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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23 통권 130호     필자 : 박영미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티베트 이야기
티베트 순례자들 이야기

꼭 가야해, 티베트!
강릉 IVF는 2년여의 공백을 두고 선교여행을 다시 준비하게 되었다. '우리가 필요한 곳에 가고 싶다. 그리고 꼭 가야한다' 라는 강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짧은 기간의 여행이기에 많은 이들이 가는 곳, 가기가 수월한 곳보다는 가기에 어려운 곳, 많은 이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곳, 그곳으로 가서 보고 배우고, 중보하고, 실제적인 필요들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도하는 가운데 선배간사님께 추천을 요청했다. 그분은 선뜻 티베트 라싸에 다녀오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다. '라싸에 우리 단체에서 파송되신 선교사님 가정이 곧 안식년으로 나오시게 될 터이니 쉬운 지역은 아니지만, 나오시기 전에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어떻겠느냐?' 고 하셨다. 순간 흠칫 놀랐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대학 2학년 때, 중국 서북지역으로의 선교여행을 통해 짱(티베트)족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그 민족은 지속적으로 마음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한 번도 그 중심지에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못 했었을까? 나는 정말 기쁜 마음에 선뜻, '갈 수 있으면 저희는 너무 좋아요' 라고 대답했다. 이것이 티베트의 중심지, 라싸에 들어가기로 결정된 순간이었다. 준비기간 동안 티베트, 특별히 라싸와 티베트민족을 배우고 알아가면서, ‘우리와 같은 팀이 꼭 가야 하는 곳이구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첫 방문을 통해, 우리 팀과 강릉 IVF는 이곳에 선교적인 필요가 매우 크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고, 이 지역과 민족을 품고 지속적으로 중보하고 방문하며, 장기적으로는 장단기 사역자를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하며 결정했다.

티베트에 가기까지
우리 팀은 1월에 출국예정이었기 때문에 10월초 모집을 시작했고, 11월에 첫 모임을 가졌다. 사실, 준비시작이 이른 편은 아니었다. 11월부터 7명의 팀원들이 거의 매주 모이며 1박 모임을 가졌다. 모임의 내용은, 예배와 기도회, 언어공부(중국어, 티베트어), 체력단련(야간운동-달리기, 호흡연습), 티베트에 관한 연구, 크리스토퍼 라이트의『하나님의 선교』를 통한 스터디, 팀워크를 위한 나눔과 교제 등을 통해 차근히 준비해 갔다.

★예배와 기도회 - 짧은 기간의 여행이지만, 선교지를 밟은 우리들에게 있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소유하고, 중보자로 준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우리가 온 세상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 하나님 앞에서 우리들의 삶과 민족을 품고 올려드리는 중보기도는 모일 때마다 그분은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셨고, 기대와 소망을 보여주셨으며, 중보자로 준비시켜 주셨다.

★언어준비(중국어/ 티베트어) - 언어준비는 정말 중요하다. 티베트어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어에도 능통한 사람도 없었던 우리 팀은 준비한 언어자료들을 가지고 모일 때마다, 부지런히 연습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티베트어에 더 집중해서 준비한 것이 현지인들을 만날 때에는 유용하고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티베트어 자료는 많지 않았고, 간혹 잘못된 것이 있다는 것을, 현지에 가서야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언어준비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준비해야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티베트인들은 티베트어로 대화하기를 더 원한다.

★체력준비 - 지난해 겨울 라싸를 방문했을 때, 팀이 거의 초토화 되었었다. 라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는 자매에, 형제들도 하나둘씩 두통과 호흡곤란에 고통스러워했다. 지난해 방문 전에 현지의 선교사님은 체력준비를 많이 해오라고 그렇게 당부를 하셨지만, 실제 경험이 없던 우리들이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다. 체력단련은 각자가 책임지기로 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팀 모임을 가질 때, 가장 추운시간대인 야간에 뛰었다.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씩을 밖에서 체력단련을 위한 훈련의 시간으로 보냈다. 뛰고, 걷고, 숨이 턱턱 막혀올 때, 숨을 참는 것도 연습하고, 천천히 깊이 호흡하는 호흡법도 같이 연습했다. 때로는 '우리가 지금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한바탕 웃기도 했다. 현지적응을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이었고, 모일 때마다 했던 훈련은 사실 주1회 정도에 불과했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되어서 각자의 자리에서도 긴장하며 체력과 건강을 준비하도록 해주었다. 체력훈련과 적당한 긴장감, 그리고 주의 은혜로 이번여행에서는 하나님의 특별한 가르침이 필요했던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놀라우리만큼 건강을 유지했다. 그 한 두 사람도 딱 하루씩 돌아가며 고생을 하며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존하는 겸손한 마음들을 배웠다.

