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 한국에는 벌써 벚꽃이 피고 있다는데 오늘 따롄에는 눈이 왔습니다. 한국의 눈처럼 그냥 소록소록 내리는 것이 아니라 태풍이 몰아치듯 눈이 휘몰아칩니다. 게다가 어찌나 눈보라가 거센지 천둥은 치는데 번개는 눈보라에 가려 보이지가 않습니다.
재작년, 장춘에서 봄을 보낼 때의 일이었습니다. 버드나무에서 조금씩 잎눈이 보일 때, 나는 대학 강의실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고향 생각이 날 때면 창 밖을 보는 버릇이 있는데, 그 날도 강의를 하다가 창문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교정에 바람이 어찌나 드세게 부는지 비닐봉지가 8층 강의실 창문까지 날아올랐습니다. 바람소리는 또 얼마나 무서운지요. 학생들이 서툰 한국말로 내게 주의를 주더군요.
“교수님, 집에 가실 때 건물 곁으로 가지 마십시오. 떨어지는 간판이나 옥상의 물건에 맞아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
퇴근길에 버스에서 내려 지척인 집에까지 도저히 제대로 걸을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서야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 날 나는 자리에 누워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황사 현상을 일으키려면 이 정도 바람은 불어야 되겠구나’ 하고요.
중국에 살면서 내가 중국 이곳 저곳 다녀 본 곳은 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만주 벌판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이름 그대로 벌판인지라 비행기를 타고 따롄 상공을 지나 한 시간 이상이나 아래를 내려다 봐도 산 하나 보이지 않는 평지뿐입니다. 이런 곳에 비가 내리면 길바닥의 흙먼지가 씻겨 내려가질 못하고 물에 떴다가 그대로 가라앉아 다시 먼지가 되지요.
만주 벌판의 중심지역인 길림성은 중국에서도 경제가 낙후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자동차가 형편없이 낡아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매연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털털거리는 자동차에 앉아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조금만 가면 목이 따갑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 사람들은 가래침 뱉는 게 생활화된 것 같습니다. 방수처리가 안 되어 물 청소를 할 수 없는 계단이나 건물 복도에 뱉어 놓은 가래침에 익숙해지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나라의 삼대 풍토병 주의 하나가 기관지병이라는데, 아직까지는 공해물질에 대한 인식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오늘같이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나는 가슴이 졸아듭니다. 이 흙먼지와 각종 공해물질이 구름에 섞여 동쪽으로 가다가 비가 되어 혹시 우리 나라에 떨어지면 어쩌나 하구요. 나는 중국이 잘 살고 두루두루 나라가 발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나라가 피해를 입지 않게 되기 때문이지요.
우리 나라가 잘 살려면 이웃 나라도 같이 발전해야 되고 내가 행복하려면 이웃도 행복해야 됩니다. 더불어 사는 삶!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전찬미/ 중국 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