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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23 통권 130호     필자 : 한해빈 프린트   이메일 
[선교사의 사역과 마음관리]
주님을 마음에 모시기 위한, 마음관리와 치유의 사역

선교지의 안타까운 일들
선교사의 사역과 마음관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하니 여러 가지 고민이 된다. 하지만  ‘나의 작은 경험의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부족하지만 이 나눔을 통해서 실제 사역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마음을 관리하고 생활 가운데 실천해 갈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코너의 제목을 생각하며 지난 사역 가운데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이 떠올랐다. 하나는 선교지에서 이미 25년 이상 사역하신 선배 선교사님의 이야기다. 원로하신 선교사님 부부의 헌신은 우리 젊은 선교사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사모 선교사님의 나눔을 들으면서 큰 아픔과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다. 사모 선교사님은 우울증 약을 드셔야만 생활할 수 있다는 고백을 하셨다. 사모님은 사명감을 가지고 선교지에 왔지만,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가정 안에서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들 가운데 외로움 등이 있었다. 한국에 있었다면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과 나눌 수 있었을텐데, 그럴 형편도 되지 않아서 단지 참고 인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사모님 마음의 상처와 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게 우울증 현상이 시작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 졌다. 결국 약을 복용해야만 잠을 잘 수 있는 상황에 까지 이른 것이다. 이렇게 생활을 한지는 이미 오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사모님의 이러한 우울증으로 인한 어려움은 선교지에서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 되었다.

또 한 가지는 신혼부부 때 선교지에 사역하러 온 부부의 사례이다. 이들은 젊음이 넘치고 의욕과 사명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선교사의 삶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젊은 선교사 부부를 2년이 지난 후에 만났을 때, 처음에 왔을 때 느껴졌던 신헌함, 열정, 사명감 넘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없다. 오히려 사모 선교사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하게 되었는데, 깊은 우울증에 빠져서 그저 멍하니 TV를 보고있는 모습, 산후우울증인지 예전보다 비대해진 몸과 갓난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사역하는 동료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후에 두 분 선교사님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마음관리인가?
이러한 일들을 이야기 하자면 아마도 많은 지면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경우를 대할 때마다 선교사는 사역 만큼이나 선교사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사역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심한 경우에는 사역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마음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사역을 그만 두거나 선교사의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심각함의 정도의 차이지 모든 선교사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관리는 선교사 자신과 가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훈련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일을 한다. 이렇게 제자로 세워 가는 과정 가운데 그들의 마음을 관리해 줄 수 없다면 선교사의 도움은 표면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더 깊이 사람의 마음을 만지고 건강하게 세워주는 일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상대방의 마음에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 그의 마음을 관리해 주고 돌볼 수 있을까? 내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일에 관심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갖거나 마음을 만져줄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세워 가는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인의 책임 중에 가장 우선하는 것은 한 사람의 영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돌봐주는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돌봄과 관심에 대해 책임을 회피는 한 사람을 진정으로 돌보고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즉, 사역자가 자기의 영혼을 돌보기로 시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영혼도 돌보고 관심을 가지는 시작이기도 하다.

마음관리의 역할은?
자기의 마음을 관리하는 것은 바로 세례 요한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나님은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다. 하지만 하나님은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기 전에 먼저 세례 요한을 세상 가운데 보내셨다.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마가복음1:2-3)”

하나님은 세례 요한을 예수 그리스도보다 앞서 보내심으로 주의 길을 예비하도록 하셨다. 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을 평평하게 하고 굽은 길을 곧게 하는 일을 하도록 하셨다.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세례 요한은 먼저 세상 가운데 토목공사를 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가시기에 불편함이 없는 고속도로를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닦아 놓은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 가운데 보내기 위해서 먼저 세례 요한을 보내 길을 정비하고 평탄하게 하는 일을 하셨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친히 그 능력으로 사람들 가운데 모든 장애들을 극복하시고 임하실 수 있지만, 그렇게 하시지 않고 먼저 사람의 마음을 준비시키기 위해 세례 요한을 보내주셨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속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방법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마음에 친히 임하도록 하기 위해 대로를 수축하도록 하셨다. 

이러한 세례 요한의 역할이 바로 마음관리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마음을 관리하는 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마음에 온전히 임하도록 하기 위해 예비하는 과정이다. 사람의 마음이 굽어 있고 높은 곳과 깊은 계곡 같은 것이 있다면 예수님이 오신다고 해도 그의 진리는 높은 산으로 인해 막히고, 깊은 계곡으로 인해 수렁에 빠지고, 굽은 길로 인해 굽어질 것이다. 하나님은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정리하고 정비하는 토목공사를 통해 곧고 평탄한 길이 준비되기를 원하신다. 우리 자신의 굽고 패여 있는 마음으로는 온전한 하나님 나라의 임하심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온전한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모시기 위해 우리 자신의 마음을 평탄케 하는, 세례요한이 했던 것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선행되어야 하는 마음의 치유
마음의 치유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면서 한 자매의 일이 생각난다. 그 자매는 교회에 서 주일 예배와 소그룹 모임, 새벽 기도회까지 성실하게 참여하는 신실한 자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자매의 문제점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자매는 자기 마음의 문제를 우리에게 나누기 시작했다. 자매에게는 약 10년 전에 결혼하기로 약속한 남자 친구가 있었다. 라디오 방송국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어느 저녁 야근을 하는 중에 자매를 위해 야참을 사러나갔던 남자 친구는 돌아오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이 사건은 자매에게 큰 충격이 되었다. 자매는 그 당시 당연히 받아야 하는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상실의 아픔을 혼자 마음에 담고 괴로워 하며, 결국 마음의 고통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몇 년의 시간동안 그녀는 우울증을 앓게 되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심지어는 환상을 보게 되었다. 어느 날부터, 그 환상 중에 죽은 남자 친구가 나타났다. 

