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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30 통권 113호     필자 : 전진 프린트   이메일 
[단기선교 경험기]
하늘과는 가깝지만 하나님과는 먼 땅, 시닝(西寧)

중국에서 2년 정도 살았던 나에게 중국이란 땅은 결코 낯설지 않은 땅이다. 하지만 여전히 밟지 못한 지역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곳이 중국이다. 특별히 이번에 밟게 된 땅은 그동안 정말 가보고 싶었던 땅 중의 하나인 시닝이다.

우리가 품어야 할 무슬림

도착한 첫날부터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마중 나오기로 한 선생님이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했다. 우리는 기다리는 동안 공차기를 하게 되었다. 처음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점점 공을 차다보니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곳이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라는 점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모두 숨이 차서 헐떡이고 있을 즈음에 기다리던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선생님의 인상은 푸근하고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 같았다. 

때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은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리는 날이었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는 길에 상당히 규모가 큰 모스크가 보였다. 그곳에 예배가 끝난 뒤 각자의 처소로 돌아 가기위해 삼삼오오 길을 걷고 있는 하얀 모자(페즈)를 쓴 무슬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별한 절기에는 사원뿐만 아니라 그 주변 도로까지도 예배를 드리는 무슬림들로 가득 메워진다고 하니 이곳의 무슬림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영적전쟁의 최전방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시내 전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남산이란 곳으로 올라가 손을 들고 이 도시를 위해 기도했다. 이슬람교는 분명 기독교의 적이지만 무슬림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으로 품고 복음을 전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는 무슬림들이 예수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이시며 삶의 진정한 구주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했다. 

3박 4일 동안 머물게 된 선생님의 집에 후이족(回族)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리였다. 선생님은 이 친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마리와 함께 살면서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많았지만 지내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한다. 물론 어려서부터 이슬람 문화권에서 자란 마리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지만, 이미 기독교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은 것을 물어본다고 한다. 우리도 마리와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떠나기 전 우리 중 막내가 자신이 가장 아끼던 모자를 마리에게 선물로 주었다. 선물로 받은 모자를 쓰며 너무 좋아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헛된 진리에 사로잡힌 자들

시닝 주변에는 몇 개의 소수민족 자치현이 있다. 그 중에 우리는 싸라족(撒拉族)과 투족(土族)의 자치현인 쉰화(循化)와 후주(互助)에 갔다. 쉰화로 가는 길은 거친 광야의 길이였다. 겨울이라 그런지 멀리 보이는 산과 평원은 더욱 황량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독특한 집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집은 마치 흙으로 만든 작은 성을 연상시켰다. 정방형의 흙담으로 만들어진 집은 마치 요새와도 같았다. 대부분은 후이족들이 사는 집이였는데, 후이족들은 상술이 능하고 영리해서 양지바른 좋은 지역을 선점해 집을 짓는다고 한다. 그래서 티베트들은 후이족들이 차지하고 남은 자리에 집을 짓게 된다. 그러니 티베트들이 사는 곳의 환경이 좋을 리 없다. 티베트족들이 사는 집에는 깃발이 꽂혀있었다. 이 깃발은 일종의 경전과 같은 것인데, 그들은 경전을 깃발처럼 만들어 바람에 날리게 한다. 바람에 날리는 깃발은 마니통을 돌리는 것처럼 경전을 읽는 의미가 있다. 티베트족들의 삶은 그 자체가 신앙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신앙이 자손대대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쉰화는 칭하이(靑海)성에서 두 번째로 큰 사원이 있다. 이 사원에는 손으로 직접 쓴 코란경 필사본이 보관되어 있다. 사원 옆에는 낙타 샘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샘의 유래는 후이족들이 낙타를 타고 길을 가다가 이 샘에 와서 물을 마신 후에 낙타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여기에 정착해 살게 되면서 낙타 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거리에는 하얀 페즈를 쓴 무슬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외부 사람들의 방문이 적은 편이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힐끗힐끗 우리를 쳐다보았다. 

때마침 우리가 모스크에 도착했을 때는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리는 시간이었다. 이들은 매일 예배를 드린다. 그들이 예배를 드리는 동안 우리는 모스크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외부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독경소리를 읖조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순간 이들이 매일 예배를 드릴 때마다 그 영향력이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크게 미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예전에 시닝에 홍위병(??兵)으로 왔던 여성들이 현재는 모두 무슬림이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들이 드리는 예배의 영적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쉰화로 오면서 여러 마을을 지나쳤는데 마을마다 모스크가 하나 이상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슬림들은 자신들이 번 돈으로 꾸준히 모스크를 짓는다고 한다. 이슬람교는 이렇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그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슬람의 세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것은 참된 진리되신 예수님이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이 참된 진리로 온전히 무장되어야 할 것이다. 

라마승이라는 길을 가야 하는 운명

시닝에서 대략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타얼스(塔?寺)라는 티베트불교 사원이 있다. 사실 말이 사원이지 막상 가서보니 작은 마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원의 규모가 굉장히 컸다. 이곳을 다 둘러보려면 한나절은 걸릴 것 같았다. 곳곳에 라마승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겨울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 중 유독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입장권을 보여 달라며 막대기로 바닥을 세차게 내리치던 동자승이었다. 얼마나 그 기세가 당당하던지 우리들이 주눅이 들 정도였다.

어려서부터 이곳에서 자란 동자승에겐 이 사원이 세계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태어나면서 본인의 선택의 여지없이 라마승이라는 길을 가야 하는 운명, 그에게 어떻게 하나님이 세상의 참 하나님이시며 예수그리스도만이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약간의 무력감을 느끼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이곳을 안내해주신 선생님께서 각자 흩어져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선포하는 기도를 하자고 하셨다. 우린 이곳저곳 흩어져 잠시 묵상했다. 오체투지를 하던 할머니, 사원 안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금불상, 징 같은 것을 치며 불경을 외우는데 여념이 없던 젊은 라마승,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낮은 소리로 선포했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4:12) 세상 사람들은 배타적이라 말하지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진리, 그것은 예수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티베트족에 대한 소망을 품고

이곳을 떠나기 전 날, 우리는 청하이후(靑海湖)에 갔다. 그 주변이 점점 사막화되어가는 청하이후, 어느 여행 잡지를 보니 언젠가는 날아오는 모래로 인해 청하이후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청하이후를 둘러 본 후, 우린 이곳에서 티베트족 고아원을 방문했다. 6살짜리부터 대학생까지 여기저기 티베트족 마을에서 온 아이들이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학교교육을 받고 있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아이들이 성탄절에 발표했던 율동과 찬양을 보여주었다. 자외선으로 인해 붉어진 아이들의 볼이 천진함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뒤에서 하나님이 크게 웃고 계시는 것이 느껴졌다. 저 아이들이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필경 며칠 전에 보았던 동자승처럼 티베트불교 문화권 안에서 자라면서 예수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기독교 교육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느껴졌다. 

이번 여행은 준비가 부족해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얻은 큰 수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티베트족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우리를 안내해주신 선생님으로부터 아직까지 티베트족을 마음에 품고 있는 분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티베트족을 품으라는 마음을 강하게 부어주셨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티베트족에 대한 하나님의 소망을 기도의 끈으로 꽁꽁 묶어가지고 베이징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이제 한국에 가면 하나님께서 내가 묶은 기도의 끈을 하나씩 풀어놓으실 것이다. 그리고 티베트족들의 손을 붙잡고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는 그 날, 내게 주신 그 소망을 하나님께 다시 내어 드릴 것이다.


전진|중국어문선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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