★티베트 연구 - 티베트의 역사, 현황, 정치, 경제, 지리기후, 문화, 종교를 개인별로 주제를 정해서 연구하고, 정리 토론하는 형식으로 연구를 했다.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 순례의 길]을 함께 보며 현지와 종교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하나님의 선교』를 통한 스터디 : IVP에서 작년에 출판된 『하나님의 선교』역시 챕터를 나누어서 함께 읽어가며 정리했다. 선교여행을 준비하고 임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선교사님께서 제안하셨던 책이었고, 함께 토론해가면서 하나님의 뜻을 배워가는 시간이 되었다. 현지에 들어갈 때 하나님의 선교를 요약한 mini book을 만들어서 개인적으로 소장하면서 매일 묵상하는 가운데 선교여행으로 현지에 있으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무엇을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지를 잘 알게 되었다. 

순례의 길-티베트
★티베트와 오성홍기
본질적인 상황은 차이가 있지만, 라싸에 있는 동안 우리는 '마치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 시대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라고 느꼈다. 티베트인들에게 영적, 정치적 중심지와 같은 조캉 사원 근처의 시내에는 모든 상점들 앞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들이 마치 무슨 국경일 인 듯 휘날리고 있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고, 라마불교에서 하나의 성지로 여겨지는 포탈라 궁의 정상에도 어김없이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하던 티베트인 가이드에게 포탈라 궁 정상에 세워져있는 오성홍기에 대해서 묻자, '어울리지 않는 것' 이라고 대답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라싸에 왔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었기에 더 의아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10여명 이상의 승려들이 독립을 위해 분신투쟁을 해왔던 것들이 중국이 티베트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시킨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티베트인들의 분신을 통한 투쟁은, 라싸뿐만 만아니라, 쓰촨성, 칭하이성 등지에서 2012년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오성홍기는 포탈라 궁 및 주요지역에만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깊은 시골에 들어가도 마치 국경일인 것처럼 집집마다 다 꽂혀 있었다.

★ 장총을 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중국공안
라싸에서는 6-10명 정도의 군인들이 장총을 메고 행진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라싸 시내에 있는 병력은 '무장경찰' 이라는 시내치안을 담당하는 병력이라고 한다. 감시를 위한 것이리라. 무표정한 얼굴로, 장총을 어깨에 멘 군복차림의 그들은 마치 티베트인들을 위협하기라도 하는 듯, 티베트인들의 틈을 갈라놓을 듯이 행진을 하고 있다. 라싸 시내뿐 아니라, 버스로 10-20분가량 걸리는 외부지역까지도 마을의 거리마다 공안 파출소가 세워져 있다. 이 역시 작년보다 훨씬 많아진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보다 파출소를 많이 두는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끝 무렵에 칭하이성 시닝에 하루, 쓰촨성 청뚜에 이틀을 머물렀을 때, 눈을 씻고 찾아봐도 공안 파출소는 없었다. 이렇게 라싸에 대한 중국의 통제와 긴장은 생각한 이상이었다.

특히 조캉 사원 근처와 포탈라 궁 주변에는 링꼴, 방꼴을 하는 순례자들로 늘 북적인다. 그들 사이를 활보하는 군인들을 보고 있노라면 미묘한 감정이 인다. 종교심, 민족적 자부심으로 충만한 티베트인들과 그들을 무력하게 하려는 중국의 위협이 공존하고 있는 장면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종교가 삶, 삶이 종교
개인적으로 라싸를 방문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이전에 방문했을 때도 겨울이었다. 라싸는 티베트인들에게 있어서 '성지' 와 같은 곳이다. 티베트인들뿐만 아니라, 한족도 라싸를 거룩한 땅이라 여겨서, 라싸에 오면 자신의 영혼과 마음이 정화되는 된다고 생각한다.  라싸에 있는 포탈라 궁과 조캉 사원은 티베트인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영적거점이 된다. 포탈라 궁은 그 역할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라싸의 정중앙 아주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라싸외곽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사원을 오르던 산 중턱에서 라싸시내를 내려다보는데, 포탈라 궁은 마치 라싸의 영적 기운들을 빨아들이며 거기 서 있는 것 같았다. 겨울의 라싸는 순례자들로 가득하다. 라싸시내에서는 노인부터 아기까지 가족단위로 순례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목축과 농사가 주업인 티베트인들에게 겨울은 농한기로 특별한 일이 없는 기간이다.

