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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31 통권 121호     필자 : 셰샤오양(謝曉陽) 프린트   이메일 
[차이나 윈도]
베일에 싸인 션쩐(深圳) 공장의 비극

대만 홍하이(鴻海)그룹 산하 중국법인 푸스캉(富士康, Foxconn Technology Group, 이하 팍스콘) 션쩐 공장에서 일어난 비극, 즉 12명의 공장 근로자들의 베일에 싸인 사망사건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사인(死因)이 밝혀지지 않은 첫 번째 사망자인 마샹첸(馬向前)의 시신은 아직도 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다. - 편집자 주 -

 

잊혀져 가는 사건
션쩐 공장 비극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인 마샹첸의 유가족은 회사측에서 밝힌 자살이라는 사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샹첸의 몸에서 의심스러운 상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더욱 미심쩍은 일은 회사측과 션쩐 당국의 관계이다. 회사내에는 사망한 근로자가 12명이 아니라 13, 14번째 희생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그런데 갑자기 12번째 사망자에 대한 보도가 정지된 것이다. 바로 정부당국에서 내부의 진상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조치 했으며, 중국의 모든 언론매체에도 더 이상 팍스콘 션쩐 공장에서 일어난 근로자 자살 사건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한 상황이다. 

이러한 비극적 사건에 아랑곳 없이 션쩐 롱화(龍華)에 위치한 팍스콘 공장 부근의 밤거리는 여전히 화려하다. 거리의 화려한 간판과 네온싸인이 퇴근하는 근로자들을 비춘다. 번화한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은 공장에서 일어난 사건과 무관해 보인다. 

팍스콘 공장의 생산 시스템
팍스콘 공장의 보안부서에는 5천여 명의 요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보안요원들은 30여만 명의 공장 근로자를 관리하고 질서유지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 보안시스템은 근로자들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보안요원, 조사요원, 품질관리 담당자, 생산라인 반장과 조장 등이 층층으로 근로자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회사가 자랑하는 이 “생산관리 시스템”은 최고의 효율과 경쟁력을 자랑한다. 근로자들은 매일 12시간 또는 그 이상의 연장근무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생산 라인의 철처한 감시로 인해 중압감에 시달린다. 업무상 실수가 발생하면 시말서를 쓰고, 동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한다. 생산라인의 지나친 세분화로 인해 극히 단순한 노동만을 반복하게 되는 근로자들은 인간이 아닌 기계 취급을 당하면서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이러한 테일러리즘(Taylorism), 즉 팍스콘의 경영관리법은 근로자들에게 인간성을 상실하게 한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생산방식이 12명의 근로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매일 약 4, 5천명의 젊은이들이 션쩐 팍스콘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샤오왕(小王)은 후난(湖南)에서 션쩐으로 왔다. 그는 팍스콘 공장에 취직하기 위해 잠시 근처에서 살고 있는데, 공장에서 직원모집 공고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근로자 사망사건의 여파로 인해 팍스콘 공장에서는 지난 5월말부터 직원모집을 중단한 상태이며 이미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 중에는 공장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무엇이 진실인가?
중국에는 샤오왕 같은 젊은 노동자(民工)가 약 2억 명이나 된다. 이들은 외국기업, 대규모의 공장, 새로운 과학기술 등을 동경하며 이 분야에서 종사하기 원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이 팍스콘 공장의 인력이 되고 있다. 팍스콘 공장에서 첫 번째로 사망한 마샹첸 역시 장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가진 젊은이 중의 한 사람이었다.

팍스콘 공장 정문에는 “본 공장의 근로자 외에는 내부 출입을 금지한다.” 라는 푯말이 세워있다. 단지 내에는 “팍스콘의 상품 생산구역과 공장근로자의 생활구역은 세관에서 별도로 통제하는 구역이므로, 공장에서 생산한 그 어떤 제품과 정보도 외부 반출이 불가하다.” 라는 푯말도 있다. 팍스콘은 2001년부터 정식으로 모든 구역을 cctv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경쟁력이 상승하였고, 미국의 시스코, IBM, 애플사, 일본의 소니와 같은 글로벌기업과의 거래가 성사되었다. 팍스콘의 관계자는 “우리는 기업기밀을 철저하게 보장하는 문화를 형성했기 때문에 미국 애플사 같은 글로벌기업에서도 우리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2명의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한 후, 션쩐시의 부시장 3명과 200여 명의 정부측 직원들이 공장을 직접 방문조사 하였다. 그러나 자세한 결과보고는 아직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조사차 공장을 방문한 대만의 자살방지위원회의 정신과 전문의 3명은 “사망한 근로자중 3명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8명은 정서장애를 겪고 있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로는 사망근로자들의 이성교제 문제, 가족의 투병 문제, 부모의 이혼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꼽았고, 11명 이외 나머지 한 명의 투신자살의 원인은 몽유병 때문이라고 했다. 이 공식발표는 대만학계와 노동자들에게 큰 지탄을 받았다. 대만의 근로자 상해협회에서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황샤오링(黃小陵)은 6월 10일 대만의 <애플신문>에서 “이 공식발표의 내용은 불분명하고 무성의하다” 라고 말했다. 홍콩의 모 대학교 내의 기업을 감시하는 동아리에서 7월에 사건 발생지인 션쩐 팍스콘 공장 진입을 시도하였으나, 현재까지 회사측에서는 학계를 포함한 모든 단체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연락도 두절된 상태이다. 

