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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20 통권 72호     필자 : 鬱金香 프린트   이메일 
[오늘의 중국교회]
한 농촌 교회의 성탄절 이야기

 해마다 찾아오는 성탄절,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축하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교회마다 다르다. 성탄절은 세상을 구원하시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여 그분을 환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절기이다. 어떤 교회는 성가대와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연주를, 어떤 교회는 평신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형식의 예술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교회들은 어떻게 성탄절을 보내고 있을까? 조금은 특별한 그러나 따스함과 사랑이 넘치는 농촌 교회의 성탄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큰 돼지를 새해의 헌물로 
12월 20일 밤 시에(謝) 자매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번 성탄절에 돼지 한 마리를 교회에 봉헌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그녀의 어머니에게 들으니, 재작년 시에 자매의 동생이 어머니에게 200위안(元)을 드렸는데 어머니는 그 돈을 쓰기가 아까워 암퇘지 한 마리를 샀다고 한다. 이 암퇘지가 나중에 새끼 네 마리를 낳았는데, 성탄절 무렵이 되자 가장 커다란 놈의 무게가 140근(斤)이 넘었다. 시에 자매는 이 제일 큰 돼지를 성탄의 예물로 교회에 봉헌하길 원한 것이다. 그래서 교회 마당에서 돼지를 잡는 광경이 벌어졌다. 

과부인 시에 자매는 살림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어서 교회가 계속 도움을 주어 온 성도이다. 3년 전 한 고장에서 일하다 오른손 손가락이 기계에 잘렸는데, 공장의 사장은 치료비를 물어주기는커녕 그녀를 바로 해고해버렸다. 시에 자매가 하루아침에 손가락 불구가 된 것도 모자라 직장까지 잃어버리자 그녀의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였다. 이혼 수속을 마친 그녀는 잠시 친정에서 머물다가 얼마 후 중매로 만난 한 남자와 재혼하였다. 그런데 결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새 남편이 간암 말기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산을 다 털어 남편의 병을 고쳐보려고 했지만,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아 둘 능력은 없었다. 

불치병 남편을 수발하다보니 집안의 경제사정은 엉망이 되었다. 두 번째 사위가 막 세상을 뜨자 시에 자매의 아버지는 교회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시에 자매의 아버지가 방문한 날은 마침 필자의 남편이 설교를 맡았던 주일이었다. 그가 교회에 들어왔을 때 예배는 이미 끝난 뒤였다. “언제 장례를 치르실 계획이십니까?” 남편이 묻자 그분은 어려운 집안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해야지요. 농촌 풍습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이틀 동안 시신을 집 안에 두었다가 삼일 째 되는 날 마을 사람들 모두 조문을 옵니다. 상주는 찾아온 문상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데, 지금 저희 집엔 200위안 정도밖에 없어요. 화장(火葬)하는 데만 몇 백 위안이 필요한데…. 그래서 이렇게 교회의 도움을 청하는 길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사역자 한 사람을 세워 직원들과 그곳에 있던 성도들에게 헌금을 권면하였다. 먼저 자기가 갖고 있던 돈 100위안을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 짧은 시간 안에 300여 위안이 모아졌다. 시에 자매의 아버지는 사위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 밤 귀가한 남편은 나에게 시에 자매가 겪어 온 고된 삶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우리는 그들이 겨울에 뗄 석탄 살 돈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다음날 나는 한 친구와 전화로 교제하다가 그녀에게 시에 자매에 관하여 이야기하였다. 마음이 감동된 그녀는, 그 주의 수요기도회에 참석하여 시에 자매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500위안을 건네주었다. 돈을 받아 든 시에 자매의 가족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 후로 교회 사역자들은 여러 차례 그들을 방문하고 위로하였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형제 자매들의 관심과 기도로, 결국 시에 자매의 가족 열 여섯 명 모두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들은 지금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농촌 교회에는 이처럼 온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예수님의 능력으로 질병을 치유받자 가족 모두 함께 예수님을 믿게 된 경우, 형제 자매의 진심 어린 사랑과 기도로 온 가족이 구원받은 경우 등등이 그것이다. 필자의 교회에도 가족 전체가 예수님을 믿게 된 30여 가정, 가족 중 일부가 예수님을 믿게 된 40여 가정이 있다. 매 년 성탄절이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입은 이러한 가정들이 전 교우들 앞에 나와 간증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많이 드릴수록 커지는 축복 
올해 성탄절에도 성도들은 양털로 만든 신발 깔개, 과일, 사탕, 쌀, 밀가루, 만년필, 책가방 등등을 봉헌했다. 비록 다들 넉넉하지 못하지만 많이 드릴수록 하나님께서 큰 복을 주신다는 단순한 믿음에서였다. 성탄절에는 성가대, 각 봉사대원들, 주일학교 학생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외에도 각기 흩어진 처소교회 성도들의 공연이 있었다. 본 교회와 너무 떨어져 있어서 교회에 나올 수 없는 성도들을 위해 교회는 13개의 처소를 세웠고, 금요일 오전마다 사역자가 순회하며 설교를 해오고 있다. 그들 역시 다채롭고 멋진 프로그램으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교회는 금년 성탄절에 세 번의 특별집회를 마련했다. 매 프로그램의 공연시간은 15분 정도였고 설교와 프로그램의 내용은 매번 달랐다. 공연 수준은 접어두더라도, 이런 프로그램은 복음을 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성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순간을 사진으로 
성탄절에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바로 사진 촬영이다. 농촌의 성도들은 평소에 사진을 찍을 기회가 거의 없다. 이번 성탄절에도 교회는 성도들의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필름 10통과 건전지 4통을 준비했다. 누구든지 1위안만 내면 강대상 앞의 십자가나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사진을 좀더 잘 찍기 위해 교회에 나온지 얼마 안된 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자원봉사를 부탁했다. 그가 “한 장에 겨우 1위안이라니, 수지가 안 맞잖아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교회가 성도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형제 자매를 섬기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기뻐한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라고 말했다. 

필름 10통은 어느새 동이 났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다 잘나와서 성도들은 굉장히 좋아했다. 한 성도는 “결혼 20년 동안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올 성탄절에 우리 부부는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너무 기뻐요!”라고 소감을 나누었다.

아기 예수의 사랑을 나누다 
성탄절 행사가 다 끝나고, 교회 성도들은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자신들이 봉헌한 과일, 양말, 비누, 치약, 칫솔, 구두 깔개 등을 들고 부근에 있는 시각장애인 학교에 갔다. 그리고 이 물건들을 시각장애인 성도들과 믿지 않는 장애인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한 중국의 북방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섣달 그믐날 밤에 만두를 먹는 풍속이 있는데, 우리는 돼지고기 만두를 빚어 가난한 성도들 집에 보냈다. 그들도 섣달 그믐날 밤에 만두를 먹을 수 있기를, 그래서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과 축복,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소망했다. 우리는 새로운 한 해에도 하나님께서 이 척박한 땅 위에서 살아가는 순수하고 소박한 이들에게 더욱 복 주실 것을 믿는다.

출처 / “北方農村的聖誕節”, 「展望中華」, 福音證主協會, 2001.4/5월호 
번역/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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