따라서 겨울동안에는 라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많은 티베트인들이 마음을 먹고 순례를 온다고 한다. 칭하이성 시닝에서 만났던 한 선교사님은, 섬기는 마을의 사람들이 단체로 버스 몇 대를 대절해서 라싸로 순례를 떠났다고 했다. 이처럼 농한기이면서 물가도 여름에 비하면 훨씬 낮은 겨울을 이용해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성지인 라싸로 모여든다. 반면에 여름의 라싸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가이드의 말로는, 여름에는 거의 매일같이 일이 있고, 미국, 유럽, 한국, 일본 할 것 없이 수많은 나라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했다. 겨울에는 라싸의 산소량이 내륙에 비해 50%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여행을 하기에는 고산반응이 너무 심하고, 또 아침과 저녁으로 너무 춥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잘 찾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겨울에 라싸를 찾는 외국인의 90%이상은 우리와 같은 단기선교 팀이 아닐까 생각된다. 

라싸로 순례를 온 많은 티베트인들은 포탈라 궁과 조캉 사원 주변에 다 모여드는 것 같다. 조캉 사원 앞에는 끊임없이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3-4살 밖에 안돼 보이는 어린이들도 부모 옆에서 같이 매트를 깔고 오체투지를 한다. 그리고 얼굴 깊이 주름이 새겨진 왜소한 노인들도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지, 약한 몸을 이끌고 입으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중얼하며 오체투지를 통해 기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부모의 손에 이끌려 다니는 갓난아기부터, 아주 연로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눈에 보여 지는 그들의 삶은 그들의 종교자체였다. 아직까지 문맹률이 높은 티베트인들은 손으로??마니통??이라고 불리는 도구를 돌리는데 이들은 이 통 안에 그들의 경전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을 돌돌 말아서 집어넣고 끊임없이 돌리며 다닌다. 글을 몰라 읽을 수 없기에 부지런히 돌린다. 많이 돌리는 만큼 공덕이 쌓이고, 많이 돌리는 것이 곧 많이 읽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링꼴, 방꼴을 걷는 순례자들은 거의 다 이 마니통을 돌리며 걷고 있다.

우리의 링꼴
이른 새벽에 우리 팀도 링꼴을 하기로 했다. 5시 반에 모두 일어나 준비를 하고 한 명씩 한명씩 따로따로 출발해서 링꼴을 시작했다. 우리도 걷고, 그들도 걸었다. 링꼴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처음에는 손으로 헤아려질만한 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헤아릴 수 없을만한 사람들이 함께 걷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적은 수였다. '이들의 종교심이 약해진 것일까, 중국의 위협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까, 젊은이들은 이 행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일까…….' 여러 생각들이 스쳐갔지만,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들은 그들의 기도를 하고, 우리는 우리 하나님께 중보의 기도를 올려드리며 링꼴을 한참 돌고 있을 때, '그런데, 왜 이렇게 돌고 도는 거지' 하고 자문했다. 우리에게는 거대하고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이 단단해 보이는 영적장벽이지만, 티베트인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포탈라 궁과 조캉 사원을, 이들은 매일같이 돌며 기도한다. 그때 문득, 하나님은 여리고성을 기억하게 하셨다. 하나님은 왜 이스라엘로 하여금 성을 돌게 하셨을까? '영적어둠인 사단이 이들의 기도를 사용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이들이 돌며 기도하면 할수록 이들의 종교심은 깊어지고, 민족을 지탱하는 어둠의 권세는 더 강화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점 더 견고해지는 이 장벽에 틈을 내고, 균열을 가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기도에 대적할 만큼의 중보기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시간 정도의 링꼴을 돌며 우리는 기도했고, 지속적으로 기도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티베트와 아이폰
라싸에 들어가기 전, 티베트와 라싸를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도시 자체는 발전되어있다고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팀에 속해있던 학생들은 라싸시내를 보고 놀라는 듯 했다. 아이폰을 쓰고 있던 가이드와 운전기사 아저씨, 시내거리에 즐비한 아이폰 매장, 안드로이드 매장 등……, 백화점, 극장, 스테이크 하우스, 패스트푸드점 등……, 도시와 시골의 개발정도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라싸시내는 이미 많은 상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익히 알고 있듯이, 상권의 90%이상은 모두 한족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유리한 조건들을 제공하며 한족들을 라싸로 이주 시킨 라싸의 물가가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기에도, 살아가기에도 그곳에서의 삶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현지사역자들의 모습
외국인이 티베트, 라싸에 들어가서 정착하며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높은 고도, 춥고 건조한 날씨, 높은 물가 등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만도 만만치 않은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정치적인 여러 이유들로 인해, 외국인들에게 비자를 잘 발급하지 않는다. 명확한 신분과 직업이 보장되어있지 않은 외국인은 티베트, 특별히 라싸에는 정착해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라싸에 있으면서 우리가 들은 외국인 사역자들은 10가정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족 사역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08년 유혈사태 당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다 추방당했고, 신분이 뚜렷한 몇몇 가정만이 남게 되었다. 현지 선교사들은 그들의 직업의 영역에서 사람들을 섬기고, 우정을 맺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가정의 모습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것으로 사역과 삶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들 대부분이 기대하는 열매를 맺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인내한다. 칭하이성 시닝에서 만났던 한 선교사님 가정은, 라싸에서 6개월 정도 정착하던 즈음에 안타깝게도, 더 이상 거주할 명분을 주지 않아서 시닝으로 내려오시게  되었다고 했다. 라싸에 살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문이 너무 좁다고 하셨다. 

