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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28 통권 124호     필자 : 나은혜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여성사역자, 그대의 사명!
여성사역자의 사명은 무엇인가

여성사역자의 부르심
여성을 사역자로 세우는 것은 예수님의 뜻이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여성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셨기 때문에 대화의 상대로 삼으셨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깊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동반자로 여기셨다. 예수님은 가장 장엄한 환희의 부활사건을 최초로 여성에게 보이셨고, 그것을 알리라는 사명을 주셨다.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교회는 성차별이 없는 구성원으로 오순절 역사를 일으켜 새로운 신앙공동체가 형성된 교회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사역자 중에는 상당히 유능한 여성사역자들이 바울과 함께 동역하였다. 바울은 하나님의 일에 있어서 하나님의 사역으로의 부르심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이 없다고 하였다. 실제로 바울은 자신의 선교사역에 많은 여성사역자들과 동역하였다. 바울의 서신서에는 14명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름은, 브리스길라, 뵈뵈, 마리아, 유니아, 드루배나, 드루실라, 드루보사, 버시, 루포의 어머니 율리아, 네레오의 누이, 글로에, 유오디아, 순두게, 압비아이다.

신약성경 서신서의 대부분을 저술한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28절에서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고 하면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존재임을 선포한다. 그리스도의 평등사상을 수용한 사도 바울은 당시의 남성 중심적 문화에서 여성과 함께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하게 사명이 주어졌고, 사역자로서의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다. 혹자는 왜 예수님의 열 두 사도는 다 남자였느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 유대사회는 문화적으로 남성중심의 사회였다. 우리 인간의 문화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람들의 문화를 존중하셨다. 선교사가 현지 문화를 존중하며 선교를 하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에서 여성을 사도로 세웠을 때 선교사명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을 아시고 여성 사도를 세우지 않으셨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항상 여성들이 함께 했음을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여성사역자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그런데 여성사역자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여성사역자는 여성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다. 하나님의 사역은 하나님께서 그에 요구되는 은사를 주시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은사는 특권이 아니라 특별히 수행해야 할 의무를 위해 주어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역에 있어서 남녀의 성을 구별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가르침의 은사를 받은 자는 가르쳐야 하고 설교의 은사를 받은 자는 설교를 해야 한다. 즉 여성사역자의 사명은 여성사역자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어떤 은사를 주셨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사역현장에서의 여성사역자
필자가 파송 받았던 선교지는 남녀평등 사회였다는 것이 참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선교지의 사회 문화적 분위기가 여성에 대해서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교 사역을 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는 필자가 여성인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은 반면, 동역자인 선교사들의 모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선교사들의 의식 속에는 여성선교사를 동등한 사역자로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모임인 선교 컨퍼런스에 갈 때마다 필자가 여성인 것이 선교사로서 불리한 조건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남성선교사들의 여성선교사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필자가 선교사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맨 처음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컨퍼런스 진행순서에 여성선교사들이 한 사람도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을 때였다. 두 번째, 문제의식을 느꼈던 것은 격년으로 싱가폴과 홍콩에서 있었던 선교사 컨퍼런스에 필자의 남편은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고 필자만 참석했을 때이다. 남성선교사들은 남편선교사가 참석하지 않고 필자가 참석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문화에 깊이 박힌 유교의 산물인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제도와 전통들은, 교회 안에서도, 선교지에서도 기독교 가부장의 탈을 쓰고 성서의 가르침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의 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여성이었기에 선교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선교지에서 선교사역을 수 년간 함께 하고 난 후 남편은 이런 고백을 하였다. “선교사인 내가 보기에도 당신은 멋진 여성사역자인 것 같아요.” 결혼하여 30년을 함께 살고 10여 년을 함께 선교사역을 해온 동역자이자 남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필자가 여성으로서 남편과 함께 한 선교 사역에 필요한 도움과 영향을 얼마나 많이 주었을 지를 독자 여러분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야 선교할 수 있는 선교지에서 여성사역자의 역할은 지대하다.

사역 가운데 있었던 다채로운 모습
10년 넘게 아시아 A국에서 선교 사역을 하면서 필자가 깨달았던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자란 토양인 한국은 철저하게 남성 중심적인 사회였다는 사실이다. 선교지로 파송되기 전에는 그것을 잘 몰랐다. 태어나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학습되어진 사회 ․ 문화 현상이었기에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사회주의 국가인 선교지는 남녀평등 사회였다. 그들은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사회의 고위직으로 진출하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여성 은행장을 만났을 때였다. 전직 은행원이었던 필자에게 선교지에서 만난 여성 은행장은 참으로 신선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은행장이 나왔던 기억이 나에게는 없다. 그뿐이 아니다. 여성 버스기사를 만났을 때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가녀린 여성 기사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채 커다란 연결 버스를 운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한국에도 종종 여성 버스기사를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여성 버스기사를 거의 보기 힘들 때였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그 버스의 차장이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버스표를 받는, 남자는 덩치가 크고 뚱뚱한 사람이었는데, 당시 필자는 버스 운전사와 차장이 바뀌어야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문화의 기준으로 본다면 그래야 옳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교지인 그 나라는 오히려 성차별이 없었고, 철저하게 능력에 의해서 직무를 맡고 있었다.

