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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8.20 통권 71호     필자 : 변문희 프린트   이메일 
[기획 취재]
세계를 누비는 복음선 둘로스호

모든 이에게 좋은 책을
인천항에 정박 중인 둘로스호(MV DOULOS, 그리스어로 ‘하나님의 종’이란 뜻)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선상 높은 굴뚝에 적힌 ‘GBA(Good Books for All: 모든 이에게 좋은 책을)’라는 글자였다. 이것으로 둘로스호의 문서사역에 대한 비중을 짐작할 수 있었다. 타이타닉호보다 2년 늦게 건조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배는 매우 깨끗하고 튼튼해보였다. 배에 오른 취재팀은 둘로스호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선상 도서관을 먼저 찾았다. 성경을 비롯한 각종 기독교 서적과 경제, 교육, 스포츠, 컴퓨터, 예술, 가정 등 7천 여종 50여만 권의 방대한 도서들이 갑판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둘로스호는 특히 복음의 접근이 어려운 제한 국가에서 좋은 도서를 매개체로 풍성한 복음의 열매를 맺어 오고 있다. 모슬렘, 공산권 등에 정박해 있는 동안 그 나라 사람들에게 다양한 일반 도서들을 소개하면서 은밀히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둘로스호가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갔을 때, 배를 방문한 어느 청년에게 성경과 전도지를 전해준 일이 있었다. 이 청년은 얼마 후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일하면서 인생 문제로 고민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10년 뒤 집으로 돌아와 과거 둘로스호에서 받았던 성경과 전도지를 우연히 발견한 청년은 이것을 읽고 그동안 고민해 왔던 인생의 문제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해결 받게 되었고, 그의 가족도 모두 예수를 영접하였다.

둘로스호가 다시 모잠비크를 방문했을 때 그의 가족들은 둘로스호 모양의 카드를 만들어 자신들의 간증을 350장이나 써서 모든 선교사들에게 전해주었다고 한다. 둘로스호의 선교사들은 지금도 그 카드를 성경에 끼워서 간직하고 있다. 배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20년 후 이렇게 귀한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면서 둘로스호 사역자들은 큰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였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많은 서적은 주로 영국과 미국 등의 큰 회사에서 기부를 받거나 그때 그때의 필요에 따라 독일에 있는 본부에서 구입해 콘테이너로 조달된다. 다양한 서적들이 판매되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성경이라고 한다.

배 위의 작은 마을
둘로스호는 작은 마을과 같다. 생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시설과 인적자원이 배 안에 갖추어져 있다. 320명의 선교사들이 머무는 선실과 식당, 병원, 세미나실, 사무실, 선교사 자녀를 위한 학교, 세탁실 등이 그것이다. 특히 영국 교육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는 선상학교는 영국에서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학교이며, 교사자격증이 있는 5명의 선교사가 20명의 선교사 자녀들을 지도하고 있다.

둘로스호의 사역은 간략하게 M∙E∙T∙A∙L사역으로 정리될 수 있다. 즉, 동원(Mobilization), 전도(Evangelism), 훈련(Training), 구제(Aid), 문서(Literature) 사역 등이다. 사역자들은 예배와 소그룹 성경공부, 세미나 등을 통해 개인의 영성을 훈련하고, 전 세계인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며, 다양한 방법의 전도와 구제, 세미나, 선교훈련 프로그램으로 복음을 전하고 선교 헌신자들을 동원한다.

사역자들의 하루는 오전 7시 개인 경건의 시간으로 시작된다. 아침식사 후 예배와 부서별 모임이 끝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각자 맡은 업무에 들어간다. 요리, 세탁, 페인트칠, 청소 등 철저히 분업화된 업무가 끝나면 개인 자유시간을 갖는다. 1주일에 5일은 각자 맡은 일을 하고 하루는 전도사역을 하게 되는데, E-Team이라고 하여 교회나 거리, 병원, 학교 등에서 드라마, 공연, 마임 등을 이용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전도한다. 이 외에 A-Team이라 하여 배가 들어갈 수 없는 내륙의 지역교회와 연합하여 사회봉사, 구제사역을 진행하는 팀도 있다. 배가 정박해 있는 동안 둘로스호 라운지에서는 리더십, 가정생활, 결혼관 및 청소년 훈련, 어린이, 교사, 사업가와 지역사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미나와 리셉션이 진행된다.

세계를 향한 발걸음
둘로스호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한다. 방문 국가를 선정할 때는 주로 각 나라의 필요에 따른 초청과 오엠 본부 산하에 있는 정탐팀의 보고를 참고하여 최종적으로 리더십의 기도로 결정된다.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사역방법도 조금씩 차이를 둔다. 모슬렘 국가인 터키에서는 기독교 관련 서적은 한 권도 전시하지 않았고, 사역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매우 조심하며 전도도 자제해야 했다. 대외적인 사역은 자유롭게 할 수 없었지만, 그 지역 사역자들에게는 둘로스호의 방문만으로도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고 한다.

둘로스호는 작년에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했다. 중보기도로 준비하고 국제구호활동이라는 이름하에 상하이 도서관에서 도서박람회를 개최하였는데, 이틀 동안 3천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였다. 공안원들의 감시 속에 둘로스호를 찾아온 많은 중국인들은 둘로스호와 사역자들에게 관심을 보였고 함께 대화하기를 원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질문한 내용은 “당신들은 이 배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였다. 안타까운 것은 둘로스호의 사역자들이 그들에게 예수를 아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을 때,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예수에 대해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둘로스호 사역자들이 중국의 한 삼자교회 예배에 참석하였을 때, 간절히 예배드리는 중국인들을 보면서 중국은 예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진리와 생명에 목말라하는 사람들도 함께 공존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다양성 속의 조화
‘떠다니는 유엔(UN)’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둘로스호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320명의 사역자들이 함께 살고 있다. 국적과 민족, 나이와 피부색,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위해 살기 원하는 사람들이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힘들 때도 있지만, 둘로스호의 사역자들은 배라는 좁은 공간에서 문화가 다른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 생활하는 훈련을 통해 올바른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관점으로 세계 열방을 바라보는 귀한 기회를 누리고 있다.

둘로스호를 취재하면서 내내 느꼈던 것은 사역자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것이다.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페인트를 칠하는 젊은 형제, 책방에서 책을 판매하는 중년의 사역자, 햇볕이 내리쬐는 갑판에서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자매 등 모두 기쁨으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자리에서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이들에게는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가득했다. ‘둘로스’란 이름의 뜻처럼 하나님의 종으로서 섬기는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무엇보다도 이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받아 누리는 자만이 그 사랑을 다른 이에게 나눠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환하게 웃는 그들의 얼굴 위로 예수님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비단 기자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었으리라.

둘로스호는 포항, 인천, 군산에 이어 마지막 항구인 부산항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 다음 방문국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로 향한다. 계속적으로 전세계를 누비며 아버지의 사랑을 나눠줄 둘로스호의 사역자들, 특히 이번 취재에 많은 도움을 주신 김상욱 선교사님께 감사드린다. 둘로스호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이 열방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열방을 섬기는 삶에 헌신케 되기를 기도한다.


※
둘로스호 사역에 관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알기 원하시는 분은 한국오엠 선교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Tel: 02)3482-1436/www.kr.om.org
E-mail: info@kr.om.org


취재∙글/변문희
∙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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