관광객으로 들어가는 데에도 허가증을 받아야만 가능한 티베트 라싸지역은,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자격과 요건들을 잘 준비하고, 단기간의 목표달성을 꿈꾸는 성과 위주의 선교사가 아니라, 평생의 삶을 사랑과 섬김, 용서의 삶으로의 부르심에 순종할 수 있는 한 존재와 가정으로 살아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티베트어에는 '용서' 라는 의미의 단어와 개념이 없다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 인류 죄와 그 죄악을 '용서' 하기 위해 죽으시고,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은 설명되어지기가 매우 어렵다.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떻게 그들에게 용서와 사랑을 이해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 이것만이 방법이리라. 그곳에 계신 소수의 선교사님들은, 그것을 보이는 삶으로 살아가고 계실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만나 뵈었던 몇몇 분들은 그러하셨다. 조건 없는 섬김으로 배신한 자들을 그저 인내하고 용납하는 용서와 사랑. 그것이 그 땅의 선교사님들이 복음을 가르치고, 전하고, 이해하고,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선교사들의 삶이고 사역이며, 몫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친구, 뽀또
뽀또는 이번 라싸 여행기간동안 우리 팀과 함께 해 주었던 티베트 현지인 형제이다. 우리를 도와주셨던 선교사님의 제자인데, 지금 그 선교사님은 안식년 기간으로 라싸에 계시지 않아서 작년 여행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 뽀또가 우리의 여행을 도와주었다. 언어 소통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서로의 마음과 사랑을 나누기에는 부족함도 불편함도 없었다. 

우리 팀은 직접 복음을 전하지는 못했다. 중보기도와 현지를 통해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들을 통해서 티베트와 라싸, 그 민족을 알고, 품는 것이 큰 방향가운데 하나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큰 목적 하나는, 현지에 있는 그리스도인 친구인 이 형제가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었다. 선교사님이 안식년으로 떠나신 후 외롭게 신앙을 지켜가고 있는 형제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뽀또 역시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티베트불교 신자였다. 진로와 진학이라는 중요한 결정 앞에, 뽀또는 포탈라 궁을 오체투지로 돌며 자신의 신에게 열심히 기도하고 구했지만, 자신의 기대와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뽀또의 교사였던 선교사님은 '너의 신에게 기도했는데, 안 되었지? 이제부터 난 나의 신에게 기도할 터이니 넌 나만 믿고 ○○에 지원하고 너도 기도해라' 라고 도전하게 하셨다. 뽀또의 실력과 상황으로는 정말 가기 어려운 학교를 준비시키셨다고 한다.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 뽀또가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다면 어떤 결과였을지 짐작이 될 것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선교사님도 놀랄만한 학교와 학과로의 진학에 성공했다. 선교사님은 '어때, 우리 신이 더 강한 것 맞지?' 하고 형제를 격려하셨다. 이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은 뽀또에게 자신의 능력과 영광을 보이셨다. 아직 뽀또의 가족은 그가 그리스도인이 된 것을 알지 못하신다고 했다. 하지만 뽀또는 쓰촨성 성도에서 대학을 다니며, 지속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자라가고 있었다. 

이 친구가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 팀은 라싸에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선교사님을 통해서 예수를 믿게 된 이 '한 사람' 은 7명의 외국인들이 자신의 땅을 밟고, 보고, 기도하고, 품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그 7명을 통해서는 한국 땅에 티베트가 더욱 알려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된 한사람의 위력이다.




박영미 간사 | 강릉 I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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