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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30 통권 113호     필자 : 김진아 프린트   이메일 
[중국어 학습법]
통역번역상의 제 문제(2)
-한국어·중국어 통번역을 중심으로-

지난 호에서 우리는 한중 통역번역에 있어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여섯 가지 요소 중에서 ‘어휘의 정태적 의미와 동태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생활문화, 지리환경, 민족감정, 문법특성, 화용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2. 서로 다른 언어의 문화적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통역번역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의 교류이다. 진정한 통역번역사는 양쪽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양쪽 언어의 이해의 정도보다 더 깊어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는 문화적인 배경에서 생성되었으며, 문화적인 배경에서 그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문화적 배경을 배제한 통역과 번역은 의미가 덜하며, 진정한 교류를 이룰 수 없다. 서로 다른 언어 간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를 소홀이 한다면 진정한 통역번역의 기능을 발휘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양쪽 문화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왜곡하고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 된다. 한 나라의 문화적 배경 하에 생성된 언어나 어휘들은 그 나라의 문화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에 앞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한 나라의 문화적 가치의 소산물인 언어와 어휘가 어떻게 생성되었느냐를 깨닫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문화적 가치의 생성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한국어와 중국어도 마찬 가지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통역번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떠한 요소들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 문화적 가치가 언어와 어휘에, 그리고 통역과 번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특정한 인물이나 사물에서 생성된 문화적 가치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
객관적인 사물을 나타내는 어휘는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서로 다른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모든 언어 속에서 이러한 사물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표현법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중국어에서의 ‘?’은 옛날에는 황제를 상징하였고 지금은 고귀하고 진귀함을 상징하는 어휘가 되었다. ‘?’으로부터 생성된 어휘는 모두 긍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어로는 ‘??(용안-임금님의 얼굴)’, ‘望子成?(모든 부모들은 자기의 자식이 용이 되기를 바란다, 즉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乘?快?(훌륭한 사위를 맞자)’등이 있다. 한국어에서도 ‘?’은 중국과 같이 임금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여 임금이 입고 있는 옷을 ‘용포’, 임금의 얼굴을 ‘용안’, 임금의 보좌를 ‘용좌’라고 칭하였다. 이처럼 ‘용’은 중국과 한국에 있어서는 민족문화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그 나라와 민족의 특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용’은 영어에서는 한국과 중국과는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용’이 영어에서의 의미는 파충류의 일종으로 사람들이 싫어하는 동물에 불과하다.

한국어와 중국어에서의 ‘개(동물)’는 영어에서와 달리 배우 부정적인 것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러한 생각들이 언어에 반영되어 개와 관련 있는 어휘들은 남을 욕하는 어휘들이 많다. 예를 들면 ‘狗腿子(앞잡이)’, ‘狗急跳?(개도 급하면 담장을 넘는다-궁한 쥐가 고양이를 문다.)’, ‘狗嘴吐不出象牙(개입에서는 개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하찮은 인간은 품위 있는 말을 못한다)’ 등이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의 ‘개’는 일종의 충실한 동물로 ‘gay dog(즐거운 사나이)’, ‘top dog(가장 중요한 인물)’, ‘luck dog(승리자)’, ‘old dog(기술자)’와 같이 ‘dog(개)’가 들어간 어휘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듯 특정한 사물과 인물에 대하여 그 나라의 사회문화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자구해석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통역번역이 이루어질 수 없다.
 