정부측의 조사는 무성의하고, 민간측의 조사는 허용이 되고 있지 않으니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고, 앞으로 일어날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겠는가? 과연 월급인상과 같은 대안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인가? 
홍콩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예짜오후이(葉兆輝) 교수는 “이것은 제도의 문제이다.”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팍스콘의 인사관리시스템은 현대 공업생산 분야에서 더 많은 기업이익을 창출해내려는 테일러리즘, 즉 과학적 경영관리법이다. 공장과 근로자의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생산과정을 고정시키고 간소화시키는 것으로, 한 근로자에게 같은 동작을 반복하게 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일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팍스콘 공장의 모든 근로자들은 매일 아주 간단한 작업을 반복적으로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도, 자신의 가치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일곱번째 희생자 루씬(盧新)은 아마도 이런 마음의 갈등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것 같다. 루씬은 올해 5월 6일 공장 6층 기숙사에서 뛰어내렸다. 지난해 루씬은 후난(湖南) 샹탄(湘潭)에서 션쩐에 있는 팍스콘 공장으로 왔다. 그는 샹탄대학(湘潭大學)에 합격했지만, 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션쩐 공장에 간부급 예비 매니저로 취직한 그는 자신의 일이 당연히 전문지식이 필요한 기술직으로 알고 있었으나, 막상 와보니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컴퓨터 하드의 품질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션쩐 공장의 시스템은 1, 2초에 한 대의 컴퓨터를 검사해야 한다. 그는 반복해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상품의 하자를 찾아내야 했고, 만약 실수를 하게 되면 전 생산라인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루씬은 이 일을 몹시 싫어했다고 한다. 매일 똑같은 곳에서 밥 먹고, 잠자고, 출퇴근 하는 것이 그에게는 인생을 허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런 고민을 토로했다. “처음 취업할 때 월급이 많다는 것에만 너무 집착했던 게 정말 후회스럽다. 내 인생의 첫 걸음을 잘못 시작했다. 정말 혼란스럽다.”

팍스콘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OEM 기업체의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월급을 정확히 지급하고, 노동법을 준수하며, 공단 내에는 수영장, 농구장, 탁구대, 우체국, 심지어 맛집 거리까지도 조성되어 있다. 그야말로 모든 젊은 근로자들이 꿈꾸는 일터이다. 루씬의 이력서에도 이렇게 쓰여있다. “부디 이 회사에 합격을 해서 저의 재능을 맘껏 다 보여드릴 기회가 주어지기만 기대합니다. 앞으로 제 행동으로 열심히 저의 포부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기업 앞에서 마샹첸(馬向前), 리우쯔쥔(劉志軍), 티엔위(田鈺), 라우러친(饒樂琴), 량차오(梁超), 루씬, 샤오단(小丹), 샤오위(小余), 샤오왕(小王), 샤오뽀(小波), 샤오밍(小明), 그리고 수많은 희생자들의 생명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연약했다. 이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이 있었고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자기 부모 세대처럼 그저 돈만 많이 벌어 고향에 돌아가 집 한 채 짓는 걸로 만족하는 세대가 아니다. 오늘날 중국에서 80년대,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의 생각은 기성세대의 생각과 다르다. 그들은 삶의 질과 권리, 그리고 이상을 중요시한다. 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기계처럼 무미건조한 일을 거부하며 빈곤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희망을 품고 도시에 와서 일을 하되, 체면이 서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신세대 농민들은 장기간 도시에서 거주하기를 원한다.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 번 농촌을 떠나왔으면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신세대 농민들은 농사일을 해본 적이 없다. 중국 노동조합의 통계에 의하면 2009년 전국에서 도시로 빠져나간 노동자 인구는 1억5천 만 명인데, 그 중 16-30세의 비율은 61.6%를 차지하고, 평균 연령은 23세로 약 80%가 미혼이며 교육수준은 기성 세대 농민근로자(農工)들보다 매우 높았다. 그들 중 89.4%의 근로자들은 농사일을 한적이 없으므로 도시로 떠나온 후 다시 귀향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현실
취재하는 중에 만난 대부분의 팍스콘 션쩐 공장 근로자들은 강압적인 감시 시스템과 세분화된 생산라인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장기간 이런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한 개인의 삶이 망가지고, 대인관계가 무너져도 문제를 해결할 시간과 여유조차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어떤 이는 “공장 규모는 엄청나고, 근로자의 수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러한 방법이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 라고 되묻기도 했다. 

1946년 영국의 소설가인 헉슬리는 그가 쓴 <멋진 신세계>의 재판 서문에 “진정 효율적인 독재국가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대권을 장악한 정치가 사장과 그의 매니저 팀들은 한 무리의 노예들을 통제하고 있다. 이 노예들을 강제로 노동시킬 필요가 전혀 없는 이유는 다들 자원해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쓰여 있다. 이 책이 비판하는 대상은 결코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등의 독재자도, 노동자의 피땀이 서린 포드자동차 공장도 아니다. 저자는 화려함과 비애가 뒤섞여 있는 21세기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21세기의 <멋진 신세계>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무엇인지, 팍스콘 뿐만 아니라 중국의 지도자들도, 우리 개인들도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출처│亞洲週刊 二十四卷 二十九期(2010.7.25 刊)
번역│차이나ㆍ중국어문선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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