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30년간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도시화를 이뤄냈다. 1978년에서 2013년 사이 중국 도시화율은 17.9%에서 53.37%까지 높아졌다. 특히 베이징 도시화율은 무려 86.2%로 고소득 국가의 도시화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도심 구역, 근교의 뉴타운, 소도시 외에 베이징에 존재하는 3,900여 개 촌(村)들 중 1,200개가 시내 구역으로 편입되었다. 중국의 도시 인구가 오는 2030년에는 1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일련의 문제점들도 생겨났다. 도시화율 통계에 2억여 명의 농민공을 포함시켰지만, 사실상 도시 호적이 없는 이들은 이른바 ‘반(半) 도시화’인구에 해당된다. 반(半) 도시화 인구는 도시민으로서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같은 도시민 내에서도 계층 분화가 생겨났다. 도시와 농촌 주민 사이에 소득수준·교육·의료·사회보장 등 다방면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도시화에 따른 의료보장 제도가 직면한 도전 도시화 측면에서 도시화가 공업화와 비농화(非農化)보다 뒤처져 있어, 도시로 진출해 일자리를 찾는 많은 농민공들이 도시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지 도시화 속도가 인구 도시화보다 빨라 도시 용지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현저히 높고, 도시화의 지역 격차가 크며, 소/중/대도시간 발전의 불균형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현행 사회보장 제도의 도시와 농촌으로 이원화된 구조는 실제적으로 도시와 농촌으로 이원화된 경제·사회구조를 고착시켰다. 이러한 호구를 바탕으로 실시되는 현행 사회보장제도는 사회가 구현하고자 하는 공평, 정의, 공유의 원칙과 어긋나며, 중국의 공업화와 도시화 과정의 발전추세와도 부합되지 않는다. 농민공이 중국 도시 건설과 발전에 있어 주요 역군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의료보장이 미흡하다. 이는 현재 중국 사회보장체계 수립에 걸림돌이 되는 핵심적인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농민공 의료보험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그 동안 몇 차례의 조사를 통해 베이징시 농민공 의료보험의 기본 상황을 살펴보았다. 농민공들은 그들을 고용한 기업체들, 그리고 사회 보장 제도 사이에 취약계층으로 머물러 있으면서 점점 더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조치가 신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농민공은 농촌 호구를 소유하고 있으나 도시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지칭한다. 이들은 중국의 산업화 진행과정과 전통 호구 제도 간의 제도적 모순에서 탄생한 특수 계층이다. 션리런(沈立人)은 ≪중국 취약계층≫이라는 책에서 농민공을 취약계층으로 분류하였고, 그들은 건강과 안전을 보장받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술했다. 천롄허(陳聯和)는 농민공이 도시에서 일하는 현상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의료보장을 받기는 너무 어려워서 질병에 의해 빈곤에 빠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완삐판(万陽凡)과 왕잉(王攣)의 주장에 따르면, 농민공이 도시의 사회·경제발전을 위해 엄청난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근로자와 동등한 의료보장에 대한 권익을 향유할 수 없고, 여러 제한으로 인해 대다수 농민공은 의료보험에서 배제되어 있다고 얘기한다. 이러한 현상은 조화로운 사회로 향하는 기본 요구와 상반될 뿐만 아니라, 중국 의료 보험 제도의 취약점과 의료 및 위생자원의 분배 불공평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2006년 초반‘농민공 문제 해결을 위한 국무원의 몇 가지 의견’이 정식 반포하고 ‘신속하게 농민공의 중병 의료보험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언급하면서 농민공의 의료보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후 노동·사회보장부에서 ‘실시 의견’을 인쇄·발포하였고, ‘2008년 도시 고용업체에서 노동계약을 체결한 농민공을 기본적으로 의료보험에 적용시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드디어 중국의 사회보험법은 3년간 네 차례의 심의를 거쳐 2010년 10월 28일 통과되었고, 2011년 7월 1일부터 실행되면서 사회보험의 적용이 도시진출 농민공까지 확대되었다.
도시 농민공 의료보험 실시 현황 몇 해 전에 베이징시에서 일하고 있는 200여 명의 농민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77명 농민공 중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한 농민공은 단지 35명(1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략 80%에 달하는 농민공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의료보험에 가입한 농민공 중에서 아직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농민공은 전체 수의 60%를 차지하였다. 한편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구체적인 현황은 진료비 청구(14.3%), 치료비 청구(22.9%)와 두 가지 모두 청구(2.8%)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보험에 대한 농민공의 태도 측면에서 볼 때, 80%의 농민공들이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대답한 한편, 20%의 농민공은 의료보험 가입이 불필요하다고 대답하였다. 가입해야 한다고 대답한 농민공 중에서 60%는 의료보험을 가입하여 일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답했고, 앞으로 곤경에 대비할 수 있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24%를 차지한 한편, 가입이 불필요하다고 대답한 농민공 중에서 60%는 이미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 제도에 가입되어서 혹은 도시에서 의료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였다. 현재 농민공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회보험으로는 양로보험(연금보험), 중병 의료보험, 진료 의료보험, 공상보험(산재보험)과 실업보험(고용보험) 순으로 나타났다. 농민공의 연간 의료보험 지출 현황을 보면, 50위안 이하를 지출한 경우는 40%를 차지하였으며, 500위안에서 100위안 사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23%를 기록하여 전체 수의 60%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농민공의 월 평균 의료보험 지출은 10위안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도시 농민공 의료보험 실시 중 문제점 농민공은 취업이 불안정하고 유동성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근로기간이 3년 이하인 농민공 중에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이 65%를 차지하였는데, 근로기간이 짧고 유동성이 강한 점이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가장 보편적인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적은 임금으로 의료보험료를 납부하는데 농민공이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농민공은 농촌에서 실시중인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 제도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농민공 대다수는 이미 자신의 호구가 속해 있는 지역의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 제도에 가입되어 있어 이에 대한 의존성이 크고, 심지어 질병이 발생할 경우 농촌으로 돌아가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에 적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 제도에는 진료비 청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신형농촌합작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농민공의 이해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밝혀졌다. 기타 원인으로는 대다수 농민공들이 젊은 편이라서 자신의 신체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고용업체 측면에서 볼 때, 농민공 의료보험 가입에 대한 고용업체의 책임감이 결여된 편이었다. 농민공은 유동성이 강하여 단기간 그들을 위해 의료보험료를 납부할 의지가 떨어지고, 심지어 노동계약을 맺지 않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김병철 | 중국런민대학교 사회보장학과 교수 bemastered@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