2) 전통과 풍습, 특정관념이 낳은 문화적 요소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
중국인들은 상서로운 말은 즐겨한다. ‘樂感文化’라는 말이 있듯이 이는 중국문화의 커다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가 외국어를 중국어로 통역번역을 할 때 많은 영향이 있다. 예를 들면 ‘Coca Cola’가 하나의 예이다. ‘Coca’는 원래 중국어로 처음 번역하였을 때는 이를 음역해서 ‘古柯’라고 번역하였고 ‘Cola’는 ‘可樂果’, ‘古拉果’라고 하였다. 원래 ‘Coca'는 인디언들 사이에는 ‘신성한 풀’로 불려졌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으로 와서 ‘古柯’로 번역되면서 ‘독초’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마약의 일종인 코가인은 바로 이 ‘古柯’의 잎사귀로부터 추출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古柯’가 ‘可口(입맛에 맞다)’로 번역된 뒤로는 사회적으로 모두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사람들은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하였다. 특별히 ‘Coca'와 ’Cola'를 함께 결합하여 ‘可口可樂(마셔서 맛있고, 맛있으니 즐겁다)’이라고 번역이 되었을 때는 이 번역이 단순히 의미에 대한 전달뿐 아니라 번역에 있어서 효과의 등가성1)도 전달되었다. 이는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효과는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느낌을 주는 번역이었다. ‘可口可樂’이 중국에서 판매의 성공을 거두자 이 신조어는 다른 많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예를 들면 ‘百事可樂’,‘天府可樂’,‘百?可樂’,‘万事可樂’,‘?事可樂’ 등이다.

중국이 개혁 개방된 이후에 세계 유명브랜드 제품이 중국시장에 상륙하자, 이 상품들에 대한 중국어로의 번역 또한 모두 상서로운 의미와 상서로운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한자들로 번역이 되어졌다. 예를 들면 카메라 ‘Cannon’은 ‘佳能(성능이 좋다)’으로 여성 생리용품 ‘Whisper’는 ‘舒(편리한 보호대)’로 ‘Maxam’은 ‘美加?(아름답고 깨끗하다)’으로 번역이 되었다. 우리 기업의 브랜드도 중국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이마트(易?得-싸게사서 이득이다), 롯데(?天-즐거운 날), LG(樂喜-즐겁고 기쁘다) 등이 있다.
 
3) 생활문화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
의식주 문제는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관심 있는 이슈이다. 특별히 먹는 문화는 모든 민족에게 있어서 중요한 화제거리였지만, 특히 중국 사람들에게는 각별하다. 중국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가 바로 먹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문제는 그들의 언어와 문화 속에도 반영되어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흔히 ‘밥 먹었느냐?’라고 인사를 한다. 이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인사이다. 상대방의 식사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러한 인사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안부 인사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표현의 일종이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서양 사람에게 하였을 경우 반응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아마도 ‘먹지 않았다면 한 턱 내려고?’ 혹은 ‘내가 식사를 하든안하든 무슨 상관이 있담?’ 이라는 생각으로 말을 꺼낸 상대방에게 반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문화적인 차이로 중국어에서는 ‘吃?’을 둘러싼 어휘와 표현법이 많음을 볼 수 있다. 

吃??(밥만 축내다)/ 吃香(수지 맞았다)/ 吃不消(부담되어 소화하기 힘들다)/ 吃不起(비싸서 먹지 못하다)/ 吃不?(딱딱해서 먹지 못하겠다)/ 吃小?占大便宜(손해는 조금보고 이익은 많이 본다) 등이 있다.

한국어에서는 속담 속에 농후한 민족 색채가 베어있으며 이는 오랜 전통 속에서 일구어진 생활문화의 정수가 속담 속에 많이 담겨 있다. 이러한 생활문화에 대한 통역번역은 기타 단순한 텍스트를 도착어에서 출발어로의 의미전환보다는 어려움이 많다. 예를 들어

(13) 뭐 호박이 떨어졌지 더 말할게 없지 않아요.
직역) ??直是天上掉南瓜,垂手可得。
의역) ??直是天上掉陷?,垂手可得。

(14) 낙엽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직역) 落?嫌松??。
의역) 五十步百步。

(15) 10년 공불 나무아미타불.
직역) 十年之功,南无阿?舵佛。
의역) 十年之功,?于一旦。

(16) 저 지주영감이 무슨 일로 또 만나자는건가. 참새가 방앗간을 거져찾아 올리는 만무한데.
직역) 那地主老??我有?事? 麻雀无事?不??磨坊的?
의역) 那地主老??我有?事? 他是无事不登三?殿。

위의 예문(13)에서 호박(南瓜)을 중국 사람들은 우리처럼 ‘굴러들어오는 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고전 어린이 동화 속 흥부집의 호박은 굴러 들어오는 복이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배경이 없는 중국인들에게는 호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문(14)의 낙엽(落?)은 왜 무엇 때문에 솔잎을 나무라는지에 대하여 번역문만을 접한 중국인들에게는 매우 의아한 문장이 될 것이다. 예문(15)의 번역문 ‘十年之功,南无阿?舵佛’을 보는 중국인들은 ‘南无阿?舵佛’은 10년 공불을 위한 염불(노력)이라는 해석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생활문화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우리 속담 중에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들이 있다.

