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필자가 근무하는‘국제선교동원’사무실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필자가 선교지에 있을 때 선교 컨퍼런스에서 종종 만나 안면이 있는 그는 창의적 접근 지역인 C국 선교사이다. 선교부의 U선교사와 셋이서 점심을 함께 하고 오후 내내 커피숍에서 앞으로의 선교에 대해 나누었다. 그 선교사 역시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소위 추방선교사가 된 것이다. 필자가 추방되어 나오던 2007년을 시작으로 꾸준히 C국은 선교사들을 추방하고 있다. 특징이 있다면 추방되는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이제 한창 선교에 물이 올라 효과적으로 사역을 할 만한 시니어선교사 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C국 선교가 시작된 이래 간헐적으로 계속되어 온 일이니까.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심해졌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선교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선교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에 들어와서 알게 되었다. 현지에서 선교해야 할 선교사가 추방되어 나온다면 그 지역의 선교는 끝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선교의 문이 막힌 듯 보이는 바로 그때에 이미 다른 문을 열어 두고 계신다.
틈새선교전략연구의 배경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서나 만날 수 있었던 선교지의 사람들을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벌써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온 다문화권 사람은 140여만 명을 헤아린다. 통계에 의하면 2003년도에 67만 명에서 2013년 3월에는 1,470,873명으로 10년 만에 2배 이상 증가되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http://www.immigration.go.kr)
그중에 해외유학생 또한 10만여 명이 있다. 물론 정부의 해외유학생 유치 정책에 의한 것이다. 이전에는 우리가 선교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교지의 젊은이들을 우리나라의 대학교에서, 거리에서 어디서나 만날 수 있게 됐다. 선교지 또는 비선교지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내려야 하고, 선교전략도 또한 바꿔야 한다. 선교상황은 바뀌고 있는데 선교에 대한 이해는 예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선교는 뒷걸음을 칠 수밖에 없다. 먼저 오늘의 정확한 선교상황을 이해하고 선교실행의 답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결국은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선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고민을 안고 있던 차에 국내에서 해외선교를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논문인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New Mission Paradigm)으로서 국내 중국유학생 선교에 관한 연구》를 썼다. 이 사역의 중요성을 알고 중국인유학생 선교 사역을 시작하는 사역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교회의 선교 패러다임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따라서 이 시대의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인 국내 해외유학생에 대한 선교 사역은 난항을 겪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인 다문화권 사역이나 국내 해외유학생을 선교대상으로 보고 선교전략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리더십인 담임목사의 선교의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그것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쓴 논문이《한국교회 담임목사의 중국인유학생에 대한 선교의식 연구 (Viewpoint of the Senior Pastor in the Korean Church)》이다. 한국교회 담임목사의 선교의식의 전환을 통해 현대의 대단히 유망한 틈새선교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다문화권 사역이나 중국인유학생 선교 사역이 활성화되기를 소망하며 썼다.
타문화권의 사람들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을 보고“한국 사회의 시대적 이슈를 다문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김제선, 한국 내 이주민 사역의 현재와 미래, p121.)고 말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선교학계에서도 국내 타문화권선교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국내 타문화권선교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의 선교관과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대선교는 선교지, 국내외, 전 후방을 포괄하는 선교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선교대상을 정하고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사역해야만 효과적인 선교 사역을 할 수 있다. 곧 전략적 초점 사역을 해야 한다. 로버트 콜만(Robert Coleman)도 그의 걸작인《주님의 전도 계획》에서 소수에 대한 예수님의 초점 사역에 대해 말한 바 있다.‘ 틈새선교’는 말 그대로 그동안의 전통적인 선교사를 보내고 가는 선교와는 달리, 우리 곁으로 오고 있는 사람들을 중요한 선교대상으로 보고 선교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다. 즉 오늘날 변화된 선교상황에 따라 생겨진 선교의 필요를 말한다. 다문화교회, 이주민 사역, 해외유학생 사역, 해외신학생 선교동원 사역 등을 총 망라해서‘틈새선교’라고 할 수 있다.
