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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8.30 통권 109호     필자 : 김준봉 프린트   이메일 
[오늘의 중국교육]
중국내 한국인 유학의 허와 실

이 글은 단지 중국 조기유학의 길라잡이 역할을 위한 내용이 아니다. 중국 조기유학은 실로 처절한 전투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생존의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제적인 중국 조기 유학생활의 지침서이다. 막연히 동경으로 조기유학을 지망하는 많은 학부모들이 이 글을 통해 중국 조기 유학의 실태를 파악하고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중국은 미래의 나라이고 아주 넓은 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곳으로 들어가는 문은 좁은 문이다.

 

중국 조기유학을 향한 부모들의 꿈
1950-60년대는 일본 유학파들이 한국을 움직였고, 1970-80년대는 미국 유학파들이, 1980-90년대는 유럽, 호주, 대만 등지의 유학파가 우리나라를 선도 했다면 이제 2000년대는 국내파와 중국 유학파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중국에서 10여 년을 교육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 중국 조기유학의 현실을 보면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중국은 공산당 독재체제인 철저한 사회주의 국가로 자국 위주의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민의 교육을 중국 공산당을 위한 배양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교육’ 이라는 말보다 ‘배양’ 이라는 말을, 그리고 졸업 후에는 ‘취업’이라는 말보다는 ‘배치’라는 말을 쓴다. 그들은 외국인에 대한 배려나 교육은 애초에 관심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원래 자본주의적 성향을 가진 민족이라 어딜 가든 돈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고 계산하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그들은 다만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서 유학생을 대할 뿐이다. 더욱이 일부 돈벌이에 급급한 유학원들이 중국 학교와 결탁하여 무분별하게 중국 유학을 독려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자칫 중국 유학의 붐 자체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중국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이 있어 다니기 쉬울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한류(韓流)의 영향이 긍정적이다. 또한 피부색마저 똑같고, 역사적으로도 우리와 가장 친한 민족이다. 유학 경비 면에서도 미주와 유럽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커다란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좋은 점들과는 달리 중국 조기유학이 많은 문제가 있음을 간과하고 있기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공부를 못하면 유학도 못가나?”
이런 말은 대부분 한국 조기유학생을 모집하는 중국 유학원들의 항변이다. 이는 얼핏 들으면 설득력 있는 말처럼 들린다. 한국의 무능하고 부패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어린 학생들을 그냥 보고만 있으란 말인가? 이러한 처지에 있는 우리 학부모들에게 중국 조기유학은 복음처럼 들릴 수 있다. “한국에서 대학입학도 못할 바에는 동일한 비용으로 중국 유학이라도 해서 중국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미국이나 유럽을 비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한국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럴듯한 의견이다. 중국은 일단 외국인은 중국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기는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등록금만 내면 웬만한 학교는 다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베이징(北京)대학이나 칭화(淸華)대학, 푸단(復旦)대학 등도 한국인들끼리만 경쟁하면 어렵잖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양 친구들은 지원자가 별로 없어 영어가 모국어라는 조건 때문에 특별한 시험과 경쟁 없이 거의 다 입학시키는 실정이다. 물론 베이징대학이나 칭화대학은 세계적인 대학임은 분명하다.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교수의 수나 인프라 면에서는 능히 우리나라의 최고 대학과 견줄만하다. 

그러나 한국인을 배양할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일률적으로 고등학교 시절과 비슷하게 엄청난 주입식 교육을 받는다. 우리 한국 학생들이 비록 그들과 함께 배운다 하더라도 선진국에서 받는 그런 창의적인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자국인도 아닌 한국인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중국의 중·고등학교와 대학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교육 풍토가 아니다. 초·중·고 매 학년마다 덕육(德育:반공도덕 같은 공산주의 사상 과목)이 필수이고 매학기 필수로 공산당 혁명사, 막스주의 이론, 덩샤오핑(鄧小平)사상 등의 정치과목이 필수과목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중국은 인격, 배양 등 교육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있다. 다만 공산주이 국가에 쓰일 인민을 배양하는데 중점을 두는 교육이다. 더욱이 모든 과목의 수업은 거의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배양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런 것을 배우지 않아도 되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 주고 있지만 이 또한 그들과 기숙사도 같이 쓰지 못하고 더욱이 학습까지도 외국인(주로 한국인)들만 따로 배우게 되는 모순에 접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와서 중국인과 기숙사 생활을 하지 못하면서 더욱이 수업까지 따로 편성을 받는다면 이 어찌 바람직한 중국 유학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무늬만 중국 유학이지 이것이 HSK(중국어능력시험)나 혹 기사시험 정도를 가르치는 한국의 학원과 무엇이 다를 바 있겠는가?