(17)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지.
?敬我一尺,我敬?一丈。(네가 이 만큼 나를 존경한다면, 나는 너보다 더 너를 존경한다.)

(18) 개천에서 용 났네. ??里出?凰。(닭 집에서 봉황이 나다)
(19) 그림의 떡이군. ?中之?(그림 속의 떡)

(20) 내 코가 석자다. 自?不暇(스스로도 돌볼 겨를이 없다.)
泥菩??河,自身?保(보살이 강을 건너는데 혼자 건사하기도 어렵다)

(21) 누워서 떡 먹기야. 不?吹灰之力(조금의 힘도 들지 않다)
(22) 다 된밥에 재 뿌린다. 肥肉到嘴?滑掉了。(고기가 입가에서 먹지 못하고 떨어졌다)
把煮熟的?子??了。(다 된 오리를 시끄럽게 하여 도망가게 하였다)

(23)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게야.
人有?心事,?子不安?。(꺼리는 일이 있으니 속이 편치 않다)
做?心?,吃?嘴腥。(도둑질하면 놀라고, 생선 먹으니 입에서 비린내 난다)

(24)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山外有山,天外有天。(산 밖에 산이 있고, 하늘 밖에 하늘이 있다)
强中更有强中手,英雄背有英雄。(강수 중에 더 높은 강수가 있고, 영웅 뒤에 더한 영웅이 있다)
(25) 마음만 굴뚝같아. 心有余,力不足。(마음은 여력이 있지만 힘이 부족하다.)
力不?心,力不?愿。(힘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다, 힘이 소원하는 바를 따라가지 못하다.)

이처럼 생활문화 속에 곁들어 있는 즉 생활 문화색채가 농후한 어휘나 속담에 대한 통역번역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들이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준다.

3. 지리환경으로 비롯한 문화적 요소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
지리환경에서 비롯한 문화적 요소가 문학작품에 반영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중국의 번역학계에서 ‘동풍’과 ‘서풍’에 관한 번역을 둘러싸고 크게 논쟁이 일어났다. ‘??’은 중국이나 한국 즉 동양인들의 인식 속에는 ‘매우 따뜻한 바람’, ‘봄바람’을 연상케 한다. 중국의 시인 이상은(李商?)의 <无?>라는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相????亦?,??无力百花?。만남은 헤어지는 어려움보다 더 어렵다, 동풍이 무력하기에 백화(모든 꽃들)가 시들어가는 구나.

‘??’은 많은 꽃을 피울 수 있는 따뜻한 바람이기에 동풍이 제구실을 하면 백화가 만발할 터인데 동풍이 무력하니 백화가 시들어 간다라는 뜻으로 동풍을 원망하는 탄식의 시구이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인식 속의 ‘동풍’은 한기를 몰고 오는 바람이고 서풍을 따뜻하고 온화한 바람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 환경적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요소를 배제한 채 위의 문장을 직역 하여 ‘동풍에 백화가 시들다’ 혹은 ‘동풍은 무력하여 백화를 꽃피울 수 없다’라고 번역을 한다면 이는 서양인들에게 원문의 참 뜻이 왜곡된 번역문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즉 중국어의 문화적 환경을 왜곡한 번역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서양의 시 한 수를 감상하고 마찬가지로 문화적 차이를 인식하지 못해 문화적 요소를 살리지 못한 번역을 한다면 그 또한 사실을 왜곡한 번역문이 되고 말 것이다.

