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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 통권 152호     필자 : 밝은뜰 프린트   이메일 
[선교사의 삶과 사역]
밝은 뜰이 되어…


위의 글은 내가 중국을 떠나올 때 지체들이 만들어 준 영상의 첫 머리에 나오는 문구이다. 이 영상을 통해 청년들과 같이 지나 온 시간 속에서 내가 무엇을 남겼는지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기억되고 영향을 준 것은 어마어마한 사역들이 아니라, 내가 언제 그랬는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작은 일들이었다. 그것은 내가 순간순간 주님과 그들을 향해 품었던 마음이었다. 몇 년 동안 같이 사역하다가 아주 먼 지역으로 떠나간 어느 자매 사역자는 자기를 경탄하게 한 일이 있었다며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해주었다. 어느 날 아침 밥 먹다가 그 사역자가,

“언니, 언니는 왜 그렇게 매일 기쁜 거예요?”

“내가 매일 아침 눈뜨면 중국에 있으니까”

라고 대답해서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은 이런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는 정말 그랬다. ‘I am where I should be.’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이 마음이 6년 반 내내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부르신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이다.

지금은 성경번역선교에 헌신하여 다른 나라에서 선교훈련을 받고 있는 한 자매는 ‘没关系’와 ‘现在’라는 이 두 단어를 내가 남겨주었다고 했다. 자신의 영적인 생명이 아직 어렸던 대학 1학년 시절, 자꾸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 실망할 때 내가 ‘没关系’라고 하며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이 천천히 계속 자라가도록 도우신다고 말해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现在’, 바로 과거에 매이지도 말고 미래의 염려에 시달리지도 말고, 오늘을 살라고 가르쳐 줘서 언제나 바로 지금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며 살게 되었다고 했다. 꽤 유명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자매는 자신이 처음으로 공동체에서 어린 지체들에게 기본적인 훈련 내용을 강의했을 때, 내가 일목요연하게 잘 가르치는 은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줘서 자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이후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지금의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감사한 고백들도 넘쳐나지만 내게는 고린도후서의 바울의 말처럼 지체들을 위한 지나친 염려와 눌림이 있었다. 나랑 같이 살며 몇 번이나 큰 고비들을 넘기며 우울증을 지나 왔지만 아직도 계속 극복해 나가야 하는 지체도 많다. 리더십을 갖고 잘 섬기던 학생이었는데 빡빡한 직장 생활 속에서 영적으로 육신적으로 망가지고 공동체의 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지체의 소식도 들린다. 또한 세심함으로 후배 사역자를 잘 이끌어주었던 사역자가 지금은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결혼도, 사회 생활도 다 어려워져 자괴감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정말 나는 무엇을 이룬 것인 지, 과연 이루었다고 꺼낼 것이 있기나 한 지, 내가 잘못된 것을 나누었던 건 아닌지. 등등 온갖 생각 때문에 괴롭고 슬픔이 몰려온다. 그러나 선한 목자이신 주님께서 나를 이끄셨던 그 놀라운 은혜가 그 지체들에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어리석은 내가 아닌 우리 주님이 목자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내가 그 곳에서 제대로 잘 살았는지 아직 평가는 이르지만 내 중심에 품었던 마음은 주님께서 다 알고 계신다고 믿고 있다. 선교의 부르심 이후 감명 깊게 읽었던 C.T. 스터드 전기의 영향으로 나는 짧지만 강력한 말들에 잘 감동받고 해마다 내 삶과 생각을 요약할 문장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다음은 현지에서 지냈던 시간 동안 품었던 몇 가지 모토들과 기도제목들이다. 

누군가 나를 떠올릴 때 예수님이 생각나고 다시 일어나 예수님을 섬기며 살아가기를

기도가 삶이 되고 삶이 기도가 되길
내 선택의 동기와 이유와 목적과 방법이 다 사랑이었음을 하나님께서 증언하시도록
누군가 나의 삶을 설명하려고 할 때 사랑 외에는 다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기를
겸손히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유의 종
사역자를 돕는 사역자 …

예전에는 내가 펜을 쥐고 나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또 한 동안은 하나님께 펜을 넘겨 드리고서는 나 몰라라 무관심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신 그분의 이야기를 쓰고 계시고, 나는 그분이 써가면서 내게 나누어주시는 이야기들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두 귀는 쫑긋 세우고, 기쁘게 듣고 있다.
앞으로도 이 한 길을 가는 순례자로 주님의 손에 붙들리어 살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사는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이 인정하는 일꾼이 되기 원한다. 지금은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지만 하나씩, 조금씩 배우고 채워나가며 성장하는 사역자가 되고 싶다. 어떤 모습이 되었든 부르심을 받은 대로 선교의 자리에서 죽는 날까지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역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밝은뜰 | 전 중국선교사
 

□ 이번 4월호로 밝은뜰 선교사가 들려준 ‘선교사의 삶과 사역’ 코너를 마감합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난 사역을 다양한 시각으로 정리해주신 선교사님과 중국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관심 있게 읽어주신 독자님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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