 

중국교육의 현실을 직시하라
중국에서의 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학생들에게 참된 사람으로서 가져야할 기본적인 지식이나 소양을 가르치지 않는다. 중국 학교 현실을 보면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단지 입시 학원과 같이 기계적이고 주입식 암기로 가르치고 이에 낙오하면 가차 없이 처리해버리는 교육풍토이다. 다른 외국대학이나 우리나라의 대학교육과 같지 않더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꿈과 낭만이 스며있는 그런 대학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중국은 잘하는 학생들만 뽑아도 그 수가 나라이다. 우리 같은 외국인은 그들의 교육 목표에는 안중에도 없다. 물론 우리들이 가진 돈을 필요로 할 뿐이다. 중국은 외국인의 교육은 애초부터 안중에도 없다. 단지 돈으로 외국인을 대할 뿐이다.

중국의 교육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막연히 “한국이 워낙 좋지 않으니까 이곳보다는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철저한 준비나 각오 없이 조기유학을 오게 되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부르게 된다. 또 유학원 말만 믿고 중국 조기유학을 결정하고 맡기는 것은 최악의  위험한 일이다. 수많은 중국 조기 유학원들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좋은 마음으로 출발한 곳도 없지는 않으나 유학원 역시 경제적인 이유로 발생된 곳이기에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선진국의 교육 풍토와는 전혀 다르다. 돈이면  입학과 졸업이 해결되는 나라이고 특히 외국인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외국인의 교육은 안중에도 없다. 물론 외국인에 대한 티끌만 한 배려도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돈으로 외국인을 대할 뿐이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이나 유럽도 학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들 나라와 교육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것이다. 언어상 핸디캡을 가진 외국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한다. 

 

베이징대학이나 칭화대학 졸업장이 한국의 시시한 대학 졸업장보다 낫다?
결코 그렇지 않다. 중국에 환상을 가진 이들을 현혹하는 유학원들의 달콤한 유혹일 뿐이다. 중국에서 3-4년 이상 유학 중인 학생들에게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대해 조사해 보면 대부분 한국이나 중국의 대학이 아닌 다른 국가의 대학입학을 원한다. 물론 그러한 희망이 본인의 실력이나 학비 등 재정적인 이유로 어렵게 되었을 때는 중국의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대학을 졸업해도 한국의 대학을 졸업한 것 보다 훨씬 좋지 않은 대접을 받기 때문인 것을 다 알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유학원의 달콤한 선전, 편협적인 정보 전달, 한국에서는 어찌 할 수 없는 교육환경 때문에 다급한 학부모는 그것을 모르고 중국으로 가고 있다. “설마 한국의 시시한 지방대학을 다니는 것보다 베이징이나 칭화대학 졸업장이 훨씬 더 낫을 거야.…”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에 유학 온 많은 한국인 졸업생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 2-3년 정도 산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명문대학에 입학만 하면 되는 한국과 비슷하리라고 중국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이곳 중국에서도 가장 기를 펴고 사는 유학생들은 다름 아닌 한국 대학생으로 중국에 온 교환 학생들이다. 그리고 차라리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곳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학생들이거나 이곳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비교적 한국인으로는 중국에서 대접받고 기를 펴고 살고 있을 뿐이다. 아니면 최소한 한국에서 군복무라도 마쳐 그나마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한 예비역 대학생들이 그나마 버티는 정도라 할 것이다.

중국의 명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실상 그들에 비하면 별로 기를 펴고 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실 한국에 가면 중국의 명문대학을 다니는 것을 지방의 명문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우러러 본다. 그러나 그것은 순전히 이곳 중국의 실정을 모르는 순진한 우리나라 사람들에 국한 될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중국의 명문대학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명문대학에 다니는 우리 학생들은 기회만 된다면 한국이나 중국 이외의 대학에서 공부하길 대부분 희망하고 있다. 아니면 고민 중에 정체성이라도 찾기 위해 군 입대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실력과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 된다면 능히 미주나 유럽 혹은 호주 등을 택할 것임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 아닌가? 물론 일부 똑똑하고 실력 있는 졸업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학원에서 부풀리는 극히 일부분의 졸업생들에 지나지 않는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한 준비를 한 후에 중국 유학길에 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제 바야흐로 21세기는 중국의 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넓은 시장을 가진 나라이다. 그러나 거기로 들어가는 문은 아주 좁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 조기유학을 원하는 부모들은 이제부터라도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중국조기 유학은 단지 꿈이 아니다 처절하고도 철저한 준비만이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에서의 유학생활은 꼭 필요하다고는 할 수 있으나 다른 어떤 외국보다 힘들고 열악한 환경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곳은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체제상으로는 엄연한 공산주의 국가로 인재의 생물학적인 계획배양과 사회주의 혁명이 최우선 과제인 나라이다.


 

김준봉|북경공업대학 건축성시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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