 주식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중국에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대학기업’들이 있는데 이들 기업들은 일반 사회에서도 상위를 차지한다. 이 기업들은 해당 분야 산업을 관망하고 있는 추세이며, 세제 부분에서 각종 혜택을 받는다. 생산품은 고도의 과학기술을 요하는 제품들이며, 경영자는 경영 및 주식 보유 대표자로 나 설 수 있고, 은퇴 후에는 대학 내에서 교수, 각 부처장을 담당하게 된다. 학교의 명성을 빌어 기업의 신용도를 나타내고, 학술적인 지식은 시장을 판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80년대 대학이 막 울타리를 넘어 나왔을 때 학교 기업이란 대부분 소규모 식당, 가공 공장에 불과했으나, 90년대 이후부터는 그 당시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었다. 과학기술 분야가 최우선이 되었고, 억대를 호가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대학기업’ 으로 변모하였다. 이러한 기업을 가지고 있는 대학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베이징대학이 운영하는 ‘고도과학기술산업’은 줄곧 전국 대학기업의 선봉에 서고 있다. 팡쩡그룹(方正集團), 웨이밍사(未名公司) 등이 우수한 업적을 남기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00년 베이징대학은 5억 6천만 원을 들여 가상대학인 ‘사이버베이징대학’을 세웠는데, 그 시장가격이 10억 위안에 이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6월 광시허츠화공주식회사(廣西河池化工有限公司) 주주회에서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주식 중 4564.7805만 주식을 난카이대학(男開大學)의 회사에 양도한다는 입안을 작성했다. 만일 주주의 권리가 성공적으로 양도되면 난카이대학은 광시허츠화공주식회사의 가장 큰 주주가 될 것이다.
학교기업에 대해 반대하는 소리도 있다. ‘웨이롼연구원(微軟硏究院)’ 원장 리카이푸(李開復) 박사는 대학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정도(正道)’ 가 아니라고 한다. 만일 기업이 돈을 잘 번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고 손해를 본다면 학교 운영자는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학교는 당연히 교육과 인재양성, 기술 제공 및 기업을 위한 인재 조달에 전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회사는 학교의 자본이나 명성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학교기업이 대학의 재정과 명예에만 의지한다면, 학교도 정도(正道)가 아닌 학교기업을 뿌리치기 힘들어질 것이다. 스타들도 끌어들인다 2000년 4월 19일, 유명한 여배우 공리가 베이징대학 사회학 대학원 과정을 신청했다. “베이징대학이 공리를 이용하여 녹색등을 켤 것인가 말 것인가” 라는 이 문제는 뜨거운 화젯거리였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학력이란 사람들에게 모두 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인데, 스타라고 해서 학력을 손쉽게 얻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려면 전국대학입학고사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공리가 다니고 싶었던 곳은 대학원 연수반일 뿐이었다.
어쨌든 베이징대학은 공리의 입학에 대해 환영을 표시했다. 이전에도 인문계, 예체능계를 막론하고 특수한 절차를 거쳐 베이징대학에 입학한 스타들은 적지 않았다. 황홍(黃宏), 리닝(李寧), 장원동(張文東) 등과 같은 사람들이 그러했다. 또 다른 대학에 들어간 스타들로는 덩야핑(鄧亞萍), 왕쥔샤(王軍霞), 푸밍샤(伏明霞), 셰쥔(謝軍) 등을 들 수 있다. 6월, 베이징대학 98학번 법학생 ‘체조왕자’ 리닝(李寧)은 국제체육기자협회에서 ‘금세기 가장 훌륭한 운동선수’로 당선되었다. 이러한 영예는 리닝에게 돌아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베이징대학에도 돌아가는 것이다.
중국의 대학들은 유명인사들이 학교에 오는 것을 막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나서서 유명인사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물론 이것 역시 학교의 발전을 위한 하나의 계획이다. 유명인사들이 대학을 홍보하는 효과는 학자들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것이다. 유명인사들이 독특한 경력과 신분으로 대학에 머물고 있다면 대학은 더욱 다원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 대학은 가수 마돈나를 강사로 초빙한 적이 있고, 소설가 진용(金庸) 역시 저장대학 문화대학학장을 맡은 적이 있다. 앞으로 중국 대학에서 유명 인사들의 강연은 더욱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일은 대학에게나 스타들에게 나쁠 리 없다는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
출처 | ‘大學之道: 變, 變, 變∙∙∙’ 「新週刊」 第13期, 번역 | 김경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