4. 민족의 감정적 요소가 통역번역에 미치는 영향
한 나라의 언어에는 존중과 폄하, 긍정과 부정 등 감정적 색채가 있기 마련이다. 또 언어는 고여 있는 물과 같은 것이 아니라 세월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정확하고 새로운 이해가 통역번역사들에게는 매우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에스키모인’에 대한 호칭은 ‘Eskimo’라는 영어를 음역한 것이다. ‘Eskimo’는 상대방을 폄하하는 의미가 있어, 학술계에서는 오랫동안 논쟁거리가 되어왔다. 이는 에스키모인의 감정을 자극해왔다. 그들은 ‘Innuit(이뉴이트)’ 혹은 ‘Yupik(유피크)’인으로 불리기를 원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민족적 감정을 존중하여 인류학자와 사회학자 등 관습적으로 불리워진 에스키모의 호칭을 벗어 던져 버리고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이러한 예가 있다. 중국과 우리는 1992년에 수교를 하였다. 이전에 우리는 중국을 가리켜 공산당 국가라고 생각하여 ‘중공’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들이 중국이라는 호칭을 선호하는 만큼 민족적 감정을 존중하는 의미로 지금은 ‘중국’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중국인들 사이에는 아직도 더러는 한국인을 ‘南朝鮮人’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다. ‘조선인’이라는 호칭은 대한민국정부 수립이전의 시대의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한국’이라는 호칭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습관적으로 그렇게 불러왔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에 대한 호칭을 고집한다면 이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매우 불쾌한 감을 가질 수 있다. 우리 또한 서양인들을 이야기 할 때도 영국인, 미국인, 프랑스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보다는 때로는 ‘양키’, ‘양놈’, ‘서양놈’, ‘코쟁이’ 등으로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민족적 감정의 요소를 배제한 통역번역은 사실상 통역번역의 서비스의 효과를 그르치는 결과를 낳을 뿐 아니라, 나아가서 외교적인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는 엄청난 실수를 야기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5. 한·중 통역번역에 있어서 문법특성과 관련된 몇 가지 사항
통역번역의 품질은 번역의 정확성과 유창성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원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정확한 통역번역의 선결과제이자 기초가 되는 것이다. 통역번역이란 어휘만이 아니라 문법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미국의 저명한 번역학자 유진 나이다(Eugene A. Nida)는 ‘문법에 대한 분석은 번역과정의 중요한 일환이다’2)라는 말을 하였다. 통역번역에서 문법과 관련된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각 언어 간의 특성에 따라 그와 관련된 문법적인 문제 또한 다양하겠지만 특히 한국어 중국어의 통역번역에 있어서 문법과 관련된 사항들에 관해 고려해야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양사 선택의 중요성
이는 주로 한국어에서 중국어로의 통역번역에 있어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중국어의 양사는 매우 풍부하다. 이에 비해 한국어의 양사는 매우 제한적이고 종류 또한 다양하지 못하며, 반드시 양사가 출현해야한다는 당위성이 모든 경우에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국어에서 한국어로의 통역번역에 있어서 양사에 대한 처리가 비교적 용이하겠지만 반대로 한국어에서 중국어로의 통역번역에 있어서 양사선택은 매우 까다롭고 신중한 선택을 필요로 한다. 다음 예를 한번 보자.

-권 : 一本?/一卷?/一部?/一?? 책 한 권
-마리: 一尾? 물고기 한 마리/一?狗 개 한 마리/一只老虎 호랑이 한 마리
     一匹? 말 한 필/一口猪 돼지 한 마리/一?牛 소 한 마리/一?小猫 고양이 한 마리

-대: 一根香烟 담배 한대/一?? 차 한 대/一台机器 기계 한 대
-술 한 병 一?酒 / 물 한 통 一桶水 / 밥 한 그릇 一碗? / 물 한 주전자 一?水

- 一?点心 디저트 한 접시/一?人情 인정 일인분/一?心意 성의 일인분/一?笑容 웃음 한 가득/一脚泥 발 한가득 흙/一嘴臭? 입 한 가득 악취/一孔隧道 터널 하나/一粒? 약 한 알