그 나라에서는 아이를 돌보는 것, 가정 일을 하는 것 역시 남녀의 구분이 없다. 남편이든 아내든 시간이 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선교 초창기에 대학교에서 언어를 배울 때의 일이다. 필자를 가르치던 현지인 교수는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밥 먹으러 오는 아들의 점심을 챙겨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아침에 학교에 오면서 한 손에는 교재가 든 책가방을, 한 손에는 시장에서 식자재를 사기위한 시장 가방을 든 교수들을 만나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인데, 필자는 당시 그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더 나아가서 현지교회에서 만난 여성목사들은 남성목사와 동등하게 사역을 하였다. 부부 목회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는데, 한 교회를 부부목사가 섬길 경우에는 한 주는 남편목사가, 다음 주는 부인목사가 설교하는 것이 이채로웠다. 또 어떤 목회자 부부는 아예 각각 교회를 맡아서 사역하기도 하였다. 또 부부 신학교 교수도 만나서 교제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남편목사는 신학교 교장이고 아내목사는 십여 개 가정교회를 연합한 담임목사를 하고 있었다. 15년 전의 한국교회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획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여성, 그대의 사명은
인격의학의 창시자인 폴 투르니에는 말년에 쓴 그의 책 <여성, 그대의 사명은>에서 “남성중심의 사회에 부족한 인격감각을 회복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여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남성은 사물의 세계를 세우는데 적합하다면 여성은 인격의 세계를 잘 형성하는데 탁월하다. 그러므로 남녀가 동등한 동반자로서 서로 긴밀히 협력하여, 각각 자신의 사명을 수행함으로서 더욱 조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객관적이기 때문에 분석과 분리를 잘한다면, 여성은 주관성을 가지고 타고난 직관력을 통하여 통합과 연합을 잘하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사역자의 특성과 여성사역자의 특성을 통하여 효율적인 사역을 이룰 수 있다. 남성은 논리적이고 이지적인데 반해, 여성은 직관적 ․ 감정적 깨달음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성과 남성의 특성을 잘 파악한 폴 투르니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여성의 직관이 남성의 사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통찰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만약 남성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여성에게 도움을 구한다면 여성에게 상당한 진보가 될 것이다. 언젠가 내가 하나님께 더 많은 직관을 달라고 기도한 것이 생각난다. 기도 직후에 묵상을 하는 동안 나는 하나님이 내 곁에 아내를 두어 직관의 근원이 되게 하셨다는 사실과, 내가 지금까지 아내의 말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울러 내 아내 뿐 아니라 상담실에서 매일 대화를 나누는 모든 여성들을 주셨음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여성사역자는 먼저 사역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또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음을 성경을 통해서 확신할 필요가 있다. 여성사역자 자신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사역현장에서 억눌린 자신의 상황을 체념하면서 받아 들이려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다. 또한 여성사역자들은 자신의 억압적 상황에 대해서 저항의식이 부족하고 현실을 수긍하는 방관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사역자는 이러한 현실의 근시안적인 상황만을 바라보지 말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미래와 세계를 바라보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여성사역자들이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창조적인 의식을 갖기를 원하신다. 이렇게 될 때 여성사역자는 자신을 계속해서 계발하여 주시고 키워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사역의 내용에 있어서도 여성사역자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사역의 은사를 주신 것을 깨닫고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여 사역에 적용해야 한다. 여성사역자에게 성령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서 여성사역자를 사용하는 것을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여성들이 자신을 계발하는 것을 게을리 한다면 하나님께서 여성사역자인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흘려보내게 되는 것이다. 여성사역자의 미래는 밝다. 우리를 주의 종으로 불러주신 하나님께서 계속하여 돕고 계시기 때문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는 말씀처럼, 여성사역자는 자신의 자질향상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성사역자들과 동역하는 남성사역자들은, 폴 투르니에가 80세가 넘은 말년에 와서야 여성에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 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사역에 여성의 도움이 꼭 필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회한의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남성사역자들은 여성사역자들에게 하나님께서 남성사역자 자신에게는 없는 능력과 은사를 주셨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여성사역자를 존중하며 함께 손을 잡고 동역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인생의 황혼에 이르러서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하는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 여성사역자 자신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말이다. 잘못된 인습과 관습 전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을 일깨우고, 자신의 은사를 영적으로 지적으로 인격적으로 계발하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주님은 오늘도 ‘현대의 드보라 들’인 여성사역자들에게 “일어나 빛을 발하라”고 하신다.


나은혜│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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