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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8 통권 143호     필자 : 김성민 프린트   이메일 
[논평]
시진핑의 2014년 신년사(新年賀詞) 읽기

지난 2013년 12월 31일 발표된 시진핑의 신년사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시진핑 총서기’가 아닌 ‘시진핑 주석’으로서, 즉 국가의 대표자로서 행한 그의 첫 신년사가 되는데 이는 중국 정치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그가 당총서기직에 선출됨으로써 중국 내 권력서열 1인자가 된 것은 2012년 11월의 일이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당의 대표직일 뿐 국가주석직에 선출되어 공식적으로 중국이라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듬해 3월이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신년사가 화제가 된 것은 발표방식에 있어서의 파격성과 차별성 때문이었다. 통상적으로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주최하는 다과회에서 신년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던 전임 국가 지도자들과 달리 시진핑은 중국중앙방송국(CCTV)을 중난하이(中南海) 내 그의 집무실로 초청하여 신년사 발표를 중계하도록 했다. 마치 미국 대통령의 담화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관행의 변화를 두고,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미국을 의식한 것에 따른 결과일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보다 주의를 기울여 주목해야할 부분은 이번 신년사의 형식과 전달방법보다는 그 내용이라고 하겠다. 이번 신년사의 내용을 이전 것들과 비교·분석해보면 시진핑 지도부가 중점을 두고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운영의 핵심방침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이 논평에서는 시진핑의 신년사 분석을 통하여 도출되는 몇 가지 주요한 특징을 언급하면서 그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풀어보고자 한다.1)

시진핑의 신년사가 갖는 특징과 그 의미
첫째, 이번 신년사의 가장 주요한 특징으로, 이전의 신년사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던 덩샤오핑 이론, 삼개대표론 등의 국가 지도이념/통치이론 용어 그리고 각종 경제 및 정치·외교적 정책용어들이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전 후진타오 지도부가 당면했던 시대적 과제와 그것을 풀기 위한 정책기조와 방침을 드러내는 핵심어들 가운데 거의 매년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것들을 종합해 볼 때 크게 대내적, 대타이완적, 대외적 세 가지의 범주로 정리될 수 있다. 

‘국민경제의 빠른 성장(國民經濟較快增長)’,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완비(完善社會主義市場經濟體制)’, ‘경제건설을 중심으로 하기(以經濟建設爲中心)’, ‘개방확대(擴大開放)’, ‘전면적소강사회건설(全面建設小康社會)’, ‘사회주의 현대화건설 추진(推進社會主義現代化建設)’, ‘경제발전방식의 변화와 경제구조의 조정 추진(推進轉變經濟發展方式和經濟結構調整)’, ‘민생개선 및 사회 안정 유지(改善民生, 保持社會和諧穩定)’, ‘홍콩 및 마카오 자치방침 관철(貫徹港人治港, 澳人治澳 自治的方針)’, ‘평화통일 및 일국양제의 기본방침 견지(堅持和平統一, 一國兩制的基本方針)’, ‘양안관계의 발전 및 조국평화통일추진(髮展兩岸關係和推進祖國和平統一)’, ‘독립자주의 평화외교 정책 견지(堅持獨立自主的和平外交政策)’, ‘평화공존 5개 원칙 견지(堅持和平共共五項原則)’, ‘전방위외교 전개(開展全方位的外交)’, ‘(금융위기, 에너지 수급, 식량안보, 환경파괴, 기후변화, 테러 및 안보위협 등) 글로벌 이슈에 있어 국제협력에 적극적 참여(參加應對國際金融危机, 氣候變化等全球性問題國際合作)’. 이와 같이 기존 신년사들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언급된 경제 및 정치외교 방면의 정책 용어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시진핑은 단지 ‘개혁(改革)’만을 언급하고 있다.2) 

그의 신년사에는 ‘개혁’이란 단어가 5회에 걸쳐 나오는데3), 이를 통하여 중국 국정운영에 있어서 4대 격차 문제4), 사회양극화 문제, 부패 문제, 경제구조의 전환, 내수 및 소비확대, 당의 집정능력 강화모색 등의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전략의 핵심이 ‘개혁’이라는 점과 바로 이‘개혁’정책의 추진에 대한 시진핑 지도부의 의지가 매우 강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위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개혁영도소조(中央全面深化改革領導小組)’ 설립의 언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5) 그 하위에 경제체제·생태문명체제, 민주법제영역, 당의 건설제도, 사회체제, 문화체제, 기율검사체제 등 6대 분과영역별로 각각의 전문소조를 두고 있는 이 기구는 광범하고도 강도 높은 개혁의 추진을 총괄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시진핑이 직접 조장을 담당하고,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장가오리 상무부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부조장을 맡고, 류옌동 제2부총리, 왕양 제3부총리, 마카이 제4부총리, 리젠궈 전인대 상무부위원장 등 정치국원들이 조원으로 참여하는 등 현 지도부의 최고위 핵심인사들이 거의 모두 포진한 이 강력한 기구6)가 신년사에서 언급된 것은 전방위적인 개혁추진에 대한 현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다시금 엿볼 수 있다. 