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 ‘권’과 ‘대’에 해당되는 중국어 양사는 각각 네 가지와 세 가지가 있다. 한국어 ‘마리’에 해당하는 중국어 양사는 동물에 따라 각각 다르다. 중국어에서는 수사와 명사 사이에는 반드시 양사가 들어가야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중국어처럼 꼭 이러한 규칙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아닌 만큼 한국어에서 중국어로의 통역과 번역에 있어서 양사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2) 점(点,) 선(線), 면(面)을 강조한 통역번역3)
한국어와 중국어는 서로 다른 특징이 있기 때문에 통역번역에 있어서의 표현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표현 방법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점, 선, 면을 강조한 통역번역이다. 여기서 말하는 점(点)은 문장의 중심의미가 가장 강조되는 부분을 말하고, 선(線)은 문장 앞 뒤 문맥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며, 면(面)은 문장 의미의 전체적인 조화를 의미한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26)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 我什?都?有。
(27) 이 천은 희다 못해 청색빛을 발한다. ? ?布?提多?白了,白得??。
(28) 每?里都?着<仁?道德>??字。? 매 장 마다 <인의도덕>이라는 몇 글자가 적혀있       다.
(29) 如果群?的?言都有?多不?,??什?文??作?? ? 대중의 언어조차 모를 것이 많      다면 어떻게 문예창작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30) 만일 그들이 돌아오거든, 곧 우리에게 알려주시오. ? 如果他?回?了,??上通知我       ?。
(31) 설사 날씨가 안 좋아도 행사에 방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使天?不好,也不碍      ?事。
(32) 老人?都在??,更何?年?人了。? 늙은이들도 배우고 있는데 하물며 젊은 사람이        배우지 않겠습니까?
(33) ?室地上?提有多滑了,差一点???一?。?교실바닥이 어찌나 매끈한지 하마터면        넘어질 뻔 하였소.
(34) 1930년 봄이었다. 그동안 자주 다니던 김선생님이 우리 마을에 왔다. ? 那是1930年        春,云游不定的金先生?到我?村。
(35) 어두웠졌다. 마차대열은 성문 앞에 당도했다. 어둠 속에 포대의 윤곽이 희미하게 솟아      뵈였다. ? 漆黑一片。????抵?城?口。 ?台在黑暗之中模模糊糊地??出?廓。
(36) 이제는 괜찮습니다. 저 혼자서 넉넉히 거기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 ?在行了,我自      己也完全可以回去了。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완전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의미 안에는 논리적 의미의 중심이 있다. 이러한 강조점은 일종의 특정한 어감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는 흔히 작가가 자신의, 독특한 표현 기법을 발휘하는 도구가 된다. 한글의 문장에서는 접미사나 어순, 혹은 관용 문구 등으로 논리적 의미의 중심을 표현한다. 위의 예문(26)에서는 접미사 ‘…도’를 사용하여 ‘아무것도 없다’, ‘조금도 없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예문(27)에서는 관용적인 표현을 사용한 경우로서 서술어 뒤에 ‘…다 못해’를 붙여 정도의 심화를 나타내었다. 예문(28)과 (29)의 중국어 문장에서의 의미의 중심은 부사어에 있으므로 한국어 역시 논리적 의미의 중심이 부사어에 있기 때문에 부사어의 의미를 강조한 번역을 하였다. 이로써 문장 전체의 어감을 살렸다. 이는 문장에서 논리의 중심이 되는 점(点)을 강조하여 번역을 한 경우이다.

접속사로 표현되는 한글 복문에서는 어떤 관련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접속사 뒤나 앞에 관련 의미를 가진 부사를 덧붙여 서로 호응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뿐만 아니라, 앞 절 뒤에 연결어미를 사용하여 앞 절과 뒷 절의 논리관계를 나타낸다. 중국어의 복문에서도 앞 절과 뒷 절 사이에 접속사 혹은 부사어의 출연으로 서로 호응관계를 갖거나, 앞, 뒷 절에 호응을 이루는 고정격식(관련사어)이 있어 서로 호응하여 역접, 가설, 조건, 반문, 예측 등의 논리관계를 형성한다. 예문(30)은 조건의 의미를 강조하는 ‘…하거든’ 접속사 뒤에 관련 의미를 가진 부사어 ‘곧’을 덧붙인 경우이고, 예문(31)은 ‘설사…하더라도’라는 부사와 접속사가 서로 호응하여 가설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예문(32)와 (33)의 중국어 복문에서는 부사어를 강조하여 앞, 뒷 절 호응을 이루었다. 이는 문장의 선을 강조하여 즉 앞, 뒤 문맥의 흐름을 강조하여 이루어진 번역이라고 볼 수 있다. 예문(34)~(36)은 면을 강조한 번역기법, 즉 문장의 전체적인 조화 이는 문자의 수사적, 함축적의미를 살리는 번역으로, 주어가 없는 문장이다. 중국어로의 번역시 모두 이러한 면을 강조하여 수사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살려 번역을 하였다.
 