틈새선교전략 왜 필요한가?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니다. 유엔은 한국이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못 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전호진, 한국 내 이주민 사역의 현재와 미래, p191.) 이러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한국교회는 선교전략적으로 이들 이주민들과 해외유학생 등 다문화권의 사람들을 선교 대상자로 분류하고 적극적으로 선교를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아직 이러한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그 중요성을 모르는 교회가 많다. 우리는 흔히“틈새시장을 노려라”라는 말을 듣는다. 다른 사람이 다 사업이 잘 안 된다고 할 때에도 틈새시장을 노려서 사업을 해 성공하는 경우를 왕왕 본다. 마찬가지로 선교에 있어서도 틈새는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해 왔던 선교방식만을 고수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선교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선교사들이 들어가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나라들이 많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주민을 비롯한 해외유학생과 신학생들을 선교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수용하여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초청하고 교제하며 더 나아가서는 세계선교의 동역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이주민 시대’라는 세계적인 흐름 가운데 섭리적으로 역사하셔서 만백성을 구원하시기 때문이다. 세계선교가 갈수록 지리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고 선교의 부분제한 지역(Limited Access Area),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 Access Area), 그리고 폐쇄 지역(Closed Area)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강승 삼한국세계 선교협의회(KWMA) 회장은‘한국교회 선교현황 분석과 전방개척선교의 방향: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전 전방개척선교’에서 선교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배척하여 선교사 비자를 주지 않는 종족과 나라가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독교를 박해하는 나라가 76개국이나 된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선교를 계속 하시고자, 바로 우리가 선교사를 보내기 어려운 나라의 사람들을 역으로 우리 곁으로 보내주고 계신 것이다. 유학생의 신분으로, 근로자의 신분으로 혹은 자국인과의 결혼을 통한 이민으로 형태는 다르지만 그들은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다. 틈새선교전략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새천년에 교회의 존재이유이며 본질적인 사명인‘선교’를 더욱 강화하려면 교회는 세계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세계적인 명품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가 자신의 회사 슬로건으로 내세운 말은“글로벌하게 생각하고 현지화 전략에 맞추어 행동하라.”였다. 그리고 그는 이 슬로건을 내 걸고 사업을 해서 세계적인 명품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냈다. 필자는 세계선교에 있어서도 위의 슬로건을 적용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선교를 목표로 해야 하지만, 선교방법인 선교전략은 융통성이 있어야 선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우리나라에 계속하여 들어오는 우리의 선교 대상국인 현지인들(local Peoples)을 선교전략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선교전략가인 루이스 부시가 1990년에‘10/40창(window)선교 운동’을 제창한 이후 한국교회의 선교단체들이 집중한 선교대상들도 바로 이들 아시아국가(북위 10- 40도 사이에 있는)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스스로 우리를 찾아와서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곁에 와 있는 그들을 선교대상으로 삼아 선교를 전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로‘틈새선교’이다. 즉 선교사가 찾아가서 만나는 선교지의 현지 사람들과,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으로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그들을 동일한 선교대상으로 보고 선교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틈새선교전략이야말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지 않고 순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틈새선교를 소홀히 한 과거의 교훈 세계교회협의회의 세계선교 지도위원회는‘다문화 사회에서의 목회’를 주제로 1999년과 2002년에 국제포럼을 개최했을 만큼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미국선교신학회는 2002년도의 주제로‘이주민선교’를 다루었다. 또 1964년에 창립된 이주민을 위한 유럽교회 위원회는 2001년에 제3차 대회를 열어 이주민교회와 유렵교회의 연대와 협력을 모색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당시 대부분의 주류 교회들은 이주민교회를 무시하거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과도 비슷한 상황이 유럽교회에도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주민선교, 다문화권 사람들에 대한 선교는 21세기 선교학의 중요한 주제가 된 것 만큼은 틀림없다. 이제 한국교회는 유럽교회와 미국교회가 다문화권 사역을 소홀히 했던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선교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신속히 받아들여만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 각지에서 우리나라로 오고 있는 외국인 이주민과 해외유학생들을 향한 새로운 선교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선교전략을 구축하고 시행하는 것이야 말로 오늘날 현대선교의 효과적인 틈새선교전략이다.
틈새선교의 비전 틈새선교를 잘 시행하기만 하면 놀라운 선교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국내 외국인선교와 해외유학생들을 전도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와서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생들을 발굴하여 선교동원하고 훈련해서 선교사로 재파송하는 일을 해야 할 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적인 상황으로 볼 때 미래에는 더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계속 저하되고 있고 국민의 70% 이상이고 학력자가 되어서 3D업종에 종사할 사람이 내국인으로서는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 라서 외국인 근로자의 꾸준한 유입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노동력의 수요를 10/40창에 속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채워주고 있다. 바로 그들이 이제는 우리의 가족으로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 때문에 틈새선교는 꾸준한 성장을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틈새선교전략인 국내 외국인선교에 대해서 몽골전문선교단체인 DMN(Diaspora Mongolia Network)의 이해동 공동대표는“서구교회가 발견하지 못한 또 하나의 전방선교”라고 하였다. 그는 역사 속에서 서구교회의 오류를 보았다. 서구교회는 우월의식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공존의 대상으로 보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어떠한 선교활동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엄청난 선교적 손실이었다.
오늘날 세계화 시대의 선교는 매우 다면적이고 다양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국내외를 구분 짓지 않는 전방위 선교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다문화권 사역인 틈새선교는 해외에서 우리가 섣불리 선교하기 어려운 이슬람권이나 힌두권, 공산권에서 온 사람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틈새선교의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서 다문화권 사람들을 섬기고 선교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 다문화권 사람들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 훈련하여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 때는 선교사로 파송한다면 대단히 탁월한 선교전략이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틈새 다문화권선교는 한국교회의 새롭게 주어진‘땅 끝’(김근수, 한국 내 이주민 사역의 현재와 미래, p8.)선교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다문화권 사람들이 한국교회의 그동안의 선교지인‘땅 끝’에서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선교전략 가운데 틈새선교는 그야말로‘통통’튀 는 선교전략이다. 그만큼 확실한 결과를 내다볼 수 있는 신선하고 역동적이 선교전략이다.
또한 이러한 틈새선교는 국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보다 저비용이고 효과적인 면에서는 보다 효율적이다. 특히 선교 금지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을 선교하고 제자화하여 선교사로 재파송하는 것은 대단히 효과적인 틈새선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해외에서 유학 온 학생들을 포함한 신학생들이다. 그동안 꾸준히 유입되어 온 중국인유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역하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해외신학생들을 동원하고 선교사로 발굴하는 사역 또한 정말 중요한‘틈새’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신학을 공부하는 전체 해외신학생들 2,200여 명 가운데 75%가 중국인신학생들이다. 한국교회가 조금만 더 깊이 미래선교를 생각하고, 우리의 문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미래의 선교 동역자로 생각하여 이들을 섬기고, 이들을 동원하는 선교단체들을 지원한다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아직은 비록‘틈새선교라는 전략’으로 접근하지만, 머지않아 이 틈새선교전략이야말로 한국교회가 정말 잘 선택한 중요한 선교전략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은혜 | 선교사, 선교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