셋째, 개혁의 목적을 밝히는 부분에서 ‘사회정의와 공평’을 언급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해야할 대목이다.7) 논평을 위해 개인적으로 조사한 범위 내에서 본다면, 사회적 ‘공평’과 ‘정의’라는 단어가 신년사에 등장하는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조화(로운)사회’ 건설을 국가 슬로건으로 내걸며 사회・경제적 불균형의 완화와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후진타오 주석조차도 열 번에 걸쳐 행한 신년사에서 사회정의와 공평을 언급한 적이 전혀 혹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시진핑의 이러한 언급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선부론으로 대표되는 덩샤오핑과 장쩌민 지도부의 불균형적 성장일변도 노선이 초래한 부작용과 악영향을 없애기 위해 ‘조화사회 건설’을 국정 최고목표로 설정한 전임 후진타오 지도부의 사회 정책이 그 많은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이고 제한된 성과만을 거두는데 그쳤다고 판단되는 현 시점에서, 시진핑이 국가주석으로서 행한 첫 신년사에서 사회정의와 공평을 외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국가주석이 신년사에서정의와 공평을 언급해야할 정도로 부정의와 불공평이 중국 내 팽배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사회정의와 공평 수립에 대한 중국 인민대중들의 요구가 강력하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중국 지도자들은 신년사의 가장 초반부에서 메시지 전달대상으로 ‘全國各族人民(전국각족인민)’이라는 표현을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중국 내 십 수 억의 인민 전체를 집합적으로 일컫는 표현인데 이는 시진핑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시진핑은 그 바로 아래 행에서 전임 국가 지도자와 달리 중국 인민들을 집단/계층별로 분류하여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노동자(工人), 농민, 지식엘리트(知識分子), 간부 등이 언급되는데, 이처럼 ‘全國各族人民’이라는 뭉뚱그린 집합적인 표현 이후 전례와 다르게 추가적으로 중국 내 각 계층집단들을 언급한 것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시진핑 지도부가 중국 내 각계각층의 인민들의 필요를 세심히 들여다보고, 각 필요에 맞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들을 개발하고 적용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로 시진핑 지도부가 추진할 개혁이 분야별 그리고 영역별로 어떻게 전개될지, 또 그에 따라 중국 사회가 어떤 양상으로 변모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히, 민생개선과 균형종합발전, 조화사회 건설과 사회형평 및 정의 확립 등을 표방하며 농촌 지역, 변경 지역, 빈곤 지역, 소수민족 지역 등에 보다 많은 정책적 역량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국가전략에 대한 관심과 주목은 선교적으로도 큰 중요성을 가지는 것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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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진핑 신년사의 내용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함에 있어 비교대상은 전임 지도자 후진타오의 신년사로 한정하며, 특히 그 가운데 2004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의 것으로 한정함을 밝혀둔다.
2)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이번 신년사에 대해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특징인‘(내용과 분량상의) 간결성’은 바로 이 점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3) 시진핑은 “(우리는) 2014년, 개혁의 길에서 새로운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우리가 추진할 개혁의 근본 목적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사회를 정의롭고 공평하게 하며, 인민생활을 보다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개혁은 우리 모두의 분투와 노력이 요구되는 위대한 과업이다.” 등을 언급하였다.
4) 중국에서의 빈부격차는 보통 지역간, 도농간, 계층간, 부문/업종간 격차의 4가지 양상으로 나누어진다.
5) 원문에는 “2013年, 我們對全民深化改革作出總體部署, 共同描繪了未來髮展的宏偉籃圖.”로 표현되어 있다.
6) 개혁영도소조의 조장, 부조장, 조원의 숫자는 모두 23명으로 알려져 있다. 개혁영도소조에는 중공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4명, 상무위원을 제외한 정치국원 18명 중 10명이 포진되어 있다. 당내 여러 영도 소조들 중 이러한 진용구성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7) 원문에는 “我們推進改革的根本目的, 是要…圖社會變得更加公來正義.”로 표현되어 있다.

 

김성민 | 한국외대 동북아 연계전공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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