6. 통역번역에 있어서 화용적 가치를 중시하여야 한다.
모든 문장은 화용적인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통역번역사가 모든 문장의 화용적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언어 환경에 적합한 문장을 사용할 줄 안다면 정확한 통역번역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37) a. 主席?坐在台上。          ?? b. 台上坐着主席?
    임원단이 단상 위에 앉아있다.      단상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임원단들이다.
(38) a. 武松打死了老虎。          ?? b. 老虎被武松打死了。
    오송은 호랑이를 때려 죽였다.      호랑이는 오송에 의해 맞아 죽었다.
(39) a. 10?人吃了一鍋?。        ?? b. 一鍋?吃了10?人。
    열 사람이 한 솥밥을 먹었다.       한 솥밥을 열 사람이 먹었다.

위의 ??부호는 두 문장의 통사적 형식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같은 의미를 다른 형식으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는 언어의 환경 속에서 그들이 서로 다른 화용적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예문(37)a의 ‘主席?’은 문장에서 topic4)이 되고, ‘台上’은 초점(focus)5)이 된다. 이러한 문장은 술어부분이 주제에 대한 설명으로 주술문의 형식을 띈다. 하지만 예문(37)b에서는 ‘台上’이 topic이 되고 ‘主席?’이 초점이 된다. 이 문장에서는 ‘台上(무대)’위에 어떠한 사물이 존재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느냐, 즉 문장의 술어 부분이 topic에 대해 묘사를 하고 있는 존현문의 형식을 띄고 있다. 예문(38)a는 주술문의 형식이지만 예문(38)b는 ‘호랑이’가 처해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이 호랑이는 ‘오송에 의해 죽었다’하여 오송을 강조하는 피동문의 형식을 띄었다. 예문(39)a의 문장도 주술문의 형식을 갖춘 문장이이만, 예문(39)b는 한 솥밥이 열 사람의 식사를 제공하였다는 것을 강조한 문장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형식의 문장들은 각자 특정한 언어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 언어 환경에 적합한 형식으로 쓰여 지게 된다. 이렇게 화용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화용적 가치와 문법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

(40)a. 武松打死了老虎,?喘??,稍稍休息了一??,就下山去了。
     오송이 호랑이를 때려눕히고, 숨이 차서,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하고 산을 내려갔다.
 ?b. *老虎被武松打死了,?喘??,稍稍休息了一??,就下山去了。
     호랑이는 오송에 의해 맞아죽고, 숨이 차서,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하고 산을 내려           갔다.
(41)a. 武松重拳的猛烈打?下,老虎被武松打死了,再也不能??了。
     오송의 힘센 주먹의 공격 하래 호랑이는 오송에 의해 죽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           았다.
 ?b. *在武松重拳的猛烈打?下,武松打死了老虎,再也不能??了。
     오송의 힘센 주먹의 공격 하에, 오송이 호랑이를 때려눕혔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         았다.
(42)a. 他?吃得不多,10?人才吃了一鍋?。
     그들은 많이 먹지 않았다, 10사람이서 겨우 밥 한 솥을 먹었다.
 ?b. *他?吃得不多,一鍋?才吃了10?人。
     그들은 많이 먹지 않았다. 한 솥밥을 겨우 10사람이 먹었다.
(43)a. 他今天?了??的一鍋?,?鍋?吃了10?人。
      그는 오늘 솥 한가득 밥을 지었다, 이 밥을 10사람이 먹었다.
 ?b. *他今天?了??的一鍋?, 10?人吃了一鍋?。
    그는 오늘 솥 한가득 밥을 지었다. 10사람이 이 밥을 먹었다.

