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사역완성1.JPG) “한국 사람이에요? “
“네”
“피아노 칠 줄 알아요?”
“네”
“오늘 오시기로 했던 음악 선생님이 못 오신다니 반을 맡아주세요~!”
“네? …… 네!”
이렇게 함께 청년들을 섬기던 자매가 봉사하는 곳에 따라갔다가 느닷없이 CMC[打工子弟爱心会: 지금은 活力社区(INCLUDED)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http://weibo.com/64656100]*의 일일 음악 선생님이 되었다. 이곳은 외지에서 유입된 농민공(农民工) 자녀들의 방과 후 수업을 해 주는 곳으로, 방학 때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여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고 있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맡아서 하루를 도와주고 나니 책임자인 자매는,
“내일도 와주세요~!”
라고 한다. 그래서 몇 번을 더 가게 되었는데 <곰 세 마리>와 <열 꼬마 인디언>을 가르쳐 주었다. 어느 날 <도레미송>을 두 번 정도 가르쳐 주고 영화처럼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한 소절씩 부르게 했다. 그런데 그들 중 한 남자 아이가 너무 예쁜 목소리로 음정도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르는 것을 발견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서 음악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니까,
“좋아하긴 하지만……”
하고 말 끝을 흐렸다. 외지에서 어렵게 돈을 버는 이 아이의 가정 형편으로는 음악을 배울 기회를 갖는 것은 꿈같은 일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려서부터 학교 정규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 이론을 배우지만 중국에서는 학교에서 오선보(五线谱)가 아니라 간보[简谱: 숫자 악보(아라비아 숫자 1-7을 이용하여 음계를 표시한 악보)]를 주로 가르치고, 선생님들 가운데도 음악을 잘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또 음악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음악 이론은 따로 돈을 들여서 배워야 한다. 모든 악기마다 급수시험이 있는데 실기 시험을 치르려면 먼저 음악 이론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음악에 재능은 있고 좋아하지만 가르쳐 주는 사람도, 환경도 허락되지 않는 그 아이가 계속 마음에 걸려서 기도하는데, 그곳 아이들에게 음악만 따로 집중해서 가르쳐 주는 것을 상상해 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CMC의 자매를 만나게 되었고 추진력이 강한 이 자매는 좋은 생각이라며 바로 시작하자고 했다. 나는 동역자들 중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잘하는 자매들과 함께 3주간 음악반을 열게 되었다. 15명 남짓 아이들이 모였는데, 노래를 잘하던 그 아이는 그새 부모님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버려서 배우지 못했다. 모인 아이들은 정말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가르쳐 주는 대로 따라왔다. 노래도 연습하고, 악보와 리듬에 대한 기초를 비롯해서 간보를 오선보로 바꾸거나 오선보를 간보로 바꾸는 걸 가르쳐 주고, 맛보기에 불과하지만 키보드로 피아노 건반도 익히고 바이올린도 해 보게 했다. 배우는 아이들이나 가르치는 우리나 다 정말 신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에 갈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지역에 가는 것을 염려하는 부모님들로 인하여 그 꿈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너무 아쉬웠지만 아이들과 함께 보낸 3주간은 피곤했었지만 참 행복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이 경험은 현지에서 보낸 마지막 일 년 동안 섬기게 된 공동체와 사역의 예비훈련이 되었다.
현지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사역 역시 외지에서 온 사람들의 자녀들을 위한 것이었다. 쓰레기를 수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방과후 음악반을 개설한 것이었다. 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쁨과 생명이 넘치는 클래스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OASIS’라고 이름을 붙였다. 영어로 음악을 가르치는데 나와 친한 한국인 사모님의 두 자녀들이 영어 보조교사로 도와 주었고, 나중에는 함께하던 청년들도 와서 교사로 봉사해 주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여러 사이트에 어린이들을 위한 코너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음악 이론을 재미있게 가르쳐 줄 수 있었다. 또 나의 한국 친구들이 자기 자녀들에게 해 주었던 성경 이야기가 노래로 담긴 자료들을 후원해 주었고, 현지 성도들 중에 사업을 하는 자매가 월세와 아이들에게 필요한 선물들을 제공해 주었다. 또한 지역 공동체의 성도들이 교실을 꾸몄으며, TV와 의자 그리고 책상들을 채워 주었다. 음악교실 건물의 맞은편에 살고 있는 한 형제는 매번 모임 때에 맞춰 청소와 관리를 도맡아 해 주었다.
봄, 여름, 가을 학기로 진행한 수업에서 아이들은 말 그대로 일취월장했다.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가르치는 사람은 영어만 쓰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보조교사들의 통역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 학기가 마치기도 전에 아이들은 눈치와 실력이 늘어서 그들의 통역이 거의 필요 없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은사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들 중에는 리듬감이 탁월한 아이,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동화를 잘 쓰는 아이, 리더십이 뛰어난 아이 등등 많은 멋진 원석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름에는 한국의 모(母) 교회 자매들의 후원으로 아이들과 함께 인형극 공연을 관람했다. 생전 처음, 쓰레기로 가득한 그들의 동네를 벗어나 시내에 있는 극장을 간 기쁨은 분명 잊히지 않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극이 끝났는데도 그 자리에 앉아있길래 가자고 재촉했더니 다음 시간도 있던데 또 보는 게 아니냐며 아쉬움을 보였다. 감사하게도, OASIS 아이들 대다수가 다니는 지역 교회에서 어린이 성가대를 조직하게 되었다. 호흡법과 발성을 가르치면서 몇 달간 열심으로 배우고 준비한 뒤에 장년 예배에서도 봉사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때에는 다른 교회의 성가대들과 연합해서 음악회를 열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이 어린이 성가대는 귀하게 쓰임 받고 있다.
나를 향한 아버지의 비전을 보여 달라고 오랫동안 기도하던 젊은 시절의 어느 날, 주님은 청년들과 가난한 사람들(아이들)을 보여주셨다. 물론 그 일로 무엇을 계획하고 결정을 내리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 보면 결과적으로 그 비전을 따라가는 삶이 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렇게 전개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세밀한 준비를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이만큼이라도 아이들의 인생과 지역 공동체에 참여하고 은혜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 앞으로 나에게나,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음악으로 다음세대를 가르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길이 더욱 발전하기를 기도한다.
미주_________________ * 活力社区(INCLUDED)是一家成立于2006年的公益机构,通过扎根流动人口聚居的社区并开放社区活动中心的模式为流动人口家庭及流动儿童服务。 目前“活力社区”已在北京市朝阳区东坝及黑桥、海淀区朱房、昌平区西店,和上海市闵行区新安各建有一个社区活动中心。活力社区定期在各中心开展儿童早期发展、少年儿童发展、家庭教育项目,并且组织各类舞蹈、阅读、节日庆祝等社区活动。自成立以来,从项目中受益的人数逐年增加,并有更多志愿者加入服务行列,每年受益人数近七千人,志愿者逾两千名。自2011年起,活力社区与中国社会福利基金会共同发起了全国性公募基金——活力社区基金,更好地促进流动人口社区的发展。http://weibo.com/64656100
밝은뜰 | 전 중국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