자매는 환상을 통해 남자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리고 기대하게 되었다. 자매는 환상 가운데 잃어버린 남자 친구를 만나는 것을 상실이라는 고통의 위로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환상 중에 나타난 것은 남자 친구가 아니고 어두운 권세이다. 자매는 그 당시만 해도 하나님을 알지 못해서 귀신을 대적하고 거절해야 하는 것 역시 몰랐다. 무엇보다 꿈과 환상을 통해 잃어 버렸던 남자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자매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고통스런 마음이 그 시간을 통해 위로받고 더 이상 괴롭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반복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생활하면서 자매는 더 깊은 우울증과 불면증, 환청으로 시달리게 되었다. 점점 더 고립적인 성격이 되고, 먹지 못하고 잠도 못 자는 상태로 악화되었다. 처음에는 생각을 통제한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몸과 생활까지 통제 당하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친구의 권면으로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조금씩 좋아져갔다. 교회 생활도 성실히 했고 소그룹 모임에도 참여했다. 이렇게 좋아지는 상황에서 자매가 다시 환상을 통해 남자 친구 만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자매에게 성경말씀을 가르치면서 환상 중에 나타난 것은 어두움의 세력인 것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대적해야 하고 다음에 그런 현상이 있을 때에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함께 자매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매는 자신 안에서 역사하는 귀신이 쫓겨나가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전되는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 자매가 다시 환상 중에 남자 친구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왜 마귀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대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자매는 어떻게 오랜 친구를 거절하느냐는 황당한 대답을 했다. 인간적으로 보면 오랜 친구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사실 귀신이고, 자매를 파괴하고 넘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몇 번이고 말해도 소용 없었다. 그렇게 자매는 계속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아무리 주위에서 기도를 많이 한다고 해도 자신이 그것을 버리기로 마음을 먹고 하나님을 구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진정한 도움은 마음관리와 병행되어야 함
이 자매의 상황을 경험하면서 진정한 도움은 반드시 마음을 관리하는 일과 병행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자매의 상실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지 않으면 아무리 강력한 중보기도사역이라고 해도 온전하지 못하며, 장기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악한 영을 쫓아내는 사역도 자매에게 필요하지만 동시에 상실의 아픔으로 멍들어가는 자매의 마음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업은 동시에 진행되거나, 어쩌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치유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많은 기도와 말씀의 사역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헛수고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먼저 자매의 마음에 굽어 있고 높이 솟아있고 움푹 들어가 있는 곳을 평평하고 곧게 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때에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고 세우는 하나님 나라가 자매의 마음에 굳건히 세워지는 것이다. 정신과 육체, 삶이 피폐해진 것은 바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자매의 예는 아주 극단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과거의 마음의 상처를 처리하지 않음으로 인해, 또는 현재 매일의 삶 속에서 마음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얼마나 깊은 골짜기와 높은 산이 생기고 굽어지고 왜곡되는지 모른다. 마음을 관리한다는 것은 이런 마음의 아픔들로 인해 생기는 굽은 것과 높아진 것을 평평하고 곧게 만드는 작업이며,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였던 것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작업이다. 

마음을 옥토로 가꿔,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자
예수님은 밭의 비유에서 씨앗이 길가, 돌밭, 가시떨기 밭과 좋은 밭에 떨어지는 경우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좋은 밭을 제외한 나머지 밭은 기경(起耕)이 필요하다. 좋은 밭으로 만든 후에 씨를 뿌리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밭을 기경하지 않고 계속 씨만 열심히 뿌린다면 수많은 노력과 열정만 낭비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매 맺지 못하는 밭을 좋은 밭으로 기경하는 것은 씨뿌리는 일보다 더 우선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선교사가 사역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생명에 열매를 맺기 원한다면 마음의 밭을 옥토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마음에 관심을 쏟지 않고 일방적으로 열심히 씨를 뿌리는 일만 한다면 그것은 자기중심적이고 지혜롭지 못한 방법이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의 아픔을 깊이 배려하며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 아픔을 함께 공감하는 가운데 동행이 필요하다. 이렇게 예비한 후에야 말씀이 뿌려져, 싹이나고 자라 비로소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세례 요한처럼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사명을 가지고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잃어버린 양에게 보내심을 받았다. 우리는 메시야가 오실 길을 예비하는 사람들이다. 세례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했던 것처럼, 우리도 마음밭을 옥토로 가꾸는 사역으로,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사역을 하기를 소망한다.


한해빈 | 대만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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