예문(40)b, (41)b는 모두 비문이다.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고, 예문(42)b와 (43)b는 문장의 앞 뒤 논리가 맞지 않는다. 이처럼 화용적인 측면과 문법적인 측면이 조화된 문장이 통역번역 시에 요구된다.

결론
한국어와 중국어의 통역번역이든 한국어와 기타 언어 혹은 중국어와 기타 언어 간의 통역번역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문장 속에서의 어휘이다. 어휘의 정태적인 측면 보다는 문장 속에서 갖는 의미 즉 동태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즉 문장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좋은 통역과 번역이라는 것은 민족의 언어특성과 문화 등 도착어 특성에 맞게 해야 한다. 도착어의 특성에 맞는 통역과 번역을 하려면 비단 양쪽 언어에 능통해야 함은 물론 양 언어 간의 문화, 그에 따른 배경적인 지식, 민족의 특성 등 다방면의 지식을 필요로 하며 정확한 지식을 요한다. 따라서 우수한 통역사와 번역사가 되려면 언어적인 면은 물론이요 문화적인 면, 언어 간의 문법적인 특성과 규칙, 그리고 나아가 화용적이고 수사적인 측면까지도 고려하는 즉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기초 위에 통역번역사는 독자의 시각에서 출발하여 어떠한 요소들이 통역번역에 영향을 미치는 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표현기법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한중통역번역에 있어서의 통역번역 손실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각주)-----------------
 번역 효과의 등가성은 Nida로부터 그 출발을 찾을 수 있는 현대 번역학 문헌에서는 등가성의 원리에 관한 논의가 광범위하게 등정한다. 아마도 등가성이 무엇이며, 등가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번역학에 있어서 다른 어떤 개념보다도 활발히 논의 되어 왔다. 많은 번역학자들이 내린 번역의 등가성에 대한 정의는 원문의 X요소가 번역문의 Y요소로 예외 없이 번역되고 그 역도 동시에 성립하는 경우인데 그러한 예는 숫자와 산소, 분자 등과 같은 특정 전문용어뿐이라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Chesterman, Andrew(1997)은 그의 저서 Menmes of Translation에서 등가성 개념의 유용성 범위를 크게 축소하고, 그것의 전반적 쇠퇴 경향을 지적하였다. 그는 번역사는 원본의 번역물을 생산하려는 비현실적 목표 대신 번역 손실을 줄이려는 현실적 목표에 집중하고 원문과 번역문 사이의 동일성의 극대화가 아닌 번역 손실의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번역 방법론의 필요성을 모색하였다.
 ??喜,『新?奈????』,中??外??出版公司,1997。
 『朝????程』,北京大?出版社。
 范?,『三?平面的?法?』,北京?言文化大?出版社,1996,24。
主?(topic)-述???是句子的?用??。主?是?明的?象,一般是已知信息; 述?是?主??行?明的部分。주제-술어부분구조는 문장의 화용론적인 요소이다. 주제는 설명의 대상으로 일반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이고, 술어부분은 주제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다. 

 范?,『三?平面的?法?』,北京?言文化大?出版社,1996,25。
焦点(focus)是直?句所??的信息的核心、重点,一般位于句末的???上。例如,'我?打?了?人','?人'是焦点; '我?把?人打?了','打?'就是焦点。?究表?重心和焦点有助于了解??者的表?意?。
초점은 평서문에서 전달하려는 정보의 핵심이고 중심이다. 일반적으로 문장의 맨 뒤 실사가 초점이 된다. 예를 들어 '我?打?了?人(우리는 적을 물리쳤다)'에서 ‘?人(적)'이 초점이 되고,  '我?把?人打?了(우리가 적을 물리쳤다)'의 초점은 '打?(물리치다)'가 된다. 중심과 초점에 대한 연구는 화자의 표현의도가 무엇인지를 알게한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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