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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1 통권 162호     필자 : 고운효 프린트   이메일 
[내가 만난 하나님]
나의 나 된 이야기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하였나이다(시편 71:17)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다니며 말씀 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목회자는 아니셨지만, 농사일을 하시면서 마을의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교를 하셨다. 부모님은 아침마다 기도를 드리고, 항상 성경 말씀을 읽으셨다. 아버지는 언니와 내게 노아의 방주, 솔로몬의 지혜로운 판결, 거지 나사로와 부자 등의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교회에서 찬양을 배우고, 율동도 하며 행복하게 지낸 그 시절은 지금까지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중학생이 되면서 학교에서 무신론과 진화론을 배웠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고, 내겐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일주일 한 번 집에 갈 수 있었기에 교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방학 때만 교회에 다녔다. 그 후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상황이 더 악화되어 겨우 한 달에 한 번 집에 갈 수 있었고 방학도 없었다. 그래서 교회는 갈 수 조차 없을 만큼 너무 바쁘고 힘들어 신앙생활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아버지는 대도시로 일하러 가기 위해 교회 사역을 그만 두셨다. 결국 어머니가 우리를 키우며 농사일을 하셨다. 설상가상으로 조부모님과 고모는 어머니와 자주 다투었기에 가정의 평화는 깨어졌고, 결국 상처를 받은 어머니는 신앙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우리 가정을 버리지 않으셨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하나님은 어머니를 통해 우리 가정의 신앙을 회복시키기 시작하셨다. 당시 교회에 목회자는 없었지만 어머니는 CD를 통해 설교를 듣고 찬양을 배우셨다. 하나님은 어머니에게 성경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셔서 중국어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셨다. 어머니는 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다. 그렇게 한 공부로 어머니는 한 달 만에 만난 언니와 내게 성경을 가르쳐주시고 신앙교육을 해주셨다. 당시 우리 고등학교 근처 교회에서 믿는 학생들의 모임이 만들어져 일주일에 두 시간씩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 모임에 가긴 했지만 믿음 때문에 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영접하게 되었는데, 바로 3학년 때 언니와 함께 <예수전(耶穌傳)>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 영상을 통해서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죄인인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진실로 믿게 되었다.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살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시편 65:4)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심하던 중에 결국 S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귀한 주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신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을 통해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 그동안 부모님께 생활비를 받던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를 통해 공급받는 법을 배웠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갈한 영혼이 새 힘을 얻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상한 마음이 고침을 받았다.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모든 일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학교에 입학해서 1년 동안은 각 지역에서 온 학생들 사이의 문화, 음식, 교육, 언어, 습관 등의 차이로 서로 주고받는 상처 때문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 후에도 병마와 싸우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참된 신앙의 훈련을 받았던 그때가 정말 행복했다. 영적으로 성장하는 그 시간들이 모두 하나님의 계획하심 안에 있었던 것이다. 나와 같은 작은 자를 택하시고 그의 거룩한 집에서 살게 하시는 은혜에 감사한다. 유혹에 빠져 주님을 멀리 떠나도 나를 버리지 않고 사랑하시는 은혜에 감사한다. 돌 같은 나를 말씀으로 새로운 피조물로 빚어 가시는 은혜에 감사한다.


한국 신학교로

S신학교 졸업 후, 영어를 계속 공부하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한국에 가서 공부할 것을 권하셨다. 하지만 나는 한국으로 가는 것이 두렵고 싫었다. 당시 내 한국어 수준은 초급에 불과했고, 문화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동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만난 이웃이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나는 한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대답을 했다. 하나님께서 내 입술을 통해 결정을 내려 주신 것이었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여권, 비자 등의 수속 문제가 모두 순조롭게 해결되어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그런 나에게 은혜를 주셨다. 사전을 찾아가며 강의안을 이해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도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첫 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인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심할 때는 교회에 갈 차비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 후로는 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해서 상황이 조금씩 나아졌다. 하지만 학업이나 경제적인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신앙 문제였다. 채플 설교를 알아듣지 못하니 설교가 시작되자마자 자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교회에서도 다른 외국인들이 없어서 너무나 외로웠다. 이런 여러 이유들로 점점 교회에 가기가 싫어졌고 설교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중국어 성경 대신 한국어 성경을 읽었다. 그러나 몇 개월 지나니 문제가 더 커졌다. 한국어 성경을 읽어도 별 깨달음이 없기에 말씀대로 살지 못했고, 마음의 감동이 없으니 기도도 되지 않았다. 결국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게 되었다. 그저 고민만 할 뿐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 가운데 하나님을 떠난 삶은 살아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매일이 고통스러웠다. 알면서도 짓게 되는 죄의 결과로 늘 후회와 자책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왜 한국에 왔지? 하나님은 왜 나를 한국으로 보내신 걸까?”
 
하나님은 재한중국인유학생수련회를 통해 내게 답을 주셨다. 수련회 기간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다.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없으신 듯 했다. 눈 감고 기도할 때 마귀가 내게 “너는 내 거야”하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기에 나는 마귀를 물리치며 선포했다. “나는 하나님의 것이다.” 여러 번 선포함으로 마귀는 떠나고 영적전쟁에서 이겼다. 그 후에 하나님은 나를 한국으로 보낸 이유를 성경말씀으로 알려 주셨다. 누가복음 1장 80절. 세례 요한이 빈들에서 살았다. 이 구절을 통해 모든 고민을 해결했다. 요한은 빈들 즉 광야에서 살았다. 아이가 자라며 심령이 강하여지며 이스라엘에게 나타나는 날까지 빈들에 있으니. 아이 시절부터 신앙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그는 자라며 심령도 강해졌다. 메시아 예수의 길을 예비하러 온 세례 요한은 그렇게 사명을 완성하였다. 성경에서 예수님도 바울도 광야에서 훈련을 받은 후에 사역을 시작했다. 나는 한국이 나에게 광야라고 생각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을 통해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오직 하나님만 가까이 하며,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신앙이 점점 회복되었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시편 23:6)


하나님께서 사역지로 보내실 때까지 나는 기다릴 것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목적을 완성시키기 위함이었다. 작은 마을에서 나를 택하시고 청소년 시절에 돌보시고 신학교를 통해 훈련시키시고 역사하시는 것이다. “내가 너를 복중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태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구별하였고 너를 열방의 선지자로 세웠노라”는 예레미야 1장 5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이 먼저 나를 아셨고 나를 택하셨다. 지금은 비록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이 내게 분명히 사명을 주실 것이다. 삶의 한걸음 한걸음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걷고 있다. 한국생활이 이제 얼마 후면 끝이 난다. 졸업 후를 스스로 계획하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잘 준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며 순종할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언제 세상을 떠나게 될지를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레위처럼 당장 일어나서 따르면 될 것이다. 하나님의 집에 있어 그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면 될 것이다. 다윗의 시로 나의 이야기를 끝맺고 싶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시편 71:18)


모든 영광과 감사를 하나님께 드린다!

 
 
고운효 | 중국인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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